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생각해보면 별 것도 아닌 일인데.
조금 전, 아니 약 20분전, 자신에게 다가와 이별을 고한 엘사의 선택에 넋이 나갈듯한 와중에 흘러나온 무덤덤한 생각이 구석 한켠에 자리잡았다.
무엇이 문제냐며, 내가 당신을 실망시킨거냐며 둘만의 문제의 근원점을 찾아보고자 성을 내보고 토로해보았지만 엘사는 그저 묵묵히 고개만을 절레절레 흔들며 방긋 웃을 뿐이였다.
-네가 질려. 그것뿐이야.
그 말이 이토록 가슴에 사무칠 정도로 비수가 될 줄이야. 별것도 아닌 일? 퍽이나 별것도 아니겠다. 그건 분명 이번사태의 문제를 어물쩡하며 넘어가려는 자신의 자기합리화일 것이다.내가 여자라서 문제인가? 아니 우리 둘다 레즈니까 그건 상관없겠다. 그럼.. 그것도 아니면 잠자리? 최근 만나기만 하면 꽤나 질펀하니 놀았던 것 같은데, 그럼 섹스궁합이 문제였었나? 솔직하게 까놓고 말하자면 섹스궁합은 최고였다. 물론 내 기준으로, 그토록 합이 잘 맞는 여자는 엘사가 최초였고, 문제만 없었다면 앞으로도 그리될 터였다. 지금처럼 고해성사받듯 헤어짐을 받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그 외엔 걸릴만한 점이 애교를 덜 피워서?라든가 하라는 연락도 안하고 옴팡지게 클럽다녀서? 뿐인데, 아 이건 – 내 잘못 인정.
아오 시발. 엘사 아렌델..엘사 아렌델..! 대체 뭐야? 지가 뭔데 감히 나를 차?
이성을 갈구하며 논하던 생각이 사뭇 감성적인 히스테리로 변모한다. 뇌리까지 차곡히 차오른 성난 분을 토할 상대가 없어 애꿏은 카페테이블만 손톱 끝으로 박박 긁어본다.
굳게 다물던 잇사이로 바드득 하고 이가 갈렸다. 시발 대체 뭐가 문제인걸까. 아 짜증나 미칠것만 같다. 눈앞에 문제의 근원인 엘사아렌델이 있다면 멱살을 잡고 탈탈 털며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개같게도 눈앞에 없다. 없어. 없다고! 그 년은 지금 나에게 빗엿을 먹이고 웃으면서 자리를 떠났단 말이야.
테이블에 내팽겨치듯 던져놨던 스마트폰을 잡아 이 잡듯이 연락처를 뒤적거렸다. 시발 헤어진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연락처가 눈에 뵈질않아? 엘사아렌델….시발..시발..나쁜년.부르르 떨리는 손가락 사이로 통화버튼을 꾹 누른다. 스피커 너머로 들려오는 뚜르르 – 길게 잡히는 신호음. 받아라. 제발 받아라 받아서 욕좀 하게 제발 받ㅇ-
-네. 엘사아렌델입니다.
-…..
-여보세요?
와 – 이 년 벌써 내 번호 지운거야 지금?
–
-전화왔는데 어떡해?
-그 년도 참 지조가 없네.
둠.둠.둠.둠 일정한 박자와 템포와 함께 신명나게 흔들리는 육체미들 사이에 자리잡은 쇼파테이블. 스마트액정에 뜨는 [안나]라는 작은 문구를 보며 손에 들려있는 스마트폰을 절레절레 흔들던 엘사의 입가에서 희미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물음. 어떻게 해야돼? 맞은편 테이블에 자리잡던 오로라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뭘 어떡해 이 년아. 일은 니가 벌려놓고 나보고 어쩌라고.
-이렇게 될줄 몰랐어.
-그게 몰랐다는 사람에서 나오는 표정이야?
눈앞에 바라보고 있는 엘사아렌델. 40분전. 본인의 입으로 연인과 헤어지고 나왔다는 그녀의 표정은 그야말로 세계의 자애로움을 한껏담은 부처마냥 평화로웠다. 그리고 담담했다. 헤어지고 나와 자신에게 덥썩 연락와서는 ‘나 오늘 안나랑 헤어졌어. 클럽좀 데려가줘’ 하고 대뜸 연락하더니, 기껏 클럽에 온 지금은 틀어진 템포음악이 클래식으로. 땀내나게 춤추고 있는 알파와 오메가들은 무대 위 우아한 무용수를 보듯 저쪽세계와 동떨어진 시선으로, 비련한 연인의 모양새는 어디 뒷길로 쌈쳐먹곤 현재의 분위기를 나긋하게 즐기던 도중이였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말이야. 저 년 머리에 나사하나가 풀린게 아닐까? 하고 그 모습에 이질감을 느끼던 와중 엘사가 흔들며 보여주는 액정을 보고 살풋 스쳐지나가는 잠깐의 다급함을 캐치한 오로라는 그제사 재도 어쩔수 없는 사람이구나 – 하고 내심 안심했다.
몇 주 전만 해도 연인과 연락이 안돼 어쩌면 좋지? 하고 되물어오던 그녀였는데(그때도 표정이 되게 담담했다. 마치 해탈한 것 마냥), 그 이후 어찌 된 영문인지 잠잠하다가 대뜸 헤어졌다는 것이였다. 이유를 물어봤더니 ‘나만 안달나 있어서’였다. 대사만 봐도 도저히 헤어질 리가 없을 법한 집착스러운 상황인데 도저히 집착하는 사람이라곤 믿기 힘들만큼 깔끔한 선택을 한 그녀는 몇번 울리던 전화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이윽고 통화버튼을 꾹 누르며 전화를 받았다.
-네. 엘사아렌델입니다. / 여보세요?
연이어 말하는 아렌델의 음성에 상대는 기가막힌 듯, 말을 잇지 못하는 듯 했다. 지켜보고있던 오로라도 기가 막힐지경인데 상대는 오죽할까.
-와. 뭐야 너. 알면서 모르는척하는거야 지금?
[좀 닥쳐봐.]
검지 손가락으로 쉿 – 하는 제스처를 취하던 엘사는 능숙하게 상대방의 대답을 기다렸다. 둠둠둠둠 – 거리는 템포음악이 오늘따라 이렇게 시발스러울 수 없다. 상황이 흥미진진하게 돌아갔다.
무슨 대답을 할 것인가. 조마조마한 시선으로 보는와중 엘사가 대뜸 귀에 대고 있던 폰을 연신 거리를 두며 인상을 찌푸렸다. 스피커 너머 알수없는 고주파가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졌다. 그 사이로 들려오는 엘사의 단호한 대답.
-너랑 만날 일 없어.
%^#년@&*(년아!#&@년#23!!!
살면서 전화기에 대고 자신보다 저렇게 년 소리를 찰지게하는 사람은 또 처음본다. 다른건 몰라도 년소리는 콕콕 찝은 것 마냥 들려오네. 뭐하는 년인가. 들려오는 몇년종합세트의 욕지기 뒤로 더는 들을 가치가 없다고 느낀 것인지, 엘사는 새침한 표정으로 종료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연이은 푸념. -귓구멍 찢어지겠네- 그것 참 무병장수 하시겠어요.
-그 년. 누군진 몰라도 입은 나만큼 쓰레긴데?
-닥쳐. 어디다 비교해? 지금?
-헤어졌다매 미친년아. 왜 감싸고 지랄이야.
-헤어졌는데 안헤어졌어.
-뭐?
이 년 뭐지? 변태야?
–달린 리플–
ㅇㄹ 16-07-11 12:31 답변
어… 어서 다음을!!
다음이 궁금해!!!
ㅇㅇ 16-07-11 14:59 답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욕하는거봨ㅋㅋ
감쟈!
뭐야 이거 뒷내용 더 있어야지 ㅂㄷㅂㄷ 엘사가 안나 찬 이유가 존나 맘에든다 캬 ㅋㅋㅋㅋ 밀당스킬 시전인가요. 뒤를 더 쪄오거라 광광
달린 리플은 지워진 리플이야? 그리고 어서 다음을 내놔랏
–01
엘사아렌델이 뻔뻔한 철면피를 두르며 담담해지기까지의 상황은 이랬다.
처음엔 그저 충고할 생각이였다. 요새 연락이 뜸하네/연락 좀 자주 해줬으면 좋겠어/클럽 좀 그만가면 안될까?/걱정되잖아/안나. 안나도 내가 똑같이 클럽갔으면 해? 하며 여타 다른 커플들마냥 사랑스럽게?티격태격하며 생색만 낼 생각이였는데, 뛰는 년 위에 나는 년이 있다 누가 그랬던 가. 여느때와 다름없이 안나를 보기위해 궂은 회사일 싸그리 처리하며 거침없이 차를 몰아가던 도중, 한 외곽 클럽의 간판이 그날따라 눈에 띄여 신호가 걸린 틈을 타 잠시 눈을 돌렸는데, 하필이면 그날 딱. 뛰어난 알파의 두 시선에 그 무언가가 포착이 되었다. 포착이 된 표적인 즉슨 지금쯤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사랑스러운 자신의 오메가. 5분전 통화에서 친구와 카페에서 놀고있다던 사랑스러운 연인. 그리고 그래야만 했던 안나. 희희낙낙 세상 모든 걸 다 가진 미소를 하고선 베타클럽에서 튀어나온 안나는 좌측 알수없는년 우측 이 년또한 알수없는 년, 좌청룡 우백호? 아니 좌년우년, 그야말로 양 사이드 옆구리에 여자를 끼고 외곽클럽에서 나오고 있었다!
안나의 옆구리에 껴있는 년들이 베타인지 오메가인지 이게 시발 무슨상황이요. 눈앞에 있는 안나만 보여 도저히 지금의 상황파악을 할 수 없었던 엘사는 노랭머리, 갈색머리 여자를 양쪽에 끼고 있는 안나의 모습을 차안에서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고있다가, 본래가려던 길을 틀어 신호를 무시한채로 차를 몰아가며 안나의 뒤를 밟았다. 누가보면 첩보영화 찍는 것 같은 이 알만한 상황에서 자신이 생각하던 그게 아니길 바래야지 하면서 타이어 지나가는 소리도 안나게 뒤를 밟던 도 중, 안나가 향한 곳은 무려 싸구려 힛싸에 찌든 오메가를 위한 어느 한 러브호텔이였다.
와 – 이것봐라? 지켜보고있던 시선이 일그러지고 미간이 찡그려졌다. 운전대를 잡은 두 손에선 불툭 – 하고 힘줄이 튀어나왔다. 정말 한치의 오차도 없이 틀리지 않는 이 느낌. 이야 우리안나 드디어 갈때까지 가나요. 어디까지 가나 한번 지켜보자 하던 마음이 분노와 배신감으로 화르륵. 지금이라도 당장 자제하고 있는 알파를 한번에 풀어내며 모텔로 향하고 있는 안나의 멱살을 잡고 비틀어버리고 싶었다.
지켜볼까? 따라갈까? 아니 이거 내려가서 멱살을 잡어 말어. 하는 고민 사이, 모텔로 들어서던 안나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차에선 언제 피어오른 것인지 금방이라도 지나가는 오메가를 잡아먹을 듯 위협적인 알파가 출렁출렁. 전화라도 해봐야하나? 생각이 미치니 행동이 절로 움직여진다. 내팽겨치듯 던져논 조수석 한켠에 던져논 스마트폰을 집어들고 0번에 저장되어있던 안나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레리꼬 레리꼬 – 하며 시원한 여성의 컬러링 뒤로
-어어? 엘싸아!
어어 엘싸아 같은 소리하고있네. 과하게 술을 먹은 탓에 혀가 어눌리게 꼬였는지 잔뜩 취한듯한 안나의 목소리. 이것봐라.
-안나 지금 어디야?
-어. 나? 아까 같이 있다던 친구랑 치..친구집왔지?
니가 말한 그 친구집이 눈 앞에 있는 싸구려 힛사모텔이 아니길 바래. 꿈틀거리는 미간의 힘줄 사이로 엘사는 차분히 말을 이었다.
-흐음. 그래? 정말?
-응 나 친구집에 있어. 왜에?
-아니 그냥. 방금전에 안나처럼 생긴 사람 본 것 같아서.
에이- 친구집에 있는 내가 무슨 수로. 능청이 과하면 능사라고 했다. 여우같은 안나. 퍽이나 시발. 모텔이 친구집이야? 설마하니 양쪽 시력이 2.0인 내가 멀쩡히 보이는 사랑스러운 연인을 착각했으려고?
그래. 친구들이랑 재미나게 놀아. 하며 간단하게 전화를 마무리한 엘사는 들고있던 스마트폰을 운전석 뒤로 집어던졌다. 열성이든 우성이든 오메가들은 이래서 맘에 안들어. 시대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발정의 기미가 보이면 그 누구라도 관계를 가지고 하는 년놈들. 오메가를 꿰차는 알파들도 다를게 없다지만 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 안나만은 여타 오메가들과는 다를거라 생각했었는데, 모든 연인관계가 그렇듯, 비록 처음은 자신이 아닐지라도 지고지순한 마음만큼은 자신만을 바라봐주길 원했다. 그런데 시발. 안나는 잘나가도 너무 ‘잘’ 나갔다. 잘 나가는 우성오메가님이라 아쉬울게 없다 이거겠지. 우성알파인 자신도 아쉬울게 없다. 그런데 유독 안나에게만 이상하게도 엇나가는 감정이 들었다. 예를 들면 집착. 또는 집착. 다시봐도 집착. 하 입으로든 뭐든 쏘아붙이고 싶은데 실상 안나를 만나면 꿀먹은 벙어리마냥 닥치게 되질 않나. 뭐든 도로아비타불이였다.
