욕망갤러리

바벨)간만에 오리지널 백합.

야동k 2015.07.09 11:22 조회 4271 추천 13

헿, 어떤 하드한 요소도없는 백합물이다!!

엘배우와 안아이돌이 좋당ㅎㅎ 근데 둘이서 만나게된 접점선은 같은 영화에 출현하게 되면서부터인걸로.

엘사의 현재 나이는 서른셋. 데뷔는 스물에 해서 경력 십삼년차인 여배운데 이미 신인상부터 대상까지 매년 인기상도 놓치지않는 상이란 상은 다 휩쓸고다니는 칸의 여왕, 씨엪의 여왕, 만인의 연인이었음 좋겠다. 처음 데뷔작인 영화부터 실패없이 승승장구하며 커리어쌓고 사기수준인 연기력으로 연기파라는걸 인정받은지 오래에 드라마는 찍어본적없는 진성 영화인. 게다가 브라운관에 모습을 비치는건 시사회 기자회견장이나 이따금 씨엪광고촬영 현장에서 들어오는 인터뷰를 받아줄때가 다이기 때문에 대중들에게는 신비로운 이미지이면서도 기부, 봉사활동등으로 천사같은 이미지에 나긋나긋하게 웃는 얼굴에 친근감도 느껴지고. 장르는 멜로 액션 스릴러 할것없이 다 섭렵했으므로 국민들의 첫사랑, 국민 여동생에서 지금은 국민들의 연인이 되기까지함. 게다가 노래도 가수급으로 잘불러 스크린이 외모를 다 담지 못할정도로 실물에선 후광이 비친다고 할수준으로 외모는 여신이야. 방송관계자들이 이따금 엘사에 대해 입을 열때면 톱스타이면서도 인간적인 여배우. 톱의 자리에도 불구하고 자만하지않고 겸손한 사람이라는 말을 흘렸기때문에 안티도 뭐 0프로에 가까울 정도야.

뭐 대충 이런 상황인데. 엘사는 엘사 밀번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중이었으나 사실 진짜 성은 엘사 아렌델. 국내에서 1위를 씹어먹고 외국에서도 난다긴다하는 기업들중 최상위권인 아렌델기업의 아직 단한번도 정체를 들어내논적 없는 외동딸임. 아렌델이란 성을 쓰면 어떤 파급이 이를지 다 아니까 밀번이라는 성을 대체한것. 게다가 그녀가 사실은 사람들이 알고있는 천사같고 혹은 순수하며 청순하다는것과 거리가 멀다는것이었지. 태생부터가 대재벌 외동딸인데 겸손이란게 있을리만무. 이세상은 내가 중심이요 내가 최고고 나머지는 다 내 발아래인 하등한것들 이라는 싸가지가 풀충전이 되어있는 아주 오만하고 서른셋임에더 불구 아직 철도 덜든 한마디로 그냥 대재벌 외동딸 아가씨의 표본. 그러한 엘사의 모습이 십삼년이라는 세월동안 쉬쉬 될수있었던건 어느 스폰보다 막강한, 어느 스폰과도 견줄수없는 집안 빽이 있었기때문에 가능했던거지. 아무래도 정말 미친게 아닌이상 아렌델기업에 찍히면 사회에서 생매장이니까. 게다가 발은또 얼마나 넓은지 마약을하든 뭘하는 붙잡혀가지도 않아요. 그녀가 그렇다는건 이미 연예계에 파다~하게 퍼진 일이고 편력은 또 어찌나 대단한지 연예계에 깔린게 접대이니 엘사는 갑의 입장으로 접대도 자주받음. 물론 진성 스트레잇이라 여겼기때문에 당연히 남자로. 연예계의 썩을대로 썩은물을 엘사는 잘알고있기때문에 사실 관계자만 아니면 걍 사람취급도 안해줌. 특히 가수쪽은 그런 접대니 뭐니가 더 심하기때문에 거들떠도 안보는 인간이야.

엘사는 작년에 마지막 영화를 찍고 일년동안 휴식기를 가지고있었는데 아무래도 그건 집안에서 슬슬 들어오는 압박때문이었지. 네가 하고싶은것을 하게 해주었으니 이제 슬슬 그런 어린애 놀음은 그만하고 사업에 전념하라고. 엘사도 재미로 연예인을 한거지 이걸로 평생 놀고먹을 생각도 없었고 좀 쉬다가 마지막 작품을 하나 하고 은퇴하고 기업을 물려받을 준비나 해야겠다 하고 있었는데 엘사에게 제의가 하나 들어와. 영화감독 카이의 연락이었고 엘사는 드물게 그를 꽤나 신뢰하는 편이야. 엘사를 칸의 여왕에 자리에 올려준 작품이 감독 카이의 영화이기도했고 그 외에 세작품정도를 더 같이했는데 그때마다 초대박히트를 쳤으니 말 다한거지. 이번에 준비하고있는 영화가 하나가있는데 엘사씨가 꼭 주연을 맡아주었으면 좋겠어. 라는 부탁에 엘사는 시니컬하니 대본보내주세요 감독님 하고 말을 했겠지. 엘사장도 되는 사람은 감독이 직접 연락하지않고서야 꿈쩍도안하니까. 그나마 카이는 엘사가 호의적이게 반응하는편. 조통은 회사랑 먼저 얘기하라고 귀찮게 굴지마라는 식으로 대하는게 대부분.

느긋하게 개인별장에서 봄볕을 맞으며 일광욕을 줄기던 엘사는 끊긴 휴대폰 화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흐음, 잘됐다는 식으로 웃음을 흘렸어. 마음에들기만 한다면 마지막 은퇴작으로 최고가 될수도있었으니까. 잘됐다 싶었지.

여기서 흔한 클리셰. 엘사에게 제의가 들어온 카이의 영화는 존나 파격적인 동성애물. 게다가 자매지간의 은밀하고 질척한 치정극이기도 하면서 뭔 반전도 있고… 이런것까지 생각하려면 귀찮으니까 아무튼 잘만되면 존나 센세이션한 영화가 될게뻔한. 게다가 감독이 카이에다가 저가 주연배우를 한다면 걍 영화계에 한획을 그을 대작예감이 오는거지. 자신이 스트레잇이라 여기고있는 엘사는 동성애라는게 좀 걸리긴했지만, 게다가 중반부쯤의 정사씬이 좀 걸리긴했지만 일단 프로 마인드로 이건 어떻게든 될거라 여기고 오케이를 해버림. 상대 여배우는 아직 미정인데 그건 뭐 카이가 어련히 알아서 하려니…. 하곤 신경도 안쓰다가 캐스팅이 다되고나서 배우들이 모이는 자리에 자신의 상대 여배우를 보고선 엘사가 벌레씹은듯한 표정을 지어버리겠지.

는, 엘사가 그토록 인간상종도 안하는 가수, 게다가 아이돌에 연기 경험이라곤 드라마 미니시리즈 나부랭이 두편이 다인 (이건 엘사의 시점이고 엘사는 늘 일위라 아래는 안쳐다보고 살아서 모르지만 가요계에선 요즘 핫한 신인, 신인인데 뭐가 그리 빽이대단한지 승승장구하고있는) 아이돌 안나가 긴장된 모습으로 앉아있었음 조켓다. 힣

이 둘은 첫대변부터 완전 어긋난 톱니바퀴처럼 삐걱거렸어. 뭐 일방적인 엘사의 무시에서 비롯된것이었지만. 여기서 감독 카이와 투톱으로 갑이라면 갑이라고 할수도있는 엘사 밀번이 처음으로 영화관계자와 출연배우가 다모이는 자리에서 대놓고

‘상대배우가 고작 가수나부랭이에요?’ ‘내가 언제 이런거랑(안나를 처다보지도 않고 삿대질하며) 연기를 해야할정도로 급이 떨어졌지.’ ‘카이 이번이 제 은퇴작이랑거 알면서 이렇게 똥을 뿌려요?!’

하고 조분조분 엘사를 달래어오는 카이와 차츰 언성이 높아지다 결국 버럭 해버리는 엘사밀번의 대립이 팽팽하게 이어져. 안나야 뭐 면전에서 대놓고 똥이되고 나부랭이가되어버렸으니 그래도 나름 연기쪽으로도 커리어를 차츰쌓고, 가수쪽에선 인정받고있었는데 자존심 스크레치가 나서 다른의미로 안무룩… 하며 무슨 죄인처럼 고개도 못들고 있었어.

카이는 전혀 좋지않다고 생각하며 거의 뛰쳐나가기 일보직전인 엘사를 일단 자리에 앉히고 엘사를 달래지.

‘엘사씨도 대본을 읽어봐서 알겠지만 동생의 역할로는 안나양이 적합하다고 판단했기때문에 채용하게 되었어요. 연기력을 의심한다면 문제말아요. 이건 감독으로써 엘사에게 약속할수있으니까요. 엘사에게 누가 갈만큼 연기를 못하지도않고 제가 그런 사람을 캐스팅하진 않는다는거 엘사도 알잖아요?’

이렇게 구구절절 주절주절 말을하면서. 물론 그자리에 있는 다른 배우들은 경악을 금치못해. 그 쇠고집이라던 감독 카이가 주절주절 이유를 설명해대며 여배우 하나를 달래고 있었으니까.

‘이번 작품, 엘사씨 은퇴길을 화려하게 장식하게 할 수 있다고 내가 장담할께요. 그리고.’

카이는 고개도 들지못하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안나를 안쓰러운 눈으로 힐끔바라보곤 말을 이어.

‘안나양에 대해서도 내가 보장하죠. 정말 아니다 싶으면 내 손으로 교체할테니까.’

감독 카이가 어떤사람인지는 누구보다도 엘사가 잘 알고있으니 그렇게까지 얘기하는데 엘사로써도 한발 물러나주는수 밖에 없었어.

‘알았어요, 알았어요. 대신 카이가 한말에 책임져야 할거에요. 저게 못하면 가차없이 잘라야한다는말 지키세요.’

저게. 쟤도아니고 저 사람도 아니고 저 가수 나부랭이도 아니고 그냥 사물을 지칭하듯 저게라고 가리키는 엘사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안나는 눈물이 맺힐것만 같았어. 엘사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거야. 적어도 그녀의 작품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녀의 매력에 빠지고 말 일이지. 안나 또한 그랬고. 여름 여행을 함께 떠나고싶은 여자 연예인1위! 애인삼고싶은 여자연예인 1위! 신부삼고싶은 여자 연예인 1위! 각종 차트 일위를 휩쓸만큼 엘사는 인기도 톱에다가 매력또한 철철넘치는 사람. 안나는 제 상대 여배우가 엘사 밀번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오늘 새벽까지 잠을 못이루었어. 그야 안나는 엘사 밀번의 팬이자 엘사를 우상으로 두고있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런 사람과 말을 섞을수있다니. 게다가 내가 상대배역이라니. 하면서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왔지만 안나를 맞이한건 벌레보다 못한 취급이었지. 후으… 안나는 아랫입술을 꾸욱 깨물고선 누구도 들리지않을 작은 소리로 숨을 몰아쉬었어. 아무래도 이런취급을 받았다해서 울면 엘사가 더 싫어할것 같았거든. 아무렇게나 우는건 꼴불견이기도 하고. 꾹꾹 눈물을 삼킨 안나는 여지것 좌인처럼 푹 숙이고있던 고개를 들어, 그리곤 제 쪽으론 처다보고있지도 않은 엘사에게 씩씩하게 인사를 건냈지.

‘선배님 잘 부탁드립니다!’ 하고서 패기넘치게.

우렁찬 그 목소리에 카이도 눈이커지고 그저리에있던 배우들도 눈이 커지고 엘사는 눈이 커지진않았지만 한쪽 눈썹을 까딱거리며 고개를 돌려. 처음으로 두 사함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닿아. 저거봐라, 지금 이거 도발하는거 맞지? 엘사는 속이 있는대로 뒤틀리고. 특히나 울듯말듯 눈가는 축축한 주제에 흐드러지게 웃고있는 꼬락서니가 딱 눈에 거슬려. 가수쪽이 접대에 대해선 가장 더럽다던데. 물론 엘사도 잘알고있는 사실이고. 저따위 말간 얼굴로 늙다리는 비위나 맞출게 뻔하면서 지따위가 지금 감히 어디서.

엘사는 웃었어. 비록 한쪽입꼬리만 뒤틀린 심경처럼 비죽 올라가는 모양세였지만.

‘누가 네 선배니? 걸레같은게.’

누가 그녀보고 천사라고했어? 누가 그녀보고 상냥하다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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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8
  1. ㅇㅇ 2015.07.09 13:29 삭제

    ….사랑합니다
    저렇게 춘츤거리는 캐릭 길들이는거 보는 재미가 ㅠㅠ
    당분간 안나의 찌통이 예상되지만 끝에 달달한거 예상하면서 즐겨야징
    홧팅

  2. dd 2015.07.09 13:34 삭제

    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클리셰다 엘배우 안가수!!!!! 두근두근!!!
    어서 다음껄 써줘 미치겠어!!!

  3. 흥선 2015.07.09 13:49

    츤도 아니고 시발데레 되려나욧
    킁킁 개잼꿀잼냄새ㅋㅋㅋㅋㅋ 팝콘튀겨서 기다립니다.

  4. ㅇㅇ 2015.07.09 16:13 삭제

    빨랑 다음편 주떼여 빼애애애애애애애애액!!!

  5. ㅇㅇ 2015.07.09 17:18 삭제

    와 설정부터 첫 만남까지 흥미진진ㅋㅋㅋㅋㅋ

  6. dd 2015.07.09 17:30 삭제

    설정 개좋아………………….뭣보다 오랫만에 백합이란게 젤좋음……..여기 말머리에 gip아님주의 달아야하는거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도 욕갤에서 gip만 보다보닠ㅋㅋㅋ

  7. 야동k 2015.07.09 17:35

    *작중의 이름 설정은 귀찮으니 그대로 엘사와 안나로 할께.

    안나는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태였어. 완전충격. 대 패닉. 뭐 그 엇비슷한 말을 다 갖다붙여도 될 상태였지. ‘걸레같은게. 걸레같은게. 걸레같은게.’ 그날 정식으로 첫대면 이후 마지막으로 엘사가 제게했던말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질않는거야.

    안나가 몸담고있는 기획사는 중소기획사인데 어떻게 타이밍이 잘 맞아 데뷔 일년만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그 중 천연 붉은색 머리칼에 뽀얀피부, 옅은 주근깨와 녹빛과 푸른빛이 섞인 오묘한 눈동자색, 십대 소녀같은 싱그러움을 가진 안나가 단연 주목을 받아. 노래도 우연치않게 예능프로에 출연해 부른 노래때문에 실력도 탈아이돌이라며 인정받고 최근에 찍은 드라마 덕분에 첫 드라마에서 얻은 발연기라는 오명도 벗고. 건강하고 사랑스런 이미지 덕분에 여름에 해변에 함께 놀러가거싶은 여자연예인 2위! 화장품 씨엪도 찍고 여러 예능프로에도 나가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중이었지. 대형기획사조차 접대자리가 이따금씩 있는데 중소기획사는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않아. 완전 난잡할 정도로. 안나는 어떻게 운이 좋아서 아직 그런 자리에 불려나가본적은 없지만 이미 자신이 속한 그룹내의 맴버들 몇몇은 접대를 해본 경험이 있어. 지금은 안나의 스케쥴이 바빠서 그런자리에 나가는게 또 무산되긴했지만 언제 불려나갈지 모를 일이었지.

    아마도 엘사는 그런점을 알고있으니 제게 그런말을 한걸지도 몰라. 연예계에 몸담고있으면서도 영 연예계에 대해서는 까막귀라 몰랐던 사실인데 그 일이 있고 이후 매니저의 언질을 듣고서야 알게되었지. 그 만인의 우상, 천사같던 엘사 밀번이 사실은 유아독존에 싸가지는 우주최강이라는 사실을. 벤을타고 이동하던 도중 안나는 도무지 잊혀지지낞는 그 말에 푸욱 한숨을 내쉬어. 모두들 바쁜 스케쥴에 골아떨어진지 오래고 잠못든 사람은 안나 한명뿐이었지. 운전을하던 매니저는 백미러를 통해 안나를 힐끔 바라봐. 당사자도 아닌 삼자 조차 그런 직설적인 말을 듣고서 충격적이었는데 당사자는 오죽할까. 그래도 이번 영화가 잘되면 안나가 톱스타 반열에 오르는건 시간문제니 안나가 속앓이를 하든말든 상관하지 않았지.

    “안나, 잘수있을때 조금 자둬. 대본은 이미 헤질정도로 읽어봤잖아.”

    신호에 맞춰 벤이 부드럽게 정차해. 끔뻑,끔뻑. 느릿하게 닫혔다 열리는 눈꺼풀엔 잠에 억눌려있어 무거워보였지. 어디까지 읽었더라. 흐릿한 촛점을 맞추고는 오른손엔 대본을, 왼손으론 잠이쏟아지는 눈두덩을 부빗부빗하다가 가볍게 하품을해.

    “오빠도 피곤하잖아요. 전부 다 잠들어있는데 나라도 깨어있어야지.”

    저렇게 마음씀씀이 좋은애가 그런 악담을 면전에 대놓고 들었으니… “이녀석아. 그러다가 네가 쓰러지면 이 오빠가 더피곤해요.” 장난스럽게 말을 꺼낸 매니저는 초록뷸로 신호가 바뀌자 다시 엑셀을 밟았지. 오늘 마지막 스케줄은 10시 라디오 방송이었어. 11시에 방송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면 열두시. 씻고 잘준비를 한다치면 한시에서 두시. 새벽 다섯시부터 일어나 헤어며 메이크업이며 받고 음방리허설에 사녹에 예능프로 출현에 솔직히 밥먹을 시간조차없을 빠듯한 일정에 곧 2집 방송을 접고 영화촬영에 본격적으로 들어가야하니 매니저로써 자기 가수의 컨디션이 걱정되지 않을수가없었지. 2집활동이 끝나면 다른 아이들이야 휴식기를 가진다 치지만 안나는 아니니까.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안나을 알고있는 매니저로써는 그 대단하신 엘사 밀번이라도 저 아이를 그렇게 취급할수는 없었어. 그 대단하신 엘사 밀번이라 그런 태도에도 그누구도 태클을 걸수없었지만.

    “그럴까…”

    얼마나 읽고 외웠는지 이제는 보지않아도 대사들과 지문들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닐 지경이야. 아무래도 조금만이라도 밉보이면 엘사 밀번은 저를 경멸할게 뻔했거든. 가수 나부랭이가 그럼그렇지. 혹은 저까짓것이라고 거들먹 거리면서. 그런것들은 어떻게되든 상관없었지만 아무리 그런 심한망을 들었어도 제 우상인 배우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긴 싫었어. 물론 연기는 엘사보다 못하겠지만 당신에게 누를 끼치진 않을 정도라는걸 꼭 보여주고싶어. 그리고 그런 사나운 눈초리가 아니라 서로 웃으면서 대화할수 있었으면… 결국은 몰려오는 잠을 이기지못해 무릎위엔 대본을 올려두고 안나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해.

    작중의 여동생. 언니와는 무려 열두살이나 차이나는 띠동갑이라는것 자체가 파격적이었지. 동생의 나이는 스물하나. 그리고 안나도 스물하나. 작중의 언니와 엘사 밀번 또한 서른 셋.

    허. 누가보면 이 여동생 역활, 완전 그 머리에 피도안마른 계집애를 두고 쓴것같아. 본래 곱슬끼가 옅게 섞은 천연인 붉은색 머리칼, 언니와 닮아 창백하도록 희멀건 피부. 웃을땡 눈이 반으로 접히며 눈동자는 바다가 깃든것 같기도 산이 우거진듯도한 오묘한색에 키는 백육십이 조금 넘고. 그냥 말 그대로 안나을 표현해놓은듯 했어. 엘사는 뭐씹은 표정으로 대본을 휙휙 넘겨가며 갈수록 눈살을 찌푸렸지. 언니와 여동생은 애초부터 사이가 좋지는 않아. 열두살이란 나이차이도 그렇고 집안 자체가 삭막하게 가족애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집안이었어. 게다가 자신의 생활을 하느리 바깥을 나도는 언니, 몸이 허약해 자택수업을 받으며 학교는 나가지 못하고 집을 지키는 동생. 훑어보면 훑어볼수록 동생역할에 이입되어 쓸쓸함이 몰려오는것 같아. 근데 허약한 몸? 그러기엔 그년은 엄청 쾌활해 보이던데. 엘사는 별 말도안되는 꼬투리를 잡아가면서 콧방귀를 흥 뀌어버려. 둘의 접전선은 이렇다할것없이 영화의 서두는 자매를 그리고 삭막한 가정을 그리며 지나가 그리고 둘의 접점선이 생기는 시기는 새로운 계모가 등장하면서 부터야. 시기심많고 돈욕심이 가득한 전형적인 악역이었는데 처음 그녀의 화살은 여동생에게로 돌아가. 아무래도 그녀에게 있어서 남편의 전처인 두 딸은 눈에 가시일테니 몸도 허약한 막내가 타겟이 된거지. 여동생은 신체적인 학대와 정신적인 괴롭힘에도 누구에게 말할사람도 없이 홀로 그것을 견뎌내. 그건 여동생의 외로움의 골을 깊게 했고 결국 선택한것은 자살. 손목이 깊게 패일만큼 그어버리는데 새엄마라는 사람은 그걸 알먄서도 방치하게되고 거의 다 죽어가는 시점에서 언니가 발견하게 되는거야. 그리곤 둘의 은밀한 감정교류가 커다란 저택내에서 시작되고 종국에는 육체꺼자 탐하기를 이르지. 감시자인 새어머니의 눈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자매와 그런 자매를 끝없이 감시하는 새엄마. 끝은, 뭐 카이의 영화인만큼 엄청 중의적이고 여운있게 끝이나. 결국 이영화의 음울하고 무거운 분위기는 늘어지지않게 이쓸어가면서도. 어떻게보면 진부할수도 어떻게보면 아닐수도 있는 이 치정극에 딱 어울리는 결말이었지.

    그래도 제 일에 집중할때만큼은 프로의 모습으로 돌아간 엘사는 피로한 눈가를 꾸욱 문지르다 미간사이를 꾹꾹 눌렀어. 아무리봐도 스토리도 나쁘지않고 괜찮단 말이지. 어쩔수없나. 뭐, 그 가수 나부랭이가 조금이라도 실수한다면 바로 모가지일테니까. 카이가 왜 그 계집앨 캐스팅 했는지 알것같기도하고. 일단 극에 나오는 여동생 인물로 제가 알고있는한 안나만큼 잘 어울리는 애는 없었어. 상관있나? 신경거슬리게하면 그날의 면박은 비교도못할 면박을 받게될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성공에 눈멀어 몸파는건 정말 별로였거든.

    첫 촬영날 다들 긴장한 상태로 모이겠지. 살얼음판 분위기를 만든건 엘사였고, 그 주변을 알짱거리는 안나덕분에 다른사람들이 엘사 눈치를 봐야할 정도였어. 엘사가 촬영장에 도착하자마자 보란듯이 엘사에게 다가가 안녕하세요! 하고 살랑살랑 꼬랑지를 흔드는 안나덕분에 엘사는 아직 첫 씬이 들어가기도 전에 기분이 잡쳐버리고 말았어. 저건 눈치가 있는건지 아니면 눈치를 밥말아먹은건지. 어예 대놓고 무시를 하고있었지만

    ‘선배님 춥지 않으세요? 여기 따뜻한 코코아…’ ‘저 열심히 연습했어요, 그… 선배님한테 누가되고싶지 않아서 정말 잠도 쪽잠자면서 열심히 했어요…’

    그래서 대체 뭘 어쩌란거야? 칭찬해달라는거야 뭐야. 오히려 엘사옆에 서있는 매니저 올라프가 다 무안할 정도로 안나를 병풍 취급하던 엘사는 결국 울리는 골머리에 손을올려 이마를 짚어. 꼭 주인 칭찬바라는 개새끼같이. 이정도면 무안해하면서 지 자리로 돌아가 연습이나 할것이지 왜 연습을 내자리쪽에서 하는건데?! 있는대로 신경이 날카로워져. 가뜩이나 예민한 성질인데. 애꿋은 올라프만 안절부절 못하며 혹시 엘사거 터질까싶어 안나에게 넌지시 제 자리로 돌아가라 언질을 주지만 안나의 축 처진 눈썹을 보자니 또 모진말은 못하겠고 중간에서 여러모로 등살에 치이는 중이었지.

    안나는 이정도로 저를 무시할줄은 예상못했어서 벌써부터 풀이죽어있어. 여지것 조잘조잘 말을 걸어봤지만 다 무시당하고 제가 건내주었던 코코아는 쓰레기통으로 처박혀버렸거든. 정말 이유없이 미움받는일은 힘든일이야. 시작도 안했는데 포기하고싶어. 하지만 소속사에선 순순히 그렇게 하라고 해줄리도없고. 상대배역인대 이래선 호흡 맞추는게 가능할까… 대본을 보다가도 눈동자를 슬쩍 굴려 엘사를 보는데 무슨 조각상처럼 미동도없이 대본에만 집중하고있는 모습이었지.

    안나의 걱정은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어. 그걸 알게된건 영화서두에 몇초간 나올 첫씬을 촬영하는 부분에서였지. 보일듯 보이지않듯 하얀 천 뒤 실루엣만을 그려내며 둘이 서로 맞닿는 씬이었고 대본에는 키스를한다로 적혀져있었지만 아나 그런 시늉만 내도 상관없을 일이었어. 키스. 허, 허허. 엘사는 촬영전부터 벌써 입안에 모래를 한가득 씹어문 느낌이었지만 어쩌겠어? 이것도 일인데. 정말 작중의 여동생처럼 새하이얀 원피스를 입은 안나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엘사는 속으로 시발시발 소리를 내지르고 있었지. 안나는 지금은 그것도 신경쓰지 못할만큼 초 긴장상태라 백지장상태고. “후우…” 엘사의 낮은 한숨에 안나의 몸이 눈에띠게 움찔거려. 뭐야? 아까는 잘도 들러붙더니 이제와서. 물론 엘사의 시선에는 더 아니꼽게 보였지.

    “잘해.”

    예기치 못한 엘사의 목소리에 안나가 퍼뜩 고개를 들었어. 엘사는 여전히 무감한 얼굴로 안나를 내려보고 있었지. ‘자, 두 여배우분들 다 준비 되셨나요?!’ 카이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엘사는 대충 손을 들어 오케이싸인을 보내고는 한껏 얼어있는 안나에게 친절히 속삭여주었어.

    “짤리고싶지 않거든 거슬리지말란 말이야.”

    이건 분면이 엘사 밀번의 마지막 목소리였어. 그리고 슛이 들어간 순간, 안나는 현실과 이면의 경계에 정신이 어릿해졌지. 단번에 저를 보는 눈빛이 바뀌어. 푸른 대양을 고스란히 담은듯한 두 눈에서는 애정과 함께 복합적인 감정이 뒤엉겨있고, 살며시 맞잡가 깍지를 엮어오는 손길은 녹아들듯이 부드러웠어. 안나가 아무것도 하지못하고 얼어붙어있었지만 엘사는 개의치않았지. 이런 초짜를 이쓸어가는것도 베터랑의 기량이니까. 안나의 움직임이 실루엣으로 비치지낞았지만 카이는 그 모습을 지켜보고있었지. 엘사가 움직이기 시작했거든.

    한뼘정도 나는 키차이. 엘사의 얼굴이 서서히 가까워져. 그 움직임은 겨울이 지나간 뒤 조심스럽게 찾아오는 봄같아서.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먹잇감을 노리는 맹독을가진 독사같기도하고, 안나는 자신이 꼼짝없이 궁지에몰린 먹잇감이 된 기분이었지. 시선을 땔수가없어. 엘사가 그걸 허락하지않았거든. 저를 직시하는 푸른 눈에 사로잡혀. 거리가 차츰 가까워져오니 안나는 이제 자신이 숨을 쉬고있는지 조차 알 수가 없었지. 대본대로야. 정말 딱 대본대로 엘사는 움직이고 있었어. 안나는 이런 엘사의 목뒤로 팔을 둘러야했지만 전신이 빳빳히 굳어있었어.

    서서히 다가오던 거리는 결국 서로의 코끝을 맞닿게 하고. 스르륵, 엘사의 눈이 반쯤 감겨들자 안나는 어느새 두눈을 꼬옥 감고있었지. “안나…” 이게 저를 부르는건지, 아니면 작중의 여동생을 부르는건지도 분간이 되질않아. 엷은 숨결이 입술위로 내랴앉자 안나는 몸에 힘이빠져나가는걸 느꼈어. 단지 다리가 풀리기전 저를 감싸안아오는 엘사의 움직임이 더 빨랐을뿐.

    컷!

    입술이 닿았어. 분명. 카이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정신이 번쩍 든 안나가 두 눈을 커다랗게 뜨자 보이는건 어느새 입술을 맞댄채 눈을뜨고서 저를 빤히 바라보고있는 엘사였지.

    “아, 어… 저…”

    그렇게 연습을 많이 했다고 조잘거리더니. 엘사는 보란듯이 미간을 구긴채 거리를 물렸어. 그리곤 허리춤에 손을 얹고 당황해서 어쩔줄을 몰라하는 안나를 위아래로 슥 훑다가 미련없이 뒤돌아가버렸지. 뒤에서 풀썩 주저앉는 소리가 들렸지만 알게뭐야? 이따위 간단한것도 못하는것 보면 저년은 그냥 아웃이야. 입떠드는것 자체가 아까울정도로 볼품없어. 잘리는건 시간문제겠군.

    멍하게 정신이 빠져버린 안나는 멀어져가는 엘사의 뒷모습을 보고서는 아아… 하고서 깨달았지. 방금전 엘사가 부른 ‘안나’라는 이름은 작중의 여동생이라는걸. 바보같이. 그게 당연한건데, 뭘 순간 혼동한거야? 아아..

    안나는 매니저가 다가오고서야 겨우 몸을 일으켜. 제 자리로 돌아가면서 엘사쪽을 바라보았지만 엘사는 이미 벤으로 돌아간 상태였어. 지금 촬영은 엘사의 씬이 아니었거든.

    나 완전 망쳐버렸지. 이제는 더 미움 받아버렸을거야. 안나는 그렇게 주인에게 버림받은 강아지처럼 풀이죽은채 저리로 돌아갔어.

  8. 흥선 2015.07.09 19:12

    안나 이렇게 아웃되고 썰종결 되는건 아니겠지.. 부들부들

  9. ㅇㅇ 2015.07.09 22:47 삭제

    헐 안나가 잘해서 이쁨받을줄 알앗는데 ㅜㅜ
    첨부터 키스씬이라 긴장햇나보넹 내새끼 ^*^
    근데 엘사가 안나 무시하는거 찌통이긴 한데 넘 재밋음 ㅋㅋㅋ
    좀만 더 괴롭혀주라 ㅋㅋㅋㅋㅋ

  10. ㅇㅇ 2015.07.09 23:46 삭제

    내가 다 긴장되네ㅋㅋㅋ안나 무사히 견딜 수 있을까…

  11. ㅇㅇ 2015.07.10 15:43 삭제

    언제오누 ㅜㅜ…

  12. 야동k 2015.07.10 18:25

    현퀘 시발련…. 일단 짧게라도 가져옴. 원랜 여기서 끊을게 아니었는데…. 영화제작과정 이딴건 하나도 모르니 고증같은건없당 걍 읽길바래ㅋㅋㅋㅋㅋㅋ

    —-

    초장 촬영이야 삭막한 가족관계이다보니 거의 안나와 찍는 씬이 없었어. 오히려 잘됐지. 엘사는 자신의 은퇴작도 화려하게 마무리하고싶고 아무래도 들리는 얘기론 곧잘 그 가수 나부랭이 계집이 연기를 좀 한다고 들었으니 이정도면 순탄해. 예상외긴했지만. 첫씬을 같이 찍었을때 그 목석같던 모습만 떠올려본다면 진즉에 카이의 눈밖에나 잘릴줄 알았는데. 그래, 순탄한데, 씬에따라 가끔 저택에서 마주치는걸 찍을때면 여자없이 같은 현장에 있어야하니 그날 이후로도 얼굴에 철판을 깔고서 끙끙거리며 다가오는게 문제라면 문제였지.

    “못살게 굴고 쫒아내버리지 그래? 네 특기잖아.”

    엘사의 실없는 불만토로를 가만히 들어주던 메가라가 조각레몬을 우물우물 씹으며 간단하게 대답했어. ‘진짜 그놈에 코코아. 내가 단거 싫어하는거 모르니?! 시발근데 맨날 코코아만 타와. 시발 이거 나 엿먹으라고 그러는거 맞지!’ 까지 신랄하게 얘기를 조잘거리던 엘사가 말을 뚝 멈추고 메가라를 마주봐. 바텐더를 향해 느끼하게 손짓하며 느글느글한 웃음을 날리고 있던 메가라는 갑자기 조용해지자 엘사를 힐끔 돌아봤지. 뭐지 저 반응? 그걸 생각치도 못하고있었다는 저반응은 뭐지?

    “누가 들으면 내가 허구헌날 그런짓이나 하는 비열한 인간인줄 알겠다?”

    썩 틀린말도 아니야. 어릴때부터 봐온 엘사를 총합해보자면.

    “비열하진않지만 갑질중의 갑질을 하시는 여왕님은 맞으시죠~”

    라는 말이 딱이었지. 야! 죽어! 맹렬하게도 날라오는 손타작을 피해 능글맞은 웃음을건 메가라는 왜 맞는 말이잖아 라는 말따위를 하며 엘사 속을 슬슬 긁어대기 바빠. 사람 스트레스좀 풀어보자고 불러냈더니 오히려 스트레스주는 메가라의 행동에 빡이쳐 안쳐. 구두한짝을 벗어 집어던져버릴까 하다가 예전에 재떨이를 정통으로 맞고서 입원한 모습이 생각나 그건 그만두기로해. 한참이나 얄밉게 웃어대며 도망치던 메가라가 먼저 백기를 들고선 그만하자고 휴전을 요청해. 아무리 통채로 빌린 바 라지만 소란스럽게 추격전을 하는건 예의가 아니니까. 엘사는 흐트러진 앞머릴 쓸어넘기며 숨을 골라쉬었지.

    “그래서. 그 신경쓰이신다는 여자는 예뻐?”

    “닥쳐 레즈년아.”

    누가 누굴 신경쓴다는거야 지금? 엘사는 완전 부루퉁한 목소리로 항변하며 반쯤 돌아가있는 의자에 다시 앉았어. 못살게 굴어? 이미 그건 충분히 하고있는것같아. 대놓고 무시에 이따금 경악할만한 독설에 그런데도 꾸역꾸역 곁을 맴도는게 딱 죽여버리고싶을만큼 짜증나.

    ‘선배님은 연기를 정말 잘 하시는것 같아요…’ ‘저 이번씬은 좀 잘한것 같지않아요?!’ ‘저 선배님한테 칭찬받고 싶어요…’ ‘ 칭찬받을 만큼 열심히 할거에요…’ ‘저기… 엘사라고 불러도 되나요…?’

    마지막 말이 떠오른 엘사는 건방지게, 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인상을 썼어. 메가라는 갈색머리의 단정한 바텐더에게 추근덕 거리면서도 전신이 팔려있는 엘사를 이따금씩 살폈지. 아니 자기 꼴릴대로 굴수있는 인간이 뭐가 문제라고 저러는지. 엘사를 십오년 넘게 알고 지내왔지만 저런 모습은 처음이라 의아하긴해. 철벽같은 바텐더 아가씨에게 잠깐 신경을 끄고 엘사를 분석하지. 아무래도 그 빨간머리 신인을 생각하고있는가본데. 분명해. 그러니까 건방지게, 지따위가 라는 말따위를 중얼거리고있지. 뭐야, 신경쓰고있는거 맞구만. 좋은쪽이든 나쁜쪽이든 저 엘사 아렌델의 관심을 끄는건 광장한 능력임은 분명해.

    “그냥 대놓고 네가 싫으니 알짱거리지 말라고 해보지그래?”

    어떻게보면 간단한 해답이잖아? 솔직히 괴롭히고 무시하다가 잘근잘근 독설을 퍼붓는것 자체가 관심을 일종이지. 생각을 멈춘 엘사가 두눈을 끔뻑거리며 메가라를 처다봐. 메가라는 어깨를 으쓱여보이곤 싱겁게 말해.

    “아니면 그냥 잘라버리던가. 꼴도보기 싫다며? 그럼 꼴을 안보면 될거아니야.”

    맞는말이긴해. 근데도 뭔가 탐탁치않은 엘사는 구겨진 표정을 풀지도 않은채 위스키샷을 입에 털어넣어. 원래는 단걸 좋아했지만 언젠가 한번 인터뷰에서 초콜릿종류를 좋아한다고 말한뒤로 삼시세끼를 초콜릿으로 먹고도 남아돌아 썩어자빠질만큼 많이 받은 뒤로는 초콜릿뿐만이 아닌 단것들이라면 뭐든 딱 질색하게됐어. 아직도 팬들은 제가 단걸 좋아하는줄 아는지 종종 초콜릿들을 보내오는데 그것들은 모조리다 쓰레기통 직행이야. 그런데 그 눈치없는 년은 허구헌날 코코아따위나 가져오고. 쌉싸름한 입맛에 레몬조각 하나를 입에물고있던 엘사는 차라리 아메리카노 같은거면 한번 받아는 줄텐데, 하고서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다가 정신을 퍼뜩 차려. 갑자기 화들짝 튀어오르는 엘사때문에 옆에있던 메가라도 화들짝. 뭐야 이거, 오늘따라 안하던짓 많이하네.

    “네말이 맞아.”

    “아씨 놀래라. 뭐, 뭐가?”