속은 새까맣게 활활 타오르고있는데 내색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지. 겉과 속이 따로놀아서 스스로 제어가 되질않으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아무튼 그래서 그날이후. 오로라한테 한참 징징거리다 닥치게 된 날. 엘사는 평상시대로 안나를 만나 질펀하니 놀다가 어느 기점으로 딱 스스로 연락하기를 멈췄다. 내가 당했으니 너도 당해보란 심보였다. 그런데 왠 걸, 안나는 그마저도 좋다고 덩달아 연락은 커녕 개미눈꼽만큼 더 안하는게 아닌가! 아니 시발. 연락을 안하면 해야할 꺼 아냐? 상처는 상처대로 받고, 속은 타들어가는데 이번또한 겉으로 내색하지 못했다.
남들이 보기엔 엄청 쿨한 쏘쿨녀인데 속은 지나가는 시애미가 죄없는 며느리 싸닥션 갈기는 수준급의 스크래치가 똘똘 쌓여만 갔다. 그러다가 문득 어느날 처럼 평상시와 다름없이 안나를 만났는데, 속이 이미 곪아갈때로 곪아가 터져버린 자신을 두고 해맑게 나 아무것도 몰라여. 하며 눈앞에서 웃고있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순간 마음에도 없는 소리가 툭 하니 터져버린게 아닌가.
-헤어지자 안나.
어머나 시발 뭐야 지금.
순간 주워담지 못할 말을 토해버린 자신에게 화들짝 놀랐지만 이 마저도 내색하지 못했다. 마치 안나 앞에 있는 나는 담담하고 담대한 쏘쿨녀. 우성알파. 그 자체였다. 속은 아니 미치 ㄴ어쩌면 좋아 – 내가 지금 무슨말을 하는거여 시방. 하며 방방 날뛰고 있는데 시선은 야속하게 천천히 안나를 향했다. 엘사 눈앞에 있는 안나는 시방 지금 내가 무엇을 들은것이여 하는 눈빛으로 어안이 벙벙. 자신에게 헤어짐을 고한 엘사를 믿을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는데, 워낙 평상시에 담담한 표정을 짓는 엘사였기에 그 의중을 알수 없거니와 겉과 속이 다른 엘사에 대해서 모르니 당황 그 자체였다.
-어…음 어..엘사. 지금…뭐라고? 내가 잘못들은거지?
응 잘못들은거야. 해야하는데 말이 안떨어진다. 생전 처음보는 안나의 당황한 모습에 홀려 대답할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놓친 타이밍에 대한 핑계를 두려 입을 떼려는데 -엘사?-하고 안나가 재차 자신을 부르는 바람에 또 한번 타이밍이 작살났다. 맞은편에 앉아있는 안나는 지난날의 자신처럼 엘사의 결정에 믿을수 없다는 듯 안절부절거리고 있었다. 그 누구 앞이라 할지라도 언제나 당당하고 우월한 오메가 안나가 이토록 말리던 모습을 보여 준 적이 있던가? 순간 머리속에서 울려퍼지는 알파의 본능. 괴롭히고 싶다. 눈앞에 있는 안나를, 내가 괴롭혀진 만큼 그녀를 괴롭히고 싶다. 차분하게 다스리던 알파가 등골이 싸늘해질 정도로 일렁이고 있었지만 내 뿜진 않았다.
그 반면 엘사에게 때 아닌 이별선고를 받은 안나는 적절히 충격을 받았던 모양인지, 미세하지만 조금조금씩 달큰한 오메가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안나는 부단히도 상황파악을 하려 애를 썼지만 겉과 속이 따로노는데 익숙한 엘사의 표정을 파악하기엔 제 아무리 십시일반할지라도 그 내공이 매우 부족했다. 더군다나 자신의 뜻대로 알파든 오메가든 휘어잡으며 살아가던 우월한 우성오메가중 하나였으니 오죽하랴, 사상 처음으로 자신의 뜻을 거스른 눈앞의 우성알파의 존재감에 이상하게 한없이 작아지겠지.
-어..그러니까..내가 무슨 잘못을 한거야?
재차 말을 더듬으며 마음을 추스르던 안나가 이유를 물어왔다. 보통은 왜 헤어지자는건지 물어본다던가, 추궁하는게 일반적이지 않나. 시작부터 제대로 꼬인 눈앞의 오메가는 시작부터 꼬리를 내리고 자신이 무얼 잘못했는지 판가름한다. 지은죄가 없진 않나보다. 엘사는 그 모습을 보곤 번복하려던 변명을 쏙 마음속에 묻어두고 입을 다문채 그저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다. 안나의 입장에선 답답할 지경이다. 도저히 엘사의 의도를 알수가 없으니까! 반면 엘사는 처음의 의도완 전혀 다르게 엄청난 밀당을 하고있었다. 본인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내가 뭔가 잘못한게 있음 미안해. 그러니까 엘사 다시 한번 생가-ㄱ
-네가 질려 안나. 그것뿐이야.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 안질려 안질리는데 말이 자꾸 헛나와 미치겠네 시발! 속과 달리 내뱉은 말에 엘사는 실성한 듯 자초적인 미소가 흘러나왔다. 그게 눈앞에 있는 안나의 눈엔 여유로운 알파의 미소였지만.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분위기에 몸둘바를 모르던 엘사는 아직도 어안이 벙벙한 안나를 눈앞에 두고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말 그대로 ‘도망쳤다’. 근데 이게 이제 막 알파에게 차인 오메가의 눈엔 존나 여유롭게 일어나 자리에서 벗어나는 쏘쿨녀로 보인 모양이다. 이러나 저러나 엘사의 진의를 모르고 있는 안나는 알파에게 영문도 모른채로 영혼까지 탈탈 털리고 시원하게 빵 차여 빡이 친 상황이고, 반면 잘나가는 오메가를 시원하게 차버린 엘사는 속으론 울부짖으며 지나가던 오메가들 머리채 몇포기 쥐어잡고 싶은 심정으로 좌절하고 있었다. 아무튼 이 일로 인해 둘의 관계가 기똥차게, 속된 비속어를 빌리자면 그냥 존나 망했다.
좌년우년ㅋㅋㅋㅋ드립ㅋㅋㅋㅋㅋ안썅년인가싶다가돜ㅋㅋㅋㅋ그건아닌것같은뎈ㅋㅋ여기선 알파랑 오메가가 별반 차이없나봐? 재밌다 빨리 더 쪄줭
현퀘가 휩쩔어서 토요일이나 일요일날 몰아서 올릴게..먄! 혹시나 기다려주는 쥬미들있다면 감쟈합니다. 더위조심하시게
–02 (욕설, 비속어주의)
아무튼 다시 엘사시점으로 돌아와서,
간략하게 쳐낼부분은 쳐내며 일부의 자초지종을 전해들은 오로라는 거의 실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로라의 속된 비속어를 빌리자면 그냥 존나 뒤질것 같았다. 무단히 연속적으로 차오르는 배의 경련에 튀어나오는웃음과 욕지기를 간신히 참으며 맘을 추스리고 있는 오로라와 다르게 여전히 담담한 표정의 엘사는 그만 쳐 웃어 – 하며 테이블에 놓여진 칵테일만 연거푸 들이켰다. 강건너 불구경이 제일 재밌다고 누가 그랬던가. 일촉측발의 시한폭탄을 안고있는듯한 엘사. 그 시한폭탄에 불을 붙이려는 엘사의 오메가. 딱 그꼴이다. 한참을 끅끅거리다 눈물까지 쏙 뺀 오로라가 -내가 조언해줄건 없겠다. 하며 혀를 내둘렀다. 남의 연애사는 구경만 해야 꿀잼이지, 관여하는 순간 개차반되므로.
-그래서 지금부터 어쩌려고
-모르겠어. 어디서부터 꼬인건지 감도 안잡히는 중이라,
-이래서 지 잘났다 맛들인 오메가랑 섹스하면 안된다고 누누히 말했건만..
-니가 할 소린 아닌 것 같다
잘났다는 부심에 취한 오메가라. 아니 실제로 잘난 그녀, 안나, 잘나도 아주 잘나셨다…그래… 잘나가지 아주 핫하게.
단 한번도 빈소리 하는 일이 없는 엘사가 인정하는 만큼, 안나는 알파와 오메가가 사는 이 세상에서 안나는 제법 잘 나가는 오메가 중 하나였다. 그것도 무려 우성오메가! 고대 짐승같았던 알파와 오메가의 관계면 모를까, 오메가를 무척이나 존중하는 지금의 사회에선 엘사처럼 무척이나 잘난 우성 알파가 아니면 지금 앞에서 입을 털며 낄낄거리는 오로라나 안나처럼 ‘우성표’가 붙어있는 오메가는 제법 보기 힘든 현실인데, 생각해보면 잘도 꼬였다. 진짜 어디서부터 코가꿰였는지 이놈의 잘난 우성오메가 때문에 자신또한 시름시름한 꼴이라니, 자신을 병든 닭새끼마냥 안달나게 만든 우리의 안나. 우성오메가에 인물도 잘났어. 건너건너 사람시켜 알아본 바론 제법 이름 있는 대학교수의 자제분으로 집안내력도 오메가 답지않게 준수하지. 체향 힛싸 조절도 가능해. 매력 한번 철철 넘쳐서 여기저기 별 쓰레기같은 날파리도 무수하게 꼬였더랬다. 그런 날파리들 잘 들들 볶아처리하고 이리저리 후리고 다녔던게 안나였으니, 할말 다 한 셈이로군. 아무쪼록 이 이야기의 중요한 포인트는 엘사도 소위 잘나가는 잘나신 알파였고, 그런 알파에 걸맞게 안나또한 잘나가는 오메가라는 점이다.
그러고 보니 안나와의 첫만남이 어땠었드라. 생각해보니 안나와의 첫만남도 생각보다 범상치 않았다. 이번 이별사단의 원인제공 1순위인 클럽앞에서 만났었으니까. 클럽이라곤 오메가들만의 유흥거리라며 거리를 두던 엘사가 오로라의 생일날. 그날도 일에 쩔어 다크호스 줄줄 흘러내리던 엘사(잘나가는 기업인우성알파/25세)와 클럽이 땡긴다며 생일 전날부터 애먼사람 붙잡고 지랄하는 오로라(개같은우성오메가/25세)와 그런 오메가를 달래주다 개같은 징징거림에 못이긴 화이트(시애미같은 열성알파/29세)의 간곡한 성화에 마지못해 발을 디뎠는데, 디딘곳이 하필 오메가 꽃뱀들이 득실득실했던 헤이걸↗굿걸↗같은 마성의 레즈소굴이였고 그 꽃뱀들만 바글바글한 곳에서 퀸으로 불리는 지금의 안나(능구렁이우성오메가/27세)가 있었다.
당시 얼큰하게 술에 취한 안나가 바 안쪽에서 술을 퍼다나르듯 마시다 흥을 만끽하고 있었는데, 입구에서부터 왠 정신나간 처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오는게 아닌가. 비명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흔한 드라마처럼 홀릭 파이어 인더 홀. 광명찾아 자수하는 자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법한 어마어마한 후광. 외모에서 자체발광하다 못해 샹투스 튼 것 마냥 빛이나는 엘사를 보고 여느 정신나간 처자들처럼 홀린듯 눈여겨보고있던 안나는 오로라 패거리를 댄스홀에 집어 던져놓고 칵테일을 홀짝홀짝 마시며 바를 둘러보고있는 엘사를 점찍고 다가가 적극적으로 대쉬하기 시작했다.
당시 클럽자체가 쑥맥이였던 엘사. 고귀하신 클럽퐈이트 퀸 안나를 보며 이건 또 어디서 굴러온 뭐하는년인가 했더랬다.