    “그냥 잘라라고 압박을 넣어야겠어.” 어차피 영화진행은 아직 초반부였으니 갈아엎어도 무리는 없겠지. “그 계집애 때문에 나까지 이상해지는것 같아.”

    아 자꾸 인상쓰면 주름지는데. 엘사는 구겨진 미간을 손바닥으로 꾹꾹 누르며 고개를 주억였지. 근데 자를 마음이 있긴한걸까? 사실 그렇게 경멸스럽게 싫다면 제작발표회전 만남을 가졌을때 카이에게 한발이라도 안물러섰을 성격머리가, 그때부터 한발 물러나주었다는것 자체가 자를 마음이 없다는거나 다름없는데. 확실히 엘사의 말대로 오늘의 엘사는 좀 이상했지. 메가라는 썩 못볼걸 봤다는 식으로 엘사를 지켜보다 신경을 꺼버려. 뭐 나이도 있는데 자기 앞가림은 자기가 알아서 하겠지.

    그렇게 촬영이없는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 드디어 영화의 초창부분이 끝나갈 무렵의 언니와 여동생간의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씬을 찍게된 날이야. 아직은 새엄마도 없을 삭막한 저택의 정원에서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여우비를 맞고 들어온 여동생과 외출을 준비하던 언니가 마주치는 부분이었지. 하이얀 원피스은 빗물로인해 달라붙어 굴곡진 몸이 고스란히 들어나고, 창백한 낯은 뛰어오느라 발그스름히 상기되어있는 여동생. 그런 여동생과 마주친 언니가 미묘한 감정의 변화와 끈덕한 기류를 품은 그런 장면이야. 워낙 감정묘사가 세밀해야할 씬이었지만 엘사의 연기력으론 문제가 없을 씬이기도했어. 뛰고 구르는 액션씬보다 오히려 감정연기가 더 쉽다고 여길정도였으니까. 나는 분명 잘하고있어. 헉헉, 숨을 몰아쉬다 언니를 발견하고서는 숨을 삼켜내는 동생을 바라봐. 그리고는 느린걸음으로 한발짝을 옮겼을때.

    “NG!”

    카이는 정확히 10번째 엔지를 외쳤지.

    “아, 시발…”

    엘사는 신경질적이게 머리를 쓸어넘기며 결국은 사납게 욕지기를 뱉어냈어.

  13. ㅇㅇ 2015.07.10 18:55 삭제

    ㅋㅋㅋㅋㅋㅋㅋㅋ과연 이번엔 누구의 ng일까 ㅋㅋㅋㅋㅋㅋㅋ
    아잉 궁그매죽겟넹 >

  14. 야동k 2015.07.10 22:06

    정확히 열번째 NG라는 대참극이 일어나기 전 촬영준비중이었던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안나는 신인답게 촬영장에 제일 먼저 도착해 속속들이 나타나는 스테프들 한명 한명에게 인사를 건내고 있었어. 언제나 사근사근하게 웃고 그래도 요즘 잘나간다하는 아이돌인데 인사성까지 바르니 다들 안나를 좋게보지 나쁘게보는 사람은 없었지. 연예계 바닥이 말이 한번뜨면 천리까지 퍼진다는곳인데 아직 접대자리에 나타났다느니 사생활이 문란하다느니 가식적이라느니 그런 부류의 소문이 돌지않는걸 보면 보기드문 인성을 가지고 있다고들 평판해. 처음이야 배역에 제일 적합해보여서 안나를 캐스팅하게된 카이였지만 보면 볼수록 진국인 아이라 상당히 호감을 가지고 지켜보는 중이야. 까다롭기로는
    국내에서 최고를 달리는 거장 카이에게도 인정을 받는 분위기니까 이건 뭐 말 다한거야.

    그래도 이제 아이돌 활동은 휴식기로 접어들고 해서 무리해 대본 연습을 할 필요는 없었으니 바닥으로 떨어졌던 컨디션도 많이 호전적으로 돌아왔어. 잠도 충분히 잘수있었고 그날 이후로 정말 열심히 연습했으니까. 안나의 대본은 정말 누더기짝으로 너덜너덜해. 밥먹고 운동하고 화장실가는 시간만 제외하면 끼고있는 대본을 놓지않아. 오히려 옆에서 보는사람이 안쓰러울 정도로 열심히일정도야. 게다가 이번 씬은 오랜만에 엘사와 접점할 씬이니까. 불안하게 손톱을 오독오독 씹어대던 안나는 주기적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렸어. 아직 도착하지 않은 엘사가 언제 오려나 살펴보는거였지. 그 사람은 나를 싫어해. 이건 부정할수없는 사실이야. 끄응… 귀가 축처진 강아지처럼 시무룩하니 발을 동동 굴려. 나는 그 사람에게 밉보일짓… 하지않았는걸. 그냥 서로가 알기 전 부터 제가 가수라는거에 거부감을 내비쳤던 사람이야. 아무리 면박받아도 엘사 주위를 서성이는 안나가 안쓰러웠는지 스텦들의 말을 들어보면 연예계에 십삼념을 발담그고 있었고 이따금 접대도 받는 사람으로써 걸레같이 몸을 굴린다는 가수를 제일 싫어한다나 뭐라나. 그래서 초면에 엘사는 제게 걸레같은 년이라고 말을 했던거였고. 억울한 부분이야. 오해를 풀고싶은데 엘사는 대화를 할 기회조차 주지않아. 아직은 초봄이라 선선할 날씨. 속살이 언듯 비칠정도로 얇은 원피스만을 입고서 외투만 어깨에 걸치고 있던 안나는 옷깃을 꼭 여미며 한숨을 폭 내쉬었어. 접대를 받으러 타워펠리스에도 자주 들락거린다고 하니 이미 제가 그런 접대자리엔 가지않았다는 것쯤은 알고있지않을까. 아니면 그런건 애초에 중요치않을지도 모르지. 그냥 내가 싫은걸지도… 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사기가 떨어져. 힘이 쭉 빠지곤 괜시리 울적해져. 이미 닳고 닳을정도로 봐버려서 대본정도야 다 외웠지만. 첫씬부터 그런 실수를 했었는데 혹여 또 실수하면 정말 돌이킬수 없을까봐 안나는 정말 열심히 했어.

    칭찬받고싶고 예쁨받고싶고. 적어도 미움은 받기싫어서 계속 주위를 서성이는 안나와 너무하다싶을 정도로 매정하게 구는 엘사. 오죽하면 주변에서 안나에게 그만하는게 좋지않겠냐고 그랬을까. ‘안나…’ 잊혀지지가 않아. 우상인걸 떠나서 그 나직하고 부드럽고 깊이있는 목소리가 저의 이름을 처음 담았던 그때가. 물론 연기도중이었지만 녹아들듯 애정이 충만했던 눈빛도. 너무 달아서, 그런데도 애처부터 어긋난 애정에 시리도록 상처받은 푸른눈. 그때의 엘사 모습만 따올리면 이상하게 가슴이 진정되질않아. 제 볼을 감싸던 시원한 체온. 허리를 끌어안아왔던 단단한 팔. 그리고, 목소리보다 더 부드러웠던 입술도. 연기에 푹 빠져든 엘사의 모습은 멋있어. 엘사의 팬이된 계기는 엘사가 주연으로 출현한 영화를 보고나서 부터였으니까. 현장에서 아무리 그녀의 성격이 어떠한들 촬영에만 들어가면 눈빛부터 싹 바뀌어. 제 몫의 연기에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이들었지. 비록 연기일지라도 제게 독선적으로 바라봐오는 시선이 아니라 누그러진 모습을 비치는게 너무 좋아. 사실 어떠한 모습이든 상관없었지만… 나, 반해버린걸까. 아아. 애초에 엘사의 팬이었으니까 이제는 팬의 입장이 아닌 또다른 의미로 좋아하게 되어버린걸까. 사방에서 엘사의 이름을 담으며 인사를 건내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푹 숙이고 생각에 빠져있던 안나가 고개를 들었어. 썬글라스로 가려져있는 얼굴까지 너무 멋져. 아무래도 이정도면 중증이었지. 안나는 아무도 못보게 살며시 왼쪽가슴위로 손을 올려봐. 엄청, 두근거린다. 사랑의 형태가 어떠하든 그 감정은 품는것 만으로도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니까. 상념에빠져있던 안나는 어느새 사랑에빠진 소녀의 모습으로 말간 웃음을 걸었어.

    “나 단거 싫어해.”

    엘사는 처음으로 제 취향을 언급하며 안나가 가져온 코코아잔을 받아줬어. 뽀얀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어느정도 거리가있는데에도 단내가 코를찔러. 썬글라스로 가려져있어 안나는 보지못했지만 이미 엘사는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지.

    “어어…? 하지만 엘사가 인터뷰때-”

    “건방지게. 누가 내 이름 함부러 부르라고했니?”

    그놈에 엘사, 엘사. 입대기 귀찮아서 내버려두니까 멋모르고 아주 기어올라. 날선 엘사의 목소리에 말을 이어가던 안나가 으물으물 입술을 꾹 다물고선 불안한지 맞잡은 손을 꼼지락 거렸어. 엘사는 썬글라스 너머로 그런 안나의 손을 흘긋보다가 다시 풀이죽어버린 얼굴로 시선을 올렸지. 뭔 말만하면 비맞은 개새끼같은 표정이나 짓고. 눈썹은 아래로 축 처져선 상처받았어요 하고 티가 폴폴나는 눈동자가 오히려 더 상처입히고싶게해. 엘사는 뜨거운 온도가 전해져오는 종이컵을 살짝 힘을 실어 쥐었다가 원래했던대로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렸어. 그러자 움찔 떨려오는 선이 가는 몸. 매번 쓰레기통으로 코코아가 직행할때마다 거의 울듯말듯한 얼굴로 코코아가처박힌 쓰레기통을 봐. 꼬우고있던 다리를 교차해 오른쪽다리 위로 왼쪽다리를 올려. 그리곤 쓰고있더누선글라스를 벗고선 야, 하고 안나를 불렀지.

    “질렸어.”

    “ㄴ-네?”

    “인터뷰에서 단걸좋아한다고 말한뒤로 신물나게 단걸 선물받아서 딱 신물나게 질려버렸다고.”

    “아, 아아… 그-그럼 다음엔 커피로-”

    “질리게좀 굴지마.”

    “…”

    “너도 저렇게 쓰레기통으로 처박아버리기전에.”

    알겠니?

    매번 듣는 독설이었지만 어째선지 익숙해질 기미가 보이질않아. 날카로운 단도로 서걱서걱 베이는것처럼 가슴이 시려. 아프다… 안나는 울음이 터질것같은걸 꾸욱 참고 덜덜 떨리려는 손을 꼭 맞잡았어. 돌아오는 대답이 없자 엘사는 짜증섞인 한숨을 뱉고는 안나를 내버려두고 자리를 떴지. 어떻게 저런 풀죽은 모습은 매번 보는건데도 매번 엿같지?! 뒷맛이 찝찝한게 영 거지같아. 한번도 이런기분 느껴본적 없는데 엘사는 딱 기분이더러워져서 까무러치고싶을 정도였어. 지꺼짓게뭔데 매번 내 기분을 이따위로 잡쳐놓느냔 말이야.

    여기까지가 앞전에 있었던 소소한 에피소드야. 날도 따뜻한 날도 아니고, 계속 물을 맞다보니 의도한건 아니었지만 안나의 몸이 사시나무떨리듯 덜덜 떨리고있었어. 엔지 서리가 나자마자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가 달려와 담요니 핫팩이니 쥐어주고 둘러줘도 추위가 가시질 않는지 터벅터벅 다시 동선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마치 물먹은 솜뭉치마냥 무거워보여. 원래 영화 촬영을 할땐 이런일도 있고 저런일도 있는거라곤 하지만 키도 자그마하해선 뼈박에없는게 사시나무떨듯 떨어대니 곧 픽 쓸어질것만 같았지. 뭐지 이 거지같은 기분은? 묘하게 안나의 뒷모습에 눈이 밟혀있던 엘사가 아차 하고서 획, 카이에게로 고개를 돌려.

    저 영감탱이 오늘 뭘 잘못 처먹었나.

    “대체 뭐가 문제에요 카이?”

    카이는 꽤나 심각한 얼굴로 금방전 촬영한 영상을 돌려보고있었어. 그리곤 이내 안되겠다는듯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는 이걸어떡한다, 하고서 혼자 중얼중얼. 시발 이게 대체 몇번째야 한두번도 아니고. 지금, 내가 연기하는게 마음에 안든다는거야 뭐야? 그래. 10번이나 NG를낸 주인공은 바로 엘사였지.

    “너무 작위적이에요 엘사.”

    카이가 결국 곤란하다는듯 엘사에게 말했어.

    “허어?”

    지금 저 영감탱이가 뭐라고 시부린거야?

    “연기를 하고있는티가 너무 난다는 말이에요.”

    카이가 지적하는부분은 그랬어. 엘사가 연기를하고있는 티가 너무 난다는거였지. 실제로도 좀 그렇게 비치기도했고. 영상으로 확인을 해보면 그 차이가 심해. 파트너인 안나와의 호흡은 전혀 찾아볼수도없는거야.

    “그럼 연기를 하고있는데 연기티가나겠지.”

    “엘사입에서 그런말이 나올줄은 몰랐네요.”

    아 뭐 어쩌란거야. 본인도 모르게 프로답지않은 말을 툭 내던진 엘사가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곤 눈을 부릅떴어. 내 연기엔 문제가 없는데? 도대체 카이는 제대로 영상확인을 하긴 한거야? 카이가 시작할기미를 보이질않자 결국 자리를 박차고 나가 엘사는 직접 제 눈으로 영상을 확인했어.

    “안나가 아니라 다른 배우와 연기하고있는것 같아요. 예를들어 남자 배우라던가.”

    “…”

    틀린말이 아니야. 내가 언제 저렇게 연기했나 싶을정도로 영상에서 제 모습은 아주 형편없었어. 평소에 거슬려하던개 연기에 고스란히 묻어나다니.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공과 사를 구분못허는 짓거릴 제가하고있걸 보자니 속이 있는대로 뒤틀려.

    “이대로면 계속 영화를 찍을수없어요.”

    “…후… 그래요. 인정해요 카이. 작위적이네요.”

    엘사가 제 실수를 인정하자 그제서야 카이는 굳은 낯을 조금 풀면서 그녀에게로 고개를 돌렸지.

    “엘사가 안나양을 마음에 들어하지않는 다는거 잘 알고있어요. 하지만 공 사를 구분하는데 철저한 엘사가 이정도로 티나는걸 보니 얼만큼 안나양을 탐탁치않아하는지 알것같네요.”

    “…하고싶은 말이 뭐에요? 빙빙둘러말하지마요. 재미없으니까.”

    “하하, 그래요. 엘사. 당분간은 안나와 엘사의 씬은 이대로라면 촬영이 불가능할것같네요.”

    “그럼?”

    “일단 다른 씬부터 촬영을 하도록 하고 두분의 씬은 두분이 좀 친해진 이후 찍도록 하죠.”

    “허어?”

    “엘사는 프로잖아요. 그렇죠?”

    그래. 난 프로지. 재미로 하는 일이지만 자존심에 스크래치 가지않을만큼 내가 맏은 일은 죽어도 해낸다고. 근데 이 시발 망할 영감탱이. 이건 아니잖아?

    엘사는 제 아파트 현관 앞, 자그마한 캐리어를 들고서 어쩔줄을 몰라하며 안절부절하고있는 안나를 보고선 턱이빠져라 벌어질것같은 입에 꾸욱 힘을줘야만했지.

    “어… 저… 자, 잘부탁 드릴게요 엘사… 아-아니 선배님!”

    누가봐도 제 짐을 싸들고온 가수나부랭이 계집애가 이렇게 집앞까지 찾아와 잘부탁드린다고 손수 말까지 해오시는데. 이게 과연 무슨 상황일까?

  15. 섹시멱 2015.07.10 22:29

    허읔….다음편…빨리 다음편을 주시오……ㅇ

  16. dd 2015.07.10 23:56 삭제

    시발 친해지길 바래서 바로 동거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갓카이 차냥해

  17. dd 2015.07.11 00:07 삭제

    캬 돌겠네 동거 하면서 어떤 에피소드가 생길까 두근두근!! 엘배우가 서서히 안나바라기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싶구만!! ㅋㅋㅋ

  18. ㅇㅇ 2015.07.11 00:32 삭제

    엘사라고 부르는 패기 ㅋㅋㅋㅋ 안나 은근 당돌하네 걸레에서 쭈글쭈글해질줄 알앗는데 ㅋㅋㅋ
    엘사가 ng낼 떄 부터 서서히 입질이 오는군 ㅋㅋㅋ
    메가라는 동성애자 같은데 안나 귀여운게 맘에든다며 추근거릴떄 엘사가 폭풍질투 했으면 좋겟다 ㅋㅋㅋㅋ

  19. ㅇㅇ 2015.07.11 01:27 삭제

    엘사 엔지였네ㅋㅋㅋㅋㄱ그런데 동거라니ㅋㅋㅋㅋㅋ우왘ㅋㅋㅋ개이득

  20. 흥선 2015.07.11 17:22

    감독님 감사합니다 하읔 동거라니.. 이왕 동거하는김에 우결도 찍으면 좋으련만ㅋㅋㅋㅋㅋㅋ
    뒤내놧

  21. 야동k 2015.07.11 22:10

    ㅋㅋ 이런 깨발랄한거 오랜만에 쓰니깐 꾸르잼이당 헿ㅎㅎㅎ 언제 떡치게하짛ㅎㅎㅎㅎ ㅎ헤ㅔ헤 츤츤 시발데레 엘사조아여. 안쭈구리도 조아여 헿

    쾅! 아주 문짝이 떨어져나갈듯 닫혀버린 현관문을 안나는 망연하게 끔뻑끔뻑 바라보다간 의기소침하게 한숨을 폭 내어쉬곤 그 앞에 쭈구리 하게 옹송그리고 앉았어. 이미 감독 카이가 소속사 사장과 얘기를 다 끝낸참이었고 안나는 통보만 받은 형식이라 엘사의 집으로 오는 내내 좌불안석이었는데 역시나. ‘지금 이게 뭐하는 짓거리야!!’ 현관문이 닫혀있음에도 불구하고 맹렬한 전투태세인 목소리가 날카롭게 울려퍼져. 무서워… 한껏 예민해진 엘사의 목소리에 움찔. 카이가 엘사에게 미리 말해둔다 했는데 아무래도 그렇게하진 않았나봐. 뭐 이런 반응을 충분히 예상해서 밀어붙인거겠지만 안나는 문이 닫히기전 엘사의 표정이 잊혀지지가않아. 못볼걸 봤다는 얼굴. 결국 한껏 구겨지더니 쾅! 이렇게 된거였지. 아직은 초봄. 겨울의 잔재가 가시지않은 계절이야. 아무래도 좀 얇게 입고왔더니 으스스한게 추워. 그리고 어제 엘사와 촬영하는도중 물줄기를 엄청 맞았으니까. 제 몸집만한 캐리어에 기댄 안나는 철옹성같은 엘사의 집을 막연히 응시했어. 과연 저 문이 열리기나 할까? 아마 여기서 밤을 지샌다 하더라도 안열릴지도 몰라. “어떡하지이-…” 기운이 쭉 빠진 목소리로 작게 웅얼거리던 안나는 일단 우직하게 기다려보기로 결정했어. 길었던 연습생기간도 그렇고 끈기있게 구는건 잘 하니까. 사실… 지내는 기간이야 잠깐이겠지만 엘사의 집에서 함께 생활할수도 있다는거에 좀 설레기도 했었고말이야.

    한참을 카이와 실랑이를 벌이던 엘사가 일방적으로 툭 끊겨버린 휴대폰을 으스러질둣 꾸욱 움켜쥐다 결국 소파에 내동댕이처버렸어. 아악!! 아 시바아알!! 진짜 누군가 타인이 봤더라면 엘사보고 미친거냐고 물어봤을지도 몰라. 성질이 나는대로 바닥에 콱콱 발을 굴리다가 애꿎은 쿠션을 들고선 줘어뜯어버릴듯 악을쓰다가 핑 도는 현기증때문에 소파에 풀썩 주저앉아. 가뜩이나 욱하는성질머리에 신경 예민한데 지금 이 말도안되는 그리고 마음에도 들지않고 성질나죽겠는 상황에 스트레스가 머리뚜껑을 뚫고 치솟을 지경이야. 스트레스때문에 내 소중한 머리카락이 한올한올 빠질것만 같다고. 그대로 힘을 쭉 풀고 몸을 내던진 바람에 살짝 먼지가 허공에 나폴나폴. 뭐 그런것들이 지금 엘사의 눈에 들어올리 만무했지만은. 결국 실갱이를 벌리다 돌아온 대답은 엘사가 알아서 해요라는 말이었어. 그래 그건 문제가 아니야. 만족스러운 대답이었지만 그 대답에 흠집을 내는건 앞에 붙은 서두때문이었지.

    ‘안나양, 지금 소속사 사장님과 말해둔 상태여서 숙소로도 못돌아가게했어요. 돌아갈곳이 있다면 엘사가 받아주지 않을게 뻔하니까. 아직 날도 추운데 그 어린애를 방치할생각은 아니죠?’ ‘엘사가 알아서해요.’

    아니 시발 이게 뭔 말 조합이 이래? 결국은 지뜻대로 해라는거잖아. 아무리 곱씹어봐도 웃긴 영감이야. 게다가 카이가 이런 무리수까지 둘거라고는 상상도 못해본 엘사로써는 지금 뒷통수를 거나하게 후려맞은 느낌이었지. 지금 저와 안나의 씬이 어제부로 중단되고 다른 배우들 씬부터 먼저 들어가느라 한 사흘은 촬영 스케쥴이 없었어. 작위적이란 말에 충격받은것도 있고 점검좀 해볼겸 잘됐다 싶었는데 이딴식으로 굴어?! 다시 악소리가 튀어나올것 같은 입을 꾸우욱 다문채 머리칼을 꾹 쥐었다 놓았다 거리던 엘사가 사납게 현관쪽으로 고개를 돌렸어. 벨을 눌려재끼거나 문을 두드리기라도 한다면 면전에 소금을 뿌릴수도있을것 같았는데 의외로 잠잠해. 아 오랜만에 한계점까지 열받아본것 같아. 이렇게 화를 내본적이 삼십삼년 인생중 있기나했나 의문스럽지만 아무튼. 절대적으로 건강이 썩어들어가는 느낌이야. 그대로 상반을 기대고 몸을 나른하게푸니 과열된 화가 가라앉으며 머릿속이 멍해졌어. 멍청하게 천정만 올려다보며 두눈을 끔뻑거리기만하던 엘사는 도무지 생각해봐도 웃음밖에 안나오는 상황에 실소를 터트려.

    허, 참나. 허허. 백주대낮부터 이게 무슨 봉변이야? 같이지내? 보기만해도 짜증나고 거슬리는 애랑? 같은공간에서 숨쉬란말이야? 나보고? 지금 이 엘사 아렌델보고 하기싫은걸 하란말이야?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반쯤 실성한 사람처럼 고개를 설레설레 거리던 엘사는 이내 생각을 털어버렸지. 아, 순간 너무 얼척이없고 화가나고 기가막힌 상황에 욱해버렸지만 가만보면 이렇게 열불낼 이유도없어. 자다 깬 상황에서 그 빨간머리 계집애의 면상떼기를 보자 가출해버렸던 이성이 차츰돌아와. 그제서야 엘사는 목끝까지 차올라 트이지않던 숨이 좀 트이는것같았어. 안하면 그만이잖아. 그런 작위적이니 지랄이니하는 문제점은 스스로도 충분히 고칠수있다고. 내가 누군데. 절대로 저런거랑 한솥밥을 먹을순 없었어. 문득 어째서 이정도로 짜증나고 거슬리고 제가 이렇게 반응해야만 하는건지 의문스러웠지만 그 의문은 길게가지 않았지.

    소파에서 일어난 엘사는 일단 한결 가벼워진 얼굴로 다시 제방으로 비척비척 걸음을 옮겼어. 푹-. 폭신폭신한 침대에 엎어지니 그나마 쓰였던 신경도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말았지. 안그래도 저혈압까지있는데 아침부터 너무 무리했어. 아침이라고 하기엔 뭣한 이미 벌써 오후 한시를 넘긴 시각이었지만. 잠이 많아서 한번 쉬기로 결정한다면 곧죽어도 침대에서 잘 일어나지 않는 스타일이야. 일단 자자. 그것도 머리는 있으니까 매니저를 불러서 다시 돌아가든 나이 스물하나나 처먹었으니 어디든 잘곳을 구하든 하겠지. 알게뭐야.

    ***

    엘사가 다시 눈을 떴을땐 이미 오후 일곱시가 넘어가는 시각. 하루종도록 자서그런지 살점없는 얼굴도 붓기때문에 탱글탱글해져있고 마른배는 더 홀쪽히 들어가선 허기가져. 곧죽어도 깔끔한 성격머리이니 일단 샤워를했지. 양치도하고 물도 한잔 마시고. 시끄러운건 딱 질색이라 혼자 살기엔 과하다싶을 정도로 커다란 집안엔 사박사박 엘사의 발소리만 울렸어. 소파위에 안장다리를 하고앉아 백금발의 물기를 탈탈 털어내며 대본을 훑어보는 엘사의 머릿속엔 이미 아침? 나절의 작은 소동은 지워지고 없는듯했지. 까탈스럽고 예민하다지만 희한하게 단순한 면모도 있어서 정말 죽여버리고싶을 정도로 악이 차오르는게 아니라면 금방 까먹어버리거든.

    자. 그래. 나 연기하고 있습니다 라는티가 폴폴 풍기는 이 문제를 어떻게 고쳐야할까. 공복을 느끼긴하지만 원채 식탐이 없기때문에 허기를 채우는건 물한잔만으로도 충분해. 원래대로 연기를 한다고했는데 그런 딱딱한 모습이 무의식적으로 묻어나올줄이야. 쉽게 생각하기로했지만 어떻게보면 골치아픈게 될수도있어. 소파위에 벌러덩 누워서 대본을 보기도하고 다리한짝을 위에 걸치고 보기도 하고 다시 앉아서 보기도하고 이미 다 외어버릴정도로 본 대본을 또 본다고해서 뭐 달라지는게 있겠냐만은. 여지것 연기생활을 해오며 상대배역이 다 마음에 든적은 없어. 배역이 마음에들어도 꼭 한명쯤은 문제가 되는 것들도 있었고. 하지만 그럴때조차 아무 문제가 없었단 말이야. 그 계집앨 보면 일단 거슬려. 생각만해도 거슬리고. 아무리 면박주고 무안을 줘도 살랑살랑 주인만 보는 강아지새끼처럼 구는게… 정말 거슬린단말이야. 걔는 정말 자존심도 없는걸까. 아니면 내 팬이라더니 진성 스토커급인가. 흐음. 턱을 괴고있던 손으로 입가를 문질러보던 엘사가 힐끔 현관쪽을 바라봐. 자기 싫다는 인간에게 애정을 갈구하는게 어떤건지는 감도잡히질 않아서 걔가 어떤 심정일지 모를 일이야. 알필요도없고. 근데 알고싶자 않아도 알것같기도하고. 나이가 어려서 그런건지 아니면 원래 성격을 잘 숨기지 못하는건지. 상처를 받은게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났거든. 그렇게 제 감정하나 잘 못숨기면서 어떻게 연예인을 하지? 일단 엘사가 아는 한에서는 제 본모습을 드러내는 인간은 정말 1퍼센트는 될까. 티비에 비치는 모습은 99프로는 다 거짓말이야. 다들 소탈하고 털털한척하지. 자기도 똑같은 사람이라는 냥 굴어야지만 대중들도 친근감을 가지고 좋아해줄테니까. 뭐, 다 거짓부렁이지만. 지 잘난맛에 사는게 연예인들인데. 그래봤자 딴따라지만서도. 제 이미지가 천사에 순수 이런것들로 포장되어있는걸 보면 참 기적적인 일이지. 아마 집안에 힘이없었다면 이 성격머리는 진즉에 다 탄로났을거야. 뭐 이젠 상관없나. 이번 영화를 마지막으로 연예계에선 발땔거였으니까. 설마. 있겠어? 어느새 현관 앞까지 걸어온 엘사는 문을 열어볼까 말까 선택의 기로에 놓여져있었어. 아까 시간을 확인해보니 씻고 대본좀 보고 하는 사이에 아홉시가 훌쩍 넘어가있었는데. 집에서 입는 편안한 티셔츠 아래로 드러난 맨 팔을 슥슥 쓸어보던 엘사는 깨름칙한 얼굴로 현관문을 뚫어져라 처다보다 이내 결심하고서 문고리를 잡았지.

    이상하다.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있던 안나는 몇시간 전부터 뭔가 머릿속이 붕 뜨는게 몸이 나른해지는것 같았어. 역시나 예상대로 집문은 열리질 않았고. 도착했던 시간이 열두시가 조금 넘어서였으니까 조금만 더 지나면 조금더 보태 기다린지 열시간을 찍는격이야. 옷좀 따뜻하게 입고 나올걸. 한기가돋는 몸을 꾸욱 끌어안고 미열섞인 한숨을 포옥 내뱉어. 나른하게 부유하는 느낌이 들어. 지금 제가 밟고있는 바닥이 시멘트가 아니라 몽글몽글한 구름 위 같기도하고 어쨌든 몸상태가 썩 좋지않다는건 알것같아. 엘사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제게 보여주었던 엘사를 보자면 아마 곧죽어도 저를 받아주지 않을거야. 나를 싫어하니까. 돌아가는게 나을까 싶다가도 제가 돌아간뒤에 엘사가 문을 열어볼까봐. 그럼 제가 없는걸 보고서 그럼그렇지 하고 여길까봐. 그래서 돌아가지도 못하고 이도저도 아니게 기다리다보니 벌써 저물어버린 저녁이었지. 가뜩이나 굽이 높다란걸 신고 나왔더니 발이 저릿저릿해. 구두가 신겨진 발가락을 꼼지락 대던 안나는 울컥 차오르는 감정에 눈물이 핑 돌았어. 후으… 내쉬는 날숨이 섦게 떨려왔지. 그래도 여지것 엘사에게 문전박대 당하면서도 진짜 운적은 없는데 오늘따라 왜이렇게 서럽지… 무릎을 감싸고있던 손을 올려 시큰거리는 눈가를 꾹꾹 눌러. 우는모습도 꼴불견이라 할지도 몰라. 그래서 그보다야 웃는 모습이 예뻐보일꺼싶어 생글생글 웃었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제 스물하나인 어린나이에 켜켜이 쌓인 상처를 무조건적으로 괜찮다고는 할 수 없었지. 그냥, 처음부터 안한다고 해버릴걸 이란 생각까지 들었어. 제게 ‘걸레년아’ 하고 첫마디를 꺼내던 엘사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그냥 안한다고 떼라도 썼으면 이렇게 가슴이 아플일은 없었을건데.

    “아프다…”

    자그마하게 웅얼거리는 목소리는 한껏 축축하게 젖어있었지. 왜이렇게 졸린거지. 병든 새처럼 눈을 느리게 꿈뻑꿈뻑.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시야가 축축하게 젖어있어 너울거리는걸 꾹 감아내. 제가 생각해도 자신이 너무 청승맞은것 같아. 그래서 더 미움받는걸지도.

    “… 여기서 뭐하니?”

    생각에 잠겨있던 안나를 끌어올리는 목소리가 있었어. 한참을 열어볼까 말까 망설이던 엘사가 이내 문을 열었을땐 비쫄딱 맞은 개새끼마냥 제 집앞에서 쪼그려앉아있는 안나가 보였지. 설마 설마 했더니. 집은 그나마 좀 따듯하게 해놔서 상관이 없었는데 현관문을 열자마자 훅- 끼쳐오는 한기에 절로 인상이 그려져. 그런데 이 멍청한 년은 딱봐도 계절모를 봄옷이나 입고 청승맞게 앉아있고. 새하얀 피부가 살짝 파리하게 질린게…

    “아… 저…”

    아침부터 여태껏 움직이지도 않고 이러고 있을께 눈에 선명했지.

    “아 시발 진짜. 너 바보니? 모질해? 어?!”

    운것같진 않은데 눈가가 축축히 젖어있는 안나의 얼굴을 보자 엘사는 저도 모르게 욱해버려선 소리질렀어. 할말이라도 있으면 해보던가. 이 병신같은건 죄송해요, 라는 말따위나 지껄이고. 이거 진짜 등신아니야?!

    슬리퍼도 꿰신지않은채 맨발로 나서, 바닥에 청승맞게 앉아있는 안나의 팔을 붙잡고 획, 일으키는데 손에 잡히는 팔뚝이 찹찰하니 얼어있어. 그걸 느끼자마자 엘사의 인상은 더 없을 정도로 험악하게 구겨져. 복장터지겠네 진짜. 이래서 싫어. 사람 답답하게하는 것들은 딱 질색이라고. 무슨 죄지은 사람마냥 비척 일어나서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안나에게 뭐라도 말하지 않으면 속이 터질것 같았어.

    “그냥 가야될거 아니야. 설마해서 문열어봤더니 여지것 이러고있어? 미친다 내가 진짜. 살다살다 너같이 구질구질하게 구는건 처음본다고!”

    시발… 아 짜증나. 욕까지 근사하게 날린 엘사는 또 한번 죄송합니다… 하고서 말하는 안나때문에 정말 악 소리를 지를뻔했지. 지가 무슨 죄송합니다 기계야?! 허구헌날 죄송하데 시발. 이걸 어쩐다. 이년 하는 뽄새를 보아하니 절대 돌아갈것 같지는 않아. 손길이 느껴져 시선을 아래로 내려보니 제 티셔츠 자락을 꼬옥 말아쥔 작은손이 보여. 가지가지 하네. 가고싶지않다는 의지가 다분히 전해져오는 안나의 손을보자 허, 하고서 절로 바람빠진 웃음이 터졌지. 엘사는 이 아파트를 매우 마음에 들어했어. 일단 도심의 중심부에 있고 어느 곳을 가든 동선이 가깝고 또 경비시설하나는 끝내주니까. 집이야 여러군데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런 쾌적한돗을 이런 조무레기 하나때문에 잃을수는 없다고. 이 날씨에. 아직 겨울이 왔다갔다하는 이 계절에 이 차림으로 밤새도록 있어봐. 다음날 신문 일면에 대문짝만하게 여배우 E모양의 집앞 변사체로 발견된 아이돌 A양 이라는 꿈찍한 기사가 뜰거아니야. 그래 어쩌면 너무 과대 망상일수는 있는데. 한참을 안나를 빤히 내려보며 생각을 곱씹던 엘사는 마음을 고쳐먹었지. 말했잖아. 어떻게 보면 엘사는 단순하다고. 개인 경비원을 불러 끌어내는것도 귀찮고 가란다고 갈것도 같지도않고 무언가 일을 해결보기엔 늦은시각 이니까.

    엘사는 제 티셔츠 자락을 꾹 말아쥔 손을 툭 털어냈어. 생각보다 손쉽게 나가떨어지니 잠깐 눈썹이 꿈틀거렸다는건 넘어가고.

    “들어와.”

    뭘 빤히 처다보고만 있어? 엘사의 말이 믿기질 않는건지 혹은 내가 잘못들은걸까 싶어 어안이벙벙해있는 안나에게 엘사는 시니컬 하니 말해.

    “십초준다. 일…! 그래 좀 빠릿하게 움직여라. 못살아 내가진짜.”

    지 몸집만한 캐리어를 끌고 쪼르륵 들어오는 안나에게 끝까지 구박을 주며 엘사는 현관문을 다시 쾅! 하고 닫아버렸어.

    일단 내일 날밝으면 바로 쫒아내던가 해야겠어. 엘사는 그렇게 간단하게 결론지은 상태였지.

  22. ㅇㅇ 2015.07.12 03:43 삭제

    안나 길 잃은 강아지마냥 쭈그려 앉아 기다리는 거 왜 취향 저격이요ㅠㅠ 엘사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는 할 듯… 결국 안으로 들이긴 했네ㅠㅠ 근데 이미 감기걸렸겠다ㅠㅠ

  23. 야동k 2015.07.12 10:29

    왜 갑자기 픽형식이냐 물으신다면 쥬미는 아무것도 몰라여. 엘사 이년아 안나 병수발이나 들어라!

    첫째. 서로에게 간섭하지말것. 둘째. 내 신경에 거슬리지 말것. 셋째. 내 눈에 띠지 말것. 넷째. 공기처럼 있다가 공기처럼 사라질것.

    엘사가 내건 조항은 무려 네가지씩이나 되었다. 소파에 앉혀지고 별대른 대화라고도 할것없이 즉흥적으로 내뱉은 말을 멍하게 듣고있던 안나는 알겠니? 하고서 다소 신경질 적이게 되물어 오는말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주억였다. 밖보다는 확연히 푸근한 기류가 감돌았다. 엘사는 안나가 찹찹한 살갗을 쓰는걸 잠깐 눈에 담았다. 아직도 얼떨떨했다. 나, 엘사의 집에 들어온거구나. 안나의 몸집만한 캐리어는 아직 현관 앞 신발장쪽에 세워져있었고 차갑게 식어있던 몸은 따뜻해지지않은채였다. 몸을 서걱서걱 베어낼듯 날선 시선에 얼마 마주보지 못하고 시선을 떨구자 엘사는 만족스런 소리를 흘렸다. 신경질이 난것치고는 별다른 생각은 없어보였다. 실제로도 그랬고. 이미 들여놨는데 어쩌겠어.

    “할말있니?”

    불안한건지, 아니면 초조한건지 두손을 맞잡은채 고물고리고있는 손을 보며 엘사는 미끈한 눈썹 한쪽을 차켜올렸다. 예상밖의 질문이었는지 안나의 두 눈이 흘러내릴듯 커다래졌다. 엘사는 무심한 얼굴을 고수하고 있었다.

    “없으면 말고.”

    안나가 무언가를 말하기까지 딱히 기다려줄 생각은 없었다. 하고싶은 말이 있는지 안나의 입술이 우물거리는걸 보긴했지만 엘사는 못본척 하기로 했다. 안나는 자신의 방과 떨어진 맞은편의 손님용 방에서 묵기로 되있었다. 말만 손님용 방이지. 제가 이 집에 오고나서 이후로 줄곧 사람이 들어가본적 없는 빈방이었다. 집안을 관리해주는 가정부가 없었더라면 진즉에 구석따위엔 거미줄이 처졌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엘사는 일단 다시 자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너무 즉흥적인 결정을 내린걸지도 몰랐다. 줄곧 저 홀로 지내던 집에, 그 흔한 지인조차 초대해본적 없던 저만의 영역에 타인이 들어온건 이번이 처음이었으니. 묘한 기시감까지 느껴질 지경이었다. 엘사가 방으로 들어가기위해 문고리를 잡았을때 뽀드득, 가죽 소파가 밀려나며 안나가 일어서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가 자신의 집에 있다는것이 다시한번 명확히 상기됐다.

    “고맙습니다…”

    그 목소린 아주 작고 희미한 것이어서 무심결에 지나칠수도 있을 종류였다. 공기입자마냥 얄찍한 목소리. 하지만 엘사는 안나의 목소리를 정확히 들었다. 마치 확성기를 귓전에 대놓고 소리를 지른것처럼 희미한 목소리는 엘사에게 만큼은 커다랗게 들렸다. 무시해버릴까, 잠깐 고민했다. 왜 이런 고민을하며 서있는건지도 납득가지 않았지만. 아아. 엘사는 곧바로 후회했다. 역시 들여놓는게 아니었는데. 그 기시감은 제게서도 느껴졌다. 날 이상하게 만들어.

    들리는 발소리는 없었다. 그건 안나가 아직 움직이지않고 제저리에 서서 엘사를 바라보고있다는 뜻이었다. 거슬린다고 정말. 예민해진 신경에 잔뜩 그을린 한숨을 뱉은 엘사는 무언가 대답할 말은 딱히 없었으므로 몸만 비스듬히 틀어 뒤를 돌았다. 허공에서 시선이 맞닥들이자 안나의 두 눈은 또한번 크기가 커다래졌다. 저렇게 계속 놀라다간 간이 남아나질않겠어 아주. 시선이 마주치는건 찰나였다. 놀라서 굳어있는 안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느리게 훑어보던 엘사는 제 방으로 모습을 감춰버렸다.

    안나는 솔직히 엘사가 제가뱉은 작은 목소리를 못듣고, 혹은 들었다라더라도 무시하고 들어갈줄 알았기때문에 시선이 마주치자 반사적으로 놀라는걸 막을 시간이 없었다. 안나는 무의식적으로 저를 일으킬때 엘사의 손길이 머물렀던 손목을 쓸었다. 이미 엘사는 방으로 들어가 모습을 감춘 뒤였지만 그래도 서글픈 마음은 덜해졌다. 엘사는 보통 사람들 보다는 몸이 냉한 체질이었기때문에 따뜻할리 없었다. 하지만 손길이 스쳤던 팔목이 화끈거리는것만 같았다. 따뜻한 온기가 머물러있는것 같아서 슥슥 팔목을 문질러보던 안나가 시선을 얌전히 아래로 내리고 보슬거리는 웃음을 걸었다.

    엘사의 집. 그녀만의 공간은 마치 그녀에 대한것을 압축해 저장해놓은 네모상자 같았다. 막연하게 그녀의 취향에 대해 생각해본적은 있었지만 현실로 맞닥들이니 그녀의 집은 너무나도 엘사와 그 자신과 닮아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신기한 느낌. 화이트와 블랙, 그리고 그레이. 거의 대부분이 무채색으로 이루어진 집안은 별로 이렇다 할것없이 심플했다. 집안에 하나쯤은 있을법한 흔한 화병같은거라던가 액자도 없었고 심지어 벽걸이 시계따위도 없었다. 거실에는 벽걸이 티브이와 오디오 구리고 검은색 가죽소파와 바닥엔 하얀색 카펫이 깔려있었다. 자국하나 없어보이는 하얀색 카펫은 마치 눈밭을 연상시키듯 보송보송했다. 안나는 엘사가 건내어준 실내 슬리퍼를 신고 대리석 바닥을 딛었다. 부엌에는 냉장고와 에스프레소 머신 정수기가 전부였다. 넓은 공간 치고는 휑덩그레할정도로 삭막한 느낌이 들었다. 지나치게 심플한 공간은 엘사의 성격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지만 왜일까. 안나는 무언가 모종의 쓸쓸함이 느껴지는것만 같았다. 안나의 분홍색 캐리어는 무채색의 집안에 이방인처럼 섞여들지 못하고 있었다. 너무 눈에띠는듯도 했고. 아마 자신의 모습이 지금 이렇지 않을까. 집안은 별다르게 둘러볼것도 없었으므로 안나는 현관앞에 세워둔 캐리어를 이끌고 엘사가 가리켰던 방으로 들어갔다. 방이라고해도 별다를건 없었다. 하얀색 시트가 깔린 싱글용 침대 하나와 화이트톤의 나무재질인 탁상. 그리고 옷장 그게 전부였으니까.

    아직 난방이 다 돌지않아 대리석 바닥은 미지근했다. 침대에 걸터앉은 안나는 그제서야 한숨을 돌리며 마치 중력으로 내리 누르는듯한 몸에 긴장을 풀었다. 싱글침대는 딱딱해보이는것과는 달리 아주 푹신했다. 마치 빨려들어갈것처럼. 사실 지금 안나는 자신이 침대에 앉아있는것인지 늪에 제 발로 빠져들어 가라앉아가고 있는것인지 분간이 서질않았다. 전신으로 자욱하 퍼져나가는 열감에 손바닥까지 습습한 땀이 배여들었다. 몸은 물에 푹 적셔진 솜이불마냥 천근처럼 느껴졌다. 스스로 어깨를 주무르며 뻐근한 목을 풀어보던 안나는 아직 열어보지도 못한 캐리어에 잠깐 시선을 던졌다가 그대로 침대에 모로 몸을 돌려 누웠다. 평소 체력이 썩 좋은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가수활동을 하면서도 종종 컨디션이 난조를 부릴때가 있었다.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기 싫어. 느슨하게 풀린 긴장감위로 안개처럼 퍼진 무기력감이 덧댔다. 감기에 걸린걸까. 이마를 짚어보니 미열이 느껴지긴했지만 심하지는 않았다. 약이라도 먹는게 좋을것 같은데 숙소가 아니니 약이 있을리 없었고 이 집 어딘가에 있진낞을까 싶으면서도 약따위를 찾기위해 집안을 뒤적거리는걸 엘사는 썩 좋아할것 같지 않았다.

    아픈걸까? 하고서 가진 의구심이 점점 더 몸을 아프게하는것 같았다. 일단 자기로한 안나는 얇은 카디건만 벗어둔채 원피스는 갈아입을 생각도 하지못하고 고물고물 이불속으로 파고들어가 눈을 감았다. 무언가 채 생각이 들기도 전, 안나는 수렁속으로 빠져들듯 몰려오는 수마를 이기지 못하고 잠들었다.

    엘사는 유리글라스에 한가득 물을 채우며 졸음이 덕지덕지 묻어난 눈가를 살짝 부볐다. 아무래도 타인이 자신의 집에 있다는것 자체가 신경이 쓰였는지 평소라면 절대 있을수없을법한 시간에 눈이 뜨였다. 시간을 확인한 엘사는 일단 물을 한잔 마시기로했다. 머리는 여전히 잠에 혼곤하게 절여져있긴했지만, 새벽 두시라니. 정신이 덜든 상태에서도 시간을 곱씹던 엘사는 그만 어이없는 웃음을 픽, 내뱉었다. 지금은 무언갈 생각하기 귀찮았다. 하루종일 잠만 자댔으니 새벽에 한번쯤 깰수도 있는거겠지. 자기합리화를 했지만 언제든 단 한번도 새벽에 깨본적이 없었다는 사실에 날선 시선이 반사적으로 안나가 머물고있을 방으로 향했다.

    방문은 작은 틈을 두고서 열려있었다. 아무런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저 방엔 자신이 그토록 무시하고 깔보고 싫어하던 여자애가 잠들어있었고. 혹시 꿈은 아닌가 싶어 거실 탁자에 반쯤 물이 줄어든 유리컵을 내려둔 엘사는 현관을 살폈지만 다 헛생각일 뿐이었다. 현관앞 신발을 벗어두는 곳엔 제 신발이 아닌 그 어린 여자애가 신고왔을 구두가 가지런히 벗어져있었으니까.

    쉬는기간 하루쯤은 늘어져도 괜찮았다. 하지만 일정한 패턴을 고수하는 사람으로써 하루 이상 패턴이 흐트러지는걸 엘사는 좋아하지 않았다. 찬물을 괜히 마셨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반쯤 비운 뒤였고 비몽사몽이던 정신은 어느정도 돌아와버렸다. 이시간에 잠에서 깨봤자 날이 밝으면 맥도 못출것 같은데. 소파에 편안하게 늘어져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천정을 끔뻑거리며 올려다보고있을 때였다.

    엘사는 자신이 잘못들은게 아닐까 싶어 처음은 흘려버렸지만 그 해괴한 소리가 두번째로 들려오자 편안히 늘어졌던 몸을 벌떡 일으키고는 사방을 두리번 거렸다.

    시발 뭐야… 뭔가 앓는듯도 하면서 신음 비스무리한 얄찍한 여자의 소리에 소름이 쭈뼛쭈뼛 돋아났다. 엘사는 일단 거실불을 밝힌뒤 갑작스레 밝아지는 시아에 눈을 가늘게 좁히면서도 주위를 둘러봤지만 자신의 집은 언제나 그렇듯 고요할뿐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이제는 별게. 어휴. 엘사는 신경질이 묻어난 손길로 백금발을 쓸어넘겼다. 여지것 순탄하던 인생이 왜 이렇게 갑작스레 어그러지려 하는건지. 자신이 맞추어 놓은 틀 밖의 일들은 엘사에게 있어서 굉장한 스트레스였다. 제멋대로 되지않는 일들엔 면역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을 제일 성가시게 하는건 어쩐지 평소와 다르게 느껴지는 자신이었고. 엘사는 그것이 착각이길 바랬다. 사람이 늘 똑같을수는 없으니 잠시의 일탈이길 바랬다. 잘못들은게 맞다고 판단하고서 거실불을 끄고서 다시 방안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엘사의 고개가 안나가 잠들어 있는 방 쪽으로 돌아갔다. 해괴한 소리는 그 방에서 흘러나오고 있었으니까.

    “야.”

    불러봐도 묵묵 부답이었다. 방문 틈새를 통한 거실로 인해 비치는 빛이 어두컴컴한 안나의 방안에 길게 세로줄을 그었다. 으, 으응… 돌아오는 소리는 자그마한 신음 뿐. 뭐하자는 거야. 짜증이난 엘사는 거침없이 벽면을 더듬어 스위치를 찾아 눌렀다.

    하이얀 형광등 불빛이 번쩍 거리며 작은 방안을 밝혔다. 엘사는 정확히 침대쪽을 노려보고 서있었다.

    “…야.” 훤히 밝혀진 방안, 안나를 본 엘사의 두 눈이 당혹스러움에 물들었다. 엘사는 다급하게 침대맡으로 걸어가 모로 누워있는 안나의 어깨를 짚어 눌러 얼굴을 확인했다. “야! 시발. 야 괜찮아?” 한눈에 봐도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자그마한 몸을 더욱 옹송그려 웅크리고있는 안나는 상태가 좋아보이질 않았으니까.

  24. ㅇㅇ 2015.07.12 10:56 삭제

    크으 픽형식도 좋다ㅋㅋㅋ 그나저나 조용조용히 지내다 보면 안나가 아픈 줄도 모르고 엘사가 방치해둘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발견했네ㅠㅠ이제 병수발 가나요!!!

  25. 77 2015.07.12 11:38 삭제

    픽형식도 좋다! 크으 병수발 가랏~!

  26. 흥선 2015.07.12 12:02

    ㅋㅑ캬~~~~ 병수발로 가버렷
    엘사가 상상한게 내가 상상한 그거겠지?ㅋㅋㅋㅋ 근데 열이 펄펄…. 새벽에 메가라 소환되나요ㅋㅋㅋㅋㅋ
    중간에 가정부를 정부로 보고 히익 숨겨둔 정부가 있었던건가???!! 착각잼ㅋㅋㅋㅋ

  27. 야동k 2015.07.12 23:27

    내용 늘어지나? 흠…

    이럴땐, 어떻게 해야하지? 손으로 짚어본 이미는 불덩이었어. “야! 정신차려봐!” 다급하게 부르는 엘사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니 울렸지만 안나는 작게 신음 할뿐 눈도 꿈쩍이지 않았어. 언제부터 앓아댄것인진 알수없었지만 그게 꽤나 시간이 흘렀을거란것만 짐작했지. 완전 패닉에 접어든 엘사는 일단 무엇부터 해야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어. 그야 여지것 아픈 사람을 보살펴본 전적이 전무했으니까. 얼굴이 벌겋게 상기될정도로 열이오른만큼 끊어질듯 색- 색- 내어쉬는 숨도 후덥지근하게 달아올라있었어. 어째서 이지경이 된거지? 뭐 부터 해야할지몰라 우왕자왕 거리던 엘사는 일단 차가운 물수건을 안나의 이마에 올려주고 휴대폰 목록을 뒤지던 와중 행동을 우뚝 멈췄지.

    무수한 생각들이 복합적이게 뒤엉켜 엘사의 머릿속에서 떠다녔어. 왜 저지경이 되도록 아무런 조취가 없었는가 부터 시작해 저게 아픈게 뭐라고 내가 지금 이렇게 허둥대고 있나까지. 인맥은 넓지만 휴대폰에 이름을 저장해둘만큼의 인간관계는 협소한 전화번호부를 채 다 보지도 않고 엘사는 손을 아래로 떨구며 끙끙 앓아대는 안나를 내려봤어. 일단 화가났어. 이 계집앤 어떻게 되먹은게 몸으로 먹고사는 직업이면서 제 컨디션 하나 조절못하나 싶어서. 이불은 목끝까지 덮고있었지만 이마에 땀이 흥건했던걸로 봐선 입고있던 옷도 축축하게 젖어있을게 뻔했지. 그리고 불현듯 스쳐지나가는 안나의 모습. 열시간이 다되도록 바깥에 방치되어있던 것과 어제 무려 열번의 NG덕분에 물세례를 받아야 했던것까지. 안나가 그렇게 되어야만했던 근본적인 이유엔 전부다 엘사가 있었지. 사람이라면 당연히 조금의 양심의 가책정도는 느껴. 아무리 인정머리 없다고는 한들 제가 한몫한게 뻔히 보이는 병치례에 신경이 안쓰일수는 없는 노릇이었어.

    새벽에 이게 무슨 난리야. 옅게 머물러있던 잠기운도 완전히 달아나버리고 말았어. 일단은 안나의 방에서 나온 엘사는 꽤나 길게 신호음이 이어지는 휴대폰을 귀와 어깨사이에 끼우고선 어딘가 해열제가 있지는 않을까 집구석을 뒤졌어. 있을리가 없는데. 그런걸 사둔 기억은 없었지만 혹시나 모르니까.

    -어 왜…-

    거의 일분이 다되도록 신호만 가는통에 그냥 끊어버릴까 싶었던 찰나 수화기 넘어로는 잠에 잠긴 목소리가 울렸어. 보통이라면 늦은시간에 전화해 미안하게됐다는 말을 먼저 꺼내겠지만 엘사에게는 그런 관념 자체가 없었으니까. 메가라가 자고있든 말든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었지. 드디어 고생끝에 부엌 선반 위 구석탱이에 짱 박혀있던 상비통을 찾은 엘사는 하얀색 뚜껑을 열며 말했어.

    “열이 많이나는 사람한텐 어떻게 해야해?” 이런 씨-… 절로 욕이 터져나와. 그럼 그렇지. 상비통은 이름값이 아까울만큼 텅텅 비어있었어. 있는거라곤 대일밴드 두통이 고작이야. 성질이 나는대로 상비통을 탁 닫아버린 엘사는 조용해진 수화기 너머로 소리쳤어. “메그! 좀 일어나. 나 지금 급하다고!”

    아… 뭐, 몇시야 대체… 몸이라도 일으키는지 바스락대는 소리가나. 시간이 어쩌고 하면서 불만을 토로하는데 그건 지금 엘사의 짜증을 부추기기 충분했지. 중요한건 그게 아닌데. 일단 약도 없어, 이시간에 문을 연 약국도 없을테니 꼼짝없이 날이 밝을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되는데. 일단 손바닥의 체감상으로도 열이 상당했는데 괜찮을까? 엘사는 어느새 초조해져있었지. 응급실은 못가. 이건 어느정도 책임감이 있기때문에 내린 결론이었지. 신인이니 뭐니 어쨌든 안나는 연예인이었으니까. 간단한 감기로 병원에 간다하더라도 인터넷 기사에 실리는게 유명인인데 열이 펄펄끓어 응급실에 실려간다면 안나를 아주 죽을병 걸린 사람처럼 만들어 놓을거야. 일단 시원하게 해야하나? 하지만 감긴데 몸을 차갑게하면 어떡해. 더 심해지면? 엘사는 필요 이상으로 감정이 과잉되고 있었지만 스스로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어. 몇초가 무슨 몇시간 같아. -누가 대체 열이나는데.- 잠들어있던 메가라가 몸을 일으키고 시간을 확인하고 되물어 오기까지 엘사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생각들이었지.

    “이마가 불덩이야. 뜨거워. 땀도 많이나고. 눈도 제대로 못뜨고 정신도-”

    주절주절 안나의 상태를 읊어대는 엘사는 누가봐도 정신이 없어 보였어. 그단사이에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부산스레 거실을 왔다 갔다 거리며 수화기를 들고있지 않은 오른손으로 머리를 짚어.

    -어이 엘스, 진정해.-

    “지금 애가 아픈데 진정하게 생겼어?!”

    결국 엘사는 폭발했어. 절로 소리를 내지른 엘사가 부산스레 움직이던것을 멈추고 자리에 우뚝 멈춰섰지. 불안해. 머리를 짚고있던 손을 꽉 움켜쥐고는 아래로 내려. 새하얗게 질리도록 쥐고있는 주먹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어. 심장이 쿵쾅대는 소리가 귓전까지 울려퍼지는것 같아. 쿵. 쿵. 쿵. 마치 돌바닥을 깨부수는 듯한 묵직함에 현기증이 차올라. 과열된 감정에 머리가 핑 도는것만 같아.

    -일단 이마에 찬수건 올려줘. 약은? 없으면 일단 됐고 그다음엔,-

    메가라는 격양된 엘사의 상태를 일단 진정시키려 들었지. 사실 열이 나고 있는 사람의 응급처치는 어려운건 아니야. 축축하게 젖은 몸을 닦아내어주고 옷을 입히는 대신 얇은 이불을 덮어준뒤 차가운 물수건으로 바지런히 닦아 열을 어느정도 내릴수는 있었지. 단지 손이 좀 많이 간다는것 뿐이었지만. 엘사는 메가라의 말이 끝나자마자 전화를 끊고 일단 대야에 한가득 차가운 물을 받아 안나의 방으로 들어갔어.

    오분남짓 통화를 하는 사이에 안나의 이마에 올려져있던 수건은 미지근하게 식어있었지. 엘사는 메가라가 했던말을 침착하게 더듬었어. 일단 젖은 옷을 벗기라고 했지. 이불을 내리자 축축하게 젖은 원피스가 적나라하게 얄찍한 몸에 들러붙어있어. 얼마나 땀을 흘리면 이렇게 되는거지. 반사적으로 안나의 전신을 훑는 엘사의 눈이 가늘어져. 새하얀 원피스는 촬영장에서 입었던 것과 디자인은 달랐지만 그날을 상기시키기엔 충분했어. 원피스를 벌기려 무심결에 손을 올렸다가 멈칫해. 내가 왜이러지, 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전에 안나의 희여멀건한 속살이 눈에 밟혀. 의구심은 그 뒤였지. 내가 왜 이 계집에의 속살이 눈에 밟히나 하고서. 잠시 머뭇거리던 엘사는 끄응, 앓아대는 소리에 정신을 번쩍 차려. 아프니까, 아프니까 벗기는거야. 어쩔수 없는거잖아? 엘사는 결국 고개를 돌리고는 더듬더듬 손의 느낌만으로만 원피스를 벗겨냈지.

    메가라가 한 말을 들어보면 속옷까지 다 벗기고 흐른땀을 닦아줘라는데 일단 그건 미친소리같아. 잠이 덜깼다거나. 응급실에가도 환자 속옷까지 벗기고 달려들것 같진 않단말이야. 미지근해진 수건을 대야에 받아온 찬물에 흠뻑 적시고 꾸욱 짜내. 처다도 보지않고 원피스를 벗겨낸 보람이 없다는걸 알았을땐 안나의 축축해진 몸을 닦아줘야한다는 사실을 상기했을때였지. 일단 방에 불은 켜놓지 않아서 거실을 통해 들어오는 빛만으로 시야를 의지하는데 어스름하니 비친 안나를 보고는 엘사는 이를 악 물었어. 마른 몸이었지만 선이 잡힌 굴곡은 여자야. 그래 여자의 몸이야 자신이 보고있는건. 근데 뭐지 이 거지같은 기분은? 엘사는 이상한 기분에 인상을 쓴채 차갑게 적신 수건을 들고서 머뭇거렸어. 최대한 보지 않으려해도 닦아주려면 어쩔수가 없잖아. 그러니 그다지 밝지않은 불빛아래에서도 말갛게 비치는 피부가 눈에 밟히는건 어찌할방도가 없었어. 최대한 손은 대지않으려하고 대충 땀을 닦아내.

    지금 열이오른 몸보다 훨 차가운게 닿아올텐데도 움찔거리는걸 제외하곤 안나는 미동도 없었어. 일단 얼굴부터 시작해 차츰 손을 아래로 내려. 엘사의 조심스러운 손길이 뜨끈하게 상기된 안나의 몸을 닦아내려갔어. 버겁게 숨을 할딱거리며 울렁거리는 목도, 선이 둥그스름한 어깨를 스쳐 브라위의 가슴께 까지만, 그리곤 숨을 옴폭패이도록 쉴때마다 흉골의 윤곽이 드러나는 배부분도 닦아주고. 차마 허벅지 안쪽까진 손댈수가 없어서 그까지만 마무리를한 엘사는 겨울용 이불보다 얇을걸 옷장에서 꺼내와 그나마 보송보송해진 안나에게 덮어줬어. 대야에 받아온 물도 금세 미지근하게 식어있었지. 일단은 아쉬운대로 이마에 수건을 다시 올려주고서 미지근해진 물을 차가운 물로 갈아와. 별로 한건 없는것 같은데 얼핏 확인해본 시각은 벌써 한시간이나 흘러가있었어. 마지막으로 엘사는 안나의 이마에 올려둔 수건을 차가운것으로 갈아주고 나서야 한시름 놓았어.

    잠들어있는 안나의 표정은 금방 전 보다야 한결 편안해진것 같아. 아직 몸을 웃도는 열은 비슷한것 같았지만, 안나의 마른 팔뚝을 꾹 쥐고 열을 가늠해보던 엘사는 그제서야 이성이 차츰 돌아와. 방금 전 까지만해도 불안해서, 혹은 걱정이 앞서 저 답지않게 침착을 잃었던 모습을 믿을수가없어. 게다가 메가라에게까지 전화해 그 난리통을 피웠으니 날이 밝으면 신랄하게 시달릴게 각이잡혀.

    대체 뭐지? 엘사는 스스로 생각하고도 어이가 없어서 침대맡에 기댄채 심각해진 얼굴로 안나를 응시했어. 일순간 그렇게 생각했었지. 이 계집이 아픈건 전적으로 내 잘 못이 크니까 응급실같은데 보내는 무책임한 짓은 할수없다고. 근데 그건 자신의 사상으론 말도안돼. 원래라면 이년이 어떻게되든 성가신건 딱 질색하는 사람으로써 곧장 병원에 보내버리고 저 계집애 회사에 전화 한통 날려주는 정도의 배려는 해줄수있는거였어. 원래는 그게 맞았지.

    대체 몇번이나 어이가 없어야되는거야. 이젠 웃음도 나오지 않아. 실제로 엘사는 꽤나 심각했고. 이정도가 되면 일단 문제가 있는거아. 내가 돌아버렸다거나, 아니면 정말 미치기라도 한걸까. 한시간 사이에 폭싹 피곤해져버린 엘사는 마른 세수를 한번 하고서는 지친듯 침대맡에 머리를 기댔어. 잠은 오지않았지만 이 새벽에 그 난리를 피웠으니 몸이 축축 늘어져. 엘사는 고개만 돌린채 버석해진 입술을 벌리고 가파른 숨을 내쉬는 안나를 물끄러미 처다봤어. 그냥 아무 생각도없이 바라봤어. 왜 보고있는진 모르겠는데 보게돼. 새벽이라서 그런걸거야. 원래 새벽엔 잠이 들지않았더라도 사람을 멍하게 만드는게 있으니까. 그래서 그런거겠지. 엘사는 세제냄새가 물씬 올라오는 시트에 얼굴을 잠시 파묻었다가 손을뻗어 이마위에 올려두었던 수건의 온도를 체크했어.

    “왜 이렇게 빨리식어.”

    수건은 차가운물에 담궈둔채 제 손을 가져가 직접 이마를 짚어보았지. 그래도 처음 만져봤을때보단 좀 내린것 같기도 하고. 찰나 안도감이 스쳐. 그건 이 계집애를 걱정하고 있었다는 말이되잖아. 엘사는 부정하기라도 하듯 고개를 설레설레저어. 물기를 꾸욱 짜낸 수건을 다시 이마에 올려준 엘사는 방금전처럼 엎어진채 안나를 가만히 바라보며 자리를 지켰어. 아무래도 몇번은 더 갈아줘야 할것 같으니까. 그뿐이야. 그냥…

    다음 날 먼저 일어난건 안나였어.

  28. 흥선 2015.07.12 23:38

    빼애애액 자기전에 혹시 나오려나나오려나 들어왔는데 나왔다!!!!!!!!!!
    행복해..
    안나는 제가 또 엘사한테 민폐끼친줄알고 안무륵 해서 죄송합니다.. 하겠지 하읔 졸귀

  29. ㅇㅇ 2015.07.13 01:19 삭제

    크으으으 엘사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는 것 봐라 개좋다ㅠㅠ 안나가 깼으니 무슨 반응을 보일지 궁금ㅋㅋㅋ

  30. 섹시멱 2015.07.13 01:32

    김첨지도 안한 간호를 엘사가 드디어 ㅜㅜ 아 들어왔는데 픽이 세개나 올라와있다니…행복해…ㅇ

  31. dd 2015.07.13 11:37 삭제

    빼애애애액 오늘의 노숙자리는 여기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32. ㅇㅇ 2015.07.13 21:47 삭제

    비도왓는데 언제까지 노숙시킬고임 ㅠㅠ?

  33. 야동k 2015.07.14 01:01

    현퀘 넘 빡셔. 알단 투척.

    —-

    눈을 뜨기가 힘들었어. 아직은 열이 오르는지 눈자위까지 뜨겁게 느껴져. 정신은 혼곤한 상태였지만 두통이 있는걸보면 밤새 아팠던것같아. 새벽에 앓았던건 기억이 나는데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아. 간신히 눈꺼풀을 올린 안나는 활짝 젓혀진 커튼 사이로 투과되어 들어오는 빛에 시큰한 눈을 몇번 감았다가 올렸어. 익숙하지않은 천정이 보였지. 숙소와는 다른 무취에 가까운 냄새. 저를 빨아들일듯 폭신한 침대하며. 기억을 더듬던 안나는 아아, 하고서 작게 소리를 흘렸어. 잠겨있는 목소리는 볼품없이 갈라졌지. 쇳덩일 긁는듯한 소리에 절로 눈살이 찌푸려져. 한번 아프기시작하면 엄청 호되게 아픈지라 왠만하면 안아프려 컨디션을 어떻게든 조절하는편인데 이틀 연속으로 추위에 무리하게 노출된탓인가. 그걸 기회삼아 일년치를 꾸역꾸역 눌러왔던 병마가 한꺼번에 몰려온걸지도. 일단 자신의 기억으론 여기는 엘사의 집이었어. 눈동자만 도로록 굴려가며 주변을 살피던 안나는 뒤늦게서야 제 이마에 미지근한 무언가가 올려져있다는걸 알았지. 엘사가 골아떨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갈아준 물수건이었어. 열을 내리려는 그 기능은 이미 잃은것 같았지만. 처음엔 누가? 라는 의문을 품었지. 아무래도 엘사가 자신을 보살펴주었다고는 쉽사리 생각할수없는 부분이었으니까. 열병은 아무래도 사람을 무뎌지게하는게 있는것인지 깨어나지 않은 머리를 느릿느릿하니 굴려보던 안나의 시선이 아래로 떨어졌지. 손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체온에.

    처음에는 꿈을 꾸고있나, 그렇게 생각했어. 바닥에 앉아 상반만 침대위에 기대고 잠들어있는 엘사라니. 어쩐지 현실감이 없어서 엘사의 손에 맞잡힌 손가락을 꼼지락, 생생히 와닿는 촉감은 지금이게 꿈이 아니라는걸 알려주고 있었지. 그럼 지금 제 이마에 올려진 물수건도 엘사가 올려주었단 말이 되는건데. 걱정해주었을까. 안나는 시답지않은 생각이라고는 여겼지만 새벽 내도록 아팠던 주제에 입가를 비집고 웃음이 세는걸 막을길이 없었어. 엘사는 손에 맞잡힌 안나의 손이 꼼지락 거리자 반사적으로 아직 뜨끈한 손을 꼭 맞잡아와. 제 손을 감싸는 견고한 악력에 반쯤 감겨있던 안나의 눈이 커져. 반면 잠들어있는 엘사의 얼굴은 평온하기만했지.

    따뜻한 볕이 창백한 얼굴을 감싸는것처럼 소로록 내려앉아있어. 신기하리만치 색소가 옅은 백금색의 머리카락은 마치 빛에 반사된 물결처럼 반짝거리고. 매번 날이 서있거나 무신경한 엘사의 모습만 보다가 지금 이렇게 곤히 잠들어 있는 얼굴을 보자니 색다른 기분이 들었지. 잠에 깊이 빠진 엘사의 얼굴은 절로 미소가 지어질만큼 천진해보여. 안나는 제 몸의 열을 식혀주는 서늘한 체온에 이상하게 가슴이 따뜻하게 물드는 느낌을 받았어. 이대로라면 줄곧 참대에서 일어나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래도 엘사는 일어나자마자 제게 성화를 낼것 같으니까. 일단은 죄송하다고 말해야지. 그리고 고맙다는 말도 함께. 어느새 둘의 맞잡은 손을 깍지를 엮어 풀어지지않을듯 단단히 엮여있었어.

    엘사는 무서운 사람이지만 나쁜사람은 아닌것같아. 나쁜사람은 이런 따스함을 가질수없을테니까. 장미같이 우아한 엘사. 제게 해가되는것이라면 가차없이 상처입히는. 하지만 나는 그런 외로운 당신을 좋아해요.

  34. ㅇㅇ 2015.07.14 02:07 삭제

    외로운 당신을 좋아해요라니… 아름답다… 이 일을 계기로 양쪽 다 서로에 대한 감정이 한층 더 깊어질듯!!

  35. ㅇㅇ 2015.07.14 02:49 삭제

    현확찢 해버리고 싶다
    병간호도 해주고 깍지도끼고 할거 다했네(???)
    엘사 깨고나면 안나 다시 쭈글쭈글해지겠지 ㅋㅋㅋ 엘사가 그런 안나 모습보고 내가 넘 심햇나…하면서 찌통느꼇으면 좋ㄱㅔㅅ다 ㅋㅋㅋ

  36. 야동k 2015.07.14 17:51

    엘사는 잠귀가 밝은편이야. 예민한 성질은 잠자리에서도 여전한데 어쩐지 일어나기가 힘이들었어. 꿈을꾸고있어. 자각몽이라는건가. 왜 그런거 있잖아, 내가 꿈을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것. 바스락 바스락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꿈의 잔해는 엘사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고있었지. 안나가 꿈속에 생생히 등장하고있었어. 모습은, 그날 촬영장에서의 원피스차림 그대로 축축히 빗물은 맞은 모습으로. 촬영중인것 같았지만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희한하게 위화감이 들지않아. 엘사는 자신의 앞에 서있는 안나를 보며 막연하게 꿈이구나 하고 생각할뿐. 촬영을 하는 도중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원래 이것이 우리의 모습이었나. 현실과 이면의 경계가 어그러져 어느 순간부터는 지금이 꿈인지 아니면 현실인지 그것을 구분짓는게 바보같이 느껴졌어. 엘사는 안나에게로 다가갔어. 안나의 젖은 몸은 사시나무 떨리듯 떨고있고. 언젠가 이렇게 추위에 떨던 뒷모습을 본것같았는데. 하지만 꿈속에 잠긴 엘사는 그게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았지.

    손을 올려 차갑게 식어있는 안나의 팔을 그러쥔 엘사는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서늘함에 살짝 눈썹을 구부리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어. 이정도로 몸이 식어있는걸 보면 이렇게 몸이 떨리는것도 이상하지않은 일이야. 자신을 올려다보는 얼굴은 한껏 울상이었지. 아래로 축 처진 눈꼬리, 머리색을 닮아 살짝 붉은끼가 감도는 눈썹, 구름한점없을 바다를 연상시키는 말간 눈동자 그 안에는 오롯이 엘사의 모습만이 비치고 있었어. 발끝을 타고 스멀스멀 올라오는 모종의 감정에 안나의 팔을 그러쥔 손아귀에 힘이 실려. 살짝 가해지는 악력해도 바스러질듯한 유약함이 전해져와. 한손에 잡히고도 남아돌만큼 마른 몸이야. 어느새 둘의 몸은 한줌의 주먹만 들어갈 정도로 가까워져있었어. 엘사는 두 손을 안나의 팔꿈치 아래로 넣어 제 쪽으로 끌어당겼어. 단박에 이끌려오는 순종적인 느낌이 기분을 좋게해. 한뼘정도나는 키차이는 이상적인 눈높이를 만들어주었지. 저를 올려다보는 의존적인 눈빛을 좋아해. 팔꿈치를 감싸보다 부드럽게 쓸며 허리를 끌어안자 완전히 가슴팍에 머리를 기대어오는 몸짓은 사랑스러워. “안나.” 돌아오는 시선에 명치아래가 울렁거렸어. 말간 눈동자만큼 말간 미소가 입가에 걸려. 엘사의 눈길이 선분홍빛이 감도는 안나의 입술에 잠시 머물렀다 떠났어. 안나는 그 시선을 느꼈는지 뺨을 발그스름히 물들이고 소로록 눈꺼풀을 반쯤 아래로 내려. 엘사는 생각했어. 지금 자신을 해일처럼 덮치려드는 울렁거림이 무엇인지. 안나가 손을 올려 엘사의 셔츠자락을 움켜쥐어왔어. 엄지로는 옷깃의 가장자리를 문지르고, 반쯤 내리고있던 눈꺼풀을 올려 자신을 내려보고있는 엘사를 마주봐. 블랙홀이 존재한다면 바로 이런것이 아닐까. 서로의 호흡마저도 느껴질만큼 가까운거리, 엘사는 자신이 미처 자각하기도 전에 안나와의 거리를 좁히고있다는걸 몰랐지. 이마가 맞닿아, 그리곤 코끝이. 시선은 여전히 마주한채로. 푸른 바다에 빨려들어가고있어. 엘사는 자신을 이끄는 중력이 안나인것만 같았지. “엘사…” 둘의 입술은 맞닿을듯 맞닿지않는 지근거리에 있어. 안나가 조용히 눈을 감은것을 본 엘사는 그 일말의 거리조차 없애려 다가갔어. 하늘과 바다가 지평선 너머에서 맞물려. 허상일까. 아니면 현실인가. 이미 중요치않게 되어버린일들. 명치아래를 울렁이던 모종의 감정은 입자고운 모래가 흩날리듯 전신으로 자욱히퍼져, 결국 엘사의 전부가 되어버리고 말았지. 어쩐지, 울것같은 기분. 엘사는 눈을 꼭 감고 제게 매달려오는 여자와 같이 눈을 감아내렸어.

    내가 나로써 있을수 없게 만드는 나의 바다.

    잠들어있던 엘사의 미간사이가 살짝 일그러지더니 천천히 눈을떴어. 어딘가 멍해보였는데 그건 아직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지못해 그런것이었지. 몇차례 눈을 깜빡이더니 부스스 고개를 들어 그리곤 안나와 맞잡고있던 손을 멍하니 내려봤어. 엘사가 깨어난 직후부터 안나는 마치 숨을쉬는 방법을 잊은 사람처럼 호흡을 집어삼킨채 굳어있었지. 빼야하나. 어떡하지. 안절부절 못하던 안나가 단단히 엮여있던 손에 힘을 풀자 그것을 허용치않고 더욱 힘주어 맞잡는 손길이 있었지. 엘사는 아직 자신이 꿈을꾸고있다고 느꼈거든. 허상이었지만 너무나도 생생해서 이미 깨어났으면서도 아직은 자각이 안되고 있었어. 왜 손을 빼려는거야. 못내 그것이 마음에 안들어서 꾸욱 힘을주자 안나의 입에서 작은 소리가 새어나와. 그리고 마주치는 두 시선.