안나가 보기엔 오메가 클럽이니 오메가인건 알겠는데, 같이 온 패거리 중 열성알파로 보이는 여자한테 대담하기 짝이없는 모습, 열성오메가들이 거리를 두는모습을 봐선 나와 같은 우성오메가인가, 싶으면서도 얻어걸린 열성알파인가 싶어 저돌적으로 오메가체향을 풀며 엘사에게 열심히 대쉬하며 작업을쳤는데 도통 넘어오지 않는거다. 하는수없이 같은 오메가도 절레절레 할 정도로 달콤하고 유혹적인 자신의 체향을 풀며 엘사의 환심을 유도하는 초 강수를 두었더니 역으로 지켜보던 엘사가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저리 꺼져하는 마음으로 그대로 위협적인 패왕색패기 알파향을 방출하다 싶이 풀었고,(이 당시 엘사의 체향을 오로라의 표현에 빗대자면 존나 모든 오메가들을 죄다 꼴리게 만든 미치신 체향이였다고) 평소 열성알파향에도 끄떡도 하지 않던 안나의 몸이 그날따라 핫하게 얼큰히 취한 탓도 있었고, 감도높은 순수한 우성알파의 체향을 느껴본건 또 생애 처음인지라 그 자리에서 우성알파의 체향을 제대로 직격타 당한 안나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그 자리에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그래, 쓰러진것 까진 좋았는데 쓰러지면서 알파오메가 사이에서 상호작용하는 체향들이 문제였다. 이미 스멀스멀 기어나오고 있던 우성오메가 향이 맛있게 뿜뿜거리는 알파의 향을 그냥 지나칠리가 없었다. 사로잡듯 알파의 향을 휘어잡은 오메가의 향은 밀쳐낼 틈도 주지 않은 체, 기습적으로 알파의 주인인 엘사를 덮쳤고 – 오메가 체향에 제법 내성이 있던 엘사였지만, 순간적으로 자신의 알파를 튕겨내다 흡수하는 오메가의 체향과 더불어 그렇게 또 맛깔나는 우성오메가의 체향을 간만에 느껴본지라 안나의 체향에 제대로 알파 말아드시고 두말할것 없이 고대로 꼴려 원나잇이 투나잇이 되고 투나잇이 빠리투나잇이 되다 오버나잇이 되어 사귀게 되었단 이야기.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밀도높은 만남을 추구했던 엘사였다. 생애 처음 겪어보는 원나잇이라는 거사에 치를떨며 혐오했지만 어쩌랴, 이미 벌어진 일인걸, 반면 엘사와 다르게 안나는 익숙한듯 매우 여유로웠다. 원나잇의 궁합도 매우 쏠쏠했고(는 겁나좋음) 클럽퀸이라 할지라도 보통 쓰러진오메가는 내쳐지거나 알게모르게 욕보이기 일쑤인데, 그런 자신을 에스코트해준 엘사가 마음에도 들고 매우 좋게보였던 모양이였다. 되려 원나잇관계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유롭게 엘사를 바라보던 안나는 다시한번 엘사에게 저돌적으로 대쉬했다. 대쉬하는 내내 엘사는 안나가 알고있던 여타 알파/오메가들중에 엄청난 철벽에 속했고, 엘사는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되려 서로의 첫 이미지가 너무 안좋아 이 둘이 사귀지 못할것이라는 말이 언제나 엘사패거리의 내기감으로 자주거론되곤 했었다. 그랬던 사이였는데, 어느날 문득 엘사는 안나를 OK했다. 언제부터인지 자신보다 2살이나 더 많은 우성오메가가 눈앞에 나타나 재잘재잘거리는 모습이, 차갑게 일침을 놓고 헤어지는 척 할때마다 시무룩하는 모습이 그렇게 사랑스럽고 귀여워 보일수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일이 끝나고 힘든 몸을 이끌며 회사에서 나올때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나타나 졸린눈을 부벼가며 끝끝내 자신을 기다려주었던..자신이 기억하는 안나는 그런사람이였다. 비록 처음 만남의 시작은 원나잇섹스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일렬의 과정들이 섹스로 인해 비롯된 것들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런 안나였는데,
산뜻한 칵테일을 앞에두고 쓰디쓴 한약을 대야로 퍼마신 마냥 미간을 찡그린 엘사를 보며 오로라는 뭐라 위로를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쯤되니 호텔에 들어가고 있는 연인의 뒷모습을 직접 도촬했다는 이 인간의 이성줄이 끊기지 않고 잘 유지되고있다는게 신기할 정도다. 정을 주면 밑도끝도 없이 주고, 언제나 사람과의 관계를 진솔하고 깊게 사귀는 엘사였지만 한번 아니기 시작하면 딱 잘라 끊을 정도로 사람과의 관계가 철저했다. 자신이 알고있던 예전의 엘사라면 분명 바람핀 연인과 관계를 끊고서 재기 못할정도로 조지고 남았을텐데.. 어지간히 그 막나가는 우성오메가를 사랑하고있는 모양이였다. 평소 보여주지도 않는 아련한 모습따위를 연출하는 꼬락서니 하며 저렇게 축 져친 모양새라니. 보고있는 사람이 괜스레 울컥해졌다.
-그냥 그 오메가 포기해. 잘나가는 우성오메가인 내가 봤을때 넌 어장관리 당하고있는거야.
누가 잘나간다고? – 턱을 괸 채로 오로라에게 조용히 중지를 날리는것으로 대답을 대신한 엘사는 한참 흔들고있는 알파와 오메가를 보며 혼잣말로 웅얼거렸다.
-나는 나름 알파치곤 개방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누가요. 니가요?
-아니야?
-존나 보수적이신데요. 보수적이 제법 베타급이세요. 야. 요즘 알파메가 사이에서 바람안피는 년놈들이 이상한거야. 지들 발정나고 꼴리면 피는게 알파고 오메가인데.
-그건 너만그래.
-아니 이년이 말을해도…그렇게 잘난년이 애인하나 간수못하고 바람핀걸 보고있었냐? 머리라도 쥐어뜯고 오던가 해야지.
-그럼 안나가 못생겨지잖아.
-뭐래 이년아. 그런 지조도 없는년은 못생겨도 싸.
-아니야. 나랑사귀려면 예뻐야 돼.
-그래 그건인정. 하지만 내가봤을 땐 그런 지조도 없는 년은 너랑 안어울려.
-…뭐가 없는애가 말하니까 기분이 이상해지네.
-아니 시발. 내가 뭐? 난 지조는 있거든?
-지조있는애가 이런델 데려와?
– 와 – 시발 니가 데려다 달라해서 온거잖아.
-알겠어 알겠어. 농담이야 오로라.
씩씩거리던 오로라를 놀려먹듯 달래주던 덤덤한 표정의 엘사는 신명나게 흔들고있는 수많은 알파와 오메가를 보며 밑도끝도없이 사뭇 착잡해졌다.
그 일만 없었더라면 이런 정신없는 클럽과 다르게 안나와 함께 어디 고급호텔에 마련되어있는 고급침대에서 저들마냥 다른의미로 엉키고 질펀하게 흔들고 있을것인데, 하- 얄미운오메가. 왜 하필이면 그 많고 많은 날중에 딱 걸려서는, 아까 전, 자신의 폰으로 전화온 안나의 목소리는 사귄 나날 중 처음 들어봤을정도로 잔뜩 화가 나 있었더랬다. 엘사가 잘못했든, 안나가 잘못했든, 싸우면서도 단 한번도 화딱지 난 목소리를 내본 적이 없던 안나였는데, 그렇게 이를 바득바득 갈며 욕을 날린 것도 처음들어봤고, 이 상황에서 미쳤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안나의 목소리는 알게모르게 흥분될 정도로 매우 섹시했다. 지가 화 나봤자지 뭘 어쩌겠어?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한편으론 화 많이 났을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면 마성의 오메가 그 자체가 아닐까. 안나덕후가 따로 없을 정도로 이래나 저래나 안나에겐 한없이 약한 자신이였다. 물론 속마음으로만 적용되는 이야기지만 아무튼, 눈앞의 오로라에게 말했다간 욕이 댓사발로 날아올게 뻔하기에 이이상 안나에 대한 속마음은 말하지 않았다. 말했다간 또 미친년 취급 받을게 뻔할 뻔자였으니까.
-엘사. 그렇게 그 오메가 포기못하겠어?
-글쎄. 이젠 나도 내 맘을 모르겠어. 어찌되었건 헤어지자고 한 이상 관계를 정리하긴 해야할텐데,
-그런데?
-한번 쯤 매달리는 모습도 보고싶기도 하고, 아무튼 그래. 내가 당한만큼은 갚아주고 싶어.
-섹스파트너는 어때?
-뭐?
-궁합은 좋다매. 개도 이번에 잘 안되면 섹스파트너 하자고 먼저 말할것 같은데? 끊기 힘들면 그렇게라도 이용해야지.
-그건 내가 싫어.
당한만큼 갚아주고 싶고, 매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어도 단 한번도 안나를 이용할 생각이 없는 엘사였다. 더군다나 그건 자신의 철칙에 맞지 않았다. 사람과의 깊은관계를 중요시하는 엘사인데, 오죽하겠나 싶다. 언제나 안나와 자신은 섹스파트너 그 이상이였음 했으니까. 말 못할 속사정 하나 더 추가, 다 깨진 마당에 무슨소용인가 싶냐만은.
-아무튼 헤어졌다 선언했으니까 이젠 막나가도 상관없잖아? 기왕왔는데 좀 흔들기라도 하자.
-가서 놀다와. 난 지금 새로운 폭탄에 대처해야돼.
-뭔?
-여기 찾아오겠다더라.
-…..니 발언이 폭탄급발언인건 생각안해?
아무튼 나 지금 이러고 있음 안돼. 도망가야겠다.- 뒤늦게 떠오른 안나와의 대화. 곰곰히 생각해보니 전화상에서 엄청난 폭언과 욕설 너머로 씩씩거리던 안나는 ‘너 딱 거기있어. 내가 찾아간다’라고 했었던 것 같다. 무슨수로 찾아오겠어 싶겠지만 다른 오메가라면 몰라도 안나라면 충분히 가능했다. 가능하고도 남지. 첫만남도 클럽이였는데 뭐, 찾아오면 뭐라 해야할지 감도 안잡힌다. 클럽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볼이라도 내줘야할까 싶다. 되려 이쪽에서 안나의 볼기짝을 때렸으면 모를까.
– 이 동네 클럽이 어디 한 둘인줄 알고 찾아온다는거야?
-개 너만큼이나 클럽 죽돌이야. 음악듣고 클럽찾는거 시간문제일껄? 아님 알고있는 클럽 다 뒤진다던가.
-지랄한다. 뭔 클럽탐지견이냐? ….시발 이렇게 된거 같이 맞바람이나 ㅍ….아! 나한테 좋은 수가 생각났어.
-갑자기 뭔?
언제 옆으로 다가왔는지 축쳐진 엘사의 어깨에 기댄 오로라가 장난기 그득한 얼굴로 금방은 못찾겠지? 하고 되물었고 엘사는 그렇겠지 하며 받아쳤다. 좋아쓰 – 흥이난 목소리에 엘사가 영문모를 표정을 짓자 괜찮아 괜찮아 – 하며 흥얼거리던 그녀는 이내 자신의 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재잘재잘거렸다. 둠둠둠둠 – 그러고 보니 여기 이렇게 시끄러웠었나? 하도 안나생각에 뒤늦게나마 클럽의 음악소리가 시끄럽다는걸 이제사 눈치챈 엘사가 오로라의 통화내용에 집중하려 안간힘을 썼지만 시끄러운 클럽안에서 전화내용이 들릴리가 없다. 오로라와 대화하는 상대방도 오로라의 말을 제대로 못알아먹는 판국에 엘사라고 알아들을리가. 이런 환경에서 잘도 안나가 건 전화내용은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기억하고있다니, 새삼 스스로 대단하다고 느껴질 찰나.
-그 오메가 문제 내가 해결해줄께.
자신만만한 표정의 오로라가 엘사를 빤히 쳐다보며 방긋 웃었다. 아니 또 뭔 일을 벌리려고 그래.
-됐거든? 폭탄은 하나로 족하니까 일벌리지마.
-누가 폭탄이래 시발. 아무튼 난 이대로 도망가는건 좀 아니라고 봐.
-….너때문이라도 도망가야할것 같은데..
-가긴 어딜가! 이미 화이트도 불렀단말야. 얼굴이라도 보고 가든가. 그냥은 못가!
불안한 예감이 문득 스쳐지나가는 것은 왜 일까…
-매달리게만 하면 되는거지?
-응?
걱정하지마 – 원하는대로 해줄게. 감히 시발. 유일하게 쏴랑하는 내 친구의 가슴에 크디 큰 스크래치를 남겼겠다?
-그 안나라는 년. 만나면 아주 그냥 뒤졌어.
—-
토막설정
일반적인 알오세계관처럼 알파-베타-오메가로 나뉘어져있지만 다른 알오버스랑 달리 알파와 오메가 사이의 신분자체가 평등함.
알게모르게 오메가주제에, 저런 잘나신 알파새끼 서로 띠껍게보는 시선 이런건 좀 있어도, 인간적으론 서로 존중해줌.
알파-알파 / 오메가-오메가 사이에 우성.열성으로 나뉘어있는데 저 사이에서 지들끼리 신분이 좀 갈리는 입장이고 일반적으로 열성들이 많음.
열성들이 많아서 사회자체가 열성들로 바글바글한 와중에 핵심구성원들은 대부분 우성 알파메가들이라 알파 오메가 견제하는 것보다 우성열성 파벌로 갈려서 서로 겁나 띠껍게 봄.
베타들은 그런 재네들을 보며 언제나 팝콘각. 베타는 늘 평타. 걍 정리하자면
알파 – 지 잘났다. 너 잘났다. 우리모두 잘난 인간들 / 오메가 – 어쩜 그리 맨날 애인이 바뀌는건지 알수없는 인간들(일부). 가끔 특정날에 맛이 감 / 베타 – 재미없는인간 – 대충 이런느낌
알파메가들은 대부분 양성애자. 베타들은 이성애자들이 많음. 베타들은 알파메가들을 보며 몸에서 향기가 나는 사람들 하고 생각하고있고ㅋㅋㅋ뭔가 겁나 신기해함.
그런 베타를 보며 알파메가들은 겁나 맥아리없는 것들 하고 생각하며 걍 일반인간취급.
엘사 갭모에 쩐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겉으로는 알파미 뿜뿜해주시는데 속은 여린 소녀시구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담편 기대된다 금방 올거지…? 군만두랑 웰치스는 준비해뒀어 ㅎㅎ
클ㅋ럽ㅋ탐지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말들이 너무 찰지닼ㅋㅋㅋㅋㅋㅋ
욕잌ㅋㅋㅋㅋㅋㅋㅋ너무찰져ㅋㅋㅋㅋㅋㅋ빨리왔음좋겠닼ㅋㅋㅋㅋ
언제와 ㅠㅠ? 죽은거 아니징 ㅠㅠ???
기다..린…ㄷ….ㅏ…
쥬미들아 현퀘가 시발이라 목요일날 올리것슴다. 더위 조심하시고 기다려줘서 감쟈합니돵
현상황 알려줘서 고맙다. 첫인상과 달리 엘사 성격이 반전인것도 있지만 안나가 연상이라니 더 반전임 ㅋㅋㅋㅋ 존나 잼따 ㅠ 생각날때마다 읽고 있음. 얼른 와줭 ㅇwㅇ
기다릴게…쪽
아 오늘 수요일이엿네……
–03
일방적으로 끊긴 전화사이로 안나는 말 그대로 마음중심속에서 시발을 외쳤다. 시발, 시바알 엘사 이 시발년 – 하고.
와 – 애봐라. 지금 백주대낮부터 대놓고 클럽갔어? 전화너머로 들려오는 흥겨운 둠둠둠둠. 평소 즐겨듣던 자글자글한 사람들의 소리와 리듬따라 딴따라가 오늘따라 이렇게 엿같이 들릴수가 없었다.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이와중에 더 웃긴건 시발, 그 시끄러운 곳에서 들려온 엘사의 목소리는 자신을 약올리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칠듯이 감미로웠다는거다. 본의아니게 카페에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년이란 년은 다 불러제낀 안나는 그나마 손님이 없는 2층에 자리잡은 것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일부러 사람이 없는 자리를 골랐다. 그래 일부러 말이야.
말로는 조용한 곳이 좋다좋다 온갖내숭으로 첨절된 포장이였지만 그건 본심에서 10%, 사실 이번 일이 터지지 않았더라면 분명 이곳에서 엘사랑 낮뜨거운 행실을 부릴 생각이 나머지 90%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간계스러운 꿍꿍이마저 엘사의 단 한마디로 인해 수포로 돌아가다 못해 무용지물이 되어버렸으니
-하…시발
쓸데없는 선견지명하고는. 덕분에 화가 치밀어 주체를 하지 못하는 안나의 희생양은 현재 카페테이블 하나로만 그친 셈이였다.
자랑은 아니지만 일생에 무슨일이 있어도, 또 한 수 많은 시련이 닥쳐도 단 한번도 화를 내본적이 없던 안나였다. 그런데 지금, 자기를 뻥 찬 알파한테 단 한순간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아니 그 상황에선 어느 위인이라 할 지라도 주체할 수 없었을거다. 나는 지금 이 시발스러운 알파한테 영문도 모르게 차였으며, 버려졌으며, 전화너머로 농락당하기까지 했으니까! – 모든 연애사에 도가 튼 안나라지만 이번처럼 이런경우같지 않은 경우는 정말 처음이였다. 그간 사귀던 그 모든 알파메가들은 단 한번도 안나를 거부한 적이 없었다. 언제나 안나에게 목이 말라있었고 안나를 먼저 사랑했다. 사실 첫사랑을 포함한 이 사랑놀음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안나는 잘 알고 있었다. 대부분 안나가 우성오메가점인 부분을 이용해 다가온 년놈들이 대다수였고, 안나또한 그런 그들이 익숙했다. ‘우성’이라는 점을 이용해 신분상승하려는 놈들은 치가 떨리도록 많이 봐왔으니, 자신도 그들처럼 이용하면 그만이였다. 말하자면 기브앤테이크? 다만 그땐 이쪽이 99%, 그들은 1%였지만, 아무튼 그런 알파메가들을 자기 입맛대로 쏙쏙 골라 사골먹듯 뽑아먹고 이용하다 뻥 차는쪽 또한 언제나 안나였다. 그런 나인데..
엘사아렌델. 쓰라려오는 두통에 관자놀이를 꾹 누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긋난거지. 도대체 내가 뭘 잘못한거지 하고,
처음엔 분명 둘다 진심이 아닌 만남이였다. 만난 장소도 클럽이였고, 그 클럽입구에서부터 뿜어져나오는 미모포텐에 잠시나마 호기심이 일어 장난 좀 쳐볼까 하고 다가갔으니까, 근데 장난 좀 쳐볼까 하던 마음에 불이 지펴지고, 지펴지던 마음속의 불이 서서히 몸에 퍼져나갈때 쯤엔 시선은 확고히 그 자리에 앉아있는 엘사에게 고정되어있었다. 어떻게든 다른곳을 보고있는 그 시선을 새삼 자신에게 돌려보고 싶어졌다. 단지 당시엔 그 뿐이였던 것 같다. 그랬었던 것 같은데 퓨즈가 끊기고 눈을 뜬 곳엔 예상대로 자신을 돌아봐준 엘사의 시선이 있었지만, 그것은 흔히 안나가 알고있던 애정에 목이 말라 갈구하는 어린아이의 시선이 아닌, 무언가 끔찍한 생물 혹은 쓰레기를 보는 듯한 경멸의 시선이였다.
그때부터였다. 타인이 나를 이렇게 바라볼 수 있구나 하고 깨닫게 된 것이, 처음으로 땡 – 하고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순수하면서도 경멸어린 시선. 모욕을 당해본적이 없진않았다. 다만 모욕을 주는 대상이 달랐을 뿐이다. 그간 타인의 사랑만 받아왔던 자신이 모처럼 맘에 든 상대에게 이런식으로도 모욕을 당할 수 있구나 하고 불에 데인듯 쓰라리면서도 한편으론 그 쓰라림이 안나를 자극시켰다. 사랑받지 못한다면 늘 그래왔듯 상대를 짓눌러서라도 빠지게 만들어 단물 쓴물 다 빨아먹고 버리면 그만이였다. 하지만 엘사에겐 그럴 수 없었다. 아니 그러지 못했다. 그 원나잇 이후로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이렇게 홀리듯 빠져든 건 엘사가 처음이였으니까. 체향에 짓눌려 그날 밤의 기억은 죄다 날아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애써 여유로운 척, 있는 척 한것도 그 때문이였다. 이렇게라도 해야 저 알파가 열받아서라도 나를 한번이라도 더 봐줄테니까. 어떻게든 저 시선을 사로잡고 싶었으니까. 그냥 말 그대로 존나 쌘척했다. 모든 것을 다 겪어본 척,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척, 그런 안나의 쌘 척아래 흔들리는 눈동자와 부르르 작게 떨고있는 손의 떨림을 숨기고 있었다는건 지금도 엘사에겐 자그만한 비밀이다.
아무튼 그래서 엘사를 가지고 싶어졌고, 그저 엘사가 너무 보고 싶었다. 처음 본 사람에게 홀린 자신이 미친건가 싶어 엘사를 만나고도 다른 알파메가들을 만나봤지만 엘사 이후로 안나의 마음을 만족시킬만한 이들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애초에 기준미달치였기도 했지만 엘사자체가 너무 넘사벽이였던거다. 잊지못해 괴로운 나날을 보내다 어떻게든 엘사를 다시한번 만나고 싶어서 아는 인맥을 죄다 동원해 엘사의 신상을 털어봤지만 나오는건 그냥 모 기업의 대단한기업인과 자신보다 2살어린 연하라는 정보뿐. 깨끗해도 이렇게 청정지역마냥 깨끗할 줄은 누가 알았으랴. 가시밭길 사랑의 전쟁통에 맨몸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였다. 어찌어찌 머리를 굴려 마치 우연인척, 이것이 인연인마냥 연출하듯 간신히 만나 여타 알파메가 꼬시듯이 다가가도 자신을 밀어내는 그 모습이 마치 위엄 가득한 철의 장벽마냥 철벽치기가 두텁기 그지 없었다. 흡사…철의옹성을 공략하는 느낌이라 해야할까.
그래서인지 그렇게나 절대철벽같던 엘사가 사르르 녹아내리며 우리 제대로 사귀자 하며 ok한 날. 안나는 세상을 다 가진듯한 기분이 들었다. 예전의 자신이였더라면 그래 니가 나한테 안넘어올리가..ㅋ하며 넘어갔을텐데,
시발 얼마나 행복했는지 두 눈에서 눈물이 펑펑 쏟아졌더랬다. 헤어진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이리도 가슴이 벅차오르건만, 그런데 그런 나를.. 감히 나를 질리다는 이유로 빵 찼단 말이지.
엘사를 만나기 전 문란하게 놀았던 사실을 잘난 기업인이 모를순 없겠지. 그 사실을 구태여 부정하지도 않았으며, 따로 허겁지겁 숨기지 않았다. 우월한 오메가는 그만한 권리가 있었고 그들에게 그만한 가치가 있었으니까. 다만 엘사를 사귄이후, 그녀에겐 언제나 진심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나름 안나의 선에서 조금조금씩, 클럽을 자제했었다. 정말 자제했다. 물론 아예 안가진 않았지만…가더라도 알고지내는 알파메가들끼리 열리는 행사에 축하를 하며 그냥 잠깐잠깐 얼굴을 내비췄을 뿐이고, 맹세코 그들을 꼬신 기억이 없는 안나였다.
그간 같이 잘 놀던 알파메가들 사이에 안나는 클럽퐈이트 잘 노는 퀸에서 도도하고 요즘 보기 힘든 팔색조퀸이라 불릴 정도로 소문이 돌았으니 할말은 다 했지. 그러니 지금에 와서 엘사가 도대체 왜 자신에게 헤어지자 말을 꺼낸 것인지 도통 이해가 가지않는것이 지금의 심정이였다. 저것때문에 헤어진 것 치곤 엘사의 속이 그렇게 좁지도 않았을뿐더러 당시 엘사에게 사실만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뭐 좀…행사랍시고 그간 못간 클럽을 옴팡지게 다니기도 하고, 행사도중에 오는 엘사의 연락을 좀 씹은 것도 없잖아 있었지만 아무쪼록 저 이유는 아니야. 이런 이유였으면 엘사의 성격 상 그 자리에서 단칼에 쳐냈을테니.
어긋난 기점이 파악이라도 되야 뭘 어떻게 해보던가 하는데, 기점도 파악안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헤어지자 말을 꺼낸 엘사의 꿍꿍이가 미스터리다.
속사정이 어찌되었건 안나는 엘사를 찾아내야만 했다. 전화상에 그렇게 고래고래 찾아가겠노라 소리를 질러댔으니 본때를 보여줘야만 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헤어진 이유가 도저히… 이쯤되니 그냥 넘어갈수 없었다. 그냥 눈앞에 엘사가 있다면 그 머리채라도 휘어잡고 싶은 심정이였다. 대부분의 클럽에서 나오는 음악의 리스트를 알만하게 다 알고있었던 안나는 어렴풋이 전화너머로 들려오는 음악을 머리속으로 되새김했다. 그 와중에 클럽노래를 주워듣는 자신이 새삼 경멸스러웠다. 그쯤되니 엘사가 왜 화낼만했는지 머리론 이해가 간다. 물론 머리로만. 마음은 아직 이해할수 없어서 이 모양 이 꼴이지만, 어쩌랴.. 지금의 안나에겐 여유따윈 찾아볼 수 없었다.
대낮부터 리믹스한 Sexy and I Know It 같은 노래를 트는 클럽은….존나 드문데, 탁탁탁 – 테이블을 두들기는 손가락의 놀림이 빨라졌다. 수십군데를 떠올리던 클럽의 물망지가 순식간에 세네곳으로 좁혀진다. 다시생각해봐도 미친것 같았다. 미쳤지. 지금 알파 하나때문에 음악을 듣고 장소가 어딘지 때려맞추는 꼴이라니 – 음악으로 좁혀진 클럽들은 대게 오메가들 사이에서 꽤나 물이 좋기로 소문나고 오메가들의 성지로 잘 알려진 곳이였다. 근데 그 장소들, 하나같이 청렴하기가 대쪽같은 엘사가 가기엔 도저히 생각 될 수 없는 곳인데 뭘 어떻게 알고 기어간건지…엘사의 옆에 안나만큼이나 클럽빠순이인 오로라가 붙어있다는것을 알리가 없는 지금의 안나로썬 도저히 상상되지 않았다. 알리도 없고, 그저 생각하기를 평소 엘사는 클럽의 클자도 몰랐던 위인이였으니… 새삼 대쪽같은 엘사의 설마 나 모르게 바람났다던가…? 그래서 질렸던거야? 그래도 이건 아니지않냐 엘사아렌델? 하며 추궁하는게 전부 다였다.
닭쫒던 개가 지붕쳐다보는 꼬락서니란, 사람은 상황에 쳐해봐야 궁여지책을 생각하듯, 지금의 안나가 딱 그 꼴이였다.
이제 가서 뒤집을 일만 남은건가. 부들부들 – 애써 행동으로 실행하려니 떨려오는건 어쩔수가 없다. 무슨 아침드라마마냥. 안나 대낮부터 사랑과 전쟁을 찍게될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테이블에 걸쳐논 가방을 잡아들고 거나하게 냉수를 들이켰다. 사랑과 전쟁을 찍든말든 내 기필코 이년 찾아서 아주 작살을 내고 말리라. 움직일 채비를 마친 안나는 무언가 생각난듯 폰속의 연락처를 뒤적거리다 망설이는 표정으로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 뚜르르 일반적으로 들려오는 수화음 – 이 인간. 지금 몇신데 아직까지 쳐자고 있는거야? 짜증이 밀려왔지만 일단은 참는다. 일괄적인 마지막 녹음멘트를 씹고 다시 한번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륵 뚜르륵 – 짜증나게 늘어지는 전화음. 작게 시발시발 거리며 전화 상대방부터 부셔야하나 하고 고민할 찰나에
[아 뭐야….왜 자꾸 전화….음….오잉? 안나?]