    “아, 저기…”

    화가난것 같지는 않은데 미묘하게 달라. 당장이고 화를 낼거라고 예상했던것과는 달리 아무런 반응없이 자신을 바라보고있는 엘사의 모습에 되려 놀란건 안나였지. 편안한 기류가 흐르는데에도 익숙하지않은 종류라 뼈마디가 얇은 안나의 어깨가 움츠러들어. 엘사가 무슨생각을 하고있는지 안나는 알수가없다고 여겼지만 사실 엘사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어. 맞잡고있는 손의 온기가 지나치게 현실감있네. 왜 나를 무서워하고 있는 얼굴을 하고있는거야… 뭐 그정도. 오색빛 점자가 시야에 너울거리고, 밝은 햇볕아래 놓인 안나의 모습은 엘사가 아직 꿈이라고 여기기엔 충분할정도로 예뻐보였지. 현실이라면 죽어도 인정하지않을 것들이 단지 꿈이라고 여기는것 하나만으로도 쉽사리 인정하게돼. 생전 처음 지어보는 나른한 미소가 엘사의 얼굴에 번져갔어. 맞잡고있지 않은 다른 쪽 손을 뻗자 반사적으로 살짝 몸을 움츠린 안나가 더듬 더듬 엘사를 불렀지.

    “서-선배님…!”

    뭘하려 했던걸까? 무심결에 뻗친 그 손은 안나의 머리를 쓰다듬었을수도 있고 미열에 홍조가 오른 뺨을 감쌌을 수도 있는거였어. 선배님? 하지만 금방전까지만해도 엘사라고… 느슨하게 풀려있던 푸른 동공이 미미하게 지진하며 초점이 뚜렸해져가. 그리곤 이내 확실히 당황한 사람마냥 눈을 커다랗게 키우더니 획-! 고개를 돌려선 단단히 맞잡고있는 손을 봤지. 허, 참나. 이게 지금 무슨? 마치 인생의 끝을 앞둔 시점에서 전의 일생들이 찰나의 순간처럼 스쳐지나간다더니 엘사는 자기가 꾼 몽정 비스무리한 꿈이 뇌리를 관통하듯 스치고 지나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았지만 키스를 했던것만큼은 확실해. 그리고 젖어서 달라 붙어있던 원피스를 손수 벗겨냈던것도. 묽게 번져있던 조각들이 맞춰지며 형상이 뚜렸해져가자 동시에 엘사의 귓바퀴와 목아래가 빨갛게 달아올라갔어. 왓 더…?!

    “우와악-!!”

    엘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채로 맞잡고있던 손을 뿌리치고는 성급하게 몸을 뒤로 빼려다 뒤로 벌러덩,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나자빠져버리고 말았지.

  37. 쉼터지기 2015.07.14 18:13

    캬!!!!!! 엘사 당황 ㅋㅋㅋㅋㅋ 어서어서 다음편!! 노양심 ㅊㅊㅁ!!

  38. ㅇㅇ 2015.07.14 18:40 삭제

    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왕님 야한꿈 꿨대요 얼레리꼴레리~~~
    엘사가 꿈에서 현실로 자각하는 과정 묘사 쩐당 굳굳 ㅋㅋㅋㅋ 빨리 다음편!!!

  39. ㅇㅇ 2015.07.15 01:05 삭제

    윗댓 공감ㅋㅋㅋ자각몽 개현실적ㅋㅋㅋ엘사조차 알아채지 못 했던 속마음이겠지!!! 발라당 엘사 귀엽닼ㅋㅋㅋ

  40. 흥선 2015.07.15 14:37

    엘사 괜히 찔려서 안나한테 엄청 츤츤발싸할것 같다ㅋㅋㅋㅋㅋㅋ 안나가 쭈글쭈글 시야에서 사라지면 머리 쥐뜯으면서 으아아아악 내가!! 이 내ㄱㅏ!!!! 중학교남자애도 아니고!! 그런 꿈을.. 으아아아아악!!! 하면서 자학할거 같음ㅋㅋㅋㅋㅋㅋ

  41. ㅇㅇ 2015.07.15 15:54 삭제

    어디갓닝 ㅠㅜㅜㅜ

  42. 야동k 2015.07.15 16:04

    빨리… 떡ㅊㅣ게… 하고싶..ㅇㅓ… 그런데… 얘네 본격적 촬영하려면 이틀은 더 남았고… 이틀동안 친해지는걸.. 더 써야 해…ㅋㅋㅋㅋ 너무 츤츤거리는것보단… 츤츤거리는듯 하면서도 벤츠가 조아…

    시트콤의 한 장면 같아. 가장 웃긴 장면을 일시정지 해놓은것처럼 엘사도 안나도 둘다 미동없이 몇초간 굳어있었어. 엉덩이엔 둔탁한 통증이 찌르르 올라오고 머릿속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버려선 사고회로가 뚝 끊겨버렸어. 누가보면 시간이 멈췄다고해도 믿을것 같아. 베개를 높이하고 상반을 살짝 올리고있던 안나는 바닥에 나자빠진 엘사를 보고선 그야말로 얼음, 엘사는 자기가 넘어졌다는걸 인지하긴했지만 너무 충격을 받아서 얼음. 둘사이엔 어색한 적막이 스멀 흘러나왔지.

    아랫턱에 힘을주고있지 않는다면 입이 떡하니 벌어질것같아. 나 지금 넘어진거야? 넘어졌어 나. 근데 쟤가 다 보고있었다고!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은 식을 틈이 없어. 바닥을 짚고있는 엘사의 양팔이 후들후들 떨려와. 자신을 민망하게 했던 꿈자리도 이 순간 만큼은 우주 저편으로 날라가버리고 마치 고장난 기계처럼 엘사는 버퍼링이 걸린 상태였지. 먼저 행동을 한건 안나였어. 충격을 먹은 엘사와는 달리 너무 놀라서. “선배님 괜찮으세요?!” 근데 새벽에 엘사가 옷을 다 벗겨뒀단 말이야. 걱정이 앞선 바람에 자신이 속옷만 입고있다는걸 봤는데에도 까먹어버리고선 벌떡 일어나. 아직 열이 다 내리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행동을 하니 당연히 머리가 핑- 돌았지. 안나는 반사적으로 절로 앓는 소리를 끄응, 흘리며 허리를 푹 굽였어. 목끝까지 꼼꼼히 덮고있던 이불이 스르륵 흘러내려 옅은 주근깨가 소로록 내려앉은 하얀 몸뚱어리가 고스란히 들어나. 새벽녘엔 어두워서 잘 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훤한 대낮이었고 게다가 커튼까지 젓혀져있으니 적나라하게 보여. 두눈을 끔뻑끔뻑. 본능적으로 말간 몸을 훑어대던 엘사의 기억속 꿈의 한조각이 번뜩 스치고 지나갔지.

    “야, 야야! 이불! 이불 덮어라고!”

    갑자기 떠오를건 뭐야? 적나라한 포르노의 한장면처럼 살색가득한 기억에 혀를깨물뻔한 엘사는 벌떡 일어서선 현기증이 나는지 이마를 짚고있는 안나를 도로 눕히곤 철통방어하듯 이불로 몸을 둘둘 싸매버려. 엘사는 자신이 이렇게 빠르게 행동할수있다는걸 처음 알았어. 지끈거리는 두통에 거의 울상이 되어버린 안나의 얼굴을 보고서야 완전 패닉에 먹통이 되어버린 사고회로가 삐그덕 쇳소리를내며 힘겹게 돌아가기 시작했지. 그런데 그것마저 덜그럭 덜그럭 고물단지 소리를내며 영 시원치가않아. 그야.

    “…무-뭘처다봐.”

    안나 얼굴만 보면 그 생생했던 꿈자리가 계속 떠오른단말이야. 너무 순식간의 일이라 얼떨떨하니 엘사를 올려다보는데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지 모르겠다는듯 얼굴이 이상해진 엘사가 결국 고개를 픽 하니 돌리며 먼저 시선을 피해버렸어. 더워. 여름이야?! 귀밑부터 시작해 목아래까지 후끈후끈 열기가 올라와. 보지않아도 알수있을것 같아. 볼썽사납게 얼굴이 달아올라있겠지. 쪽팔려. 쪽팔린다고! 마음같아선 그냥 방을 뛰쳐나가저리고 싶을만큼 부끄러워. 아씨. 엘사는 소리없이 입모양만 벙긋거리며 한껏 짜증을 부려. 엘사 덕분에 이불에 꽁꽁 싸여버린 안나는 멀뚱멀뚱, 일단은 죄송했고 고맙다고 말을 해야하는데 타이밍을 잡지못해 입술만 옴작달싹거리며 눈치를 보고있었어. 보통같으면 철판깔고 그래도 들이밀어보겠는데 지금은 뭔가 엘사의 분위기가 달랐으니까.

    “저… 서-선배님…”

    눈치만 힐끔힐끔보다가 힘겹게 첫 운을 땠는데 부르자마자 눈썹을 사납게 치켜올리며 뭐 할말이 있냐는듯 처다봐. 째려보는건가 싶을정도로 두눈을 가늘게 뜨고서 뭐, 하고 퉁명스레 대답해. 일단 거리가 너무 가까웠어. 상대방의 얼굴만 보일정도로 근접해있는데 엘사의 눈엔 그게 들어오지않는가봐. 가까이서 보니까 더 무서워. 엘사가 화내는건 싫은데. 눈동자만 도로록 도로록 굴리다가 눈꼬리를 아래로 축 늘어트린 안나가 짧게 쉼호흡을 하고 엘사를 똑바로 마주봤지.

    “일단… 죄송합니다… 그, 버-번거롭게 해서…”

    가늘어졌던 두 눈에 힘이 들어가는게 보였어. 엘사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안나의 얼굴을 느릿하게 훑어보고있었어. 볼록한 이마를, 오똑하게 솟은 콧대를, 동글동글한 콧망울을 파르르 떨리고있는 기다란 속눈썹이라던가 옅은 주근깨가 흩어진 뺨을. 천천히, 눈동자안에 새겨 넣듯이. 고개를 사선으로 까딱거리며 마지막의 종착지로 버석하게 말라버리느입술에 당도했지. 시선이 저를 발가벗기듯 적나라해서 질식할것만 같아. 이불자락을 쥐고있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어. 엘사의 시선이 훑고 지나간 자리마다 다시 열병이 돋아나는듯 뜨거워.

    안나가 그러든 말든 엘사는 보기싫게 말라버린 입술을 빤히 응시하고있었지. 그 느낌을 잘 알고있어. 그건 첫날 촬영때 심술반 당해봐라는 못된심보 반을 더해 정말 키스를 했으니까. 하지만 지금 그 느낌이 더욱 생생한건 꿈자리에서… 부르트도록 머금어봤기때문일거야. 엘사는 정신을 차리려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어. 입술에 향한 시선을 때는건 꽤나 어려운 일이었지.

    “알긴아니?”

    무슨 말만하면 움찔움찔. 톡 쏘는 어투에 으물으물 거리던 입술을 꾸욱 다물고는 다시 시선을 돌려 피해. 답답하긴. 엘사는 그제서야 몸을 물리곤 침대 끄트머리에 걸터앉아 아직은 할말이 남아있어보이는 안나를 참을성있게 기다렸어. 이상해. 아직 잠이 덜깼나. 정면을 응시한채 안나를 힐끔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버리곤 혹시나 열이나나 이마를 짚어봐. 감기라도 옮은거 아니야? 뜨끈뜨끈하게 달아오른 목부근도 좀 문질러 보고. 어쨌든 그런 꿈이나 꾸다니. 스멀스멀 질펀했던 꿈자리가 떠오르자 엘사는 악소리라도 지르고 싶어졌지. 두 손에 얼굴을 푹 파묻은 엘사의 벌겋게 달아오른 피부는 식을 틈이 없어보여. 열넷 먹은 중학생 남자애도 아니고 어떻게 그런 망측한 꿈을 꿀수있단 말이야? 어? 그것도 저런 여자애랑? 여자애라니, 하! 분명해. 이건 욕구불만인거지 그렇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럴순 없는거야. 개꿈이야 개꿈. 마른 세수를 하고는 스륵 손을 내린 엘사는 금방 전 보다야 한결 차분해져있긴했어.

    “고맙습니다…”

    의외라는듯 엘사는 안나를 다시 바라봤어. 이번에는 피했던 시선은 정확히 엘사를 향해있었기 때문에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 의도는 분명 전달되고있었지. 표정을 알수없는 엘사가 눈썹을 까딱거리다 입꼬리만을 비죽 끌어올려.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그- 새, 새벽내도록 돌봐주셔서-…”

    엘사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어. 그저 빤히 안나만 처다보고있었지. 그래도 용기내 어렵게 말했던건데, 하긴 화안내는것 만으로도 다행인가… 안나는 울상이 되려는걸 억지로 숨기고는 옅게 입무세를 올려 미소지었어. 시선은 아래로 떨구고 목끝까지 올려진 이불을 슬쩍 끌어올려 입가까지 올려버렸어. 사실 머리끝까지 푹 덮어쓰고 얼굴을 숨기고 싶은데 그건 예의가 아닌것 같으니까. 두 손은 불안하게 이불자락을 꼭 말아쥐고있었지. 그제서야 엘사의 표정이 바꼈어. 좋지않은 쪽으로.

    사실 뭐라 대답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원래라면 한껏 생색내고 화내고 쫒아낼 빌미까지 생겼으니 짐싸고 나가라 할참이었는데 웃는건지 우는건지 모를 안나의 얼굴을 보자니 딱 그런 생각이 거짓말처럼 날라가. 입안이 거슬거슬하고 퍽퍽해. 못마땅하단 생각이 들자마자 표정으로 드러나버리고 말았지. 엘사도 뭐 워낙 제 감정을 숨기는덴 취미없는 사람이니까. 엘사의 한숨소리를 듣자 안나가 어깨를 한껏 움츠렸어. 가뜩이나 체구가 자그마한데 몸을 한껏 옹성그리니 곧 소멸할기세야. 쟤는 잘나가는 아이돌이면서 왜 저렇게 강단이 없어. 물론 이건 엘사 혼자만의 생각이고 안나는 지금 엘사 한정으로만 자존감이 많이 낮아진 상태였지. 여지것 강도높은 구박과 하대를 받아왔으니 어쩌면 당연한 반응일지도 몰라.

    “…”

    서늘한 손길이 이마에 닿아왔어. 제가 아직 열이 남아있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원래부터 엘사의 손길이 시원한것인지는 알길이 없지만. 갑작스런 접촉에 안나가 놀라든말든 엘사는 새벽에 몇번 해봤던 행동이라고 그래도 꽤 능숙하게 열을 체크해봐. 이마도 짚어보고 홍보가 오른 뺨도 만져보고 열을 가늠하듯 흐음 소리를 흘리며 어쩔줄 몰라하는 안나를 잠깐 보고서는 대야와 다 식어버린 물수건을 들고나갔어.

    안나는 깜짝 놀라선 경직되버리고 말았지. 엘사는 아무렇지 않아하는데 그걸 받아들이는 저는 아무렇지않기엔 무리가 있으니까. 심장이 몇초간 멈췄다가 급작스레 뜀박질을 하는것 같아. 쿵쿵거리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듯한 착각이들어. 숨도 제대로 못쉬겠어. 부끄러워. 새빨갛게 익은 홍옥처럼 얼굴이 붉어진 안나가 차선책으로 이불을 머리 끝까지 올려버리고서는 베베 꼬일것같은 몸에 힘을 줬어. 역시, 엘사가 저를 간호해준거구나… 실실 웃음이 나오는건 두말하면 입아프고. 울망울망 축 처진 눈가가 기쁨을 숨기지 못하고 야들야들하게 휘어. 기쁘다…

    대야에 새로운 찬물을 받고, 수건을 적시고 삼일 휴가를준 올라프에게 해열제놔 죽을 사오라고 윽박지르면서도 엘사는 제가 뭘하는 짓인가 싶은거야. 마치 꼭 이렇게 해야하는 사람처럼 몸뚱이를 움직이고 있으니 제 자신이 제것같지 않은 강렬한 불쾌감이 웃돌았어. -누님 어디 아프신거에요?!- 하고 호들갑을 떨어오던 신입 매니저의 말은 가볍게 씹어버리곤 삼십분안에 튀어오라고 했지. 그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게뭐야? 늦으면 잘라버린다는 협박도 잊지않아. 엘사가 방으로 돌아오자 안나가 머리끝까지 올리고있던 이불을 다시 내리고는 가까워지는 엘사를 조금은 인절부절 못해하며 바라보고있었어.

    “넌 내가 무서워?”

    적당히 차가운 수건을 능숙하게 물기를 짜내고 안나의 이마에 올려주며 엘사가 말했어. 대답은 차마 하지못하지만 앞서그랬듯 안나는 무슨생각을 하는지 얼굴에 뻔히 보이는 애니까, 깜짝 놀란듯 커다래진 두 눈을 보고는 엘사는 시니컬하게 웃어버렸어. 무서워한다고해도 이상할건 없을 일이긴해. 삼십분 안으러 튀어오라했으니 일단 약이랑 죽은 그 뒤에 먹이면 될것같고. 딱히 대답을 바라고한 질문은 아니어서 안나가 어떻든 거실에서 나가 좀 쉴까 싶었지. 아무래도 잠도 불편하게 자고 꿈도 그런 흉물스러운거나 꾸고 그 뒤로는 내 자신이 내것같지 않아서 여러모로 피곤해. 화풀이야 올라프에게 실컷했고 싸우거나 화낼 의지는 완전히 제로야. 침대가에 앉아있던 엘사는 그저 차가운 수건이 올려져있는 안나의 이마를 꾸우욱 장난스럽게 짓누르고는 일어서려했어. 버둥대는꼴이 바보같네 하는 생각을 하면서.

    “선배님은…”

    일어서려는데 안나가 입을 열어왔어. 망설임이 가득 묻어난 목소리였지만 엘사의 발길을 붙잡기엔 충분했지.

    “좋은사람이에요…”

    우스운 얘기야. 살면서 그 누구에게도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들어본적도 없고 스스로도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본적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런 말이 최근들어 죽자 살자 못살게 괴롭히던 애 입에서 나올줄이라곤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안나는 처음으로 엘사를 당황시키는데에 성공했어. 화를내는것도 아니고 예기치 못한일에 떠들썩한 분위기도 아니고 엘사는 의외라는듯, 그리고 조금 놀랐다는듯한 표정만 지어보이고 있었지. 그리곤 실없는 웃음을 터트렸어. 물론 비웃음도 조롱섞인 웃음도 아니야. 그건 어느정도 유순해진 엘사의 푸른 눈빛이 말해주고 있었으니까.

    “실없는 소리네.”

    -다와갑니다 누님! 해고시키시면 안돼요!- 올라프의 다급함이 절절히 묻어나는 메시지를 확인하고는 안나를 바라봐. 이거봐 그 꿈, 이상한게 틀림없잖아. 엘사는 아주 잠깐 지금도 꿈을 꾸고있는걸까 생각했어. 이상하게 명치아래가 울렁울렁거리고 딱히 싫지않은 기분이 들었거든.

    “그래도 듣기 나쁘진않아.”

    제가 내뱉고도 혼날까 싶어 한껏 울상인 안나의 얼굴을 한손으로 가려버리곤 큼큼, 목을 가다듬었어. 아무래도 저 표정은 제게 매우 좋지않다고 엘사는 판단해. 그야 꿈속에서의 안나도 그런 표정이었으니까, 자꾸… 생각난단 말이야. 안나의 기다란 속눈썹이 깜빡깜빡 엘사의 손바닥을 간질여왔어. 엘사는 안나가 보지못한사이 옅게 웃음을 내걸고는 조금은 바보같고, 그나이에 맞게 당돌하기도하고 제게 좋은사람이라는 말 따위나하는 이상한 여자아이를 바라보았지.

    “조금만 자. 십분만. 그리고 일어나서 죽먹고 약먹자.”

  43. 쉼터지기 2015.07.15 17:08

    캬!!!!!!!!!!!!!!!!!!!!!!!!!!!!!!!!!!!!!!!!!!!!!!!!!!!!!!!!!! 어서 다음요

  44. ㅇㅇ 2015.07.15 18:11 삭제

    ㅋㅋㅋㅋㅋ 또 안나 괴롭힐까 걱정햇는데 한번 아푸다고 저렇게 챙겨주다닛 아플만하네 ㅌㅋㅋㅋㅋ
    츤데레중에서 갑은 벤츠ㄴ데레요…ㅋㅋㅋ
    나도 빨리 떠 ㄱ치는거 보고싶다 ㅋㅋ 잠자리에서 여왕님이 공주님 능욕 학

  45. 흥선 2015.07.15 18:55

    캬 개후눈ㅜㅠㅠㅜㅠ 엘사가 덜 츤츤거리는거 같아 좋다ㅠㅠㅜ 따뜻한 얼음인줄ㅋㅋㅋㅋㅋㅋ
    암튼 훈훈한 장면인데 나새기는.. 안나가 선배님은.. 하는 부분에서 선배님 저 마음에 안들죠? 드립이 떠오름 욕송합니다..

  46. ㅇㅇ 2015.07.16 00:01 삭제

    캬 엘사 풀어진다 풀어진다!!!!

  47. 섹시한멱살 2015.07.16 12:34

    왜 이리 감질맛나게 컷을…에루싸의 욕망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봅니다 ㅇ

  48. ㅇㅇ 2015.07.16 23:27 삭제

    오늘은 안오니 ㅠㅠ!?

  49. 야동k 2015.07.17 00:06

    일일 일썰할랬는데 현퀘 보스 시발련ㅋㅋ 나이먹고 철던든년때문에 개빡친다 아 시바아알. 나름 현퀘 열심히 뛰고 착실하게 사는 쥬민데 시발 왜 인생은 내뜻대로 안되는걸까. 나이먹고 철덜들어서 유치한것들도 다 맞춰줘야하고 옳은소리 했다고 배신자에 못된년놈취급받고 시발련놈 ㅋㅋㅋㅋㅋㅋ 술취해가지고는 시발….. 안나 고통받아라 시발….

  50. ㅇㅇ 2015.07.17 00:33 삭제

    현퀘중에 돌아이같은 시발련놈들 한두명씩 꼭 있지…
    현퀘휴먼들은 적절한 거리가 필요하다쥬미
    에고..ㅜㅜ 토닥토닥 너도 술먹고 털어버려 주말 가까워 온다는 걸로 힘내자 ㅋㅋ

  51. 쉼터지기 2015.07.17 07:14

    또라이보존법칙이라 어딘가에 꼭 하나씩은 있지 ㅠㅠㅠ 없으면 그게 나고 ㅠㅠㅜ

  52. 야동k 2015.07.18 11:36

    급… 썰을 어째써야할지ㅡ갈피가 안잡히네 ㅋㅋㅋ

    —-

    엘사는 유달리 아침에 약한편이야. 저혈압이 있기도했고 잔도 많은편이어서 비몽사몽 한시간 정도는 움직여줘야 정신이 맑아져. 게다가 어제는 새벽부터 그 난리였으니 잠도 제대로 자지못해서 상태야 말하면 입아파. 이틀이나 허무하게 보내버렸으니 더는 나태해질 수 없겠다 싶어 아침 7시 가량에 알람을 맞춰 놓았는데 이게 사람이 일어나긴 한건지 아니면 자고있는 상태인건지 모르겠어. 맹렬한 알람소리가 고요하게 잠들어있던 아침을 깨웠어. 일어나기 싫은 마음이 앞선 엘사가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리곤 그 속에서 꾸물꾸물 거리며 짜증섞인 소리를 웅얼거려. 내가 왜 이 아침부터 일어나겠다고 설친거지? 잘못돼도 한참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잠 앞에서 무너진 엘사 아렌델은 후회했지. 이불속에 폭 파묻혀있던 손을 휘적휘적 뻗어 무채색인 공간, 유일하게 원색적인 파란색인 원형의 알람시계를 툭 꺼버린 엘사는 천근으로 느껴지는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올렸지.

    엘사가 독립을 하게된 나이는 스무살, 그리고 지금은 서른 셋이고 혼자 지내온 세월만 십삼년이야. 하루아침에 짧은시간 함께할 동거인이 생긴다해도 뒤돌아서 까먹을 수 있단 말이야. 잠을 깨보려 샤워를한 엘사은 아무생각없이 물기만 대충 털어낸채 거실을 활보하고있었어. 엘사의 특유 잠버릇이라함은 아누것도 걸치지 않고서 맨몸으로 잠든다는 점이 있었는데 혼자살고있는 집이니 샤워를 하고서 알몸으로 활보한다해도 문제가 될건 없는 일이었지. 혼자있다고 한다면 말이야. 혼자.

    엘사는 그제부로 안나가 제 집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까무룩 하니 잊어버리고 있었어. 그러니까 부엌에서 잘록하니 잘빠진 허리춤에 손이나 올리고 냉수를 들이키고 있었겠지. 아마 잠이 다깬 상태였더라면 어렴풋 기억을 할수도 있었을 일이었겠지만 지금 엘사는 완전 몸만 깨어나서 움직이고있는 상태였단 말이야.

    지극정성인 엘사의 간호덕택에 안나의 몸은 많이 호전된 상태였어. 그래도 젊은게 좋다고 새벽 내도록 까무룩하니 앓아대던게 거짓말처럼 이불자리를 훌훌 털어내고 일어났지. 안나야 가수생활로 워낙 이른 아침부터 움직이는게 습관화된 상태라 엘사보다 한시간 빠른 새벽 여섯시에 기상했었어. 숙소에서는 이따금 요리를 해먹는편인데 요리에는 잼병일듯 보이는것과는 달리 안나의 요리솜씨는 꽤나 쓸만한 편이야. 저를 간호해주었던일에 보답도 하고싶고, 엘사에게 예쁨도 받고싶은 마음도 있고해서 간단한 아침을 준비해보자 하고 냉장고문을 열었었는데 아마 사막의 황무지가 딱 그짝이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냉장고안은 텅텅 비어있었어. 정수기도 있겠다 냉장고 안 음료를 넣어두는 칸에 맥주 몇캔을 제외하고는 식제료는 눈씻고도 찾아볼수가없었지. 엘사가 고용한 가정부는 집안 청소만 전담하고있지 음식은 따로 하지않아도 된다고 했기때문에, 엘사는 집에서 주로 뭔갈 먹지는 않았거든. 결국 별 수확없었던 안나는 이른 시각이기도했고 엘사가 지내는 오피스텔엔 마트시설도 잘되어있어서 장을 보러가기러 했어. 그 시각때에 마트를 찾는사람은 많지않으니까 인파에 둘러싸일 염려는 없다는 생각으로. 이것 저것 사다보니 한시간이 다되어가는 시간동안 장을보는 바람에 집에 다시 도착했을땐 일곱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어. 그리고 그때 엘사는 부엌에서 시원~한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키고 있었지.

    툭.

    식재료가 한가득 들어있던 봉지가 매끈한 대리석 바닥위로 떨어지며 빨갛게 잘익은 사과하나가 또르르 굴러나와. 뭔소리야? 엘사는 영문도 모르곤 탁자에 물컵을 내려두고 뒤를 돌았어.

    왜 저게 지금 우리집에… 엘사는 목아래까지 시뻘겋게 달아올라선 굳어있는 안나를 보며 두 눈을 가늘게 좁혔어. 어벙한 얼굴로 망연히 엘사를 바라보던 안나가 황급하게 뒤를 돌아 제자리에 풀썩 쪼그리고앉아. 엘사는 보지못했지만 이제 안나의 얼굴은 터지기 직전까지 달아올라있었어. “아,으으-.. 서, 선배님 전 아-아무것도 못봤어요!” 쩌렁쩌렁하니 지르는 소리가 느릿느릿 잠때문에 절여있는 엘사를 깨웠어. 영문도 모은채 안나을 보던 엘사는 휑한 몸뚱어리에 그제서야 제 나신을 훑어봐.

    “여자 몸 처음보니?”

    왜 까먹었지? 엘사는 태연한척 자신의 방으로 최대한 급해지려는 발을 억누룬채 걸어가며 생각했어. 뒤늦게서야 오늘 자신이 이토록 피곤했던 이유가 떠올라. 늦은 새벽까지 잠을 설쳤었지. 저년에 대한 생각들로, 저년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에대한 생각들로.

    “…”

    탁, 방문을 닫자마자 엘사는 소리없는 아우성을 내질렀어. 아악!! 아아아아!! 딱딱한 대리석 바닥을 발로 팍팍 차대다가 침대위로 그대로 다이빙해 발을 동동. 이 시바아아아알!! 어쩔거야. 다 봐버렸잖아. 갑자기 확 달아오른 열때문에 머리가 핑핑돌아. 다 봐버렸으니까 제 발에 찔려서 아무것도 못봤다고 하는거겠지!! 엘사는 이불을 찢어버릴기세로 쥐어짜내며 소리가 터질것같은 입으로 이불자락을 마구씹어대며 온몸을 비틀었어. 이건 지붕킥감이 아니야 그거보다 더 쪽팔려. 어제부터 시작해서 왜이렇게 하나같이 다 거지같지?! 가뜩이나 엘사는 안나앞에서 엉덩방아를 찍었다는것도 쪽팔려 죽을것 같았어. 근데 이제는 알몸까지 보여주게되고. 아니 도대체 왜 이런거지? 존나 부끄러워. 사실 부끄럽다는 감정을 느끼지마자 뭔가 아차 싶었지만 일단은 부끄러웠어. 결단코 자신의 알몸이 누군가에게 내놓을 상태가 안되서 부끄럽다는게 아니라… 안나한테 보여진게… 그제서야 엘사는 버둥거리던 움직임을 멈추고 의문을 가졌지. 어제 새벽의 생각들과 맞물려 꼬리가 길어진 생각.

    죽을 한그릇 싹싹 다 비우고 약을 먹고서 잠이들었을때 그제서야 완전히 시름을 덜어놓았었어. 새벽 내도록 그렇게 지극정성이었던 엘사가 없었더라면 그런 빠른 회복은 무리였을지도몰라. 싫다는 생각은 여전해. 처음에는 한낯 가수나부랭이년 주제에 자신의 파트너가 된단점에 꽂혀서 그렇게 고까울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왜 안나가 싫은지 굳이 말해보라하자면 딱히 그 이유를 짚을수가없다는 점이었어. 싫다고한 표현이 맞는걸까. 이유를 잃은 그 시점부터 그건 별로 합당한 표현이 아닌것 같았지. 엘사는 안나가 다시 잠들고 한참후에야 그 방을 나갔어. 그 사이에도 꼼꼼히 이마를 짚어보며 물끄러미 안나를 응시하고있는것 말고는 다른건 없었지만. 신경거슬려. 신경쓰여. 그래, 거슬려 죽겠어. 눈앞에 보이면 자꾸만 딱 괴롭혀서 울리고싶을만큼 거슬렸어. 그래도 그나마 눈앞에 보이지 않을땐 생각도 안나는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꿈에서까지 나오고. 신경거슬리는게 대체 어느쪽의 의미로 그런걸까. 엘사는 잠들기 직전까지 그 꿈을 되짚어보며 애써 부정하려드는 마음과 낯선 감각에대해 생각해야만했어.

    자신이 스트레잇이라는 생각은 삼십삼년을 살아오며 단한번도 변한적없는 확고한 성향이야. 눈을 감으면 살색가득한 안나의 모습이 떠올라. 잠이라도 들라칠때엔 저를 애타게 부르던 색기어린 신음이 이명처럼 울리고. 애써 생각을 떨처내려할땐 아랫배를 휘어감는 묘한 열감이 있었어. 엘사도서른셋이야. 자신의 하반신을 감싸는 이 열락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를 나이는 아니었지. 성욕. 정확히 하지면 안나에게 자신은 성욕을 느끼고있는게 돼. 간지러움이 퍼지는 하반신을 애써 무시해보려하며 몸을 뒤척였어. 모로 돌리고 누운채 밤야경의 도심이 펼쳐진 창밖으로 시선을 던졌지. 신경이 쓰인다를 그 사람이 싫다로 연관지을수 없다는걸 문득 깨달은 순간 유치하기짝이없던 악의는 거짓말처럼 사라져. 악의가 사라진 그 자리에 자리를 튼 이 느낌은 뭘까, 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어느순간 잠이 들어버렸지.

    대충 바스가운을 챙겨입은 엘사는 신경질적이게 머리칼을 흐트렸어. 아팠던년이 곱게 누워나있을것이지 일어나거지곤 이 아침부터 어딜갔다오는거야. 엘사는 단순한만큼 복잡한건 딱 질색하는 경향이있어. 일단 답도안나오는 의구심은 구석으로 밀어넣고. 왜 밖을 나가는게 이렇게 꺼려지는거지? 나 지금 민망해하는거야?! 퍽이나. 문고리를 잡고선 한참을 망설여. 열까, 말까. 그러다 방을 나섰을땐 집안을 가득 채우는 고소한 버터냄새가 있었어.

    엘사가 사라지고나서야 정신을 차린 안나는 대리석 바닥에 또르륵 굴러간 사과와 엎어진 식재료봉지를 주워들었어. 얼이빠져있는 그 사이에도 참 본능에 충실하게 엘사의 몸을 훑어본 덕분에 얼굴에 홍조가 가라앉지를 않아. 원래 몸매가 좋을거라 생각은했지만… 군더더기없고 탄탄한 몸은 마르다기보단 건강한 느낌이 강했지. 게다가 글래머러스하고, 남자들에게 인기가 안좋을래야 안좋을수 없어.

    엘사를 좋아한다는 마음이 동경에 가까운 깨끗한 마음인줄 알았는데.. 딱히 또 그건 아닌가봐. 살짝 얼이빠진채 후라이펜에 버터를 두르고 계란을 깨넣으며 생각했지. 경험이라곤 연습생이 되기 전 중학생때 잠깐 사귀던 남자친구와 어린티 폴폴나는 뽀뽀가 다였으니 안나는 이 느낌이 뭔지는 몰라. 뭔가 충동이 앞서는것 같기는한데 단순히 엘사의 나신을 봐서 그런가보다… 하고 멍때리면서 샐러드를 만들고, 과일을 먹음직스럽게 깎고있었지.

    “뭐해 지금?”

    엘사는 식탁 의자를 끌어내며 이집에 오고서 한번도 싸본적없는 파란색 앞치마를 두른 안나에게 물었어. 흠칫 놀라는걸 보니 맞아. 저게 내 몸을 빤히 다 봐버린거야. 다시 머리라도 쥐어뜯어버리고 싶었지만 일단 참기로해. 좀 진정할 필요가있다고 느꼈거든. 놀라서그런건지 뭔지 지금 필요이상으로 과민반응하고있다는걸 안 엘사는 아직 대답이없는 안나를 주시하다 마른세수를 하고는 손바닥에 턱을 굈어. 물어볼 필요는 없었던것 같았지만. 안나는 지금 딱 봐도 요리를 하고있었으니까.

    “그-그 선배님한테 감사하기도 하고해서… 아침 준비를…”

    딱히 뭔갈 거나하게 한건 아닌것 같았지만 냄새는 꽤 그럴싸해. 특히 버터에 구운 베이컨냄새가 고소하게 식욕을 자극했어. 엘사는 가까운거리에 드랍된 커피 한잔을 따르며 대답해.

    “나 원래 아침 안먹는데.”

    보통 아침 공복에는 설탕이 들어가지않은 커피, 점심때는 가벼운 샐러드와 과일 저녁은 거르거나 약속이 있을땐 술자리를 가지고 그게 보통이었지. 원래 식에 있어서 집착하지 않는 타입이라 그런것도 있지만 원래 혼자살면 다 그래, 부지런하지 않고서야 누가 집에서 뭔갈 챙겨먹겠어? 엘사가 게으른건 아니었지만 이런쪽은 확실히 소질도 없고 잼병이었으니까.

    접시에 먹음직스럽게 익은 반숙 후라이를 올린 안나는 차마 뒤돌아보지는 못하고 어떡하지, 하고서 고민했어. 미리 물어볼걸 그랬어. 괜히 혼자 들떠서는… 엘사 성격상 안먹는다고 못을 박았으니 절대 손대지않겠지.

    쌉싸름한 커피를 입안에서 굴리던 엘사는 갑자기 얼음이된 안나를 힐끔 바라봐. 어깨가 눈에띠게 축 처진것이 실망한게 틀림없어. 정말, 알기쉽다니까.

    “가져와.”

    “네?”

    “맛이라도 보자. 아깝잖아 기왕 한건데.”

    빤히 보일만큼 표정이 밝아진 안나를 보며 엘사는 그저 실없이 웃어버리고 말았어. 그리곤 머그컵을 하나더 꺼내 안나 몫의 커피를 한잔 더 준비했지. 냄새만 그럴싸한줄 알았는데 담아놓은 형색도 꽤나 그럴싸해. “원래 요리 잘 하니?” 반숙 후라이를 나이프로 반으로 슥 가르자 껄쭉한 노른자가 먹음직스럽게 쭈르륵 흘러내려. 흰자를 콕 찝어 노른자를 살짝 묻혀 입으로 가져갔어. 계란후라이가 별게 있겠냐만은 적당히 간도 잘돼있어서 먹을만해.

    “조금…”

    “잘하면하는거고 아니먄 아닌거지 대답이 뭐 그렇게 어정쩡해.”

    잔뜩 쫄아있는 강아지 주제에 그래도 맛평가는 궁금한가봐. 묵묵히 접시를 비워가던 엘사가 저를 빤히바라보고 있는 안나를 보며 얕게 인상을 쓰다가 조금은 유해진 목소리로 말했어.

    “먹을만해.”

    둘의 대화는 그게 전부였지. 전부터 쫑알거린다고 면박이랑 면박은 다 받았으니 쉽사리 얘기를 꺼낼순 없었지만 안나는 어느새 헤실헤실 기분좋은 웃음을 걸고있었어.

    휴식기간 사흘중 벌써 이틀을 허무하게 보내버렸단 말이야. 카이가 무슨생각으로 이 계집을 제게 붙인건지, 친해지길바래 같은걸 원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뭐 어느정도 이정도면 그 여우같은 감독의 뜻대로 굴러가고 있는건지도 몰라.