도통 받을 생각이 없는 수화기너머의 인물에게 욕지기를 내뱉고 있을 쯔음 딸칵 – 하고 받는 소리가 들렸다. 전화를 받아든 상대는 예상대로 이제 막 잠에서 깬듯보였다. 부시럭부시럭대는 소리가 전화너머로 들려왔다.
어지간하면 자다깼냐며 미안해 하며 운을 띄워놓고 목적을 말했겠지만 지금은 상대의 수면을 배려해줄 만큼 안나는 상황이 여유롭지 못했다.
-메가라. 몇신데 아직까지 쳐자?
[아으…뭐 왜 몇신데..]
– 됐고, 지금 앞으로 일정이나 약속 따로 없지?
갑자기 전화해서 뭐라는겨 – 있냐고. – 잠시만 / 간략하게 나누던 대화 끝으로 뭘 그렇게 움직이는건지 한동안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없긴한데… 왜? 무슨 일인데?]
그런 메가라의 대답을 기다렸다는 듯 안나는 덤덤히 말을 이었다.
-그럼 지금 딪사 카페로 나와. 나랑 같이 갈곳이 있어.
—
기다려준만큼 많이 써와야하는데 내가 지금 현퀘스트레스 + 장염에 걸려 목숨이 위중하다. 미안허다..여름 시발…ㅜㅜ
이번 편은 좀 쳐지는감이 없잖아 있어서 가볍게 보면 될것같음. 담편은 아마 토요일이나 일요일날 업할듯싶어.
그럼 더위 조심하시고 기다려쥬셔서 감쟈합니다.
토막설정 – 안나는 다른 오메가들과 다르게 나름 순애보임. 근데 주변에 ‘우성’오메가인점을 이용하려는 알파메가새끼들이 많아서 뛰는막장위에 나는막장이 된 경향이 없잖아 있음.
엘사는 한번 꽂히면 무엇이든 언제나 일편단심. 지금은 그게 안나니까 안나와 연관된 일이면 다른건 눈에 안뵈임. 좀 의처증같음
어서와라!!!! 와준게 어디냐! 재미있는글 고맙닼ㅋㅋㅋㅋㅋ 몸조리잘하고 !!! 가라 안나!!!! 순애보 엘사를 채와랏!!!!!@@
ㅋㅋㅋㅋㅋㅋㅋㅋ아우 감질맛나게쪄와섴ㅋㅋ큐ㅠㅠ딴건 몰라도 안나가 오메가면서 당당한 설정이 넘 맘에든다 빨리와아 기다리고있을게!!!
헐 장염이라니 ㅠㅠ 여름인데 건강관리 잘하고
담편 들고올때까지 기다릴게
엘사 놔두고 바람피는 안썅인줄 알았는데 뭔가 오해가 있었나보네
안나 입장에서 쳐답답 안리둥절 할듯 어제만 해도 쪽쪽대다 갑자기 질려서 헤어지자니..
몸조리 잘하고 담편 들구 올때까지 기다린다ㅎㅎㅎ
비번까먹어서 한참뒤적거렸네.. 치매올뻔; 아 체력이 후달려서 좀 늦어질것같다 ㅠㅠ 장염이 사람잡아요 시발;; 오늘안으로 올릴라 했는데 안될것같아서 리플담. 먄먄..
ㅠㅠㅠㅜ 기다릴게 ㅠㅠㅜ 얼릉 나아라 장염 힘들겠다
알파들이랑 호텔 이였나? 모텔이였나? 거기 들어간건 어떻게 해명할지 다른것도 어떻게 풀어나갈지 두근두근 거리네 하 개좋아 얼른 건강해저서 개미처럼 써오거라 쥬미야
많이아푸냐…계속기다린다…
–04
-그래서. …무슨일인지는 설명좀 해주라?
딪사카페를 지나 흰색의 새끈한 아우디가 지나간다. 턱을괴며 운전 중, 잠시 신호대기를 하고 있던 메가라(한가한사회인 열성알파/27세)가 사이드 미러 사이로 조수석에 앉아있는 안나를 보며 슬슬 눈치를 살폈다. 자다가 이게 무슨 봉변인가 싶다. 지난날 밤 사회인의 회식으로 인해(쓰고 과음이라 읽는다.) 깨질듯한 머리 부여잡고 연신 울려대는 전화를 간신히 받았더니 대뜸 짜증내는 목소리로 당장 나오라고 하질않나, 지정한 장소로 나왔더니 이젠 차키를 던지면서 지금 타고 있는 이 애마를 운전하라고 하질 않나. 성난 오메가옆엔 근처에 가지말란 소리가 있듯, 말 그대로 눈앞에 있는 성이 난 오메가를 건들여봤자 좋을게 하나 없으니 그냥 넘어간다만 아까부터 안나의 똥씹은 표정을 보고있으려니 찜찜한건 어쩔수가 없다. 그렇다고 닥달하진 않았다. 살면서 저렇게 성난 안나의 얼굴은 또 처음봤으니까,
조수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찬 안나는 아까부터 창밖을 바라보며 연신 시발..시발을 외치고 있었다. 뭐라 중얼거리는 것 같은데 메가라의 운전석에선 그렇게 자세하겐 들리지않았다. 그냥 혼자서 지레짐작할수있는거라곤 단순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는점 정도? 말리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던 안나가 저토록 열받아하는건 연애사 뿐인데, 사실 그 마저도 잘 보여주지 않는 모습이라 이것도 짐작일 뿐이다. 저 잘난 우성오메가가 다른 문제도 아닌 연애문제라니! 오메가라 할지라도 우성의 서열이 확고한 만큼 여러사람 휘어잡는데 능한 이들이 이렇게 연애문제로 골머리 썩히며 끙끙대고 있는 모습은 열성알파인 메가라의 시선으로 제법 신선했다. 뭐 다른 이들은 어쩔진몰라도 그 능수능란한 오메가 중 탑에 끼어있는 안나에게 벌어진 일이라면 퍽이나 보기드문 일이기도 하고.
흠 – 그리도 우월한 오메가신데 한번 쯤 저런 문제로 골머리를 썩혀봐야지. 언제 겪어보겠어. 운전대를 손가락으로 튕기던 메가라는 시발을 외치다 못해 이젠 얼굴을 감싸며 화를 삭히고 있는 옆자리의 오메가를 모쪼록 흥미진진하게 구경했다.
반면 이런 메가라의 팝콘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안나의 머리속은 이미 엘사의 생각으로 그득해 메가라의 시선을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다. 오래간만이다. 여유따위 찾아볼 수 없는 자신의 모습. 시발 – 그 와중에 엘사가 클럽에 간것도 열받아죽겠는데 그 외모로. 더군다나 그놈의 우성알파가 자신이 아닌 다른 오메가년놈들을 꼬시는 단계까지 저절로 상상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미쳐버릴것만 같다. 자신에게 빅엿을 먹인 엘사의 뺨을 치러가는건데 엘사를 꼬시려는 무리까지 싸잡아 뺨을 칠 기세다.
누가보면 어느 정신병원에서 도망나온 줄 알겠어. 운전하는 내내 욕지기를 내뱉다가 잠시 차분해지다가, 신들린듯 얼굴을 감싸며 으아앜 – 하고 비명을 지르고는 현자타임이 온듯 또 한번 잠잠해진다. 애써 화재를 전환하려 다른 생각도 해보지만 이 상황에 될 리가 없다. 이쯤되니 그런 모습의 안나를 보며 용케 도망안가고 운전하고있는 메가라가 용하다.
-안나 미쳐도 어디 가는건지는 알려주고 미쳐줘. 계속 한블럭만 뺑뺑 돌순 없잖아?
용하건 말건 주변부근에 맞춰 뺑뻉 차를 돌리던 메가라가 지루했는지 보다못해 한마디했다. – 내 차도 아니고 내 기름도 아니니 몰면 그만인데, 운전이 영 지루하네 – 말 나온김에 나 왜 여기서 대리운전 하고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역시 말하진 않는다. 운전하고 있는 이 열성알파는 우성오메가의 눈치를 살피며 기분을 달래주는 재주가 제법 뛰어났다. – 안나. 그렇게 인상쓰면 예쁜얼굴 망가져 – 그게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메가라는 능숙한 태도로 안나의 심기를거스를만한 짓은 쏙쏙 피해가며 차분히 달래는 모양새란. 눈에 보이는 입발림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 귀여운 오메가는 찡그린 미간을 살며시 누르며 속아넘어가준다. 조금 릴렉스 된 분위기네.
어제 회식덕분에 나 좀 머리가 띵 한데, 칭얼거리듯 여유로운 말투로 같잖은 애교를 부려본다. 메가라의 중얼거림을 듣던 안나가 고 사이에 진정이 됐는지 훅 – 하고 크게 숨을 들이마쉰다. – 오 복식호흡 좋지. 그것도 해봐 라마다 호흡이라고 임신한 오메가들이~ – 메가라? – 농담이야. 역시 징징거리는 건 너랑 안어울려 안나- 늘상 듣던대로 시시콜콜한 메가라의 장난어린 말투에 한껏 긴장이 풀린다. 고마워 라고 말할 새도 없이 커브길로 쭉 돌아선 차가 신호대기에 걸렸다. 신호를 기다리는 사이에 다시한번 마음을 다 잡는다. 장난기 심한 메가라가 이렇게 배려해주는데 일을 벌이기 전부터 망가지는건 안나 테레지아가 아니지.
-메가라 잠깐 갓길로 차좀 세워봐.
안나의 말대로 메가라가 능숙하게 차를 몰아 갓길로 세운다. 진정은 했지만 열받는 상황에 신경이 날카로워지는건 어쩔수 없었나보다. 한숨 팍팍. 호흡을 통해 다시한번 마음을 진정시킨 안나는 이내 덤덤히 무언갈 생각하다 차에 장착되어있는 내비게이션버튼을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내비에 보이는 것은 지역 / 주소 / 세부주소로 일괄적인 화면. 그 중에서 /세부주소/ 화면에 들어가 무언갈 쭉 나열한다. 나열되어 보이는 목록을 보니 그것은 다름아닌 – 질펀하기로 소문난 오메가들의 클럽들.
워허 – 뭐여 시방. 안나의 상황을 제대로 알 리가 없는 메가라는 애 뭐하는건가 하고 찍고있는 주소를 살펴보다 순간 혀를 내둘렀다. 미쳐가는 와중인건 알았지만 대낮부터 미칠지는 몰랐다. 자신에게 재잘거리며 애인때문에 당분간 클럽을 ‘끊는다던’ 말 모양새완 다르게 대낮부터 히트싸이클 억제제가 필수인 존나 핫한 클럽의 주소를 찾아 누르고있는 안나. 뭐여뭐여. 애 지금 히트싸이클인가?? 짐짓 스마트폰 앞문구에 떠있는 날짜를 보며 확인해봤으나 안나의 주기가 지난것으로 보아 그럴일은 없고. 힐끔 – 클럽주소를 한번. 안나의 얼굴을 한번, 애인하고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건가? 확신이 들지 않았다.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네. 이럴때면 눈치가 없는 자신이 야속할 지경이다. 안나의 속사정은 모르지만 안나가 클럽을 자제하던 상황을 알고 있는 메가라는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본다. 뭔진 몰라도 뭔가 큰 일이 벌어질 것같다고, 알파의 직감이 스리슬쩍 속삭여왔다.
-메가라. 여기 말고 낮타임부터 Sexy and I Know It 트는 클럽 기억나?
-음?
안나의 물음에 흠짓하며 머뭇거린다. 대답을 기다리는 안나에게 – 갑자기 클럽은 왜? 하고 되물어봤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되려 물어보는 행동이 무안할 정도로 메가라의 말을 무시한 채 내비의 화면에 집중한다. 한동안 내비를 꾹꾹 누르더니 뾰루퉁. 뭔가 잘 풀리지 않았는지 매우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궁시렁 궁시렁. 말을 말지. 저 상태론 자신이 무슨말을 하든 안들릴게 뻔하니. 한참 운전대에 기대어 잘난 오메가의 행동을 멍하니 바라본다. 아 이건 기억이 날듯 말듯, 혼잣말로 중얼중얼거리던 안나의 도톰한 입술이 다람쥐마냥 오물오물 거린다. 평상시엔 오메가 가오떨어진다며 보여주지 않는 행동을 오늘따라 유감없이 보여주시네. 대체 어느 누가 저 잘난 오메가를 저리도 집중하게 만드는건지 – 흥얼거리기를 한번, 주소를 읊어보기를 한번, 메가라를 멍하니 쳐다보기를 한번, 부산스럽게 고개를 돌리며 정신없이 움직인다.
-아우 왤케 정신없이 굴어 이년아.
-아 시발. 간지 하도 오래되서 기억이 안나네 진짜. 메가라 곡 리스트 아는 클럽 없어?
-어…뭐, 그렇게 이야기 해도….난 너처럼 음악까지 외우는 타입은 아니라서 그런건 잘 기억못하잖아.
-하나라도 기억나는 곳있음 빨리 말해봐. 급하단말야.