    적어도.

    느긋한 아침 식사이후 둘은 거실에 앉아 재앙에 가까웠던 열번의 엔지가 났었던 씬을 이후로 대번을 점검중이었어. 엘사는 그 사이 바스가운에서 편안한 평상복 차림으로 갈아입고 치렁치렁 늘어진 백금발을 깔끔하게 틀어올렸지. 일단은 입을 맞춰봐야 할것같은데. 반복적인 구간을 훑어보던 엘사가 힐끔 시선을 올려. 아방하게 굴땐 언제고 제법 진지한 모습으로 대본을 훑어보고 있는게 열심히 하네 싶어.

    적어도 싫어하지는 않게 되었으니까.

    “맞춰볼까?”

    문제인 지문은 이미 다 외웠으니까, 이제 남은거라곤 직접 맞춰보는일만 남았어. “뭘 그렇게 놀라? 이 부분부터 다시 맞춰 보자고.” 다시 촬영이 들어가고 또 그런 실수가 생긴다면 엘사는 이제 스스로를 용납하지 못할것같아. 이리와. 엘사는 손수 제 옆자리를 톡톡 두드리며 말하기까지했어. 아무래도 사람의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변하면 어색함을 느끼기 마련이야. 어느정도 저를 싫어하는티가 없어진 엘사가 좋기는 하지만.. 안나는 쭈뼛쭈뼛 엘사의 곁으로 다가가 눈도 마주치지못하고 아래로 시선을 내린채 눈동자만 도로록 굴리고있었어. 신종 괴롭히기인걸까?

    맞춰보자니까 눈도 못맞추고 있으면 어떡해. 딱봐도 쫄아있는 안나를 탐탐치않게 바라보던 엘사가 안나의 날큰한 턱끝을 검지로 치켜올렸어.

    손동작 하나마저 고고하고 우아한 여자야. 엘사의 손길에 의해 고개를 든 안나는 저를 가만히 내려보는 엘사를 마주볼수있었지.

    하공에서 두 시선이 맞닿아. 깊은 대양과 높은 하늘이. 또 명치아래가 울렁거려. 순종적이기까지한 안나의 얼굴은 꿈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어. 엘사는 생각했어. 안나의 턱끝을 받치고있는 제 손끝이 떨리고있다고. 티없이 깨끗한 만큼 그 마음은 훤히 보이는 종류라 그래서 더 어려운걸지도 몰라. 정말 순수한 의도로 저를 바라봐오는 눈길은 딱 작중의 여동생같아. 지긋해진 푸른 눈동자가 찬찬히 안나의 얼굴을 훑어가. 입술까지 시선이 다다렀을때 엘사는 살짝 사선으로 시선을 흘려버렸지. 엘사는 살짝 눈을 감았다가 안나를 마주봐.

    “왜 이렇게 젖어있어, 안나.”

    저를 감싼 이 모종의 감정 중 일부는 알것 같기도해. 속이 울렁거릴만큼 내달리는 이것. 연기에 접어든 엘사는 안나의 이름을 입에 담는 순간 맹렬하게 치솟는 열망에 사로잡혔어.

    그것은 충동.

  53. dd 2015.07.18 13:08 삭제

    스토리 존나 탄탄하구만 갈피를 못잡긴 ㅜㅜ
    허헣,,, 이 픽 진심 묘사 쩐당 ㅜㅜㅜ 엘사시점으로 묘사하는 부분 뻥안치고 열댓번 읽은듯…
    ㅎㅎㅎ 이제 엘싸가 작품 핑계대면서 사심을 채우는 것만 남았군(?)
    하앍 빨리 담편 쪄와랑 목욕재계하고 기다릴겡

  54. ㅇㅇ 2015.07.18 17:25 삭제

    크으 취향저격이요 센세… 그런데 이 와중에 계란프라이 맛있겠다…ㅋㅋㅋ이제 엘사가 자기 마음에 대한 감을 잡았으니 엔지는 안 나겠네??ㅋㅋ

  55. 섹시한멱살 2015.07.18 17:46

    비단 안나뿐만이 아니라 엘사맨몸을 보면 누구든 다 얼어붙을듯.. 하 애들 오밀조밀하게 밀당하는것같아서 너무 재밌다. 윗댓처럼 작품핑계대면서 사심을 채우는 엘사 나오는건가요!

  56. 흥선 2015.07.18 18:31

    왜이렇게 젖어있어 대사 상황을 모르는것도 아닌데 자꾸 엄한 상상을 하게된다ㅋㅋㅋㅋㅋㅋㅋ 이게바로 욕갤필터링일까요..

  57. ㅇㅇ 2015.07.19 13:49 삭제

    존잼ㅠㅠㅠ

  58. 야동k 2015.07.20 09:20

    별다른 제스쳐도 필요없는 장면이야. 여동생이 빗물을 흠뻑맞고 저택에 돌아오는길 마주친 언니의 끈덕한 기류를 몸소 받아내다가 그렇게 지나치는 씬이었으니까. 작위적인지 아닌지는 스스로도 판단가능해서 일단은 동영상을 촬영하지않고 무작정 감행해. 단숨에 변해버린 분위기에 잠깐 갈피를 잡지 못하던 안나도 이내 안정을 찾았지. “밖에 비가와요 언니.” 엘사는 바깥을 보는 시늉을했어. 활짝 열린 대저택의 문 넘어로 맑은 하늘을 수놓는 여우비를 확인하고선 다시 안나를 마주봐. 지금 이 부분 부터야. 엘사가 작위적이라 지적받았던 부분은.

    반쯤 내리깔린 시선은 순종적이기까지해. 서먹한 자매관계에 이런식으로 맞닥들일 일이없으니 어색해하는 여동생을 표현한것이겠지만 안나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던 엘사에겐 이미 그런것 따위는 안중에서 날라가버렸지. 연기와 현실은 정말 종이 한장 차이야. 너무 몰입을 해버리면 그 경계선이 흐려져 어느게 현실인지 분간하지 못하게 되어버린단 말이지. 엘사의 경우에는 달랐어. 정말 촬영중이었다면 속옷이 비칠만큼 흠뻑젖어있었을 옷이 지금은 아니라는 시점에서 아쉽다고 생각이 들었을때부터 자신은 은연중 느꼈어. 내가 지금 하고있는것은 연기가 아니구나. 동생의 젖은 머리칼을 쓸어봐, 그리곤 그단사이에 체온이 내려가 바들바들 떨려오는 동그스름한 어깨를 짚고, 빗물을 머금었을 팔을 따라내려가 팔꿈치아래를 감싸곤 안나와의 거리를 좁혀. 지금은 소파에서 마주보고 하고있는 상황이었으니 엘사의 상반이 안나 쪽으로 살짝 기울었지. 안나를 훑어보는 푸른 눈은 어느새 먹잇감을 탐하는 독사같이 사슬퍼런 날이 서있었어.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품이 큰 헐렁한 박스 티셔츠 사이로 안나의 맨살이 보일듯 말듯 감질맛을 부추겨. 내가 지금 뭘하는거지. 엘사는 속으로 스스로에게 반문했어. 안나는 대본대로 조금의 텀을 두다가 아래로 향했던 시선을 엘사에게로 향했고 “우산… 챙겨서 나가세요.” 라는 대사까지 완벽하게 이행한 뒤였지. 언니는 이쯤에서 언제 자신이 여동생을 여자 바라보듯 봤냐는듯 뻔뻔스럽게 표정을 숨기고 거리를 물려야했어. 팔꿈치를 감싼 엘사의 손길이 위로 타고 올라가 말캉한 팔뚝살을 주물러올때부터 이미 첫번째는 엔지였지.

    남자의 딱딱한 몸과는 달라. 부드럽고 말캉거려. 안나가 당황한 틈을타 엘사는 말랐지만 부드런 살점이 손가락 사이로 올록볼록하니 올라올만큼 팔뚝을 쥐고있는 손에 악력을 가했어. 계속 닿고싶게 만드는 감촉. 멈춰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달리는 충동을 억누를 수 없어. 스스로도 이상하리만치 통제되지 않았지.

    나는 지금, 어떻게 하고싶은걸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제 품안에서 어쩔줄을 몰라하는 안나를 기어코 소파위로 눕히자 붉은색 머리칼이 부채꼴로 넓게 퍼져. 서-선배니임… 안나의 입장에선 갑작스런 엘사의 행동에 놀랄수밖에. 아쉽지만 그 가녀린 음성은 엘사를 멈추기엔 역부족이었지. 완전 독안에든 쥐야. 혹은 포식자 앞에서 죽기만을 기다리는 초식짐승 이라던가. 꾸욱 쥐고있는 팔에서 떨림이 전해져와. 유약한 여자의 느낌이 엘사를 더욱 부추겨. 어떻게든 몰아부쳐도 약자인 안나는 군소리도 못할걸 알기때문일까. 사실 안나가 싫어할거라는 생각조차 들지않았어.

    뽀드득, 가죽소파가 밀리며 거리를 두고있던 엘사의 상반이 낮아져. 동시에 얄찍한 허벅지가 안나의 다리사이로 파고들자 다급하게 숨을 삼키는 소리가났어. 흡,! 흉곽이 눈에띠게 부풀만큼 숨을 집어삼키고 녹빛이 너울거리는 푸른눈은 흘러내릴듯 커져. 동공이 지진나듯 흔들리고있어. 그리고 그 안엔 안나을 빤히 내려다보고있는 자신의 모습이 고스란히 비치고 있었지. 소름이 달려. 지금거리에서 느껴지는 가파르고 유약한 숨에 아랫배를 달구는 충동은 늪처럼 질척하니 깊어져만가. 안나의 눈동자 속 올곳이 위치한 제 모습을 바라보던 엘사의 시선은 이제 집요하도록 안나의 입술만을 응시해. 그래, 나는 저 입술이 주는 느낌이 어떤지 알고있어. 엄지로 아랫입술을 살짝 벌려보자 파들파들 떨어대는 움직임이 더욱 심해져. 마치 새벽녘 열병의 추위에 못견뎌했던것 처럼. 말캉한 젤리는 눌러보듯 안나의 선분홍빛 입술을 꾸욱 눌려봐. 흐느낌도 그렇다고 앓아대는 소리도 아닌 애매한 소리를 흘리자 날카로운 시선이 단박에 안나의 두 눈으로 향해. 매서운 시선이 와닿자 안나는 결국 눈을 감아버리고는 엘사의 가슴팍 옷깃을 쥔 손에 힘을 더욱 실을 뿐이었지.

    엘사는 자신을 웃도는 맹렬한 충동에 내심 놀라있는 상태였어. 발정난 짐승도 아니고, 아니 지금 머리를 혼잡하게하는 생각들을 종합해보자면 발정난 짐승이라해도 좋을지도 몰라. 키스, 하고싶어. 꾸우욱 아랫입술을 짓이겨보던 엄지를 그대로 안나의 입속으로 쏙 넣어. 일순간 안나의 몸이 크게 튀어 올랐지만 그걸 단박에 강압적으로 제압하는 엘사의 손길에 억눌리고 말지. 질척 질척, 멋대로 입속의 혀를 휘젛을때마다 미처 삼키지못한 타액이 입가를타고 주르륵 흘러내렸어. 엘사는 문득 궁금해져. 지금 저렇게 얼굴을 붉히는것이 수치심때문일까, 아니면 너도 나와같이 흥분한것인지. 말캉한 혀가 손가락에 닿을때마다 희롱당하고있는것은 안나이지만 엘사는 자신이 소리를 내고싶어졌지. 자꾸만 도망가려는 혀를 집요하게 쫒아, 그리곤 그것을 꾹 누르다 문질러. 으음… 얕게 인상을 그린 엘사가 짐승처럼 앓아댔어. 그 모습은 누가봐도 색정적이었지.

    다른 의미로 울리고싶어져. 울망 울망 눈시울을 붉힌 안나는 불안하게 엘사를 바라보고있었어. 분명 저를 그토록 싫어하던 사람이 갑자기 이러는 저의를 알 수 없었으니까. 사람은 짐승이니 본능이 있다고들하지. 안나는 느꼈어. 엘사의 확실한 저의를. 입안에 손가락을 물린채 서서히 다가오는 얼굴을 보며. 그리고 흥분을 돋우듯 무릎으로 지그시 고간을 눌러오는 움직임으로 자신의 아래를 적시면서. 명백한 육욕을. 혼잡하게 뒤엉키는 감정들중 유일하게 확연히 육욕만이 모습을 드러내니 그건 안나의 두려움을 더욱 부추겼지.

    “서-선ㅂ-”

    “쉿, 조용히해.”

    욕정이 들끓는 나직한 목소리가 지근거리에서 훅 끼치자 소름이 돋은 안나는 결국 두 눈을 감고서 파르륵 떨었어. 그리고 제 입에 물린 손가락을 빼보려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 제 혀를 희롱하던 손길은 물러나거 어떤 반응도 보이기전 입술이 맞물렸지.

    감겼던 두 눈이 놀라움에, 혹은 당황스러움에 동그랗게 커져. 이미 타액을 흘려 끈덕해진 입술을 지그시 문대던 엘사는 안나의 움직임을 속박하던 손을 풀고서 안나의 눈위를 덮어주었지. 여지것 경험이라곤 어린아이 입맞춤같은 뽀뽀가 다였던 안나로썬 농밀한 연상의 움직임 자체를 따라가는게 버거웠어. 입안을 유유자적 돌아다니며 스칠때마다 뒤로 도망치려는 혀를 진득허니 옭아매. 물컹한 살점이 비벼지고 스치자 안나의 허리가 가볍게 튀어올라. 응, 우응…! 엘사의 옷깃을 부여잡은 손은 새하얗게 질리고, 생경한 쾌감에 머릿속은 어질어질. 오히려 서툰 움직임이 엘사를 자극시키지. 입술이 잠시 떨어지고 뒤엉키는 거친 숨도, 적나라하게 섞이는 타액의 끈적한 소리도 그리고 안나의 유약한 움직임도 모두 엘사를 자극시키는 촉매가 될뿐이야. 안나의 아랫입술을 물고서 쭈욱 늘어트리다 서툰 호흡에 숨이차 한껏 벌어져 할딱거리는 입술을 가감없이 다시 집어삼켜. 딱히 키스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줄곧 가능게 눈을 뜨고서 안나를 바라보던 엘사는 지금의 키스는 꽤 좋은것 같다는 생각을해.

    키스를한건 거의 구십프로가 충동에 가까웠어. 자신을 휘감는 맹렬한 본성을 억누르길 포기한 시점부터 어쩌면 키스만이 끝이 아니었을거라고 뒤늦게 생각하지만 지금와서 그게 무슨 소용이야? 만지고 싶어. 여자랑은 경험조차도 없었지만 지금 그게 중요하냔 말이지. 입속에서 웅웅, 울리는 안나의 비음에 아랫배를 휘감은 열기가 더해져. 제 다리를 끼운 안나의 고간이 습습하고 더운 열기를 띠는만큼 저 또한 꽤나 흥분한걸 알수있었지. 이렇게 흥분해본건 오랜만인데. 그래서 더 자제가 안되는걸지도.

    이마를 맞대고 잠깐 입술을 떨어트려. 그리곤 숨을 내쉴 틈을 주자 그제서야 습습하게 젖은 눈꺼풀을 퍼드득 떨어대며 안나가 엘사를 바라봤어. 이래서 남자들이 여자를 울리고싶어하나. 흐으… 거의 흐느낌에 가까운 소리가 터져나오는 안나의 아랫턱을 콱 부여잡고 입을 벌리게해. 엘사의 입술틈, 뱀같은 혀가 빼꼼히 나와 제 타액으로 범벅이된 안나의 입술을 핥짝. 으우응- 살짝 투레질을하며 부여잡힌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고개를 흔들어.

    안나는 질식하기 일보직전 이었어. 너무 야해서. 끈덕하다못해 흘러내릴듯한 분위기에 숨을 들이키는 폐부까지 녹아내릴것같아. 맨허리를 더듬는 손길. 슥슥, 제 고간사이를 비벼오는 옷감소리가 수치심을 부추겨. 도망치고싶은 저와는 달리 이런 제 모습을 빤히 응시하고있는 엘사의 시선이 종지부를 찍었지.

    “…울어?”

    동아줄을 부여잡듯 옷자락을 꾸욱 부여잡은 손이 힘없이 툭, 떨어졌어.

    “야, 야야… 우-울지마.”

    당황. 엘사는 갑작스레 터져나오는 안나의 흐느끼는소리에 완전 당황해버리고 말았지. 싫었나?! 너무 무섭게 굴었나?! 좋은줄 알았는데 애가 왜울지! 종국엔 얼굴을 가리고 서럽게도 울길래 안나를 집어삼킬듯 위에 위치했던 엘사가 퍼뜩 떨어져나갔어.

    아 이게 무슨 낭패야. 안나가 우는소리에 그제서야 제정신이 좀 돌아온 엘사는 완전 망했다는 얼굴로 마른세수를 하다 끅끅 울음을 집어삼키는 소리를 흘리고있는 안나를 힐끔 봐. 우는 사람은 달래본적도 없어. 게다가 누군가와 이런 분위기를 잡아갈때 우는걸 본적도없고. 완전 기분상해야할 일인데 묘하게 신경이쓰여. 훌쩍거리며 코를 집어삼키는소리에 한쪽 눈썹을 까딱이던 엘사는 결국 한숨을 푹 내쉬곤 소파위에 옹송거리곤 누워 흐느끼는 안나를 일으켜 품안으로 안았지.

    “울지마 뚝해야지. 안나, 내가 잘못했으니까 울지마.”

  59. ㅇㅇ 2015.07.20 11:52 삭제

    어머 시발 센세 너무좋아요 스크롤 내려갈때마다 아까워서 심장이 쫄깃.. 하….

  60. 흥선 2015.07.20 12:00

    끼에에에에에엑 빼아아애애애앵
    현퀘중에 좋아서 소리지를뻔..
    키스라는게 이렇게 쎅쓰한 행위였다니.. 개좋아ㅜㅜㅜㅜㅜㅜㅜ 엘배우 은근 행동력 쩌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오늘은 여기서 노숙해야지

  61. ㅇㅇ 2015.07.20 15:18 삭제

    크으으으 텐션폭발ㅋㅋㅋ안나 우니까 당황하는 엘사 졸귀ㅠㅠ

  62. 야동k 2015.07.20 21:35

    “그,그래서?”

    메가라는 거의 웃음이 터지기 일보직전 이었어. 억지로 웃음을 참느라 모지리같이 말을 더듬기까지해. 저 엘사 아렌델의 성격머리를 뻔하니 알고있으니 차마 대놓고 웃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푹 찌르면 곧바로 빵 터질듯 입가를 가리고선 어떻게든 참아보려 부들부들 떨었지.

    끅끅거리며 대성통곡을 하는것도 아니고 품안에서 훌쩍훌쩍 연약하게 흐느끼니 그런 안나를 달래어주는 엘사의 심정은 그야말로 싱숭생숭했지. 뭔가 거절당한 느낌이라고할까. 근데 그러면 기분이 잡쳐야되는데 왜 이렇게 안절부절 멋하게되지. 자신의 마음을 정의 내리지도 못하고 안나가 울음을 그칠때까지 등을 토닥토닥 다독여줘야만했어. 하아-.. 하고 안나가 간신히 울음을 그치고 숨을 몰아쉬었을땐 엘사의 가슴팍은 이미 홍수가나버린듯 흥건했지. 평소라면 기겁할텐데 그런것따윈 안중에도 들어오지 않았어. ‘다 울었니?’ 엘사가 다독임을 멈추며 물었어. 품안에 안긴 안나는 우물쭈물 포근한 품을 더 파고들다가 간신히 떨어져 차마 엘사와는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힘없이 주억였지. 누가보면 죽이려고 한줄 알겠어. 아직 남아있는 잔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져와. 엘사는 안나를 다시 품안으로 으스러지도록 꾸욱 끌어안고싶은걸 간신히 눌러담았지.

    안나는 안나대로 심란. 무섭긴했지만 그래도 엘사가 키스를 해준다는건 분명 좋아해야할 일이었는데 덜컥 겁먹어버려 이렇게 울어버렸으니 분명 화가 났을거라고 생각해. 아니면 잠깐이나마 생겼던 호의마저 사라졌다거나, 두번다신 내게 손대기 싫을지도. 그런건 싫은데… 엘사는 고개를 들지도 못하는 안나를 재촉하지 않고서 조용히 기다렸어. 사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상태였지. 제가 키스한다고 그렇게 울어버린 애한테 뭘 어떻게 하겠어. 심란한 얼굴을 한 엘사는 절로 터져나올것같은 한숨을 꾸욱 삼켜. 그냥 뛰쳐나가버릴까. 아니면 계약금 다 물려줘버리고 영화 못찍겠다고 해버릴까. 별에 별 생각이 다들어. 아직 입술에는 생생하도록 부드런 감촉이 남아있어. 제 입을 통해 흘러들어온 안나의 타액 맛도 여전했지. 이와중에도 아쉬움이 남아. 조금 더, 닿고싶다고.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보이지도않는 안나의 입술을 내려보듯 하다가 미간을 구겨.

    ‘시-싫어서 운거 아니에요…’ 오분이 흘렀을까, 십분? 어쨌든 짧지않은 침묵을 지키던 사이 가까스로 안나는 목소리를 끌어올려 엘사에게 말을 전할수있었어. 아무런 대답이 없어서 자신이 없지만 고개를 올려봐. 엘사는 그저 멀뚱히 안나를 보고있었지.

    ‘그럼?’ 생각보다 말이 냉랭하게 튀어나가. 화가나진 않지만 거부당했다는 생각에 심통이라도 났는지 냉랭한 어투엔 날카로운 가시가 한점 박혀있었어. 움찔 놀란 안나가 다시 시선을 피하려하자 이번에는 엘사가 한발 빨랐지. 푹 수그러드려는 얼굴을 한손으로 부드럽게 감싸. 손바닥엔 아직 마르지낞은 눈물 때문에 척척한 감촉이 여실히도 전해졌어. 왜 자꾸 시선을 피하려들어. 자꾸만 어디론가 숨고싶다는 기색이 역력한 안나의 모습을 보는 엘사도 심란해져만가. 엄지로는 척척한 볼을 쓸어주면서 고개를들길 종용해. 덕분에 고개는 푹 수구리진 않았지만 여전히 눈꺼풀은 반쯤내려 시선을 피하고있었지.

    ‘이러면 싫었다는뜻으로 받아들일것 같은데. 처다보기도 싫으니?’ 절대 다정한 말은 죽어도 내뱉지 못하겠어. 그렇지 않다는걸 알것같으면서도 심술맞은 말만 비죽비죽 튀어나가. 그제서야 안나는 어렵사리 엘사를 바라봤어. 엘사는 안나의 생각처럼 마냥 화가난 얼굴도, 정떨어졌다는 얼굴도 아니었지. 울어서 뜨뜨하게 열이오른 볼을 서늘한 체온이 식혀가. 응석부리듯 부비고싶은데 엘사가 받아줄지 확신이 없어. 하지만 적어도, 지금 저를 가만히 응시하는 서늘하지만 뜨거운 시선에 불안했던 마음이 한결 차분해졌어. 안나의 지진나듯 흔들리던 동공이 안정을 찾자 엘사도 그제서야 이상한 표정을 지우곤 한시름 놓았지.

    ‘너-너무 갑작 스러워서…’

    ‘그래서 울어? 나 지금 완전 황당해.’

    ‘죄송해요오…’

    무서웠구만. 척하면 척이야. 게다가 표정하나 제대로 숨기지 못하고 다 드러나는 안나를 파악하는 일이야 엘사에겐 누워서 떡먹기야. 지가 죄송하다고 할 일인가? 풀이죽어선 사과하는 소리에 탐탁치않았는지 엘사는 눈썹을 까딱거렸어. 백금발보다는 색이 조금 더 짙은 눈썹을 꿈틀거릴때마다 안그래도 사나운 인상이 더 사나워지는것 같아. 왠만한 배짱이 아니고서는 마주보고있기가 힘들정도로. 안나의 꾸욱 다문 입술이 오물오물 실룩거려. 왠지 흐느낌이 터져나올것 같은 움직임이었어. 벌써 다시 눈가도 축축해지고. 얘는 자존감도 없나, 뭘그렇게 매번 미안하고 죄송하다하고 한번 칭찬이라도 하면 배알없이 헤벌쭉 좋아하기나하고. 그런데 키스한번 했다고 무서워하지를 않나. 말 그대로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런거였나. 안나가 또 울려고 폼을 잡길래 울지마라는 뜻으로 보슬보슬한 붉은 머리칼을 슥슥 쓰다듬어줘. 제 행동 하나 하나에 반응하해오는 안나를 좋기도라고. 꿈쩍 꿈쩍, 느릿하게 눈을 끔뻑이거있는 모습은 아방하기까지해. 세상물정 모르는 말간 얼굴에 속이 답답해지는듯도 했지.

    머리칼을 슥슥 쓰다듬던 손을 천천히 내려 잔머리가 소로록 내려앉은 뒷목을 부드럽게 감쌌어. 이번에는 놀라지마라고 조심스럽게.

    ‘너… 그럼 내가…’

    ‘네?’

    이번에 천천히 한다면 울지않을거냐고, 무서워하지않을거냐는 물음이 목끝까지 차올라. 간지러운 느낌에 목을 움츠리면서도 피하지않아서 안나를 바라보고있던 엘사의 두 눈이 가늘어졌지.

    ‘아니다.’

    “나 레즈비언이니?”

    부들부들 떨어대면서까지 웃음을 참아대던 메가라는 결국 참치 못하고 푸핫! 웃음을 터트렸어. 도끼눈을한 엘사의 시선이 돌아왔지만 이미 웃음을 참아내기엔 그정도의 서슬퍼런 시선을 무리야. 예전처럼 재떨이로 머리를 깨놔야 조용해지지. 차마 한적한 휴일 예고하지도않고 집으로 처들어온 입장으로써 깽판을 부릴수도없고, 부엌에 마련된 미니 바에서 엘사는 분을 삭히고있었지.

    메가라는 정말 이렇게 웃어본게 언제인가 싶을 정도로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어. 간간히 아 시발, 시발 그만 웃어! 하고 윽박을 지르는 엘사의 말소리가 들려왔지만 웃긴걸 어떡해. 이대로 기절하지않는 이상 웃음이 안멈출것같아. 땡겨오는 배를 부여잡으며 한참을 낄낄거리던 메가라는 결국 찔끔 흘려댄 눈물까지 훔쳐야했어. 뭐? 엘사 아렌델이 뭐라고?

    “니가 레즈비이어언?”

    자신이 내뱉고도 기도안차는 말에 간신히 진정된 웃음이 다시 빵! 타져버리고말아. 야!ㅋ 컄ㅋ크킄ㅋㅋㅋ 싴ㅋㅋ바앜ㅋㅋㅋ 말이되는 소-소맄ㅋㅋㅋ를해!앜ㅋㅋㅋㅋ

    반쯤 실성한 여자처럼 처웃어대던 메가라는 결국 정통으로 날라오는 라이터를 이마에 딱-!하고 맞고서야 조용해졌지.

  63. 흥선 2015.07.20 22:00

    빼액 이건 쿰인가요 또나왔어

  64. 야동k 2015.07.20 22:38

    아, 참고로 덧 하자면 이 썰을 시작하게된 이유는 타이미 노래중 사랑은 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시작하게됐음ㅋ 사랑은이란 노래 가사는 엘사시점이라 보면됨. 싸가지바가지에 장난같은 놀음, 경험도 많으면서도 정말 진실되게 찾아온 첫사랑 앞에선 한없이 서툴러지는 엘사가 보고싶어서ㅎㅎ 다음편부턴 썰 내용 진도가 조금 나갈듯하당ㅋ 쥬미들 타이미-사랑은 이노래 개핵달달하다 못들어본 쥬미들에겐 한번쯤 추천해본다~!

  65. 흥선 2015.07.20 23:08

    그래도 안나가 부끄럽다고 도망안가고 싫어서 운거 아니라고 말해줘서 다행이다ㅋㅋㅋㅋ 도망갔거나 우물우물거리다 타이밍 놓쳤으면 서로 삽질시작이였을텐데.. 이젠 돌격만 남았다 가랏 엘배우ㅋㅋㅋㅋㅋㅋㅋ
    엘배우는 메가라한테 상담하고 있는데 안나는 뭐하고 있으려나 궁금한데 뭘하던 귀여울거라 생각함 안나커여워ㅜㅜㅜㅜㅠㅜㅠ

  66. ㅇㅇ 2015.07.21 01:14 삭제

    메가라 웃는 거 봐랔ㅋㅋㄱㅋ이제 잘 될 일만 남은 건가!!!

  67. 야동k 2015.07.21 20:45

    *********경고문********

    약남캐. 언급정도만있고 서술형식으로 넘어가며 병풍보다도 못함. 썰의 감칠맛을위한 조미료이니 걱정 ㄴㄴ

    *************************

    메가라는 빨갛게 부풀어오른 이마에 날달걀을 문지르며 궁싯거리고 있었어. 그까짓 플라스틱 일회용 라이터가 이렇게나 위력적일줄은 몰랐네. ‘이리와, 하나, 둘!’ 마치 애완견 부르듯 호통치는 엘사때문에 잔망을 떨어대던 메가라는 결국 찍소리도 하지못하고 엘사 옆자리에 앉아 합죽이가 되어야만 했지. “이봐 메그. 나 심각하다고.” 이마를 문질거리는 날달걀을 한심하게보던 엘사는 관심없다는듯 이내 다시 자기의 고민을 털어놔. 사실 너무 터무니없는 말이라 메가라는 이 대화의 주제에 공감을 할수가없었어. “엘스 너 미쳐ㅅ, 악! 손내려 손내려!” 그러니까 입에서 튀어나가는 말이라곤 엘사의 매를 버는 말뿐이었지.

    레즈비언? 엘사 아렌델이? 이건 지나가던 개마저 콧방귀낄 말이야. 적어도 메가라가 아는한 엘사 아렌델은 완벽한 스트레잇이지 하다못해 바이 기질조차 보이지않는 사람이었어. 그런데 그런인간이 제 입으로 레즈비언이냐 물어오니 무슨말을 하겠어? 기가찰것도 없이 그냥 우스꽝스런 말일뿐이야 그건. 해가 서쪽에서 뜨고 하늘과 땅이 뒤집히는거라고. 메가라는 이마를 문지르던 날달걀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안테나를 세우듯 검지를 치켜올리곤 삐빕, 입으로 해괴한 소리를내. 너무 정통으로 맞아서 머리가 어떻게 된거아니야? 엘사는 깨름칙한 얼굴을 하고서 뒤로 슬쩍 몸을 내뺐어.

    “내 게이더에 의하면 넌 레즈비언이 아니야.”

    게이더란 단어에 엘사는 죽각적으로 비웃음을 날렸어.

    “망할 게이더. 너 그거 매번 틀리잖아. 그때 그 갈색머리 바텐더도 스트레잇 아니었어?”

    정곡을 찌른 엘사의 말에 메가라가 시무룩하니 어깨를 축 떨궜어. 잠깐동안 잊고지냈던 갈색머리의 예쁜아가씨가 다시 떠올라. 여자의 순정을 이렇게 후벼파다니. “불쌍한 코스프레하지마. 하나도 안 불쌍하니까.” 뭐, 장난이야. 메가라는 세상에 날린게 여자라는 넓은 마인드를 가진 레즈비언이거든.

    연습중단이란 선언을하고 반은 도망치듯 집을 나왔어. 안나도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갈피를 잡질못해 엘사를 붙잡지느않았지. 안나보다 더 머릿속이 복잡한건 엘사야. 안나도 게이는 아니었지만 그저 엘사를 한 사람으로써 좋아하는 반면 엘사는 그런 속 태평한 마인드를가진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뭘 하고 있으려나. 자기는 지금 이렇게 심각한데 말이야. 의식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안나쪽으로 흘러갔어. 그러다 어느순간 핫?! 정신을 차린 엘사는 생각을 털어내듯 고개를 저었지. 무의식적으로 안나와 키스를했던 입술을 더듬어보고. 어딘가 나사가 하나 풀린듯한 그 모습을 메가라는 하나도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었어. 뭐 아무튼 장난이라고 가볍게 넘기기엔 저 잘나신 엘사 아렌델 입에서 자기가 레즈비언이 아니냐고 물어올 정도의 상황이니 심각하다면 심각하다 할 수 있겠지.

    “막 걔랑 키스하고싶고 그래?”

    엘사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어.

    호오. 이제서야 나름 진지하게 상담을 임해줄 마음이 생긴 메가라가 바에 비스듬히 기대며 본격적으로 자세를 잡아, 흥미로움이 가득 묻어난 보라빛 눈을 빛냈어.

    “만지고싶고?”

    고개를 끄덕끄덕.

    “섹스하고싶고?”

    이번에는 정신을 번뜩 차린 엘사가 한껏 인상을 구기며 메가라를 돌아봤어. 메가라는 뻔뻔하게 어깨를 으쓱여보이며 대답을 재촉했지.

    왜 아니라는 말이 선듯 나가지않는걸까? 이유는 간단해. 엘사는 망설이다가 불안한지 아랫입술을 짓씹으며 메가라의 시선을 피했어. 손에는 아직도 감겨오던 부드런 살점의 촉감이 생생히 남아있어. 입속에서 얄찍하니 퍼져 울리던 안나의 비음도, 무릎으로 지그시 압박하며 느꼈던… 안나의 습습한 고간사이도. 일순간 뻔한 그 이유에 엘사는 혀라도 깨물어버리고싶은 심정이 들었지.

    “…그래.”

    자신은 그때 분명 안나와 섹스를 하고싶어했으니까.

    안나가 울지만 안았더라면, 까지 생각을 이어나가던 엘사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다가 힘없이 테이블위로 쓰러졌어. 모종의 낯선 변화는 제가 받아들이기엔 너무 버거울 정도의 차이야. 이건 여지것 삼십 삼년을 지내온 저의 주체를 뒤흔들정도였으니까. 막상 그렇다고 입밖으로 대답을 하고나니 그 사실이 여과없이 더욱 절절히 다가와. 내가, 여자랑, 섹스를 하고싶어했다니. 그리고 지금도…

    “막 길거리에 지나가던 여자를 보면 눈길이 가고 그래?”

    메가라의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나봐. 이번엔 뭔 귀신 시나락까먹는 소리야? 엘사는 자신이 잘못들었나 싶어 눈동자만 데구르르 굴려 저를 빤히 보고있는 메가라를 바라봐.

    “이 여자보면 예쁘다, 이런 생각도 들고?”

    “너 미쳤니?”

    “저년 따먹고 싶다 이런건?”

    웩. 이거 듣다 듣다보니 절로 헛구역질이 날것같아. 저게 실정했나. 엘사는 오만상을 쓰며 “나보다 예쁜년은 없어.” 하고 시니컬하니 말했어. 저년 따먹고싶다? 완전 소름돋아. 미친거 아니야? 어떻게 여자를 여자가 물고 빨…

    “레즈비언 아닌데?” 메가라는 완전 혐오스러워하고있는 엘사를 보며 간단하게 결론을 내렸어. “너 정상이야 엘스.”

    지금 네가 여자랑 엉킨다고만 생각해도 더러워죽겠지? 이거부터가 레즈비언 사상이랑 완전 어긋나는거잖아?

    듣고보니 어느정도 일리가있어. 처음으로 메가라가 좀 똑똑해보여. 건성건성으로 메가라의 질문에 대답하던 엘사는 더 해봐라는 식으로 턱짓했어. 이마에 도장찍힌 붉은 자국이 좀 얼빵해보이긴 하지만 사실 엘사만 메가라을 이런 취급했지 나가면 잘나가는 재벌집 딸내미였지. 게다가 생겨막은건 어디 봐줄만큼은 생겨서 따르는 여자들도 한둘은 아니야. 다시 날계란을 슥슥 이마에 문지르며 메가라는 골똘히 생각했어. 사람의 성적 취향이 하루아침에 변할리는 만무하고 그렇다고 본인은 자각하지 못하던 레즈비언도 아니야. 그런데 신기하지. 안나 데이아나? 요즘 티비에서 하더 왈가왈부하는 핫한 아이돌이라 메가라도 몇번 본적은 있어. 남자 취향도 키크고 피부는 살짝 구릿빛에 섹시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애가. 아무리봐도 가슴은 빈유에 하룻강아지같이 풋내나는 안나 데이아나랑 키스를 하고싶다니? 더군다나 섹스도 하고싶다잖아. 너무 차이많이나는 취향 아닌가. 진지하게 정신과에 가보라 권유해볼까 싶다가도 그랬다간 정말 먼지나게 맞을지도몰라. 아무래도 이쪽 분야에선 메가라가 전문가이니 엘사는 참을성을 있는대로 끌어올리며 꾸역꾸역 기다리고 있었어.

    마침내 메가라는 답을 내렸는지 테이블위를 손바닥으로 탁! 치며 그렇게 해, 라고 운을 띠웠지.

    “섹스해.”

    엘사는 처음에 자기가 잘못들은줄 알았어.

    “그냥 한번 따먹어버려.”

    이마에 힘줄이 설것같아. 꾹꾹 힘줄이 빨딱 서려는 이마를 짓누르며 엘사가 사납게 눈을 치켜올렸어.

    “이 시발 고작 한다는 말이-!”

    “워워, 왁! ㅈ-잠깐 엘스!! 사람말을 끝까지 들어!”

    “그래 이번엔 입원으로 끝내지 않을거니까 마지막 유언이라도 남겨봐 어디.”

    엘사는 필사적으로 때리려는걸 막으려길래 정강이를 걷어차버릴까 하다가 이를 부드득 갈며 살벌하게 말해.

    “그냥 호기심일수도 있지! 거머리처럼 들러붙었다며, 그러니까 섹스 한판해보면 나오는 결론 아니야? 호감인지 그냥 호기심이었는지!”