나도 애인이랑 사귄이후로 자제하기도 해서 긴가민가 해 – 안나의 종용에 갑작스레 생각하려니 머리에 쥐가났는지 찍어논 주소를 보며 메가라가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안나도 메가라랑 같기는 매한가지였다. 마찬가지로 엘사때문에 한동안 클럽에 가본적이 오래되서 이 음악이 나오는 클럽이 맞나 하며 버튼을 여러차례 누르길 벌써 수십번이다. 뿌연 안개마냥 자욱히 가려져 잡힐듯 잡히지 않는, 생각이 날듯 나지 않는 장소들을 쥐어짜내듯 기억하려 부단히 애를 쓴다. 간신히 적은 장소들은 혹시나 맞나하고 재차 확인했다. 빨리 출발해야하는데 엄한 곳에서 시간이 늘어지네 시발. 아 뭐였지 진짜 – 틱틱 – 버튼을 누르는 손놀림이 점점 더 빨라진다.
-알파답지 않게 내숭부리지 말고 빨리 아는곳 다 불어봐.
-아 정말 기억 안나는데……나 요새 치맨가봐 어떡하지?
-메가라. 진짜 이번 일 잘풀리면 그렇게 원하던 엠페러 호텔숙박권 줄테니까 좀 도와줘.
-그렇게 말해도…..잠깐 멈춰봐, 거기랑 C쪽 옆에 B쪽의 클럽도 틀었던 것 같아.
3D뷰로 보니까 기억이 나네 – 이런..씨…!….여기는? – 거긴 맞는데 방금 누른곳은 저녁에만 틀어. 낮엔 ㄴㄴ – 아 그래? – 망할년 모른다고 잡아땔떈 언제고 숙박권을 꺼내드니 콕콕 잘도 집어댄다. 이래서 열성알파란 – 열이 받으면서도 척척 찝어주는 메가라의 스킬에 얌전히 주소를 짜맞춰 나갔다. 꿍짝이 잘 맞으면 합도 잘 들어맞는다 했다. 긴가민가한 주소는 싸그리 다 쳐내고 메가라가 알려준 새로운주소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는 주소만 입력한 결과. 엘사가 있을법한 클럽이 전부 다섯장소로 추려졌다. 명확하게 드러난 주소를 보고 있으려니 주소를 위해 희생당한 숙박권이 아깝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예정대로였다면 원래 엘사와 함께가려던 곳이다. 지금은 필요없어졌지만! 부르르 – 손까지 떨려온다. 지금 출발해서 찾아면 대충 초저녁은 되겠네. 첩보영화 마냥 심장이 조마조마하다. 초저녁부터 엘사를 찾아가 깽판을 쳐야 될 꼬락서니란,
-오케이. 여기 누른 곳 다 찾아가줘.
-여길 다 찾아간다고?
왜저래 클럽 안가본 사람마냥. 메가라의 물음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흘끗 – 설마 미친건 아니겠지? 하며 안나를 스리슬쩍 쳐다보는데 그런 메가라의 시선을 읽은 것인지 나 안미쳤어 그러니까 출발해 – 하고 대답하는 바람에 화들짝. 귀신같은것. 눈치하나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일단 출발은 하는데 이야길 좀 제대로 해줬으면 해.
-지금 머리속이 복잡해서 다는 이야기 못하고 그럴만한 일이 좀 있어.
-뭐 정 힘들면 말 안해도 되고.
-…..애인때매 그래.
-애인?
-응
역시나. 차의 시동을 걸고 출발하던 메가라가 재차 물었다.
– 그 말해줬던 우성알파? 개가 왜. 한동안 그렇게 잘해주더니 그새 질린거야? 끊는다던 클럽이나 간다하고.
– 내가 질렸으면 퍽이나 다행이겠다. 시발.
안나의 입안에 헛웃음이 돌았다. 진짜. 내가 질렸으면 퍽이나 다행이겠어. 참고있었는데 메가라의 말이 화근이 된 걸까. 도돌이표마냥 자신을 옹골차게 차버린 엘사생각에 괜스레 울컥거렸다.
-내가 아니라 그년이 질렸댄다.
-뭐?
끼이이익 – 안나의 폭탄급 발언에 놀란 메가라가 무심결에 브레이크를 밟았다.
-워 메가라 – 미쳤어?!
-와. 미안 너무 놀라서..
-제대로 운전해. 너 이 차로 사고 내면 가만 안두ㄹ..
-근데 진짜 차인거야? 다른 오메가도 아니고 우성오메가인 우리 안나가? 정말? 레알?
아니 이게 진짜ㅅㅂ? 안나가 무릎에 올려놓았던 가방을 들어 메가라의 얼굴에 정확히 날렸다. 악 – 거리면서도 낄낄. 웃냐? 웃어? 둔탁한 소리가 몇차례 들릴정도로 정신없이 두들겨 패니 그제사 미안미안 잘못했어 하며 빈다. 운전대 잡고있는사람 패면 사고난다고 안나! – 뒤져도 같이 뒤지자 이년아 – 아옼 잘못했다니까! – 한참을 두들겨 패다 너를 잡는들 무슨소용이요. 언제 때렸냐는 듯 이성을 되찾은 안나가 들고있던 가방을 뒷자석으로 집어던졌다. 아 출발하기 전부터 이렇게 기운빼기 싫은데,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씩씩거리며 정돈한다. 닭잡듯히 메가라를 때리던 행동은 진즉에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분이 풀리질 않았다. 분풀이라도 하면 화가 사그라들줄 알았는데 메가라를 때리다 올라온 열만 한가득이다. 씩씩 거리던 안나가 창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오씨 오늘따라 정말 되는게 없네. 되는게 없어. 화남 반, 서러움 반.
-안나. 체향새고있어.
-알아. 발정이나 나버려라 나쁜알파년아.
몽글몽글. 주인의 흥분에 반응하듯 오메가의 체향이 순식간에 차 안을 지배한다. 왓더. 안나의 체향을 빠르게 캐치한 메가라가 버튼을 눌러 망설임없이 창문을 환기시켰다. 억제제 안먹고왔음 죽을뻔했네. 몽글몽글 퍼져오는 향긋한 안나의 체향은 천천히 퍼져나가다 코끝을 찌르다 못해 전신을 찔러왔다. 위협적인 우성오메가의 향이다. 열심히 두들겨맞느라 헝클어진 머리스타일을 바로잡고 옷매무새를 고치던 메가라가 만일의 일에 대비하여 억제제 두알을 더 집어 삼켰다. 가방으로 두들겨맞은 부위보다 체향으로 퍼져가는 부위가 더 짜릿했다. 혹시 몰라서 안나를 만나기 전에 억제제 3알 먹고 왔는게 그게 신의 한수였다. 우성오메가의 체향은 열성알파가 도저히 감당할 수준이 아니니까. 지금만 봐도 그렇고, 체향이 퍼져나가고 있음을 인지 한 것인지 안나도 덤덤히 조수석 창문을 열고선 열심히 환기 시키고 있었다. 하이고. 어쩌다가 차인건진 몰라도 그 찬 놈도 참 어지간히 대단한 년놈인가보다. 억제제를 먹고 난 뒤 새로 냉수를 꺼내 안나에게 건냈다. 화는 어느정도 사그라든 모양이였지만 식힐순 없었는지 잘 여문 체리마냥 볼 두덩이가 빨갛게 변해있었다.
-그래 날 패니까 ..기분이 좀 풀리든?
-오 메가라 제발. 나 너랑 이럴 시간이 없다고.
-알아. 그러니까 표정풀어. 냉수나 좀 마시고, 갈테니까 무슨 상황인지 이야기나 좀 해봐.
-가자. 가면서 이야기 해줄게. 일단 출발이나 해
사실 아직까지도 긴가민가하다. 만나서 뭘 이야기해야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걸. 보면 진짜 사닥션부터 날려야하나? 미친년처럼 소릴 질러야하나? 꺵판을 쳐야하나? 무슨행동을 해야할지 그 무엇하나 확신이 들지않았다.
다만, 그 중에서 한가지 분명한건 아렌델. 난 널 그냥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거다. 그게 무슨 이유이든간에 말이야. 부웅 하며 출발하는 새끈한 아우디 안, 굳은 결의를 다짐한 오메가는 그렇게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
한편 클럽입구
-엇 화이트! 여기야 여기!
한참을 기다렸는지 이제 막 도착한 화이트를 저만치서 알아보고 어미찾는 강아지마냥 쪼르르 달려온 오로라가 이내 그 품에 포옥 하고 뛰어들었다. 안김과 동시에 찾아온 것은 화이트의 찰진 잔소리. 아오 미친것아 무거워 저리가 – 튕기긴 이년아.- 무겁다면서 안아줄건 다 안아주는 손길에 양껏 투정을 부린다. 크 – 받아주는 맛이 남달라. 역시 화이트가 최고야. 애교를 부리며 양껏 들러붙어내리는 강아지를 보며 화이트가 멋쩍게 웃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 하우 술냄새봐라. 그새를 못참고 둘러마셨어?
인상 찌푸리며 펄럭펄럭 손사레를 친다. 어째 만남의 시작부터 훈훈하다 했다. 시어머니마냥 잔소리질 하는통에 – 그 쥬둥아리를 좀 다물면 참 좋을것같아요 – 라고 넌지시 말했다가 매서운 꿀밤만맞았다. 말좀 예쁘게 쓰라 했어 안했어? 하는 닥달질에 입만 뾰루퉁. 넌 봤으니 됐고 엘사는 어딨어? 하며 화이트가 오로라를 내팽겨치듯 밀어내곤 두리번두리번 고개를 돌리며 엘사를 찾는다. 엘사는 그리 멀지않는 곳에 자리잡던 터라 금방 발견되었다. 한쪽 구석바, 쇼파에 앉아 턱을 괴고 신이난 알파메가들을 구경하며 잔뜩 풀이 죽어 처량한 모습. – 아니 잰 도서관에 온거니? 생각보다 좀 심각한데? – 시끄러운 음악때문에 아까 전 걸려 온 전화내용 중 오로라가 말한 상황을 흘려듣다 싶이 해서 상황을 듣기 위해 엘사에게 가보려는데 꿀밤맞은 자리를 문질문질거리던 오로라가 그런 화이트를 재빨리 가로막고 저지했다. 화이트 엘사 지금 상태 안좋아 – 오로라의 말에 왜? 하고 되묻자, 그저 절레절레.
-뭔데 뭐길래? 그렇게 심각한거야?
-그런게 있어. 아무튼 그거 가져왔어?
– 아.
두손을 내밀며 무언가 요구하는 오로라의 행동에 뒤늦게 생각난듯, 백을 뒤적뒤적 거리던 화이트가 포장된 작은 종이봉지를 꺼내들었다.
-근처에 가게도 없어서 이거 찾느라 좀 늦었어.
작은 봉지에 담겨 오로라의 손에 넘겨 준 것은 다름아닌 클렌징 폼.
-오 좋은거 사왔네.
-얼굴에 바르는건데 신경써야지. 아무튼 상황설명 좀 해봐. 엘산 왜 저렇게 쳐져있는거야?
-따라와. 화장 지우면서 이야기 해줄게.
종종종. 잰 걸음으로 뛰어가는 오로라를 보며 불안한 기분이 드는건 왜 일지, 오로라와 엘사의 얼굴을 번갈아보다 마지못해 따라들어가준다. 어쩐지 범상치않은 일이 벌어질것 같은데?
——-
늦어서 먄먄. 쥬미들은 장염조심해라 시발..여름장염은…존나 뒤진다 진짜..
아무튼 진행상 좀 쳐져서 낼 저녁이나 아님 그 담날에 한편 더 올라감. 기다려주셔서 감쟈!
메가랔ㅋㅋㅋㅋㅋ은근챙길건 다 챙겨먹네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고생이많다!!!! 재미있게보고있으니 몸도 챙겨서 건강하게와랏!!!ㅋㅋㅋㅋㅋ
빨리 안나랑 엘사 만나는거 보고싶다 ㅌ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몸관리 잘해서 더 써와랏 (찰싹)
–05
잇날을 세워 투정부리는 어린아이처럼 과실을 여물어베듯 하얀속살을 훓어내린다. 낱낱하게 흩뿌려진 주근깨가 마치 대서양에 비춰지는 은하수같다. 한올한올 피부속에 박혀있는 별들에 빠져 그 수를 세고 있노라면 부끄러운듯 고개를 돌리며 품속으로 깊게 끌어주었던 나의 오메가. 알파를 유혹하듯 속에서 퍼져나오는 체향은 농밀하면서도 안개마냥 자욱하다. 비늘이 알곡히 박혀있는 뱀이 먹잇감을 죄어오듯 알파를 풀어내릴때마다 빨갛게 익어있는 유약한 오메가의 몸은 서둘러 알파가 들어오기를 종용하며 재촉한다. 다정하게 안나 – 하고 불러주는 목소리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두 시선이 촉촉하게 젖어들어간다. 귀엽게도, 잘 여문 체리마냥 앙큼한 두 입술을 쪼아먹듯 수차례 입을 맞추고 세뇌하듯 귓가에 속삭였다.
너의 알파는 오로지 나 하나 뿐이야. – 라고.
너에게 하나뿐인 알파. 나에게 하나뿐인 오메가. 그 관계가 그렇게 어려웠던 걸까. 하늘하늘 춤추는 알파메가들을 보며 싸늘한 미소가 흘러나왔다.
*
– ~ 해서 그렇게 된거래.
-……내가 봤을때 라푼젤은 신의 손이야.
-……할말이 그것뿐이야?
돌아오는 대답은 동문서답. 모든 상황을 전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반응이 시덥잖다. 종알종알. 떠드는 모양새가 정말 아기강아지 같네 – 화장을 지우고있는 오로라를 보며 화이트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공감대 비명이 아닌 엉뚱한 탄성. 자신마냥 득달같이 화를 내주거나 소리를 지를줄 알았던 화이트의 반응은 예상과 너무너무 다르게 매우 시큰둥했다. 오다가 약이라도 한사발하셨나? 이 와중에 뭔 개같은 소리야? 하는 표정으로 시선을 던지는 오로라를 보며 화이트는 타일 벽에 등을 기댄채 사뭇 담담한 표정으로 그 질문에 반문하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갠 진짜 아티스트라니까? 화장 하나만으로 사람을 다시태어나게 할수 있다니.
-아우. 지금 내 이야기 듣긴 한거야? 그리고 이것도 본판이 되야 잘나오는거지. 그냥 막나오는 줄 아나.
-의외로 얼굴이 막나가서 나오는걸지도 몰라.
-아 진짜!
원하는 반응이 나오지 않자 오로라가 인상을 찌푸리며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이야기 들었냐고 묻잖아 이 년아 – 다 들었어 이것아 – 아니 근데 시발 반응이 왜 그따윈데! – 아 이쪽으로 튀잖아. 그만 좀 지랄하고 제대로 닦어! / 빡! / 뒷통수에 화이트의 꿀밤을 쳐맞은 오로라가 씩씩거리며 징징거렸다. 이래서 아직 어린애라니까? 어이가 없다는 듯한 시선과 한번 더 개겨봐라? 패기를 시전하니 그제사 뒤로 주춤하며 깨갱시전.
-얼굴 마무리나 제대로 하고 말해. 그 꼴로 엘사볼꺼야?
씹…두고봐 – 개겨봤자 이득볼 게 없다 판단한 오로라는 이내 클렌징을 적신 솜을 들어 스윽 – 하고 능숙하게 얼굴을 닦아내곤 세안을 시작한다. 투덜투덜거리면서도 엘사이야기 나오니 조용해지는거 봐 – 피식 웃으며 수건을 건네주니 또 한번 투덜투덜. 눅눅한 수건을 거둬내고 거울 사이로 화장이 지워진 오로라의 얼굴이 비춰진다. 그런데 거울속에 보이는 분은 왠걸. 아까의 오로라완 전혀다른 청순하고 엣된 여인네 한분.
-대체 누구세요.
-오로랍니다 시발.
나 이런거 볼때마다 놀라는거 알아? 오로라의 맨 얼굴을 본 화이트가 다시한번 감탄했다. 저런 청순한 얼굴 사이로 화장을 왜 그리 드세게 하시는건지. 지워지는 화장사이로 보이는 여인네의 얼굴은 자신이 그간 알고지낸 오로라가 맞는지 못알아볼 정도로 완전 딴판이였다. 갭이 커도 너무나 큰 비포 에프터 얼굴을 보며 찬찬히 감상한다. 오로라 말대로 정말 본판이 잘나긴 잘났다. 그런 잘난 본판을 가지고 왜 저리 그리지 못해서 안달인건지, 우성오메가들은 도통 만족이란 걸 모르는 모양이다.
이리와봐. 머리도 만져야지. 꼬아내린 앞머리를 화이트가 가지고 있던 여분의 머리띠를 짜잔 하며 꺼내들었다. 머리결을 살며시 뒤로 넘겨주고 청순한 얼굴과 맞게 입맛대로 스타일링 한다. 지저분해진 잔머리는 핀으로, 흘러내린 뒷머리는 양쪽으로 꼬아 엣지포인트를 살려준 뒤 반묶음으로 묶었다. 대체 우리 클럽화장실에서 뭐하고 있는거니 하는 현타도 잠깐, 화장실에 잠깐 볼일을 보러 들어온 오메가들 눈동자 굴러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다른의미에서 오로라의 면상은 참 대단했다. 이건 뭐 거의 환태탈골수준이네. 중얼거림을 들은 것인지 거울너머로 오로라의 거친 시선이 째릿째릿, 뭐 째려보면 어쩔껀데.
-그것보다 아까 이야기 듣고 뭐 느낀바 없어?
-아 그거. 엘사도 엘사지만 그 오메가도 참 너무했다.
-너무하다니? 고작 그거하나뿐이야? 너무하다 못해 개 같으 ㄴ…나쁜년이지!! 결론이 왜 그따위야?
-그건 그렇긴 한데…
내가 알던거랑 많이 달라서 좀 그래 – 팔짱을 끼며 상황을 정리하던 화이트가 한숨쉬었다.
사실 엘사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진 않았었다. 갑작스러운 원나잇으로 혼란스러워하는 엘사가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며 징징거리며 말한게 있어 상황을 주워 들은 면도 없잖아 있긴 하고, 우성오메가라 해서 걱정되는 마음에 한번 엘사 모르게 그들이 만나는걸 멀리서나마 구경하곤 했는데 여타 오메가들과 마찬가지로 엘사에게 푹 빠져 도저히 딴 짓을 할 정도까진 아니였던 걸로 기억한다. 오로라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안나의 대해 화이트가 뒷조사를 안해본건 아니였단 말씀이다. 아끼는 사촌의 연애대상인 만큼 화이트도 모쪼록 엘사가 그토록 빠져있는 그 대상이 궁금해 알아본 것이 없잖아 있긴 있었다. 엘사가 알아본것 만큼 안나의 스펙은 우성오메가인 만큼 뒷배경또한 준수했고 그만하게 사람을 후리는 화려한 경력도 있었지만 그 날, 화이트가 몰래 찾아가 그 둘을 관찰할때 본 안나의 얼굴은 그 모든 경력을 무산시킬 정도로 누가봐도 엘사에게 푹 빠진 얼굴이였다.
엘사가 없음 하루라도 못베길 얼굴이였는데 그것도 다 연기였나. 그렇게 깨가 떨어지다 못해 볶아지기 시작한 커플이였던걸로 아는데 그 모든과정이 연기라면 벌써 속은 알파만 둘이니 가히 연기대상감이랴 싶다. 얼마나 참고있었을까. 겉은 차가워도 속은 그리도 여린 엘사였다.
오로라가 없잖아 오버해서 말한 내용이 있긴해도 저 정도로 흥분해서 달려 들 정도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거기다 먼 사촌지간인 화이트가 모를정도로 꾹꾹 참았던 것이라면 속이 정말 내 속이 아닐터인데, 이 못난 모지리는 그걸 꾹꾹 참았던 것이다. 참지못하면 화라도 내라 했건만, 낼 아이인가. 그저 애지중지 아끼는 사촌의 연애사이니 어련히 잘하겠거니 하고 내버려뒀는데 그게 화근이 됐다.
-그건 그렇다 치고… 그 아이가 정말 여기로 찾아온다했어?
어딘줄 알고 찾아온다는거야? 하는 물음에 오로라의 눈이 번뜩인다.
-같은 클럽견으로써의 직감이지. 확률은 반반인데 곧 찾아온다에 내 꼴릿한 체향을 걸겠어.
-그딴걸 어따써.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던데. 설마 내 체향이 개똥만 하겠어?
-비유하고는….그래서 뭘 어쩐다고.
-어쩌긴. 엘사 긁어댄것만큼 그 년 가슴팍에 스크래치 좀 촥촥 남겨줘야지.
-어떻게?
-엘사 애인역활. 모처럼 화장을 지웠는데 이럴때 잘 써먹어야지.
즉 오로라의 생각은 이랬다. 당시 엘사의 체향으로 인해 안나가 기절했기에 같이 놀러갔던 자신들을 못알아봤을테니 그걸 이용하겠다는거다.
말 그대로 맞바람 상대. 상대의 입장이 되어보란 이야긴가, 솔직히 화이트의 입장에선 도찐개찐인 흔해빠진 작전인데, 나쁘진 않았다. 보아하니 아직 엘사에게 미련이 적절하게 남아있는 상태인 것 같고, 말 그래도 엘사가 어장관리의 대상이였다면 그건 그것대로 가지고 놀다 적당히 떨어트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도 있었다. 때 마침 엘사 앞으로 찾아온다고 하니 오로라의 입장에선 어떻게 엿을 먹일까 하고 나름 열심히 머리를 굴리며 계산을 때린 모양이다.
하긴 조건도 괜찮네. 오로라가 우성오메가인 점을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으니까. 상대방도 우성오메가라서 같은 우성오메가인 오로라가 엘사옆에서 치근덕 거린다면 필시 경계할게 뻔할 뻔자였다. 거기다 본판도 괜찮지. 이게 뭔 엿같은 경우인가 싶을꺼다. 열성오메가였다면 체향싸움으로 번졌겠지만 같은 우성오메가라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체향싸움도 안되고 신경전으로 번질텐데 그 신경전에서 절대로 밀릴 오로라가 아니다.
-흐음..
-안될껀 없잖아? 세상에 우성오메가가 지만 있는줄 아나. 시발 우리 엘사를 뭘로보고.
-그러게. 우리엘사를 뭘로 보고. 근데 개가 속겠어? 우리 얼굴 전혀 모르고있는거 정말 확실해?
-확실해 확실해. 처음만났을때 갠 엘사체향때매 기절했잖아. 화이트는 본적도 없었으니 절대 모를거고.
-나야 그땐 화장실에 있었으니까…뭐 그 외엔…엘사에게 들은게 없다면 모를수 있긴 하겠네.
-응, 그리고 난 그때도 라푼젤이 그려준 얼굴이였어. 알아봐도 껍데기란 말씀.
완전범죄란게 다 그런거 아니겠어~? 하며 깔깔거리는 그 모습에 그저 헛웃음이 맴돈다. 아주 작정을 하고 오셨네 그려.
-아 그리고, 힛싸억제제 남은거 있음 다 줘봐.
-억제제는 왜?
-엘사. 그 오메가 오면 체향 뿜을게 뻔한데, 내가 아무리 날고 긴 년이라 해도 그 체향은 감당못해.
-그건 그렇지. 나도 먹어놔야겠다.
-화이트는 왜?
-우성오메가가 한자리에 두명이나 계시는데 혹시 몰라서.
나한테 발정나면 특별히 참아줄게 – 죽을래? – ㅈㅅ – 가벼운 말장난 사이로 화이트가 건네준 억제제통을 받아든 오로라가 건네받은 억제제통에서 망설임없이 6알을 꺼냈다. 스케일도 참 남다르다. 그렇게 많이 먹어? – 걱정어린 화이트 걱정에 피식. – 부작용도 없는데 뭘, 그리고 사실 엘사는 이 정도도 부족해 – 부작용이 없긴 개뿔. 그렇게 먹다가 몸살나면 어쩌려고? 그 정도면 오메가가 베타가 되고도 남을 정돈데, – 나도 알파들 사이에서 날고 긴년이여. 걱정 놉. 하며 화이트의 걱정을 뒤로하고 씹어먹어도 될법한 달달한 억제제를 급하게 삼켰다. 한알 당 억제력이 2시간 남짓이니 12시간정도? 억제제의 시간을 계산하던 화이트가 새삼 이년이 미쳤나 하는 표정으로 쏘아보다 상대가 엘사라서 간신히 참았다.
알파인 화이트는 단순히 오메가 방지차원용이였지만 오로라는 달랐다. 열성이지만 같은 알파도 엘사의 체향은 견디지 못할수준이다. 상대가 열성알파였다면 힛싸 한알을 먹을까 말까 할 정도로 끄덕도 없는 오로라인데도 저리나오는걸 보니 작정 제대로 한듯 하다. 제 아무리 우성오메가라도 우성알파의 체향은 견디기 힘든건 매 한가지였나싶기도 하고. 순도높은 알파라면 더욱 더, 뭐 엘사는 오로라와 화이트가 알고지내는 알파중에도 몇 안되는 최상의 알파였으니. 특히 오로라 같은 경우 가끔 엘사가 흘리는 체향에 한 두번 이성이 끊길뻔 한 적도 있었기에 더욱 더 신중을 기할만 했다. 그때도, 안나를 처음만났다던 날. 미리 억제제를 집어먹지 않았다면 다른 열성 오메가들과 마찬가지로 꼴사납게 엘사에게 홀렸을지도 몰랐으니까.
-네 모습을 보아하니 그 애도 억제제 댓사발로 먹고 덤벼들긴 하겠다.
-그건 아닐껄?
-왜?
-엘사를 우습게 보는 앤데 퍽이나, 먹고온다한들 체향조절에 자신있다 생각하고 한두알먹고 나대겠지.
자존심이 있는 우성오메가들은 어지간하면 억제제보단 자신의 능력을 믿거든. 근데 열받은 엘사 체향은 절대 한두알로 안끝나. 예전에 내가 그랬다가 ㅈ될뻔했잖아. 고년 참 말은 참 예쁘게도 하신다. 달달하니 캔디같은 억제제를 하나 꺼내든 화이트가 도로록 입안에 굴리며 나갈준비를 하다 문득 불안한 낌새에 자리에 멈춰섰다. 그러고보니 정작 중요한걸 못물어볼뻔 했네.
-근데 이거 엘사한테 제대로 말은 하고 하는거야?
-아니. 말했다간 말릴게 뻔해서 말은 못했어.
멈칫.
-…..일 커지면 뒷감당은 누가하라고?
뭘 물어보시나. 당연히 제 앞에 계시는 화이트죠♡ / 빡! / 오갈데 없던 알파의 주먹이 오메가의 뒷통수에 사뿐히 날아들었다.