    어?

    “맞는말이지?”

    “…”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 섹스하고싶다며. 그냥 따먹어봐. 이러든 저러든 본전이지않아?”

    좀 맞는말같아. 아니 완전 맞는말 같아. 살벌하게 메가라를 잡아 패려던 엘사는 어쩐지 좀 이상한 논리인듯 하면서도 맞는말같기도한 말에 동조하며 한번 봐주기로해. 엘사의 기세가 누그러들자 한숨을 돌리던 메가라는 다음 이어지는 엘사의 말에 결국은 떠 한번 빵! 터져버려 결국 오지게 처맞았어.

    “나 여자랑 할줄몰라 시발아.”

    ***

    타워펠리스의 접대 관계는 어떻게 돌아가느냐면 자발적으로 성공하고싶어서 발을들이는 연예인과 소속사의 강요로 마지못해 발을들이게되는 연예인으로 나뉘어. 뭐 타워펠리스에 입성한다고해도 접대를 마음대로 할수있는건 아니고 선택을 받아야만 접대를 할수있지. 접대를 받는 관계자는 사회에서 손가락안에 꼽히는 지위높은 사업가일수도있고 방송관계자일수도있고 천차만별이야. 작품을 따내고싶으면 감독이나 피디등을 접대하고 손가락안에 꼽히는 사업가를 접대하게되면 방송관계자를 접대하지않아도 기사나 씨엪 작품등이 쏟아져들어오니 더 이득이긴해. 자리를 따내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스 테일러는 사업가쪽에 속하는 고위 관계자야. 그렇다고해서 사업가쪽으로 부류해보면 제일 낮은 레벨이었지만 방송관계자들이 그를 무시할수준은 아니었어. 그래도 기업의 재벌은 재벌이니까. 그의 여성편력은 주변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는데 오죽하면 뒷소문으로는 씨뿌리는 기계라고 남자 창부라는 말까지 쉬쉬 하며 돌정도였지. 접대하러온 애들도 한스 테일러는 다들 피하고싶어할정도. 소문으로는 잠자리 스타일도 매너없고 더티하기로 유명해서 그 후유증이 남을정도라니까 말다한거지. 같이 안자본 여자연예인은 거의 없다시피할 한스 테일러가 요즘 타워펠리스에 올때마다 꼭 찾아보는 연예인이 있었어. 데뷔 일년차에 아직 신인티를 벗지못한 여자 아이돌 그룹의 보컬인 안나 데이아나야. 물어보니 여러 시간관계상 맞질않아 아직 접대에 내보내지 않았다는데 한스 테일러가 타워펠리스에 올때마다 제일먼저 하는짓은 안나 데이아나가 속한 기획사 관계자에게 얼른 안나를 데리고오라 닥달하는 짓이었지. 내 손을 안거친 계집년들이 없을 정돈데, 게다가 소문으론 처녀라고하니 더욱 구미가 당길수밖에. 당연히 이 한스테일러님의 손길과 사랑을 듬뿍 받아야 완전한 여자가 되지않겠어? 아직은 영화촬영이 한창인중이라 못대려온다더니 따로 작업이라도 걸어야하나 하고 생각중이었지.

  68. ㅇㅇ 2015.07.21 20:57 삭제

    한스년 ㅂㄷㅂㄷ

  69. 흥선 2015.07.21 22:18

    시발.. 어쨌든 곧 쎅쓰하겠군 하읔 메가라캐리 감사감사ㅋㅋㅋ하고있는데 난데없이 똥 뿌리고 가네 한스개잡놈새기가 ㅂㄷㅂㄷ

  70. ㅇㅇ 2015.07.21 22:43 삭제

    ㅋㅋㅋㅋㅋㅋ안나한정 레즈비언 여왕님 존좋 ㅋㅋㅋㅋㅋㅋ
    지맘두 몰라서 일단 자고 판단한다니 ㅋㅋㅋㅋ
    말 안되면서 신박하다고 생각하는거 존귀시다 ㅋㅋㅋ
    난 아직 한스 욕 안할랭 ㅋㅋㅋㅋㅋ 메가라 담엔 한스가 캐리해주겟지?

  71. ㅇㅇ 2015.07.22 00:46 삭제

    메가라 논리봨ㅋㅋㅋㅋㅋㅋㅋㅋ한스는 빨리 지나가리라…!

  72. 야동k 2015.07.23 01:06

    엘사는 불안한듯 손톱끝을 오독오독 씹어가며 쇼핑카트를 몰고있었어. 이 시간대에 매니저없이 이렇게 사람 드글드글한 마트를 오는것도 처음이고 내가 지금 뭣하러 여기에있나 싶기도하고, 게다가 메가라네에서의 일까지. “야야, 너무 많이 담지 마. 누가 다 먹어?” 엘사가 장을 같이 보러왔다는 것 만으로도 들떴는지 집에 사는 사람이 두명이라고는 생각도 하지않고 이것저것 식재료를 주워담는 안나를 제지해. 혹시나 누군가가 들을까 소곤소곤. 하지만 이미 선글라스를 꼈다해도 흔치않은 백금발이 번쩍번쩍 거리고있었으니 다들 엘사 밀번이 아니냐며 숙덕거리기바빠. 내가 뭔 동물원 원숭이야? 성격머리같아선 뭘 처다보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포장된 이미지는 천사잖아. 그래 순수하고 청순하고. 얼른 떼려치우던가해야지.

    안나는 아침에도 이것저것 사와서 냉장고를 채워넣더니 아주 음식을 썩힐 작정인가봐. 신이나선 딱봐도 양이많은 파프리카 봉지를 카트에 넣으려던 안나가 시무룩- 해하며 다시 제자리로 돌려놔. 그래도 안되는건 안돼. “…옆에 작은걸로 사던가.” 양이 작은거라면 상관없겠지 그래도.

    메가라네 집에서의 일들은 아주 혼란의 도가니였어. 그년이 눈빛을 반짝일때 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이 언니가 손수 실전으로 가르쳐줄까?’ 하고 장난이 다분히 묻어난 목소리로 다가오는 바람에 전력을 다해 명치를 까버렸어. 덕분에 메가라는 잠깐동안 숨도쉬지 못하고 황천길을 갔다가 돌아오는 신 경험을 해봤지. 여자들끼린 원래 그렇게 하는건가. 선글라스를 끼고 도도하게 걸어가는 자태와는 달리 머릿속은 혼돈 그 자체야. 옆에서 뭐가 그리 좋은지 쫑알거리며 말을 걸어오는 안나에게 대충 고개를 끄덕끄덕. 선글라스 너머 시선은 카트 손잡이를 잡고있는 제 손으로 향했지.

    세상에 그년은 그런 망측한것들이나 수집하고 있다니. 메가라가 꺼낸 외장하드는 그야말로 별천지였어. 머리색별 인종별 게다가 장르까지 다양한 야동들이 한가득. 엘사는 잠깐 메가라를 짐승보듯 봤지만 정작 별천지 외장하드 주인은 어디보자, 하고 폼을 잡고선 엘사가 볼만한 영상을 찾아내. 안나 데이아나의 마리색이 붉은색이었지, 하면서. 거의다 보지 못하고 꺼버렸어. 완전 취향이 아니야. 일단 그 연기성이 짙은 신음하며 꾸물텅 꾸물텅 두 여자가 뒤엉키는데 무슨 살덩어리를 뭉쳐놓은것 같았단 말이야. 있던 성욕까지 싹 가시게 할판이었지. 제일 충격적이었던건.

    “선배님, 이 고기가 좋을까요?”

    무심결에 안나의 얼굴을 보자 어쩔수없이 그 흉측한, 스트랩온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지. 별에 별게 다있어. 실리콘으로 만들어 느낌은 무슨 말캉하니 사람 살덩어리같은게 충분히 커보이는 남근의 현상을한 성인용 토이였지. 엘사는 그것을 보자 저 페니스 모양을한 토이로 능글맞게 웃고있는 메가라의 뺨을 후리고싶은 충동이 들었다는건 사실. ‘혹시알아? 손가락만으로 만족 못할수도있지.’ 그말에 혹해서 어물쩡하니 스트랩온을 받아온것도 사실이야. 그건 지금 엘사의 방구석 아주 깊숙한곳, 종이백에 담긴채 처박혀있었어. 타워펠리스에 들락거린적은 없다던데… 그런것쯤은 엘사에게 알아내기 쉬운 정보이니까. 접대를 한번도 해본적 없으면서 이자리꺼지 올라온것도 신기해. 뭐, 운이 좋았던건가. 엘사는 안나에게서 받아든 안심팩을 다시 내려놓고 그중 제일 값비싼 안심을 골라. 안나가 집어든건 꽤나 마블링이 좋은 스테이크용 안심이었거든. 그렇다고 투플은 아니고. 어차피 내가 계산할텐데.

    “제일 좋은걸로사. 대신 그만큼 맛있어야해.”

    티없이 해맑게 웃는 얼굴이 꺼림칙하게 느껴지기까지해. 아마도 제가 속으로 찔리는 생각을 하고있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겠지만.

    메가라네에 향하기 전 안나에게 휴대폰 번호를 가르쳐줬어. 아방한 계집애를 혼자 놔두고 가는게 좀 깨름칙해서 알려주긴했는데 진짜 연락이 올줄은 몰랐지. -선배님 식사는하고 들어오시는 건가요..?- 그 메시지가 왔을때가 엘사가 한창 메가라가 틀어준 야동을 눈살을 찌푸리며 보고있었을때야. 뭐뀐놈이 성낸다고 제게 이런식으로 선배님, 하면서 희한하게 잔뜩 쫄아가면서도 강단있게 구는건 안나뿐이었으니 그 연락을 받자마자 엘사는 펄쩍 뛰어올랐지. 메가라와 얘기하느라 간간히 답장을 보냈던게 결국 같이 장을보고있는 지경까지 들어왔어.

    -왜.-

    -궁금해서… 선배님이랑 같이 밥 먹고싶어서… 죄송합니다.-

    -할말 다 해놓고 죄송하면 다니?- 왠지 이렇게 보내면 또 죄송하다고 할게 뻔해서 말을 덧붙였었지. -뭐하고있어.-

    -그냥 대본보고 있었어요.-

    -다 외운것 같던데 뭘. 그래서? 같이 밥 먹으면 뭘 먹을건데?-

    -따로 드시고싶은거 있으세요?-

    -해주게?-

    -할수있는거라면…-

    -스테이크.-

    -미리 장 봐둘께요! 그… 일찍 들어오세요…-

    지가 내 애인이야 뭐야. 일찍 들어오든 말든, 흥. 하고 심술 툴툴 부리던것도 잠시 부리나캐 안나에게 전화를 걸어 같이가자고 윽박지르곤 메가라네 집에서 튀어나왔었어. 그래도 공인이라는게 가장 사람들이 활발하게 돌아다닐 오후인 시각에 혼자 돌아다니다가 무슨 봉변을 당하려고?

    와인은 집에 널린게 와인이니 따로 구매하진 않고 간단한 스테이크 재료만 구매해 돌아가는 길이야. 말을 들어보아하니 매니저도 대동할 생각도 아니었던것 같은데. ‘새벽에는 혼자 다녀왔었는데…’ 아주 답답이야 답답이. 엘사는 혀를 쯧, 내두르며 어색하게 안전띠를 꾹 쥐고있는 안나를 힐끔 보다가 운전에 집중했어. 핸들을 쥔 손가락을 톡톡, 그러다가 다시 한번 안나를 힐끔. 안나 입장에선 당연히 어색하거 불편할만도해. 기세좋게 엘사에게 문자를 보내고 들떠선 장볼때까지만해도 마냥 들떠있었는데 이렇게 돌아가는길 안락한 차 안에 단 둘이 남게되었으니 오늘 있었던 키스 사건이 떠오르며 어색해져버렸어. 부여잡고있는 안전띠가 무슨 제 보호막이라도 되는듯 꼬옥 말아쥐곤 아래로 내린 눈동자를 도로록굴리다 저를 보고있던 엘사와 시선이 마주치곤 움찔. 눈에띠게 몸을 움츠리면서도 안그런 척~ 눈꺼풀을 반쯤 내리는 모습이 앙큼하기까지해. 시니컬한 엘사의 코웃음에 안전띠를 말아쥔 손이 미약하게 파들파들 떨려오고있었어.

    “설쳐대더니 왜 갑자기 또 쫄아?”

    하긴 대선배 앞에서 안쪼는게 이상한건가.

    “기-긴장돼서… 죄송-”

    “야.” 엘사는 신호가 걸린틈을타 안나의 말을 가로막고 짜증난다는 얼굴로 고개를 돌렸어. 뭐 매번 안나 앞에선 신경질에 짜증에 화내는 모습만 보여왔으니 이제는 익숙해질법도 한데 날선 푸른 안광을 부리부리하게 빛내면 무섭단 말이야. 저렇게 웅크러들다간 나중엔 소멸하겠어 아주. “그 죄송하단 말 그만 할 수 없어? 뭔 말만하면 죄송하다 죄송하다 아주 귀에 딱지앉겠어.”

    “ㅈ-죄-”

    “하지말라고.”

    전에는 죄송합니다하고 쭈굴쭈굴해지는게 참 볼만하다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는데, 왜 이렇게 눈에 가시지. 이건 뭔가 짜증도 아니고 화나는것도 아니고 그런데 희한하게 기분이 가라앉아. 습관적으로 욕이 튀어나오려는걸 입술을 지그시 깨물어버리는 것으로 참은 엘사는 더 보고있었다간 속이 터질것같아 그냥 고개를 돌려버렸어. 죄지었어? 아니면 내가 화를내길했나 뭘했다고-… 신호가 바뀌자 승질이 나는대로 액셀을 밟아. 제 아무리 승차감좋은 벤츠였지만 로켓트 튀어나가듯 튀어나가는 급발진에 안전띠를 맨 안나가 앞으로 쑤욱 튀어나갔다가 털썩, 안락한 차시트에 매다 꽂혔어. 어지간히 놀란건지 두눈이 땡그랗게 부풀어선 허억, 숨을 집어삼켜.

    앞길을 가로막고있는 차가 있든말든 맹렬하게 운전하고있는 엘사의 모습은 누가봐도 화가나 보였지. 실제로 당사자는 약간의 짜증만 나있는 상태였지만 엄청 사나워 보인단 말이야. 살짝만 인상을 써도 아프리카 벌판의 숫사자 한마리같아. 일단 안나의 시선에 비치는 모습은 그래. 이럴줄 알았으면 새벽에 장보러갔던 집이랑 가까운 마트로 가는거였는데 괜히 대형 할인마트에 가자고해서… 안나는 오됼오됼 떨어대며 풀이죽은채 이따금 엘사를 살폈어.

    엄청난 스피드야. 눈 깜짝하는 사이에 도착한다는 말이 이런거구나.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에 도착했을땐 안전띠를 생명의 동아줄마냥 쥐고있던 안나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있었어. 무, 무섭다고 말도 못하고오. 광적인 스피드로 도로위를 달리는데 정말 엄청난 공포감이었어. 안나는 놀이기구도 하나 못타는 콩알심장이야. 무대위에서 강단있는 모습과는 또 다르지. 정말 눈물이 핑- 돌아서 엘사가 주차를하고 돌아봤을땐 안나는 거의 울먹울먹 거리고 있었어. 엘사는 차에서 내리기 전까지 안나를 돌아보지 않았으니 고속질주에 안나가 달달 떨고있는걸 눈치채지 못했었지. 뒷자석에서 식재료 봉지를 꺼내고 기다리는데 하도 꾸물쩍 안나오길래 인내심이 바닥난 엘사가 신경질적이에 차창을 툭툭 두드렸어. 하아. 안나는 그제서야 가스라지는 숨을 고르고 떨려오는 몸을 진정시키고서 안전띠를 플려고했지.

    “안내리고 뭐해?!”

    성질급한 엘사가 한발 빠르게 조수석 문을 벌컥 열어재낀게먼저였지만.

    “뭐야, 너-”

    갑자기 확 열린 문에 화들짝 놀란 안나가 멀뚱멀뚱 엘사를 올려다봐. 그런 안나를 내려본 엘사의 눈썹이 꿈틀. 이년은 왜 또 울려고 폼잡고있는거야. 눈가는 촉촉해져선 녹빛이 너울거리는 눈동자가 젖어 반지르르 윤이돌아.

    “그-금방 내릴께요…” 안전띠를 풀려는 손을 덥썩 쥐어오는 손길이 있었어. 식재료가든 봉지는 주차장 바닥에 찬밥신세가 되어버리고. 엘사는 꽤나 심각한 얼굴로 안나를 가만히 응시했어. “너 왜 울려고 그래.”

    “아, 그…”

    “또 내가 울렸니?”

    “아, 아니요 선배님 그게 아니라-”

    “툭하면 질질 처짜지마.” 왜 이렇게 이년이 울먹거리는것만 보면 속에서 천불이나지? 막, 어쨌든 좀 그렇단 말이야. 그러니까 이게 뭐라고 해야할까. “우는꼴 보기싫어.”

    그래 안나의 우는모습이 썩 달갑지가 않아. 왠지 나를 이상하게 만들어. 뭔가 안절부절 못하게되는것 같은데 이런 느낌은 살아 생전 처음 느껴보는 부류라 썩 달갑지가 않아. 게다가 가슴 언저리를 묵직하게 짓누르는것이…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지.

    “무서워서…” 안나가 개미 코딱지만큼 자그마한 목소리로 웅얼거리자 즉각 사납게 되물어오는 목소리가 있었어. 안나는 기어들어가기느했지만 이번에는 정확하게 말을했지. 차가 너무 빨리달려서 무서웠다고.

    “등신.” 엘사는 혀를 차며 상반만을 숙여 조수석 안으로 들어갔어. 거리가 불쑥 가까워지자 가스러지는 숨소리가 흡, 집어삼켜졌지. 얘는 바본가? 아니면 진짜 멍청한가? “천천히 달려라고 말하지 그랬어.” 그래도 이유를 알고나니 답답함이 좀 가시는듯해. 저를 처다보지도 못하고 아직 풀지않은 안전띠를 만지작거리고 있는게 아마 또 다른 의미로 제가 무서워서 쉽게 말하지 못했다는걸 눈치챘어.

    부드럽게 톡, 안전띠가 풀려. 아무런 생각없이 한 행동인데 거리가 너무 가깝다는걸 눈치챘을땐 이미 늦었지. 지금 제 머릿속은 잠에서 막깨어니 눈을 떴을때 너울거리는 오색빛 점자처럼 무엇하나 확실한게 없는데에도 불쑥 불쑥 고개를 치켜드는 모종의 감정은 무책임하게 그런것들은 명확시되지않아도 상관없다고 말을해. 어쩐지 안나의 손을 부여잡고있는 손을 놓기가 싫었어. 꾹, 손아귀에 힘을실어 저와는 반마디정도가 차이나는 작은 손을 움켜쥐어보다 엄지로 손바닥부터 손등으로 느슨히 문질렀지. 부러 안나를 마주보고있지는 않았어. 비스듬히 틀어진 고개는 아래에 맞잡힌 손으로 향해있어, 사실 마주보게된다면 어떻게 할지 스스로도 감이 잡히질 않아.

    입안이 바싹 말라와. 보통 긴장하게되면 나타나는 버릇인데, 목에는 뻣뻣하게 힘이들어가고 어깨가 경직됐지. 가까운 거리때문에 애써 얕게 호흡을 하는데에도 계집애의 체향이 물씬 올라와 후각을 자극했어. 정말, 어린 계집. 안나에게선 아직 머리에 피도인마른 갓난쟁이의 분내같은 폭신한 내음이 솔솔 올라와. 그때문일까. 으스러지도록 껴안아보고싶고, 품안에 폭 넣어보고싶은건. 사춘기 소년처럼 안나의 구석구석을 훑어보려 날뛰려는 시선을 애써 엮인 손에 묶어놓다가 정말 숨소리하나 들리지않는 안나를 흘긋거려. 이년 기절한거아니야? 라는 생각은 너무터무니없긴했지.

    “야…”

    내가 이래서 안보려했는데. 눈물은 어디로 쏙 들어갔는지 부끄러움에 어찌할줄을 모르고 뺨만 붉히고있던 안나를 딱 봐버리고 말았어. 그냥 평소에 하던대로 하룻강아지차럼 시선을 피해버리지, 이번에는 어찌된게 저처럼 동공이 흔들리고있으면서도 마주친 시선은 피하지않아. 맞집힌 손이 풀어지고 엘사는 손의 뼈마디를 훑으며 올라가 마른 팔을 감싸쥐었어. 소로록 눈꺼풀이 내려가다가 저를 바라봐오고. 부끄러운지 시선을 흘리다가 다시 저를 바라보고. 행동 하나 하나가 정말, 엘사의 감질맛을 부추겨. 시선은 이미 안나의 입술에 고정되어있었고, 그 지긋한 시선을 모를리 없는 안나는 엘사에게서 느껴지는 서늘함과 뜨거움의 공존에 살짝 몸을 떨었어. 그 떨림이 발정기에 접아드려는 맹수의 신호탄이었지.

    “키스, 하고싶어.”

    이번엔 말하고 하는거니까 울진않겠지?

  73. ㅇㅇ 2015.07.23 02:39 삭제

    ㅋㅋㅋㅋㅋㅋㅋ 야덩으로 배우셔서 잘 할랑가 ㅁ모르겟네 우리 여왕님ㅋㅋㅋㅋㅋㅋㅋ
    그와중에 장난감은 고이 받아오심 ㅋㅋㅋㅋㅋㅋ 졸귀씹귀…
    안나한테 짜증내고 혼자 미안해하는거 진심 좋다 하앍
    그래도 그동안 이미지가 있어서 완전 능숙한척 하려나ㅋㅋ 안나도 첨인거 같은데 누가 리드할지 궁그미
    진도 빨빨리 보게 담편 쪄와랏 참참못!!!!

  74. 흥선 2015.07.23 11:47

    ㅋㅑ!!!!!!!!!!!!!!!!!!!!!
    츤츤거리면서 해줄거 다해주는 엘사도 귀엽고 쭈글쭈글 죄송합니다아..를 연발하면서도 은근 할말 다하는 안나도 귀엽고 꾸물텅꾸물텅 이란 단어 졸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엘산나 정식으로 사귀게 되고 엘사가 스트랩온에 존재에 대해 잊었을때쯤 안나가 청소하다 발견하고 우사미미 눈으로 엘사 쳐다보면 꿀잼일듯 그리고 엘사.. 이런거 좋아하는거에요? 한마디하면 더꿀잼ㅋㅋㅋㅋ

  75. ㅇㅇ 2015.07.23 15:03 삭제

    키스 하고싶어라니!!! 진도 나가나요!!!

  76. ㅇㅇ 2015.07.24 16:35 삭제

    아앙 ㅜㅜ 언제오누,…

  77. 야동k 2015.07.25 10:22

    ——급 프뽕하락. 중단한다.——-

  78. ㅇㅇ 2015.07.25 12:16 삭제

    ㅜㅜ두리 잘되려는 시점에서 아쉽네 ㅠㅠㅠ
    나중에 프뽕 다시 차고 생각나면 써주라 ㅜㅠ

  79. 흥선 2015.07.25 19:58

    ㅠㅠ

  80. ㅇㅇ 2015.07.26 14:48 삭제

    ㅠㅠ

  81. dd 2015.07.26 16:39 삭제

    ㅠㅠㅠ

  82. 섹시한멱살 2015.07.27 12:29

    으아니 이게 무슨소리요 ㅜㅜ 쀼빼뺔빼애애애앵!

  83. 야동k 2015.08.15 22:49

    에구. 현퀘 틈틈히 생각이나서 다시 재개한다. 아마 그리 길진않을듯?! 어쨌든 다시 시작~ 아무리 늦어도 주기는 일주일은 안넘게 조절하겠음!

    ———-

    엘사는 멍하니 제 입술을 검지와 중지로 만지작 거리면서 싱크대쪽에서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안나를 보고있었어. 어딘가 혼이 한자락 빠진듯한 모습이야. 당연해. 엘사는 지금 오늘 두번의 키스에 완전히 빠져있었거든. 무슨 단 사탕시럽을 입술에 발라놓은것 같아. 뭐라해야하지. 계속 닿고싶게 만든다고 해야하나. 제 옷깃을 붙잡은 손짓이 서툴다는건 단박에 느낄수있었어. 그 서툰 움직임이 엘사의 가슴을 더욱 따듯하게 물들였지. 안나가 숨이 벅차다고 가스라지는 소리로 저를 부르지만 않았더라도 더 했을텐데. 선배님- 말간하늘 몽실몽실 떠다니는 구름처럼 포슬거리는 목소리가 머릿속을 맴돌아. 선배님-. 막 몸 어딘가가 간지러워지는 듯한 느낌. 엘사는 완전 말캉한 푸딩처럼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있었지.

    이런 느낌, 기분. 솔직히 여지것 한번도 느껴본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열손가락을 꼬박 넘어가는 결코 적지않은 연애횟수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감각. 근데 나쁘지가않아. 도마위를 통통 두드리는 소리가나고. 엘사는 턱을 괴고있던 손을 풀고 식탁을 짚으며 일어났어. 왁! 안나의 새된 비명이 터진건 그다음의 일.

    “하는폼이 그럴싸하네?”

    뒤에서 슬쩍 안나의 허리를 끌어안고, 갑작스런 접촉에 깜짝놀라하는 안나를보며 비스듬히 입꼬리가 올라가. 안나가 놀라든말든 이년은 참 키가작네, 하고 엘사는 생각중이었지. 뼈마디도 얇고 여리여리해서 품안에 쏙 들어와.

    “맛있는 냄새나.”

    “아, 그-그 감사합니다…”

    어기적 어기적 돌아다닐게 불편한데도 안나는 엘사를 뒤에 달고서 스테이크를 뒤집고 적당히 소스가 졸여진 프라이팬을 껐어. 미디엄레어로 주문했기때문에 스테이크도 곧 접시에 덜어지게되었지. 생긴건 아무것도 못하게 생겨선 생각보다 능숙한 요리에 나름 놀라는중이야.

    엘사는 안나가 그것들을 식탁에 옮기고, 와인잔을 셋팅할때까지도 안나의 허릴끌어안은걸 풀지않았어. 딱히 아무말은 하지않지만 언듯 비치는 귓바퀴가 발그스름히 익은걸보면 싫지않은 것 같고. 서투르게 자신의 혀놀림에 맞추어거던 움직임이 떠올라서 엘사는 눈가를 접으며 입술을 쓸었어. 정말 단 시럽이라도 발라놨나. 자꾸 군침이 돌지 왜. 와인장에선 정말 엘사가 아끼고 아끼는 와인 한병을 꺼냈지. 이건 손님을 대접할때 내놓는 그저그런 와인이 아니야. 자신이 스트레스를 풀때나 마시는 귀한것이지. 이 어린 계집애가 와인맛을 알긴 하겠냐만은. 와인잔에 반보다는 차지않게 적당량을 채우곤 안나를 이끌고 의자에 앉았어.

    “아, 저어- 저기이-”

    “씁, 가만히있어. 좋은말할때.”

    문제라친다면 안나가 앉게된곳이 엘사의 다리라는게 문제였지. 안나는 완전 대 패닉 상태야. 사실 티내지는 않으려 노력중이었지만 이미 보지않아도 얼굴에 다 티가나고있을게 뻔해. 일단은 엘사가 이러는 저의를 말해주지 않았으니 왜 이러는건지 알 수가 없어. 보통이라면 나에게 관심이 있나, 나를 좋아하는건가 하고 생각해볼법 한데 엘사는 그 전 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을 무척이나 싫어하던 사람이었으니까. 좋은데 좋다고 마냥 표현 할 수는 없었어. 사람이 한순간에 바뀌면 적응을 못하는건 당연해. 어떻게 받아들여야하지, 이 부분이 안나에게 있어 제일 중요한 부분이었지. 가뜩이나 머릿속이 복잡한데 허리를 끌어안고있는 엘사의 팔때문에 혹여나 뱃살이 튀어나올까봐 걱정이야. 물론 이건 안나의 쓸데없는 걱정이었지. 삐쩍 골았으면 골았지 절대 뱃살이있을 몸은 아니었거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안나의 아랫배를 슷슥 문지르던 엘사는 잔뜩 긴장한채 힘이들어가있는걸 느끼곤 시니컬하니 코웃음을 쳤어. 안나는 한껏 민망해져서 고개를 푹 숙였지만 안나가 걱정하는 이유에서 웃음이 터진건 아니야. 힘줄게 뭐 있다고.

    “너 제대로 막고 다니긴해?”

    엘사는 안나의 아랫배를 슬슬 쓰다듬던 손길을 거두곤 스테이크를 알맞은 크기로 썰며 물었어. 휴식기에는 그나마 활동할때보다는 먹긴하지만 아무래도 직업상인 이유가 있으니 막 먹지는 못해. 그리고 안나는 입이 짧았거든. 적당한 크기로 썬 스테이크를 포크에 푹 찍어 안나의 입가로 가져가. 보통 이러면 한입에 받아먹는게 정상 아닌가? 뭐만하면 꿈쩍 놀라고. 이번에는 입가로 직접 가져다주기까지한 스테이크를 멀뚱히 보고만 있으니 속이 터질것같아.

    “먹어.”

    괜히 성질이 날것같은걸 꾹꾹 억누르며 윽박지르지 안나는 그제서야 조막만한 입을 벌리곤 모이를 받아먹는 아기새처럼 스테이크를 앙 받아먹었어. 그제서야 만족한 엘사도 자신의 입에 고기조각 하나를 집어넣었지.

    원래 하고싶은대로 하고사는게 엘사의 성격이라지만 본인조차도 지금 자신의 행동이 의문스러웠어. 왜 그런거 있잖아, 흡사 연애질을 시작해보려 발을 내딛는 서투른 연인의 행색이라던가. 그런게 자꾸만 떠올라. 얌전히 안나에게 스테이크를 하나 다 먹이고 그러면서도 정작 본인은 반정도만 먹고서 손을 땠어. 오가는 말 없이 숨막힐것같은 식사가 끝나고 대충 식기를 치우고 와인과 곁들일만한 간단한 과일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둘은 아무런 말이 없었지. 당장 촬영은 내일이고 오히려 교류가 없을때보다 더 서먹서먹한것같아. 신경을 아예 안썼을땐 몰랐는데. 맞은편에 앉아있는 안나를 힐끔보던 엘사는 절로 구겨진 미간을 꾹꾹 눌러피며 속으로 욕지기를 뱉었어. 이젠 왜 저 계집애 행동부터 표정하나까지 다 신경에 거슬리냔 말이야.

    식탁으로 시선을 처박은 엘사는 즉흥적으로 일으킨 제 행동을 곱씹으며 이걸 어떻게 수습해야하나 고심중이었어. 어떻게 그 짧은 시간동안 막무가내로 그런짓을 할 수 가 있지?! 여지것 싫은티란 티는 다내면서 온갖 지랄은 다했는데 갑작스럽게 그렇게 행동하면 어느 누가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냔 말이야. 이런 이성적인 생각과 내가 엘사 아렌델인데 지까짓게 싫어할리가없지라는 스스로가 생각해도 이상한 생각이 맹렬하게 충돌해. 이유야 어떻든 살갑게 행동하다가 갑자기 엘사가 말이 없어졌으니 안나는 가지런히 무릎에 두손을 모으고서 힐끔힐끔 눈치만 보고. 이러다간 내일 휴식기 이후의 촬영또한 백퍼센트 엔지의 향연일게 뻔해.

    스스로도 익숙하지않은 감정. 그것에 무기력히 휘둘리고 있었지만 정작 무엇하나 명확한 확신이 들지않아서 속이 답답해. 고구마 한박스는 혼자 다 까먹은것처럼. 솔직히 아예 모른다고하면 거짓말이고. 만지고싶고, 그러면 닿고싶고 키스하고싶고. 그걸 넘어서 섹스도 하고싶고. 질질짜는 모습은 꼴보기도 싫은데 아직 하룻강아지 같은게 방방 뛰어다니는걸 보면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샐것같고. 이모든걸 종합해보자면 명확한 관심이었지. 어째서? 왜? 대체 언제부터? 안나를 처다보지도않고 테이블만 내려보며 묵묵히 생각에 잠겨있던 엘사가 힐긋 시선을 올렸어. 그러자 저를 빤히 바라봐오고있는 안나와 시선이 마주쳤지. 이번에는 어찌된일인지 움찔거리며 놀라긴해도 마주친 시선을 피하지는 않네. 어찌보면 녹빛이 너울거리는 눈동자는 결의꺼지 느껴져. 어찌됐건 안나가 제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는것에 모종의 만족을 얻은 엘사는 구부정하게 굽이곤 비스듬히 기대고있던 자세를 고쳐 등받이에 편하게 몸을 기댔지.

    자꾸만 시선은 앙다물린 앙증맞은 입술로 흘러가고. 자신 스스로도 그걸 느껴져 눈을 꾸욱 감았다가 떠봐도 또 안나의 입술이 눈에밟혀. 계속 알짱거리더니 내가 대체 언제부터 이년을 이렇게 신경쓰게된거지. 그래 뭐 그러한것들은 다 문제가 아니야. 소소한걸 모아놓으니 판이 크긴했지만 지금 엘사가 가장 걱정하고있는건 소소한것들보단 더 본질적인 문제였지.

    “저… 선배님.”

    안나는 어렵사리 입을 열었어. 아무래도 그간 구박받아왔던 시간이 길다보니 처음엔 겁도없이 한두마디 말을 걸어보던게 이제는 조금은 어려워 졌다고나할까. 안나는 아직 한모금도 마시지않고있던 와인잔을 들곤 호기롭게 한잔을 말끔하게 비워내. 저게 저따위 맹물처럼 마시는 술인줄알아?! 하고 습관적으로 한마디를 쏘아버리려던 엘사는 뒤이어 말을 하려는듯 달싹거리는 안나의 입을보곤 한번 참아넘겼어. 아무래도 제가 아무런 정의없이 막무가내로 행동하던것에 해답을 줄것만같다는 촉이 들었거든. 엘사는 말해보라는듯 턱짓을 하곤 쓰디쓴 와인을 맛에 인상을 찌푸리며 티도 내지못하고 끄응 앓아대는 안나를 가만히 바라봐주었어.

    “으우… 쓰다아-…”

    “등신같이 그렇게 처마시니까 당연히 쓰지.”

    바보같이 헤헤 하고 웃어. 엘사는 혀를 한번 차고는 달착지근한 과일하나를 포크에 푹 꼽아 안나에게 건내어주었지.

    아주 찰나, 안나의 얼굴엔 이상한 표정이 스치고지나갔어. 역시 이런 친절에 대해 마냥 호의적으로 받기엔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사람이란 분위기를 직감하는게 있지. 엘사가 묵묵히 저를 보며 뒤이어질 말을 기다리는 것도 이미 이러한 주제를 예상하고서 대화를 하려는듯해. 안나는 우유부단해 보이지만 우유부단 보단 답답한 구석이 있는거지. 느릴뿐 확실한 성격이야. 이미 자신의 마음은 엘사에게 호감으로 향하고, 그러니 마냥 좋다라고는 여겼지만 무언가 보상을 바란적은 없었어. 홀로 마음을 품다가 접을줄로만 알았는데 무언가 반응이 오니까 오히려 소극적일수밖에. 엘사 밀번, 스캔들 한번없고 깨끗한 이미지를 가진 저따위는 섞일 수 없는 대스타이지만 연예계에 공공연히 알려진 엘사 아렌델이란 사람은 그롸는 정 반대로 조금은 방탄한 사생활과 장난식으로 사귀고 헤어진 남자들만해도 이미 몇트럭은 갈아치웠다는 점이야. 안나는 긴장때문에 습습하게 땀이차버린 손을 꾹 맞잡았다가 놓았어. 외사랑은 조금 슬프지만 엘사의 놀이거리에 지나지않는다면 그건 더 슬플것 같으니까. 숨김없이 거침없는 엘사이지만 정작 알고보면 속을 알기가 힘들어. 지금도 그렇고. 푸른눈은 지중해 중앙의 심해처럼 깊어서 이런 저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있을지는 알수가없었지. 이런 자신을 당차다고 여길지, 가소롭다고 여길지. 아니면 어떠한 긍정적인 대답이 돌아올까? 라는 작은 기대감을 품기도해.

    안나의 자그마한 입술이 벌어지며 얕은숨이 포옥 흘러나와. 안나의 얼굴을 빤히바라보던 엘사는 잠깐 입술로 시선을 흘렸다가 다시 눈을 마주쳤어.

    “혹시 제게… 호감을 가지고 계신건가요?”

    어쩌면 우스으리만치 딱딱하고 정형적인 질문이었지, 하지만 엘사는 웃지않았어. 웃음이 안나온게 맞는 표현이야.

    막상 안나의 입을 통해 그런말을 들으니 더 실감이 안나. 그래 지금 저를 물고늘어지는 본질적인 문제. 미동도없는 엘사를 바라보며 안나는 초조해 했지만 그보다 더, 엘사는 머릿속이 복잡했어. 이전의 가벼운 연애처럼 장난식의 마음가짐이었다면 지금 일련의 일들이 뭐가 문제가 돠었을까. 엘사가에겐 아무런 문제조차 되지않았을 일들이야. 잠깐 옆에두고 즐기다가 버리면 그만이니까. 여자라는것도 지금처럼 크게 신경을 안썼을지도 모를일이지. 잠깐 가지고 놀다가 버릴건데 남자든 여자든 뭐가 대수겠어. 지금 나만 즐거우면되지.

    목이타. 마른침을 삼켜봐도 버석버석 말라서 엘사는 와인을 한모금 더 삼켰어.

    내가 나답지 않다는건 엘사 스스로도 잘알수있었어. 확연히 다르단 말이야. 여지갓 안나를 대해왔던걸 생각해봐도 쉽게 알수있는 부분이야. 마치 초등학생 남자애처럼 유치하게 과롭히고 쭈글쭈글해지는게 눈에 거슬려서 더 모진말을 내뱉기도하고 안나가 아플땐 평생 처음으로 부지런히 간호를 하기도했지. 이런것들이 문제야. 스스로도 이런저가 낯설다고. 모종의 변화는 자신에게는 너무 크게 느껴져서, 이게 호감이라는건 알고있었지만 어느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갈 감정부류인지는 모르겠어.

    드르륵, 대리석 바닥에 의자를 끌며 엘사가 자라에서 일어나. 표정은 무서우리만치 굳어있고. 안나가 방금전까지 결의에 차있었던 것 처럼 엘사또한 무언가를 결심한듯 보였지.

    성큼성큼 거침없이 안나에게로 다가갔어. 불쑥 가까워지는 거리에도 시선한번 피하지않고 꿋꿋히 대답을 기다리는 안나의 모습을 보자니 강단도있고 조금은 귀여울까. 자보면 알수있겠지하고 가볍게 먹었던 마음은 지금 이 자리, 결코 가볍지않은 선택이 된것만 같아. 싫다고해도 그만 오케이해도 그만이겠지만. 안나의 앞에 우뚝 멈춰선 엘사는 안나를 지긋하게 내려보며 자신이 긴장하고있다는걸 느끼곤 속으로 비웃어버렸지.

    “호감? 그럴지도 모르지.”

    진짜 이 어린 계집년이 뭐라고.

    “아닐수도있고.”

    “…”

    “사실 나도 지금 잘 모르겠거든?”

    거침없이 뻗어져나간 손은 그만큼 거리낌없이 덥썩 안나의 손목을 움켜쥐었어. 그리곤 힘으로 가볍게 끌어올려 안나를 자신의 품안으로 바짝 이끌었지. 어어, 하고서 아방한 소리를 흘리며 어떨걸에 엘사의 품안으로 쏙 들어가. 테이블을 중간에 두고서 마주보고있었던 거리는 어느새 한걸음을 남겨둔채 가까워지더니 지금은 서로가 일말의 거리를 남겨두고 있었지. 향긋한 샴푸내음이 솔솔 올라오자 엘사의 콧잔등이 찡긋. 당황한듯 보였지만 벗어나려 하지않아서 그게 못내 마음에들어. 가지고싶다, 라는 일차원적인 욕구가 마치 경보음처럼 머릿속에 강렬하게 울려퍼져. 이게 어린마음이 원하는 장난감을 가지고싶다는 치기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더 알아봐야 할것같아.”

    “아, 서-선배니임…”

    은근히 허리를 지분거리며 타고 올라오는 손길에 몸을 움츠리며 안나가 엘사를 다급하게 불렀어. 목소리도 왜이렇게 야들야들하지? 시발. 엘사는 귓가를 간질거리는 미성에 정말 이성줄이 끊어질것같다 라는 위기감이 뭔지 몸소 체험중이야. 눈빛만으로도 안나를 집어삼켜버릴듯 이글이글. 속내를 알기힘들던 푸른 눈동자에서 붉은빛 욕망이 확연하게 수면위로 떠올라. 안나도 성인이니 차마 모를수는 없는 성역이 한가득 들어차선 너울거리고있어.

    “싫어?”

    “아, 그-”

    “아니면 못알아먹었니?”

    허리를 타고오른 손길이 부드럽게 안나의 팔꿈치아래를 감쌌어. 이런경험은 전무한 안나는 당연히 어쩔줄을 몰라하며 쩔쩔맸지. 연애경험정도는 있다한들 이런분위기로 훌러간건 처음이란말이야. 워낙 철벽을 쳤던것도있고. 하지만 지금은 왠지 거절하기 힘들어. 사냥꾼앞에 놓인 토끼처럼 울망울망해진 안나의 눈동자를 가만히 응시하던 엘사는 바로 잡아먹어버릴 기세를 누르곤 가만히 이마를 맞댔어. 무언가 잔뜩 억눌러진 서로의 호흡이 여실히도 느껴지자 절로 앓는 서리가 터져나올것만 같았지. 더는, 못참아. 선이얇은 붉은입술이 안나의 귓전으로 다가가. 그리곤 조금은 애가 닳은듯도한 나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지.

    “너랑 섹스해봐야 알것같단 말이야.”

  84. ㅇㅇ 2015.08.16 13:16 삭제

    와 돌아왔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계속 들락날락한 보람 있다 ㅠㅠㅠㅠㅠㅠ

  85. 야동k 2015.08.17 14:42

    짧짧… 썰쓰는거 오랜만이라 한동안 오락가락할듯… 쓰면서도 지금 내가 뭘쓰는거지! 싶다.ㅋㅋㅋ 여기 엘사 어떤 캐릭터로 쓸려던거였지! 분명 시발데레쓸려고했는데 뭐 이도저도아니게된듴

    전신에 열기가 웃돌아. 어떻게 침대까지 오게되었을까, 그것도 자신의 방에 그 누구의 침범도 싫어하는 나만의 공간에. 그 말 이후로 정신도 못차리는 어린계집을 몬건 자신이야. 어떠한 대답도 듣지않고 가벼운 버드키스를 이어가며 분위기를 달군것도. 이제서야 스스로의 욕심같다고 느껴지는거면 우스운거겠지만. 마치 궁지에몰린 사냥감처럼 파들파들 떨고있는 모습을 보자니 만감이 교차해. 여지것 장난스러운 잠자리랑은 다른 느낌. 안나의 머리 옆으로 짚고있는 손에서는 절로 이른 긴장감으로 땀이 서리고, 날숨조차도 버거울만큼 심장은 쿵쾅거리고. 이제서야 싫으냐고 물어보고싶지는 않아. 안나가 싫다고해도 멈추고싶지 않으니까. 이게 사람의 욕심이라는거겠지.

    “무서워?”

    엘사는 부드럽게 안나의 붉은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물었어. 그리곤 스스로조차 놀랐어, 저 자신이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것에. 엄지로 볼록한 이마를 문질러보다가 다시 포슬포슬한 머리칼에 손가락을 엉기고, 기세좋게 침대로 이끌고온것 보다야 막상 몰아붙일수는 없게돼. 바짝 긴장이 서린 몸이 느껴져서, 어찌 끌려오게 됐지만 불안함을 숨길 수 없는 푸르른 눈동자가 보여서. 보들거리는 붉은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둥그스름한 뒷머리를 감싸, 그리곤 손아귀에 살짝 힘을주며 이끌곤 안나와 이마를 맞댔어. 사람이 어떻게 이리 간절해질수가 있지. 생에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지만 이것이 간절하다라는건 알 수 있어.

    “…안나-” 이름을 입에 담아봐. 그러자 놀란듯 커지는 안나의 두 눈. 절로 웃음이 흘러나오고, 불가결히 눈가가 휘고 미소가 흘러. 발끝부터 간지러운 느낌이 스멀스멀 타고 올라서 엘사는 괜시리 눈가를 찡긋거려.

    엘사를 그러잡는 손길이 있어. 빠르다싶을 나이에 연예계에 몸을 담았지만 여지것 이러한 경험은 전무할, 어쩔수없는 두려움이 묻어난 가스러지는 움직임. 저를 감싼 엘사의 팔을 잡았다가, 살짝 고개를 숙여 그 손길위로 맞추어오는 입술에 자연스럽게 목뒤로 팔을 둘렀어.

    서로의 눈길이 허공에서 맞닿고, 깊이를 헤아리기힘든 눈빛에 엘사는 홀리는것만 같았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있는데. 고작 서로가 침대에서 맞붙어있기만 할 뿐인데, 전신은 열에 들뜨고 마치 성욕을 주체하기힘든 발정기의 청소년처럼 하반신에 열이몰려. 자신이 남자였다면 이미 남근은 안나를 꿰뚫을 기세로 발기했을것처럼.

    너무 닿고싶어서, 묵직한 숨을 내뱉던 엘사는 고개를 기울여 발그스름하 열이 오른 안나의 뺨에 압술을 내렸어. 새벽녘의 이슬처럼 촉, 싱그러운 입맞춤 소리가 울려. 소중한것을 품듯 뒷머리를 감싸고있던 손길을내려 안나의 얼굴을 품었어. 매끄러운 뺨에 부드러운 입술끝이 한참을 맞닿았다 떨어지고, 그 감질나는 느낌에 꾸욱 감고있던 엘사의 눈꺼풀이 파르르떨려와. 하아-. 내뱉는 숨결도 그 떨림을 고스란히 담아내고있었지.

    날큰한 코끝이 뺨을 스치고 조금은 응석부리듯 제 뺨도 안나의 뺨에 맞대어보다가 다시 이마를 마주대고서 시선을 맞췄어. 속눈썹마져도 덜덜 떨려오는게보여. 지금 이 느낌을 무어라 표현해야 좋을까. 명치아래에서부터 뭉근하게 차오르는 따듯한 열감. 마냥 나쁘지않을 감각이야. 마치 허공에 부유하고있는듯한 느낌.

    “눈뜨고 나 봐.” 가벼운 버드키스이후 엘사가 나직하니 말했어. 파르르떨리는 눈꺼풀을 검지로 매만져보고. 움직임 하나 하나가 섬세해. 소중한것을 다루듯 정중해져. 앞전의 무례하다 싶을만큼 본능에 충실했던게 거짓인것 처럼. 그러한 엘사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져와서 안나는 지금 자신이 숨을 쉬어야한다고 생각하고있지 않으면 이대로 숨쉬는법조차 잊어버릴것만 같아.

    전신을 웃도는 열은 눈두덩싸지 흐물흐물 녹여버렸는지 눈을뜨기가 힘이들어. 어떠한것을 시작하고자 했지만 아직 그 어떠한것도 시작되지 않았는데에도. 엘사의 목뒤를 끌어안고있던 손을 내려 파들파들 떨려오면서도 가슴팍 옷솔기를 꼬옥 말아쥐었지.

    “…예쁘다.”

    안나가 간신히 눈꺼풀을 들어올렸을때, 그리고 다시 맞닿은 시선에 엘사가 눈가를 곱게 접어가며 그렇게 말했어. 그리곤 스스로가 말을 하고서도 놀라선 두눈이 뎅그랗게 커져버렸지만. 어느 누가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예쁘다는 말을 듣는데 기쁘지않을 사람이 있겠어. 엘사와 같이 살짝 놀란듯한 안나는 저도 모르게 가스러지는 웃음을 살포시 흘렸어. 사시나무 떨리듯 몸이 떨리고있다는것도 잊은채, 잠깐은 정말 행복해서. 티없을 말간 미소에 엘사는 곤란하다는듯 눈썹을 구부려. 정말, 왜 이렇게 예뻐보이는거야.

    “너는,”

    안나가 불편하지않게 감싸고있던 손길이 아주 천천히 길을 타고내려가. 군더더기없을 마른몸을 가볍게 훑으며 너무 성급하지않게 티셔츠안으로 살짝만 집어넣어 마른 허릴 지분거려. 아직 아무것도 하지않았는데 벌써부터 아래가 축축히 젖어든것만 같아. 너도 나와 같은지, 얼른 확인해보고싶어. 하지만 그보다 먼저,

    “…”

    “내가 좋아?”

    네 애정이 내게 향한것인지 확인하고싶어.

    어쩌면 간사하다 할 수 있겠지. 정작 먼저 물어온 안나의 말에는 색스를 해봐야 알것같다며 애매하게 대답해좋고서 자신은 완전한 대답을 바라듯 물었으니. 마른허리를 다정하게 쓸면서도 안나가 채 대답하기도 전 붉게 홍조오른 뺨에 입술을 맞추는걸 쉬지않아.

    안나에겐 모든게 낯설었어. 그리고 걱정또한 앞섰지. 아직 엘사의 마음을 정확하개 들은게 아니니까, 좋다고 말한다한들 관계이후 버림받게된다면 정말 상처받을것 같은데. 하지만 제게 닿아오는 엘사의 부드러운 입술이 좋아. 뜨거운 자신의 체온에비해 사원하게 느껴질정도의 엘사의 손길이 좋아. 당신이 내게 속삭여주는 예쁘다는 말이 나를 기쁘게해. 나는 당신에대해 모르는것 투성이이지만 지금만큼은 올곧게 나를향한 서늘하면서도 뜨거운 눈동자가 좋아. 장미처럼 고고하고 외로운 엘사. 안나는 생각했어. 제 마음을 온전하 드러내게 된다면, 엘사의 애정또한 받을수있게되는걸까.

    “좋아해요…”

    그말을 내뱉는 순간 안나는 깨달았지. 자신은 생각보다 더 엘사를 좋아하고있는것 같다고. 작은 목소리였지만 그 뜻만큼은 정확해서, 안나의 귓불 아래를 입술로 지근거리던 엘사를 다시 불러오기에 충분했지. 조금은 놀란듯도, 조금은 기뻐보이기도한 푸른 대양이 봄바람에 넘실거려. 돌아오는 진중한 시선에 안나는 용기를 내어보기로해. 엘사의 가슴팍을 꼬옥 말아쥐고있던 손을내려 더듬더듬 제 속살을 지분거리던 손길위로 얹어. 그리곤 꼬옥 맞잡고는 다시한번 말했지.

    “좋아해요 선배님.”

    어렴풋이 눈치채는거야 어렵지않은 일이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을 들으니 뒷통수를 거나하게 맞은 충격이라고나할까. 가슴이 콱 틀어막힌듯도 하면서 한편으론 호선을 그리는 입가를 숨길수가없고. 조악한 스텐드에 비치는 안나의 얼굴을 빤히 내려보던 엘사는 더는 뜸을 들일 필요성을 찾지못했어. 서로의 입술이 맞물리는건 시간문제였지.

    말캉한 혀의 느낌이좋아. 서투른 호흡이 제게로 넘어오는것도 좋고.

    “엘사라고 불러…”

    내가 처음인듯 미숙하게구는 너의 모든게-…

  86. 과녁러 2015.08.17 14:55

    캬!!!!!!!!!!!!!!!!!!!!!!!!!!!!!!!!!!!!!!!!!!!!!!!!!!!!!!!!!!!!

  87. ㅇㅇ 2015.08.18 08:17 삭제

    와 이거 살았었네!!!!!!!!! 크으으으으ㅡ으ㅡ으 여리여리 하면서도 할 말 하는 안나 존좋!!!

  88. 야동k 2015.08.19 10:18

    천천히 끄작끄작… 막상떡씬 쓰려니.. 그것도 오랜만에 배캅ㅋㅋ 어떻게 쓰죠!!

    —-

    키스를 하면서 이렇게까지 흥분한적이 있었던가, 아마 되짚어 생각해보자면 없었던것 같아. 잠깐 거리를 두며 떨어진 찰나에도 서로의 가파른 호흡이 뭉텅 넘어오는게 자꾸만 집어삼키고싶게 만들어서, 아직은 키스에 서투른 안나가 따라가기 버거울정도로 몰아붙이고 있다는걸 자각하면서도 맞물린 입술을 놓아주기가 힘이들어. 통통하게 부어오른 도톰한 아랫입술을 잇세에 가두고 잘근잘근 씹어대다가 덮어버리듯 합, 집어삼키고. 숨이 막히는지 어깨를 투닥거려오는데 되려 더 괴롭혀주고 싶어서 찰나 틈만 주다가 다시 뭉텅그래 혀를 집어넣어. 움직임이 익숙치 않은 혀가 고물거리며 제 혀에 맞닿에 비비적거릴때마다 엘사의 얄쌍한 눈썹이 보기좋게 구부러져. 완전 키스에 매료되어서 맨살갗을 더듬던 손을 움직일 생각도 하지못한채 투닥거리는 안나의 손만 깍지를 엮어 맞잡곤 고개를 비스듬히틀고 무게실어 누르듯 더욱 깊숙이 입술을 파묻었지.

    문득 안나의 얼굴이 보고싶어진 엘사는 작은 분홍빛혀를 제것에 휘어감으며 반쯤 눈꺼풀을 올렸어. 그리곤 대번에 보기좋게 무너져버렸지. 숨을 할딱거리면서 두눈을 꾸욱 감고있는 안나의 모습이 시야에 가득 들어차. 정확하게는 오똑한 콧대와 파르르떨리고있는 속눈썹이라던가 콧잔등에 흩어진 주근깨등이. 거리가 가까워 보이는건 한정적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지. 지금 이 울렁거림을 뭐라 설명할 수 있을까. 절로 발끝이 오무라들것만 같아. 안나의 머리칼 사이로 손가락을 엉기고, 조금은 당기듯 손을 오무렸다 폈다 다시 오무리며 깊어진 키스만큼 머리를 끌어당겨. 저 조차도 호흡이 관리되질 않아서 잠깐씩 입술이 빚겨나갈때마다 허억, 거칠게 그을린 숨이 뭉텅 터져나와. 제 타액으로 반지르르 윤기도는 입술은 보기 좋을만큼 통통하게 부어올라선 혀 아래를 자신의 혀끝으로 간질이던 엘사는 젤리같은 감촉에 또한번 빠져들어 입술의 끝으로만 폭신폭신한 그것을 으물으물 비벼댔어.

    으우응-… 안나가 귀여운 투레질을해. 어느새 깍지엮인 손은 풀리고 안나 또한 힘껏 엘사의 목을 끌어안고있었지. 미세한 떨림조차 고스란히 전해져와. 척척히 물기어린 소리와 단사탕을 머금은듯 여리한 미성에 소름이 돋아. 메그가 보여준 난잡한 동영상들은 지금에 와서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걸 엘사는 깨달았어. 그래. 아무런 소용도없었지. 지금 그까짓 천박한 계집애들이 몸섞어대던건 떠오르지도 않는걸. 저를 온전히 움직이게하는건 안나만이 유일해. 티셔츠를 말아올려 벗겨내는 행동에 안나가 귀엽게도 만세를 하는바람에 분위기에 맞지않게 웃음이 훌러버렸지만 아무렴 상관이 있을까. 엘사의 전혀 악의없는 웃음에도 부끄러워져선 앙큼하게도 안나가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렸어. 딱히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목적은 아니었는데. 붉은 머리칼보다 더 진하게 익은 귓바퀴가 머리칼 사이로 드러나있고, 고스란히 드러난 반라에 양팔을 교차해 가슴을 가리려드네.

    천천히 안나를 바라봐. 마치 제게 각인시키듯 붉게 열이오른 얼굴과 뼈마디가 예쁘게 자리잡은 목선, 사선을 그리는 쇄골을 훑는 눈길이 진득하게 흘러내려갔지. 콘잔등과 둥그스름한 어깨에 옅게 흩뿌려진 주근깨가 안나에게 꼭 어울린다는 생각을해. 그리곤 다른곳도 있을까, 라는 조금은 엉큼한 생각도 함께. 나, 정말 레즈비언인가. 가슴을 가리고있는 팔을 움켜잡는 손길은 정중해. 조심스럽게 장애물을 치우고 고스란히 노출된 앙증맞은 가슴을 지그시 내려보던 엘사는 마른침을 간신히 삼켜냈어. 왜 이렇게 목이타지. 당장이고 가슴을 머금어보고싶단 충동이들어. 조금 더 상스럽게 표현하자면 빨아보고싶다, 라는.

    “너…”

    열에 그을려 탁해진 목소리에 차마 엘사를 바라보고있지 못하던 안나를 돌아보게해. 나 진짜 변태같아. 촉촉히 젖은 눈가를 보았을때 엘사는 잠깐 그렇게 생각했어. 체구도 자그마한게 여리여리해선…

    “나 진짜 어떻게 된건가.”

    이런 상황에선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지만 위화감이 들지않기도한 말이야.

    안나가 엘사의 얼굴을 감싸본건 다분히 충동적인 행동이었어. 평소엔 파리하다 샆을만큼 창백한 낯이 지금은 연하긴하지만 붕홍빛 홍조가 떠올라있어서. 지금 자신은 이렇게 온몸이 불구덩이에 떤져진듯 뜨겁기만한데 저를 어루는 손길은 서늘하니까 엘사는 괜찮은건가, 나만 이렇게 들뜨는건가 싶어서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어서. 무의식적으로 야들야들한 웃음을 거는 안나를 보던 엘사의 얼굴이 이상해져. 볼근육이 불툭 힘이 들어갈 정도로 이를 악 물어야만 했어. 의도적인건가. 눈을 가늘게하고는 안나를 보다간 이내 픽, 바람빠진 웃음을 흘렸지. 적어도 여지것 자신이봐온 안나는 그런 계산적인 행동을 할 약아빠진애는 아니었으니까.

    얄쌍한 허리사이로 팔을 두르며 단단히 받쳐줘. 엘사는 아직 아무것도 벗고있지 않았지만 곧 저 또한 옷을 모두 벗어던져버리겠지. 손에감기는 맨살갗의 느낌이 좋아. 말랑말랑한 마쉬멜로. 닿고싶어.

    “자꾸 예뻐보여.”

    촉, 아직 서로의 타액에 반지르르한 입술이 안나의 입술에 버드키스를 남겨.

    “선배-…”

    “이름 불러.”

    “…엘사.”

    날큰한 코끝을 귓바퀴에 뭉그적거리던 엘사는 안나의 입에서 흘러나온 저의 이름에 부드러운 웃음소릴 흘렸어. 웃음 소리와 함께 달아오른 숨이 귓전을 간지럽히자 안나의 어깨가 살짝 움츠러들어. 그러면 다시 발갛게 익은 사과같은 귓불에 입을 맞추고 목빗근에 얼굴을 파묻고 깊이 숨을 들이키다 올라가 눈을 마주하며 아까전보다야 긴장이 어느정도 풀려보이는 안나의 보슬거리는 머리칼을 다정하게 슬슬 쓰다듬었어.

    “엘사도, 예뻐요.”

    맞닿고있기만한 입술이 오물거리며 저와 어울리는 사랑스러운 말만 하네.

    “알아.”

    허리를 감싸고있던 손실이 타고 올라가 도드라진 날개뼈를 움켜쥐어보다 손끝만 새워 옴폭패인 등골을 쓸어봐. 미세한 자극에도 파들파들 떨려오는 움직임이 정말 예민하다 싶어. 작게 할딱거리는 입술이 벌어지자 이번엔 장난스럽게 혀를 쏙 그안으로 넣었다가 다시 한번 버드키스.

    어디하나 안 단곳이 없네. 안나의 타액이 묻은 혀를 입안에서 굴려봐. 만일 지금 엘사가 제 얼굴을 보았다면 놀라서 까물어쳤을지도 몰라. 안나 또한 지금 엘사를 바라보며 내심 놀라는 중이었으니까. 내 스스로가 이렇게 한껏 풀어진 얼굴을 할수있을줄 누가 알았을까.

    “왜 이렇게 예뻐보이니…”

    정말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듣는 당사자 조차 부끄러울 정도로 달착지근한 목소리로 속삭이던 엘사는 몇번을 닿아도 질리지않을 안나의 입술에 제것을 깊게 겹쳤어.

    전초전은 턱없이 길었지만 상관없을 일이겠지. 급해지고싶지않아. 우리에게 주어진 밤은 기니까.

  89. ㅇㅇ 2015.08.19 19:29 삭제

    그래 엘사 급할것 없이 결혼부터 하면 되는거야!!!!!

  90. ㅇㅇ 2015.08.20 01:20 삭제

    드디어 여기까지 진도가…! 그래 급할 것 없어!!!

  91. ㅇㅇ 2015.08.20 22:51 삭제

    혹시나해서들어왔는데 다시시작했다니!!! 존나좋다 ㅠㅠㅠ으아아아아아!!!.

  92. 야동k 2015.08.23 13:46

    먼저 눈을뜬건 엘사였어. 오늘은 다시 촬영이 재개되는 날이기도하고, 그래서 알람을 맞춰놨던걸 깜빡했지뭐야. “아…시발…뭐-” 귀를 쩌렁쩌렁하니 울리는 알람소리에 무의식적으로 욕지기를 뱉으며 가늘게 눈을 좁히던 엘사는 제 품안에 얌전히 안겨있는 자그마한 생명체 말문이 턱 막혀버려. 저도 잠이 깨려는지 으으응… 작은 투레질을 하며 따뜻한 온기를 찾아 엘사의 품안에 더욱 파고들어와. 아이폰 특유의 기본 알람소리는 일어나라 요란인데 엘사는 일순간 멈칫 두 눈을 멍청하게 끔뻑거리고만 있었어. 그러다 아차 싶어 손만을 뻗어 협탁을 더듬더듬, 손끝에 닿을랑 말랑한 거리에 있던 휴대폰을 간신히 잡아 알람을 꺼버려. 그제서야 살풋 구겨져있던 안나도 다시 편안하게 꿈속으로 빠져든듯 싶었지.

    보통 촬영 당일은 좀 이르다싶을만큼 일찍 알람을 맞춰놓는터라 아직은 일어나지않아도 되는 시각이었어. 휴대폰 액정에 비치는 시간을 확인한 엘사는 안나가 최대한 깨지않게 다시 휴대폰을 협탁에 올려둔뒤 조금은 신기하단 표정으로 새근새근- 애기같은 숨을 고르고있는 안나를 바라봤지. 얘는 이른 아침인데도 피부가 뽀얗네. 투명할정도로 말간 안나의 피부에 감탄하는 엘사였지만 정작 서른줄인 본인도 이십대인 안나와 비교해도 뒤지지않아. 보통이면 코웃음이나 쳤을테지만 지금 제품에 한 몸 처럼 안겨있는 안나를 꾹 끌어안고 팔배개를 해주고있는 왼팔을 대신해 오른팔로 안나의 어깨에 두르고 토닥토닥 다독여주고있는 엘사는 저를 감싼 신기한 기분에 사로잡혀있었어. 밤새 움직이지않고 가만히 배게를 해주었던 팔은 피가 잘 안통하는지 저릿저릿, 토닥토닥 두드려주는 오른팔은 어찌나 움직여댄건지 뻐근하기까지해. 간밤의 일이 거짓이 아니라는 산물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일정한 박을 두고서 토닥여주던것을 멈추곤 엘사는 물끄러미 제 오른손을 생경하게 이리저리 둘러봐. 그러다 안나를 보니 너무 심장이 뛰어재껴서 속이 울렁거리기까지했지. 얼마나 만지고 주무르고했으면 아직도 손안엔 생생히도 안나의 감촉이 남아있어. 그리고. 엘사는 가만히 손을내려 옴폭패인 등골을 손끝으로 살살 쓸어보다가 말캉하고 탄력있는 둔부를 찰흙반죽처럼 짓뭉게며 주물러댔어. 내가 원한다면 지금도 언제든지 만질수있었지.

    희열, 열락. 그 비슷한 단어들을 다 빗대어도 모자랄만큼 욕정이 차고 흘러넘쳐 엘사는 자신이 스스로가 마치 발정난 개새끼가 된것같다고 생각할 정도였지. 관계가 전무하진 않으니까 어떻게 섹스를 하는지는 잘알고있어. 단지 지금 섹스를 즐기는 대상이 평상시처럼 남자가아닌 여자, 그것도 저와는 띠 한바퀴를 두르는 풋내나는 스물 한살인 여자애라는 점이 전과는 다른 점이었지만. 자국이 남지않을 정도로만 이를새워 달큰한 살내음이 올라오는 목을 잘근거려. 응응, 차마 내뱉지는 못하고 삼켜대는 신음이 저가 대고있던 입술을 통해 고스란히 웅웅 울려오니 그래서 더 입술을 떼는게 쉽지않았지. 한손에 쥐어도 살짝 공간이 빌 만큼 자그마한 가슴은 앙증맞기까지해. 그런 주제에 꼿꼿히 선 정점은 어느정도 제 애무에 반응하고있다는 결과물이기도했고. 잇세로 얇은 목살을 지근지근 씹어대다가 다시 쪽쪽 빨아드리고 가슴을 움켜쥔 두 손은 엄지와 검지로 한꺼번에 끌어모아선 옴작옴작 주무르기도, 검지의 지문만으로 감질맛나게 유두를 비벼대기도해.

    처음 느껴보는 쾌감은 안나 스스로가 자신의 몸을 낯설게 느끼게했지. 바짝 서버린 유두에선 엘사가 주는 부드러운 자극이 이어질때마다 찌르르 울리는것도 같고, 아직은 익숙하지않아서 묘한 감각이라 여기는데 그저 상대방이 엘사라는것 만으로도 허리가 비틀리려하고. 특히나 지금 엘사의 타액으로 축축하게 젖어버린 목덜미는 끈덕한 숨이 내려앉을때마다 오소소 소름이 돋으면서 절로 흠칫흠칫 떨게돼. 축축한 혀가 날름날름 개처럼 핥아올때마다 입술을 비집고 나오는 소리를 참을수가없어. “아, 으응…응… 엘사…흐우, 이상해요… 목, 이상해에-…” 자꾸만 움츠러드려 하는데에도 엘사가 집요하게 파고들어. 되려 늘어지는 신음소리가 더욱 자극해버리고 말았지.

    문득 새벽내도록 제게 매달려 들려주던 색스런 신음소리가 떠오르자 엘사는 다시 뜨끈하게 열이 몰릴것만 같은 하반신에 슬몃 눈살을 구겼어. 목소리에 마약이라도 발라놓은 것처럼 계속 듣고싶게 만들어. 자극받은건 안나였지만 저 또한 전신을 웃도는 흥분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 신음소리. 그래, 안나의 신음소리. 맙소사… 어쩜 그렇지? 엘사는 심란한 얼굴로 일어날 기미가없는 안나를 내려봐. 생겨먹은건 순진하기짝이 없으면서 내뱉는 신음은 어울리지않게 요염하고, 야하고. 정말 이거 고단수 아니야? 안나를 휘두르고있는건 자신이었지만 어째 휘둘리고있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어.

    여자의 내부 느낌이 그렇다니. 축축하고, 뜨겁고. 마치 녹을것만 같아서. 밤새 안나의 안에 머물던 손가락은 나중이 되어선 허옇게 퉁퉁 불어버릴 정도였지. 손끝으로 느꼈던 주름 하나하나를 기억해. 어느 부분을 문질러주면 더 좋아했는지, 그곳은 얼만큼 미끌거리고 따듯했는지도. 절정에 다다를때면 놓아주지 않을듯 여물어오는 움직임도. 이래서 남자가 여자만 보면 발정난 개처럼 구는건가. 어느정도 이해가 갈정도야. 여지것 살면서 그런,… 그런 자극은 받아볼 이유따위 없었으니까. 제 손짓하나에 표정이 변하고, 자지러지는 신음을 뱉던 안나의 모습에 엘사는 소름이 달렸었지. 그래서 더욱 안나를 몰아붙이게되고. 어쨌든 전혀 싫지않았다는게 중요한거지.

    자보면 알게될거라고? 조심스럽게 안나의 머리 밑에서 팔을 빼낸 엘사는 안나가 깨지않도록 조용히 침대 아래로 두 발을 내렸어. 확실히 그 전처럼 혼란스럽고 정신상만했던 상태는 많이 호전되어 있었지. 오히려 좀 차분해졌다고 해야할까. 엘사는 일어나기 전 비스듬히 몸을 돌려 다시금 안나를 바라봤지. 그리곤 말간 뺨위를 손으로 슬슬 쓰다듬어봤어. 잠결에도 무심코 온기를 찾아 손안을 파고들어오는 움직임이 여간 귀여운게 아니야. 그래서 더 손을 떼기가 힘들어. 계속 닿고싶다는 생각과함께 엘사는 손길을 물리곤 샤워를 하러갔어.

    일단 레즈비언은 아니야. 그 누구라도 안나처럼 행동한다고 해서 자신이 이토록 무뎌질수는 없다고 보니까. 사실은 안나가 아니라면 그 어떠한 가정도 상상해볼수가 없어. 떠오르지도않고 그저 말뿐인 가정일지라도 역겹기그지없지. 찬물을 맞고나니깐 좀 살만해. 시원하게 몸을 행궈낸 엘사는 어쨌든 마냥 안나를 부정하던짓은 멍청한거라는걸 좀 알것같았지. 스스로도 제어하기 힘들거라고. 원래 뭐든 처음은 호기롭지만 서투르고 요령이 없는 법이니까.

    안나 데이아나 한정 레즈비언이 되는건가. 풉-! 컥컥. 자신이 생각하고도 요상스런 정의에 양치를하다 사례가 걸려선 세면대에 두선을 짚고 컥컥거려. 아 시발 매워. 가볍게 욕지기를 투덜거리며 입을 헹궈내는 엘사였지만 사실상 거울에 비치는 얼굴은 제법 기분이 좋아보였지.

    바스가운을 여밀때즘 갖은 호기심을 다 드러내며 엘사를 배웅하던 메가라에게 연락이왔어. 메그의 이름에 엘사는 그럴줄 알았다는듯 휴대폰을 들었지. “Hey! 레즈비언 아렌델!”

    “약했니? 네가 목숨 아홉개인 고양이는 아닐텐데 메그.”

    낮잠을 방해받은 설표처럼 엘사는 거리낌없이 날을 새우며 으르렁거렸어. 그런다고해서 장난끼많은 흑표가 한발 물러날까?

    “어땠어?”

    “뭐가.”

    “널 레즈비언길로 인도한 처녀의 맛은 어땠냐고.”

    누구친구 아니랄까봐, 사실 메그도 엘사만큼 입이 험했으면 험했지 덜하진않는 위인이야. 아, 무슨 내뱉는말만 들어보면 상스러운 남자새끼같아. 엘사는 완전 기분잡쳤다는 표정으로 육두문자를 오지게 메그에게 내뱉었지. 본래 나가려고 했던탔에 샤워실문은 살짝 열려져있었어. 안나가 자고있다는걸 깨닫곤 엘사는 통화정도는 여기서하고 나가는게 났겠다는 결론을 내렸지.

    “별거있었겠니? 넌 여자 아니야? 기집애들 앙앙거리는 꼴이야 다 똑같지.”

    아마 말이 곱게나가긴 글러먹은것같아.

  93. ㅇㅇ 2015.08.23 16:58 삭제

    으어 불안하다… 엘사가 말을 조심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ㅠㅠ

  94. ㅇㅇ 2015.08.23 17:42 삭제

    헐 ㅠㅜㅜㅜㅜ 이거 진짜 다시 써주는구나 ㅜㅜㅜㅜㅜㅜㅜ
    딱 이뤄지기 전에 끝낸다고 해서 진짜 아쉬웟는데 ㅠㅠㅠㅠㅠ
    그나저나 난 왜케 안나가 고통받는게 좋지..ㅋㅋㅋㅋ 영고안…
    저거 왠지 안나가 듣고 말은 못하고 난 엘사 좋아하는데 엘사한텐 난 장난감인가 하면서
    찌통+삽질할거 생각하니까 넘 좋다 ㅋㅋㅋㅋㅋ 담편 홧팅!!!!!

  95. 흥선 2015.08.23 20:56

    끼에에에에에에에엑!!!!!!!!
    눈 뜨자마자 안나 챙겨주는 모습이 왤케 젠틀한가요 존멋ㅠㅠㅠㅠ 지난밤 정말 열정적으로 물고빨고 했구나..
    얼마나 열심히, 오래 파워쎅쓰했으면 손가락이 다 불어버리나요ㅋㅋㅋㅋ
    절정에 다다를때 오물오물거리는 안나아랫입이라니.. 하읔 엄빠미소가 절로 나오네ㅋㅋㅋㅋㅋ
    메가라랑 통화하면서 엘사 괜히 부끄러워가지고 막말할 삘인데… 안나 깨있어라ㅋㅋㅋㅋㅋㅋㅋ 웨잌업(짝)웨잌업(짝)
    안나 상처받아서 울멍울멍하는 표정 지었으면 조케따.. ㅋㅋㅋㅋ

  96. ㅇㅇ 2015.08.25 14:40 삭제

    언제오누 ㅜㅜㅜ

  97. 야동k 2015.08.25 23:26

    어쩌다보니 엘사 시점이 주가되어버린 썰… 의외로 아직 철딱써니인 엘사가 삽질할수도ㅇㅇ… 다음건 좀 길게 쪄볼께…

    말이 곱게 나가지않는건 엘사 특유의 습관같은거야. 그게 더 엘사 아렌델을 까칠하게 보이게하는 면이 있긴했지만 이미 다 알고있는 메가라의 ‘마음에도 없는소리 하는거 보니까 마음에 들었나 보구나?’ 하고서 정확히 정곡을 찔러오는말에 엘사는 합죽이가 되어버렸지. 하여튼. 불만스러운지 거울을 뚫어져라 노려보다가 윗입술을 씰룩거려. “알면서 뭘자꾸 캐물어?!” 한껏 쏘아대봤자 킥킥거리며 웃는 메가라는 끄떡도 없었지.

    -신기해서 그렇지, 신기해서.-

    “개뿔이.”

    -난 니가 어린여자 취향인줄은 꿈에도 몰랐어.-

    “누가 누구 취향이라는거야. 그런년 한트럭 가져다줘도 다 장난감이야 알아?!”

    어쩜 입만 열면 속마음과는 반대로 툭툭 튀어나가는지. 엘사는 스스로가 내뱉고도 거슬리는 말에 눈살을 찌푸려. 더군다가 빈정거리는 메가라의 목소리가 더하니 딱 약올라 죽을것만 같았지.

    -네네, 그러시겠죠~-

    이년은 정말 목숨이 아홉개일지도 몰라. 진짜 죽여버릴거야.

    “미친년아 끊어!”

    악! 약오른걸 어찌 풀지도 못하고 대리석 바닥을 발로 팍팍 차대며 씩씩거리던 엘사는 띵하게 골머리가 울리자 그제서야 흥분했던걸 가라앉혀보려 허리에 손을 짚고는 숨을 골랐어. 고작 오분남짓 통화했을 뿐인데 메가라는 정말 남 속을 뒤집어놓는덴 일가견이 있는것 같아. 서너번 쉼호흡을 하니 겨우 진정이 돼.

    정말 미친거아니야? 절로 주름이 질것만같은 미간사이를 꾸욱 누르며 스케줄을 되짚어봐. 그리곤 비어있는 시간에 당장이고 그 보라색 눈깔을 찾아가 제명에 못살게 만들어줄 의향이 있었지. 엘사는 아직 물기가 축축한 백금발을 신경질적이게 쓸어넘기며 벌컥 문을 열었어. 악! 엘사는 또다른 의미로 악소리가 튀어나올뻔했어. 소리를 지르지않게 아랫턱에 힘을 주지않았더라면 정말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겠지. 이번에는 너무 놀라서. 그곳엔 어쩔줄 모르고 우왕좌왕하다가 엘사와 딱 맞닥드린 안나가 서있었으니까. 흐읍, 폐부가 커다랗게 팽창되며 숨을 급하게 집어삼켰지. 사람이 너무 놀라면 소리도 안튀어나온다더니 지금 엘사가 딱 그짝이야. 흘러내릴듯 동그랗게 커져버린 푸른눈이 끔뻑끔뻑. 일순간 사고회로가 쩡-하니 얼어붙는 느낌이야. 얼마나 놀랐으면 바스가운 허리춤도 제대로 묶지못해서 다시 헐렁하니 풀려버렸지만 지금 그딴걸 신경쓸겨를이 어디있겠어. 일초, 이초. 짧은 정적 뒤로 안나는 마치 아무것도 보지못했다는듯 두눈을 꾸욱 감고서 후다닥 방안으로 뛰쳐들어가버려. 밤새 함께 잠들었던 방이 아니라 안나에게 내어준 손님용 방으로.

    뒤늦게 머리가 삐걱거리며 돌아가. 그리곤 망연하게 쾅-닫혀버린 문을 보며 멍하게 생각했지. 뭐야, 다 들은거야?

    그래 다 들었군, 확실해. 엘사는 그 이후 안나의 행동을 보면서 완전히 확신했어. 이름만 불러도 다시 움찔거리고 제대로 눈도 못 마주치고. 손이라도 잡을라치면 은근슬쩍 손을 빼기까지하고. 짙게 선팅이된 차창을 보다가 힐끔 눈동자만 굴려 안나쪽을 보니 완전히 풀죽은 얼굴이 보였어. 게다가 같은 벤을타고 이동하는 와중 가시방석같다는 티도 숨기지않고 폴폴 풍겨대고 있고말이지. 아, 골머리야. 조금만 굳어도 냉한 낯짝이 살벌해져선 얼음바람을 폴폴 풍겨. 이따금 한숨을 내쉬며 심기불편한 기색을 숨기질않아서 운전하고있는 올라프만 애꿋게 긴장한 상태였지.

    이럴땐 어떻게 해야하지? 엘사는 메가라에게 괜히 틱틱거리며 뱉었던 말들을 곱씹으면서 완전 낭패봤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어. 아무래도 사람이 돌아이가 아닌이상 당사자가 그런말들을 직접 들었더라면 상처를 안받을리 만무하다는것즘은 알아. 게다가 마지막 말. 그래, 마지막말이 매우 문제였지. 장난감이라고 지칭했던 그 말 말이야. 이런 썅. 이놈의 입이 문제야. 그리고 그 보라색 눈깔이 원흉이가도하고. 어떻게든 풀어야 할것 같은데. 뚱한 얼굴로 차창만 주시하며 골머리를 썩히던 엘사는 차마 말이 튀어나가지않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어. 모래를 한줌 삼켜낸듯 목구멍이 턱하니 막혀왔지.

    조막만한 머리통으로 무슨생각을 하고있는지는 몰라도 아마 안나가 한성깔하는 여자였다면 이미 손지검 한대 날렸을지도 몰라. 그리고 드라마틱하게 이 쓰레기자식! 이란 대사를 날렸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안나는 그럴 위인은 못되니깐. 차라리 무슨 말이라도 했으면. 정확히 몇번째인지 세어보길 포기한 한숨이 엘사의 입에서 푹 흘러나와. 하긴 무슨말을 듣던간 이 놈의 입에서 곱게 말이 튀어나가란 법도없고. 차라리 저렇게 벙어리처럼 있는게 나을지도.

    가만보면 저게 말마따나 진짜 애인도 아니고. 한번 잤기로서니 상처받든말든 왜 이렇게까지 신경 써야하는건데? 처음에는 어쩐다라는 마음이 참을성 없는 성격머리에 더해져 이젠 좀 짜증까지나. 정신병이 있는것 처럼 이런저런 생각들이 오락가락해서 갈피를 못잡겠어. 이따위 거북스러울 침묵을 먼저꺄버리는건 역시 엘사가 먼저였어. 이러든 저러든 시발 아무 말이나해. 답답하긴.

    “세워.”

    도심 한 복판, 차창 밖으로 정처없이 흘러가는 가로숲길을 주시하고있던 엘사가 불쑥 말했어. 자기에게 말하는것인지 못알아먹은 올라프가 대답조차 하지않자 재차 짜증섞인 소리로 엘사가 말해. 두서 다 잘라먹고 멈추라는 말만.

    “ㄴ-네?”

    “멍충아 차 세우라고.”

    볼것도 없는 차창에서 시선을 물리고, 안나 쪽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저처럼 창밖을 보고있던 안나는 목이 굳어버리기라도 한건지 미동도없어. 그 모습에 엘사는 살풋 미간사이를 좁혀. 다 들었든 말든 신경꺼버리면 될텐데. 기운하나없어보이는 저 낯짝을 보니 그래서는 안될것같단 말이야.

    쏘아붙이지도않고 그렇다고해서 날이 서있는것도 아니고 차분한 어조로 말하는게 더 무서워. 경보단계가 1,2,3으로 나눠져있다 치면 저 단계는 제일 위험단계인 3단계 정도야. 조금만 건드려도 거나하게 불똥이 튈 단계라는걸 잘 알고있는 올라프는 거두절미하고 시키는대로 고분고분 가길에 차를 새웠어. 흔하지않은 벤이 멈춰서자 이따금 사람들이 힐끔거리긴 했지만 안에 누가 있는지는 알길이 없으니 다들 제갈길을 걸어가. 마른침을 꼴딱 삼킨 올라프가 백미러를 보자 날카롭게 쏘아보는 서슬퍼런 눈이란 마주쳐.

    “내려.”

    “누-누님, 그 촬영 시간이…”

    “길게 안걸리니까 내리라고. 눈치가 없니?”

    스케쥴 하나 조정못했다고 부리던 히스테리와는 차원이 다른 목소리에 올라프는 더이상 군소리하지않고 차에서 내렸지. 촬영스케쥴이야 일단 카이에게 늦을것같다 말해둘지언정 당장에 목숨이 중요하잖아. 삼자가 사라진 차안, 엘사는 더는 뜸드릴것도 없다는 듯 안나를 불렀어. 물론 야, 가아니라 밤새 입에 담고 담았던 안나의 이름이었지.

    막상 꽉막혀있는듯 기운이 쪽쪽빠진 얼굴을 보자니 보는 당사자가 더 속이 터질것 같아. 아래로 축 처진 눈썹이 안쓰러워서 문질러주려 손을 뻗는 동시에 안나는 살짝 몸을 뒤로 빼버렸어. 명백한 거부의사. 갈곳을 잃은 엘사의 손길이 허공에 잠시 머물러있다가 미련없이 거두어져.

    “들었어?”

    “…”

    “하긴, 다 들었으니까 이딴식으로 굴지.”

    엘사가 한마디 한마디를 뱉을때마다 안나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어. 울컥 올라오려는 감정을 참듯 밤새 쪽쪽 빨려서 통통해진 입술을 꼭 깨물어. 옅들을 의도는 아니었지만, 엘사를 찾아 일어났을때 워낙 커다란 목소리였으니 다 들어버리고 말았지. 최악이다, 라고 안나는 생각했어. 어쩌면 분위기에 그렇게 쉽게 휩쓸려버린게 문제였을까. 아무런 말이 없는 저를 조금은 짜증난다는듯 바라봐보는 눈길에 더 상처입어. 새벽내도록 저를 품어주었던 사람은 마치 연기처럼 홀연히 사라진것만 같아. 아니면 전부다 꿈이었을까.

    안나는 무릎위로 올리고있던 두 손을 주먹을 꽉 말아쥐었어. 저는 아직 풋내나는 스물하나일 뿐이야. 엘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직 머리에 피도 안마른 어린 년이지. 하지만 내가 완전히 어른이었다 하더라도 지금 이런 상황을 납득할 수 있었을까. 가벼운 말장난에 간밤의 일들을 구설에 올리며, 잠깐의 유흥으로 치부하는 그런 상황말이야. 완전한 어른이 된다면 그런것에 얽매이지않고 행동할 수 있었을까. 내도록 생각했어. 하지만 결국 그건 성숙과 미성숙의 문제가 어니라는게 안나의 결론이었지. 이건 마음의 무게 차이였으니까. 저는 진심이었지만 안나의 눈에비친 엘사의 말과 행동은 그보다는 조금 더 무게가 가벼운것 같아.

    그래서…

    “저는-… 선배님의 유흥거리가 아니에요…”

    상처받았어. 그렇게 진심인듯 행동하지말지. 그랬더라면 적어도 거부할 선택권정도는 생겼을텐데.

    “안나, 그건-”

    안나는 묵묵히 엘사를 보고있었어. 완전 상처받았다는 얼굴로. 내 본심이 아니야. 내가 못되처먹어서 말이 잘못나간거야. 이렇게 말해야만 하는데 시발, 살면서 저를 낮추어가면서 까지 누군가에게 필사적이게 행동해본적이 없으니 말이 잘도 나갈리가없었지. 정말 찰나, 안나의 얼굴에 기대감이 스쳐지나갔지만 엘사의 뒤이어진 침묵에 기대감은 금세 사라져버리고말아. 정말 알기 쉬운년. 씁쓸해하는 안나의 얼굴을 보자니 제 속도 알싸하게 쓰라려와. 하지만 곧 죽어도 미안하다는 말은 입밖으로 튀어나갈것 같지않았지.

    마주친 시선은 얼마 못가 안나가 먼저 고개를 돌리며 어긋났어. 원래가 오면오고 가면가라라는 식의 연애를 해온게 문제였을까. 필사적이던 마름은 부지불식간에 체념을 만들어. 순간 이런 상황이 좀 우습게 느껴졌지. 대체 뭘 해보겠다고, 저답지 않게.

    “누-누님?! 어디가세요!”

    “택시타고 알아서 갈꺼니까 신경꺼.”

    기분나쁘면 꺼지라해. 거칠게 차문을 쾅 닫아버린 엘사는 쩔쩔매며 저를 붙들어오는 성실한 매니저도 뿌리쳐버리곤 손을 휘휘저어 멈춰선 택시에 올라탔어.

    안나를 대할때, 애초부터 나다운적이 없었지, 이상하게도. 차라리 잘됏어. 맞지않는 조각이었다고 여기면 그만이니까. 그런데 참-… 기분이 거지같단말이야.

  98. dd 2015.08.26 01:12 삭제

    오오오오오 선댓 후감상 간다 기다려라 ㅋㅋ

  99. dd 2015.08.26 01:21 삭제

    엄마 나 오줌쌋어!!!!!!

    시발 다음 전개 생각하니까 심장이 활발하게 뛰기 시작하면서 전신 혈액순환이 평소보다 몇배 빨라저서 이뇨작용이 급 활발해져서 오줌 눴어 어쩌지???

    오줌이 안멈춰 그러니까 빨리 다음꺼 쩌와 그래야 오줌 멈출꺼 같애
    다음꺼 쪄와!!!!!!!!!!!!!!!!!!!빼액~~~~~~~~~~~~~~~~~~~~~~~!!!!!!!!!!!!!!!!!!!!!!!!!!!!!!

  100. 야동k 2015.08.26 08:43

    미친놈아 오줌드립시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신박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1. 과녁러 2015.08.26 13:44

    다음편이 시급합니다

  102. dd 2015.08.26 17:12 삭제

    오줌드립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다음편 너무 시급함….

  103. ㅇㅇ 2015.08.27 02:38 삭제

    크으으 일이 커진다ㅠㅠ

  104. 야동k 2015.08.29 10:22

    길게는 무슨… 꼬박꼬박 쓰는것에 의의를 둔다…

    안나가 답답한 성격머리이긴해도 고집있고 결단력있는
    성격이야. 그러니 처음 엘사의 집에 찾아갔을때 그렇게 냉대하는데에도 열어줄지 안 열어줄지도 모르는 집앞에서 반나절을 기다리기도 했고 그보다 훨씬 전, 저를 완벽하 무시하고 싫은 기색 하나 숨김없이 티내는 엘사에게도 포기하지 않고 다가갔던거니까. 장말 차문이 부셔져라 쾅! 닫혀버리는 소리에 의기소침하게 축 처져있던 안나의 어깨가 움찔거렸어. 귀가 먹먹해질정도로 커다란 소리 이후엔 당연하다는듯 적막이 찾아들었지. 새하얗게 질리도록 주먹을 쥔 손을내려다보고있던 안나는 이미 주인은 내리고없는 자리로 고개를 돌렸어. 텅 비어있는 자리를 보자니 안나는 그제서야 왈칵 눈물이 터질것 같았지. 정작 충격적인 말을 들은 당시엔 이상하리만치 무덤덤하게 느껴졌었는데. 어떠한 말도 해주지않으니까. 부정도 없고, 긍정도 없을 말은 아침의 말들이 거짓만은 아니라는 것에 힘을 더 실어줄뿐이야. 안나가 들은건 엘사가 내뱉은 말이고 그 속내는 어떨지 안나가 무슨수로 알겠어.

    아, 울면 눈 부을텐데… 시큰시큰 아려오려는 두눈을 손바닥으로 꾹 눌러. 그 사이에 허겁지겁 차에오른 올라프는 시동을 걸고서 차를 출발시켰지. 아직도 밤새 엘사의 손길을 받아내던 고간사이는 아릿하고 저린데. 이마저도 없었으면 금방전의 생각처럼 꿈이라고 치부했을지도 몰라. 정말 나쁘다… 그래도 여지것 엘사에게 그토록 모진대접 받아도 이런 생각은 해본적 없었는데. 그냥 가슴이 뻥 뚫려버린것 같아. 그 크기가 상당해서 바람이 통하는게 그대로 느껴질 정도로. 허무함과 상실감의 공존은 안나를 차분하게 만들었어. 격양된 화도 없었고 원망도 없어. 어쩌면 이런일이 있을수도 있다고 은연중 생각했던걸지도 몰라. 함께 지내던 며칠사이 너무 많은 것들이 급격하게 흘러간다고했지.

    “…라디오좀 꺼주세요…” 음울이 가득 묻어난 목소리로 안나가 말했어. 당장이고 불씨가 사그러들것처럼 맥아리가없어. 대체 무슨일이람. 백미러를 통해 안나의 눈치를 보던 올라프는 그녀의 요청대로 라디오를 꺼주었지. 사람을 눈치보게 만드는 숨막힐듯한 침묵이었지만 안나에겐 이러한 고요가 지금은 오히려 나았어. 뜨끈한 물기가 서릴것만같은 눈위는 팔로 덮어버려. 아무것도 하기싫다.

    이전도 현실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안나는 이제서야 좀 현실감이 들었어. 그건 곧 안나에겐 체념과 비슷한 감정을 선물해. 물결조차 이르지않는 잔잔한 수면처럼 조용한 슬픔이었지.

    희한하게도 더는 NG가나는 그런 불쌍사는 일어나지 않았어. 오히려 너무 순조롭게 흘러가서, 원래도 앞전의 열번NG라는 일이 이상한일이었던게 맞지. 씬에 들어가는 와중에도 엘사는 상황에 몰입이 되질않아 꽤나 애를 먹고있었어. 마음이 콩밭에 가있으니 집중이 될리가없는데 희한하게도 카이의 별다른 요구가 들어오질 않아. 컷! 소리와 함께 안나는 제자리로 돌아가 매니저가 건내어주는 따뜻한차가 담긴 컵을 받아들고는 휴식을 취했어. 처음, 막혔었던 비맞는 씬을 비롯해 오늘 촬영은 꽤나 진척이 있었지. 곧 베드씬을 비롯 몇주 정도만 더 고생한다면 촬영은 끝이날거야. 말이 몇주지 원래 영화촬영은 몇달의 기간이면 마무리가되고 실상 남은시간은 얼마 있지않다는거였지. 오도카니 제자리에 서서 아무런 말없이 묵묵히 대본을 보고있는 안나를 지켜보던 엘사는 다소 짜증스런 탄식과 함께 자리로 돌아갔어. 아 시발 진짜. 마치 아무일 없다는듯이 굴고있잖아. 의자에 털썩 앉자 올라프가 호들갑스럽게 엘사를 챙기기 시작했지만 정작 본인은 만사가 성가실뿐이야.

    “올라프 그 입좀 닥쳐.”

    신경쓰이는건 지금 나 뿐인것 같잖아. 완전히 신경 꺼버리겠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행동한건데 실상은 신경끄기는 무슨 오히려 완전 눈에 거슬려서 딱 까물어칠것만 같아. 다음씬 촬영으로 주변은 소란스럽고 부산한데 반해 엘사는 저와 안나를 제외한 모든것들이 슬로우컷처럼 느껴져. 꼬우고있던 다리의 발끝을 정신산만하게 떨어대며 잘근잘근 아랫입술을 괴롭혀. 이미 험상궂게 굳어진 눈썹이 꿈틀대고 있었지. 엘사는 팔짱을 끼고있던 팔을 풀고서 도무지 표정관리가 안되는 얼굴을 쓸어내렸어. 진짜 이게뭐야. 토해내듯 내뱉은 한숨에 전신에 기운이 쭉 빠져버리고말아. 나 완전 저 계집애한테 말려버린것 같잖아.

    “딱히 사이가 좋아졌다거나 그런건 아닌가봐요.”

    잠깐의 쉬는타임인 지금, 감독 카이가 너스레를 떨며 엘사에게 다가왔어. 그래 지금 이 일의 모든 원흉! 엘사는 피로가 몰려와 천근처럼 느껴지는 눈을 가리고있던 팔을 살짝내려 매섭게 쏘아봤지만 돌아오는건 전의를 상실케하는 사람좋은 웃음이야.

    “보면 모르겠어요?”

    “오히려 더 나빠진걸까.” 카이는 엘사 옆자리에 앉으며 안나쪽을 돌아보며 말했어. “아닌것 같기도 하고.”

    말 그대로야. 무슨 엘사의 껌딱지처럼 붙어다니던 아이가 며칠사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저렇게 멀찌감치 떨어져있는것만 보면 아마 제 삼자가 본다면 드디어 안나가 포기를했구나 하고서 생각할법도해. 그렇게 된다면 아주 연기같은 연기가 나와야했디만 또 그건 아니야. 엘사에게 열번의 엔지라는 굴욕을준 작위적인 느낌이 이제는 보란듯이 사라졌으니까. 기대반 우려반, 도박한다는 마음으로 구슬리기쉬운 안나측에게 제안했던 일이지만 어쨌든 결과물은 꽤 만족할만한 것이었지.

    “마지막 작품이라고 들었어요 엘사.”

    그는 올라프가 내어준 캔커피를 사원하게 따며 말을 이었어. 하지만 정작 질문을 받은 본인의 신경은 다른쪽으로 쏠려있었지.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어. 턱을괴고는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는 모습은 방해를 원하지않는것 같아보여. 시선이 어디로 향하고있는지 눈치를챈 카이는 고개를 한번 갸웃거리다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지. 엘사는 여전히 유아독존인 사람이야. 잘다듬어놓은 조각상처럼 미동없는 엘사를 등지고 그는 자리로 돌아갔어. 그녀가 처음 연예계에 발을들여 첫 영화를 시작할때부터 봐왔으니까 잘 알고있다고하면 그럴수도있고 모른다면 모른다고 할 수도 있어. 그런걸로 종합해보자면, 뭐. 며칠동안은 함께 지냈다고 들었는데 엘사의 성격으로보면 정말 싫었더라면 집에 아예 들이지도 않았을 일이지. 썩 친해진게 아닐까 카이는 조심스럽게 추측해봐.

    오늘의 마지막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엘사는 가만히 생각에 잠겨있었어. 생각이 많아질수록 말이없어지는 편이어서 꾹 닫힌 입술은 일자를 그린채 열릴 기미가 보이질않았지.

    그저 막연하게 떠오르는건 안나의 수줍은 말간 미소였어. 제 쪽은 처다보지도않는 안나를 보며 슬몃 인상을 찌푸려.

    첫인상은 어땠더라. 처음 촬영에 들어가기 전 미팅 자리에서 만났던날을 화상해. 시간으로 따지자면 먼일은 아니었지만 이미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은 색감이 희뿌옇게 변색돼 마치 오래전 일을 떠올리는듯했지. 뻣뻣히 굳은 몸으로 목석처럼 자리에 앉아선, 그 자리에 제일 늦게 도착한 저를 보며 두 눈을 동그랗게 키우고 놀라던 모습. 처음엔 저 햇병아리는 뭐지, 그리고 아이돌 나부랭이라는걸 알자마자 들었던 생각은 재수없어.

    -엘사라고 불러도돼요…?- 그런주제에 치기어린 각기를 부리질않나.

    마치 본인의 의지로는 막을 수 없는 수마처럼 관자놀이를 시작점으로 두통이 스멀스멀, 물감이 번지듯 퍼져나가. 속이 너무 답답해. 손바닥으로 관자놀이를 옴폴 패일만큼 꽉 눌러대도 두통이 완화되거나 하지는 않았지.

    -선배님은… 좋은사람이에요.- 이상한 소리나 지껄이고.

    자 촬영 들어갈께요, 배우분들 준비해주세요! 스텦의 활기찬 소리에 묵묵히 대본을 보고있던 안나가 일어났어. 그리고 엘사는 한박자 뒤늦게 일어나 두터운 윗도릴 매니저에게 건내주고있는 안나에게로 성큼성큼 지체없이 다가갔어.

    “잠깐 나 좀 보자.”

    그래서 결국 신경쓰이게하고.

    “…선배님이랑 할말 없어요.”

    버팅기듯 힘을주고 서있어보지만 완력에선 엘사의 앞승이야. 뼈뿐인 몸으로 버티고 서있어봤자였지. 이번에 엘사는 확실히 성가시다는 얼굴로 안나를 정확히 응시했어. 주춤거리면서도 맞부딪쳐오는 시선이 지금만큼은 달갑지않았지.

    정말 네꺼짓게 뭐길래. “객기 부리지말고 따라와. 개처럼 끌고가기전에.” 날 이렇게 성가시게해.

    엘사의 말에 안나 또한 무언갈 결심한듯 버팅기던 몸에 힘을 풀었어. 엘사의 살벌한 말은 누구도 들어도 상관없다는듯 목소리가 커다랬기때문에 단박에 주위 이목을 끌어버렸지. 또 찌라시에 희한한 말이 나돌겠군. 안나의 손목에 퍼렇게 멍이 질릴 정도로 힘줘 움켜쥔 엘사는 그러든 말든, 비척비척 뒤를 따라오는 움직임에 구겨진 미간은 펴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어.

    “카이, 조금만 더 쉬죠.”

    사실 그의 양해따위는 필요없는 것인데. 엘사는 그말만 휑하니 남기고서 이미 셋트장을 빠져나가 저만치 멀어져버린 뒤야. 그리고 곧 그 둘은 셋트장과 멀찌감치 떨어진 숲 어귀로 사라졌어.

  105. ㅇㅇ 2015.08.29 17:13 삭제

    뭐하러 인적 드문데로 끌구가?(음흉)

  106. ㅇㅇ 2015.08.29 21:09 삭제

    안놔 새침한거봐 ㅋㅋㅋㅋ 쭈글쭈글일줄 알았는데 강단있는면이 있네
    엘사는 굳이 변명하려들지 않는게 엘사다운데 스스로 답답해 죽을라는게 보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숲이라니 ㅋㅋㅋㅋ 대체 멀 하려고 ㅋㅋㅋㅋ
    과아연 오해가 풀릴것인가 더 커질것인가!!!

  107. ㅇㅇ 2015.08.30 12:12 삭제

    크으으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108. dd 2015.08.31 22:56 삭제

    쥬미 조금만 늦게 왔으면 9월 첫날을 산듯하게 시작하라고 오줌 겁나게 모아놨는데!!!! 아쉽다 500ml 비커 3개정도 모았는데 히히 다음꺼 쪄와 또 모을꺼야!!!!

  109. dd 2015.08.31 22:58 삭제

    ㄴ 어라 뭔 개소리지 히히 지금 쥬미 술취했어 ㅋㅋㅋ 늦게오면 오줌 모은거 너한테 뿌릴꺼야 쥬미
    너무 재밋어 빨리 쪄와!!!!!

  110. 과녁러 2015.09.01 08:22

    ㄴ히익 이분…

  111. ㅇㅇ 2015.09.01 09:01 삭제

    히잌.. 뿌린다니ㄷㄷ

  112. 야동k 2015.09.02 23:11

    히익;; 노상방뇨로 신고할 쥬미가 나타났다;;;! 아우 근데 원래 이렇게 진행할게 아닌데… 울만울망한 안나는 더 괴롭혀야 하는데 ㅋㅋ 이를 어쩐다… 뭔가 막상 연애하는거 쓸라니까 보고싶은 장면도 생각안나곸ㅋㅋㅋ 엄청 드문드문 하루에 한줄씩 쓰니까 내용이 산으로 가는구나… 이러다가 바로 결말 나올수도있겠닼ㅋㅋ 헿. 어쨌든 오래걸렸는데 분량 적어서 미안해 쥬미들!ㅠ 그리고 오줌은 자제해줰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촬영지인 저택은 뒷켠엔 경사진 낭떠러지와 바다를 두고있고 그외엔 울창하다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상록수가 우거진 숲이 다였어. 그래서 더욱 스산한 느낌을주고, 고립되어있다는 쓸쓸한 느낌과 더불어 영화속의 자매에게 제일 어우러지는 장소이기도해. 사람이 없는 장소라고 해봤자 차안이나 근방의 숲이 전부였지. 차안은 싫어. 가뜩이나 속이 답답해 터질것 같은데 차안에 들어간다면 정말 숨막혀서 죽을지도 몰라. 그렇다고 그렇게 눈이 많은 곳에서 떠벌려대기엔 부적합한 주제임은 틀림없었지. 흙길은 전날 잠깐 스쳐지나갔던 빗물로 아직은 촉촉히 젖은 상태였어.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젖어있는 숲내음이 더욱 깊어졌지. 얼마정도를 걸었을까. 더 이상 스텦들의 웅성거림도, 그외의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을쯤이 되어서야 빠르게 걷기만 하던 엘사는 우뚝, 자리에서 멈춰섰지. 얼만큼 깊은 숲에 들어온곳인지는 알수없었어. 그저 길이난대로 무작정 걷기만했으니 그다지 깊이 안 들어 온 곳일수도 있고, 혹은 생각보다 깊이 들어 온 것 일수도 있겠지.

    제자리에 멈춰선 엘사는 잠깐 숨을 고르며 그저 눈 앞에 푸른색의 향연인 길목에 시선을 던지고 서있었어. 밀림정도는 아니지만 울창한 상록수로 이루어진 숲은 대낮에도 그렇게 밝은 느낌은 들지않아. 오히려 우중충한 느낌일까, 듬성듬성 햇빛이 비치는 곳도 있었지만 비친다기보단 그냥 바닥에 너울거리고있는것 같아. 우리가 서있는곳도 그랬지. 약하게나마 빛이 들어오는곳. 빛줄기를 따라 사선을 내린 엘사는 지면에 내린 햇빛을 보다가 뒤를 돌았어.

    붙잡힌 손목이 시큰거리는지 살짝 손목을 비틀어오는 움직임에 엘사는 그제서야 안나의 손목놓아주었지. 뼈마디가 가는 손목엔 마치 인두자국처럼 붉게 손자국이 나있었어. 안나는 제 손목은 몇번 쓰다듬더니 다소곳이 팔을 내리곤 저를 빤히 응시하고있는 엘사를 마주했어.

    분명 오늘 아침까진 좋았지. 안나가 일어나기 전, 자신이 먼저 눈을 뜨고 알람을 끄고 잠들어있는 안나를 보고있었을때까지만 해도,

    “…저는 장난이 아니었어요.”

    잠들어있는 모습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

    “선배님이 무슨 말씀을할지는… 더는 궁금하지 않아요. 차안에서도 그랬고, 아무 말씀도 해주시지 않을거라는거 알았거든요.”

    아아, 원래가 물러터진애라고, 그저 바보같이 헤헤거리는 년이라고 여겨왔었는데 그건 아니었는가봐. 매번 제 눈만 봐도 움찔거리며 피하던 시선은 이젠 올곧을 정도로 맞부딛혀와. 시건방지다는 생각보다는 앞서 불안함이 몰려왔어. 그런거 있잖아. 안그랬던 사람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거라면 이유는 단 하나로 함축이 가능했지. 더이상 그런 태도를 취할 마음없이 관심이 떨어졌다던가, 지쳐나가 떨어졌다던가.

    네가 들은건 진심이 아니었다고 말하고싶었어. 어쨌든 그 상태로 있다간 속병은 자신이 먼저 날것만 같았으니까 오해를 풀고싶어서. 또박또박 해오는 말에 엘사는 한쪽 눈썹만 까딱거리며 느슨하게 팔짱을 꼈지. 누가봐도 건방진 태도로.

    “그래서?”

    이게 아닌데. 습관적으로 꼈던 팔짱을 곧 풀기는 했지만 가시박힌 목소리를 누그리는데엔 시간이 좀 걸렸지. 아랫입술을 꼭 깨물어. 아플텐데라는 걱정이 앞서서 그것에 시선이 머물렀다가 다시 두눈을 마주하게됐어. 어쩐지 울것같은 눈이었지. 여태 많이 봐온 안나의 얼굴. 상처입었다는 얼굴. 이 모습이 바보같고 멍청하다고 여겼던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안나의 아픔이 자신이라는게 어쩐지 싫었어. 희한하게 가슴이 쓰려. 낮선 통각에 엘사는 익숙하지않은 사람이었지. 마치 위산이 훑고지나가기라도 한것처럼 알싸한 느낌이 뜀박질치는 가슴에서 느껴진다는건 신기한 일이야.

    안나는 한참 말을 고르듯 잠깐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어.

    “그냥…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바보같이 혼자 들뜨고 기대해서-”

    어쩌면 당신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그런 헛된희망을 잠깐이라도 품어버려서.

    “…선배님, 원래 저 싫어하시잖아요.”

    그럴리가 없는데에도.

    거의 체념에 가까운 목소리로 안나는 말했어. 억지로 끌어올린 입꼬리가 위태로워보여. 그만큼 억지로라도 웃으려고 눈가를 접어 보이는데, 반쯤 차올라 너울너울 일렁이던 눈물이 결국 버티지 못하고 가느다랗게 말간 뺨을 타고 흘러내렸어. 다급한 동작으로 눈물을 훔쳐내긴했지만 안나는 이내 두눈을 꾹 가리고는 어린 아이처럼 훌쩍거렸지. 가녀린 어깨가 서러움에 들썩거리며 떨려왔어. 억지로 억누르는 흐느낌은 안쓰러울 정도로…

    어쩌면 이렇게 단단히 오해를 산것도 당연한일이야. 사람이라면 누구나 보통 안나처럼 받아들일테니까. 앞전의 만나던 인간들도 이런식의 상처를 제게 받아왔겠지. 다만, 저로인해 상처를 받은사람을 직면한건 이번이 처음이었어. 앞전의 엘사는 자신때문이건 뭐건 타인의 아픔에는 일절 관심도 없는 사람이었으니까. 선배님, 원래 저 싫어하시잖아요. 방금전 안나가 내뱉은 말이 마치 메아리처럼 머릿속에서 공명되어 울려퍼져. 그리곤 목구멍안을 막고있던 무언가가 탁, 풀어지는듯한 느낌이었지.

    역시… 이년이 우는건 이젠 꼴보기 싫단 말이야.

    얼굴을 가리고있는 팔을 부여잡아 단박에 제 품안으로 이끌었어. 가벼운 몸뚱어리는 이렇다할 반항없이 순종적이게 품안으로 안겨들었지. 옷깃이 젖는것 따위는 지금 아무런 상관도 없었어. 엘사의 품안에 안기게되니 서러움이 더한 안나가 목놓아서 울어. 어쩐지 그 모습이 귀엽기도하고 안쓰럽기도하고. 어린애처럼 엉엉 거리는데 딱히 싫지않아. 나 원래 우는 사람한테 이렇게 약했나. 슬몃 말려올라간 입꼬릴 꾹꾹 씹어내린 엘사는 조막만한 뒷머리 사이로 손가락을 엉겼지. 그리곤 제 가슴팍으로 눌러 완전히 기대게해. 곧 죽어도 미안하다는 말은 못하겠지만.

    “안 싫어해 이제.”

    “…”

    “그리고-… 장난감이라고 했던거 진심아니야.”

    가볍게 넘겨도 될줄로만 알았지만 더는 안나를 가볍게 받아들일수없었어. 하지만 이런 변화, 나쁘지않아.

    “원래 그딴식으로 밖에 말못해 내가. 앞으로도 네가 나때문에 또 이렇게 울수도있는 일이고.”

    아무런 대답도 없었지만 괜찮아. 안나는 엘사의 말이 시작되고서 부터 흐느낌이 서서히 잦아들었지.

    엘사는 짧게 호흡을 한번 골랐어. 발끝부터 스멀스멀 낯간지러운 느낌이 타고올라 절로 발가락이 오무라들것같아도 어쨌든 꼭 이 말만은 해야겠다 싶었지. 포옥 안겨있는 몸을 살짝 물리자 고개를들고는 두눈을 맞춰와. 바보같이 얼굴은 폭삭 젖어서는. 축축해진 뺨을 쓸어주는 손길은 퍽이나 다정했어.

    숲 특유의 젖은 흙내음이 마음을 편하게 했어. 산산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나뭇가지가 하늘하늘하게 스쳐. 높다란 상록수에 연하게 비치는 햇볕이, 그리고 그 빛에 부서지듯 눈이부실만큼 반짝거려보이는 안나가 바로 제 앞에 서있었지.

    “네가 우는건 어쩐지 좀 싫어.”

    예쁘군. 이렇게 눈앞에 있는데에도 계속 만지고싶게 만들어. 닿고싶어서. 이런 느낌이 사랑스러운거라면, 그래. 안나는 지금 너무 사랑스러웠지. 보고있는것 만으로도 안달이 나서 하루종일 껴안고있어도 모자랄것만 같아.

    아방하게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에 실없이 웃음이 터져나와. 앞전의 치기어린 고집도 어디론가 녹아버려선 사라지고없어. 싱그러울 엘사의 웃음에도 안나는 아직 영문을 모르고있어. 하긴 그렇게 무심하게 굴고 장난감이라 하질않나 아무런 말도없었다가 지금 이렇게 행동하면 이상할만도 할거야. 문득, 입맞추고싶다는 충동이 명치 아래서부터 몽근하게 차올랐어. 엘사는 가느다란 안나의 팔목을 살짝 그러쥐고는 몸을 숨기듯 수풀 사이, 둘의 몸집보다 더 커다란 나무 뒷켠에 기대어섰어. 딱딱하고 견고한 나무에 등을 기댄 엘사는 아직도 얼떨떨하니 있는 안나의 팔꿈치 아래를 손바닥으로 감싸 이끌어, 그리곤 정신차려라는 의미로 가볍게 콩, 이마를 마주댔지.

    그러자 뎅그랗게 커지는 두 푸른눈에 다시 웃음이 세어나오고.

    “나때문이 아니라면 울지마.”

    말캉한 빰을 엄지로 꾸욱 누르며 쓸어올려 말랑말랑한 젤리같아.

    “나때문이 아니더라도 안울릴래, 역시 니가 우는건 싫으니까.”

    또 울것겉은 얼굴을해. 서러웠는지 어깨를 투닥투닥 두드려오는데 그꺼짓 솜방망이같은 주먹 하나도 안아픈걸. 흐으, 서럽게 울음소리가 새어나오는 입술을 가만히 내리다보던 엘사는 파르륵 떨려오면서도 저를 바라봐오는 안나의 눈꺼풀위를 손바닥으로 살포시 덮어줬어.

    그리곤 키스하기전, 더는 솔직해질 수 없을 말을 다정히도 속삭였지.

    “사귀자, 안나.”

  113. ㅇㅇ 2015.09.03 02:45 삭제

    드디어 엘사가 속마음을!!!!!!! 사귀자라니!!!!!!! 풍악을 울려라!!!!!!!!!

  114. dd 2015.09.03 10:41 삭제

    달달해서 좋은데에!!!!!!!!!!!나도 안나가 좀 더 괴로웠으면 좋겠다는 가학심이 들면서도!!!!!!!!!!!!!끼엥!!!!!!!!혹시 멧돼지 하드캐리같은건 없나여…제..젠장 귀여운 커플따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5. ㅇㅇ 2015.09.08 10:20 삭제

    왜안옴.. 죽?

  116. 야동k 2015.09.08 17:10

    에구…ㅋㅋ 요즘 게임 한다고 썰 쓸시간이 읍다 ㅌㅌ 어쨌든 둘이 사귀게 됐으니 스토옵한다. 과롭히고 달달투닥거리고 고백하고 할거다했네!ㅋㅋ 한스떡밥 괜히넣음 ㅋㅋㅋ 어쨌든 둘이서 결혼하고 잘 살것임 ㅋㅋㅋ 종료 짠

  117. ㅇㅇ 2015.09.09 03:44 삭제

    이럴수가 끝이라니… 그래도 둘이 사귀었으니 해피엔딩이네!!! 그동안 잘 봤다!

  118. ㅇㅇ 2021.02.13 16:42 삭제

    찌찌가 웅장해진다… 너무 재밌어 흐어어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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