*
오로라와 화이트가 작전모의를 하고 있을 바로 그 시각. 모두의 의문속에 자리잡던 – 음악소리를 듣고 클럽을 유추해낼수 있을까? 라는 확률적인 질문에 그 설마가 설마다 라는것을 보여주듯 엘사가 있는 클럽앞에 당도한 두 여인네가 때 마침 서성이고 있었다.
-하우 시발. 4번째 클럽도 빵꾸였는데 여기까지 빵꾸나면 나 진짜 금문교 간다.
-그만 좀 칭얼거려.
메가라의 투정에 이골이 난 듯, 차에서 막 내린 안나가 반 신경질적으로 조수석을 탕 – 하고 쌔게 닫았다. 짜증나있기는 안나도 매 한가지다. 클럽에 찾아 들어갈때마다 안나를 알아보는 알파메가때문에 빠져나오기 힘들었는데, 찾는사람은 없고 애먼 사람만 엉뚱하게 잡힐뻔했다. 설상가상으로 취한 알파무리들이 단체로 몰려와 체향을 덕지덕지 쳐바르질 않나. 메가라를 꼬시려드는 오메가들이 몰려오는 바람에 이리저리 밀쳐지지 않나. 진짜 오늘따라 처음부터 끝까지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아무튼 여기가 마지막 맞지?
-그래. 여기말곤 이제 더 갈곳도 없어.
그것 참 듣던 중 좋은 소식이네. – 뒷자석에 던져놓듯 쑤셔박은 자켓을 탁탁 털며 메가라는 운전하며 이야기 하던 도중 안나에게 되물었던 질문을 재차 확인한다.
-정말 최근에 클럽 간 적 없었던게 확실해?
-몇번을 말해. 최근에 정말정말정말! 간 적 전-혀 없었어.
-취하도록 마신적도 없었고?
-안 마셨어. 너라면 모를까.
-하긴, 나 5일전에 정말 죽는줄 알았다니까? 그때 데려다줘서 살았어.
-무거워 죽는줄 알았어. 근데.. 그때 니 애인이 토한 원피스는 왜 안물어줘?
-그래서 제가 이렇게 오메가님의 운전대를 자처하는게 아니겠습니까 ~
-말이나 못하면..
자켓을 걸치던 메가라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아무튼 그 이후로 클럽 정말 안간 건 확실한거지?
-그렇대도.
-그럼 결정났네.
-뭘?
-깽판치는걸로.
물론 – 방금 도착한 이 빌어먹을 마지막 클럽에서 그 알파분이 발견된다면 말이야.
– 평소대로 나는 바람잡이 역활하고, 넌 아쉬울게 없는 오메가 역활. 앞에서 아주 불을 지르고 염장지르고 같잖은 깽판치면서 쪽을 주면 되는거잖아?
안나를 이용하기 위해 다가온 알파메가들을 내쫒기 위해 유용히도 써먹던 둘의 흔하디 흔한 작전이였다. 메가라의 물음에 안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망설였다. 상대가 상대라 그런지 그 방법이 먹힐성 싶나 하는 생각이 드는것도 없잖아 있었지만 무엇보다 엘사는 안나를 이용하기 위해 다가온 사람이 아니였으니까. 미련이 남지 않는 상대한테나 써먹을법한 추태를 엘사에게 쓰고싶진 않았다.
-어쩔꺼야? 해 말어?
-일단 상황보고 판단해야지. 무턱대고 나대진 마. 그러다 역으로 털리는 수가 있어.
피곤함이 밀려왔다. 그렇게 옴팡지게 이곳저곳 클럽에 떠돌아다녀도 이렇게 지친적은 없었건만, 도대체 알파한테 차인게 뭐라고 철찾아 떠나는 철새마냥 복작지근하게 돌아 다닌 것인지. 상처로 너덜너덜. 피곤함이 덕지덕지. 안나의 상태를 빠르게 눈치 챈 메가라가 들어가자며 서둘러 재촉했다. 그래 들어가야지. 어쩐지 이번엔 확실히 엘사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알파를 찾아해멘 오메가의 촉이려나. 질끈 이를 꽉 깨물고 클럽을 노려본다.
-메가라. 들어가기 전에 억제제 있음 좀 줘봐.
-엇 먹고 들어가게?
-그냥 들어갔다가 체향세레 맞을 일 있어? 무기가 깔려있음 갑옷이라도 입고가야지.
-잠깐만 내 가방이 어딨더라. 아 아까 뒷자석에 놓고 왔네 잠시만.
안나의 차 뒷자석으로 쪼르륵 달려간 메가라가 이윽고 가방을 꺼내 다시 돌아왔다.
-자 여기. 꺼내가.
가방이 저렇게 묵직했었나? 안나가 뭐라 말 틈도 없이 메가라가 들고온 가방을 펼치자 수십개의 억제제통과 힛싸제가 한꺼번에 와르륵. 안나가 수상한 눈으로 바라보자, 아 왜 하는 표정으로 맞받아친다.
-……너. 장사해? 마약상이라고 해도 믿겠는데? 이게 다 뭐야 대체?
-뭐긴 뭐야. 억제제지. 파란통에 있는게 억제제고. 하얀통에 있는건 – 힛싸유도제니까 건들지마. 정리를 안해서 좀 뒤죽박죽이야.
-힛싸유도제는 왜 들고다니는건데?
-혹시나 오해를 살까봐 미리 말해두는데 우성오메가애인과 사귀고 있는 무능한 열성알파는 체향이 약해서 애인님을 만족시키려면 약물의 힘이 필수라 어쩔수가 없어서 들고다니는겁니다.
지랄한다 진짜.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여주는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하고싶은 말은 많았지만 따지는건 나중에 하기로 한다. 지나가던 인파들의 시선이 느껴져서 클럽 모퉁이로 메가라와 가방을 질질 끌고간 안나는 손을 넣어 억제제를 찾기 시작했다. 가방안을 뒤적일 때마다 들려오는 와르륵소리. 시발 진짜 산넘어 산이라더니,
-파란색..파란색..
통이 너무 많아 구분하기 힘들었는지 뚜껑으로 색을 찾던 안나는 메가라의 말대로 파란색뚜껑이 닫혀있는 통을 꺼내들어 억제제 6알을 꺼내 입에 쓸어담았다. 오로라와 같은 개수. 약을 우습게 볼 것이라며 지레짐작한 오로라의 생각과는 다르게 제 아무리 안나라도 우성알파의 체향엔 쥐약이라는 것을 스스로가 잘 알고있었다. 엘사와 몇번을 질펀히 놀았는데 우성알파의 체향이 쌔다는 것을 안나가 모르고있을리가. 아무쪼록 억제제를 억척스레 삼킨 안나가 두 손을 들어 애꿏은 볼기짝을 한번 쫙 – 하고 때리며 긴장을 풀었다. 엘사가 있을거라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괜스레 긴장이 된다.
-준비됐어?
-응.
-가자
아. 빈통은 이리줘. 클럽에 들어가기 전 안나에게 건네준 억제제통을 건네받던 메가라가 남아도는 파란색 뚜껑으로 꾹 하고 돌려닫고서 쓰레기통으로 덩크시켰다. 달그락 – 경쾌한 소리와 함께 파란뚜껑을 낀 ‘하얀통’이 우아한 포물선을 그리며 통 안으로 떨어졌다.
—-
[토막설정]
힛싸 유도제 – 힛싸를 강제로 유도하는 약. 주기를 땡기거나 열성알파 체향으로 커버가 안되는 우성오메가를 상대할때 상대방의 동의하에 혼자 쓰거나 서로 사용함.
오메가가 먹게되면 보통 1시간(대기시간) 내외로 알파체향만 느껴도 발정. 알파가 먹게되면 오메가를 발정시키는 체향이 흘러넘침. (비아그라?ㅋ)
부작용은 뭐…술마신것 마냥 알딸딸+강제발정이 계속 유지되다보니.. 기승전떡의 위험이 도사림
힛싸 억제제 – 체향을 강제로 억제하는 약. 알파든 오메가든 먹게되면 강제로 베타로 만들어줌. 먹게되면 알파같은 경우 체향을 감지하는 기관이 둔해져서 오메가체향을 잘 감지 못하게 되고,
오메가들이 먹게되면 발산하는 체향이 차단됨. 근데 오메가같은 경우 발산하는 체향만 차단만 되는거라(기관둔화x)간혹 억제제 먹어도 우성알파 체향에 꼴리는경우가 더러 있음.
알파는 오메가를 배려하기 위해. 오메가들은 베타마냥 탱자탱자 놀기위해 필수로 들고다님. 강제로 기관을 둔화시키고 틀어막는거라 부작용은 몸살.
히트싸이클 유도제든 억제제든 한알당 2시간인데…6알이니까 12시간.. 써놓고 보니 시발;; 12시간짜리 떡씬을 써야하는것인가..? 죽…여줘….
캬 드디어 엘산나 만나나요!!! 오로라랑 화이트돜ㅋㅋㅋㅋㅋㅋㅋㅋㅋ캐미가 좋군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몸은 괜찮냐! 12시간떡 기대할께
오로랍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입담이 찰져서 너무조앜ㅋㅋㅋ12시간 떡 기대함!
12시간 떡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ㅌㅌㅌㅌㅌㅋㅋㅋㅋㅋㅋㅋ 개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근데 지쳐서 기절할듯ㅌㅋㅋㅌㅌㅌㅌㅌㅌㅋㅋㅋㅋㅋㅋ 유도제 억제제 섞인거 설마 유도제 먹어버린건가 ㄷㄷ????
12시간 떡이라니 하 ㅋㅋㅋㅋ 체력이 태릉인 급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해서 말하는건데 떡시간기니까 엘산나가 12시간 떡을쳤다 끝…이렇게 한줄로 나오는거아니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담가지지말고 얼릉와랔ㅋㅋㅋㅋㅋ
ㄴ ㅂㄷㅂㄷ
ㄴㄴ헐 그런 방법이..!
ㄴ다메다요
언제와 ㅠㅠㅠ???
주말에 분량 쓸어담아서 오것슴미다…장염때매 쉬다와서 그런가 현퀘가 개오집니다…죽…여줘….
현퀘때문에 주기를 일주일에 한번으로 잡을까하는데 넘 느린가 ㅠㅠ 아무튼 별거아닌데 기다려줘서 감쟈해. 더운날 건강조심해랑!
고생이많다 기다릴게!!
오늘 오는거지?? 기다린다 ㅜ
안…오니…?
아직까지 현퀘하고 있어서 새벽쯤에 올릴것 같다ㅠㅠㅠㅠ질질끌어서 먄먄..
죽지만마라…연중하면 안되ㅠ
새벽이….진다….
현퀘가 안끝났다…끝나는대로 올림….ㅅㅂ ㅠㅠ 약속어겨서 미안혀…끝나는대로 바로 올림…
현퀘 마니 빡세냐 ㅠㅠ?
무리하지말고 현퀘 다끝내고 천천히와라
현황보고 해줘서 고마워…. 죽지만마!!!8ㅁ8
후후 여기 기다리다 죽은 시체들이 잔뜩이군
ㅇ
이픽도 주근건가..
–06 (타캐분위기주의)
안나와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할까.
칵테일을 홀짝홀짝 들이키던 엘사가 한껏 미간을 찌푸렸다. 와도 문제고 안와도 문제고. 그냥 넘어가도 문제, 안넘어가도 문제. 여러모로 골때린다. 그간 상대한 오메가들중에 이토록 자신이 말리던 적이 있었던 가? 말리긴 커녕 휘두르고 애둘러쳤을터였다. 벌써부터 안나를 눈앞에서 만난마냥 설레발을 잔뜩 치다가 당시에 헤어지길 고한 과거의 자신을 탓해보지만 지나간 시간이 되돌아올리는 없었다. 시발 이럴때 타임머신이 개발됐어야 했는데! 택도 없는 생각에 택도 없는 소리다. 울컥하는바람에 부단 맘에도 없는 소리를 잔뜩 내뱉었다. 그 행동에 스스로 책임져야하는데 영 자신이 없었다. 막상 안나를 만나게 된다면 빌빌거릴게 뻔한데 아우 씨발 진짜 어쩌면 좋지. 겉으로 드러난 표정은 동네 옆집 오메가를 후릴만큼 한껏 여유로운 반면 속은 잿더미마냥 시꺼멓게 타들어갔다. 들이킨 칵테일이 도수가 높은편도 아닌데 스멀스멀 취기가 올라왔다. 이게 취기일지 빡침일진 알순 없었지만 취한척, 고대로 차를 몰고 집으로 도망가고 싶은게 지금의 심정이였다.
오로라가 엘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간과한게 있다면, 사뭇 담담하게 풀어나가며 여유로운 척 했던 엘사의 모든 모습이 다 거짓이였다는 것. 불알친구인 오로라를 속일 정도로 엘사는 겉과 속이 다른 행동에 본의 아니게 남을 속이기에 능숙한 제법 철저한 알파였다. 상처받은 마음, 속으론 벌써부터 위로받고싶어 안달나있었지만 겉으론 오메가 앞에서 알파가 안절부절 티를 낼 순없잖아 하며 애써 담담한 척 했다. 부디 오로라가 자신의 상황을 잘 캐치하길 바랄뿐이였다. 예상대로 그런 일따윈 벌어지지 않았지만. 시한폭탄마냥 금방이라도 무슨일을 저지를 것 같은 오로라의 행동. 말하는 와중에도 혹여 자신에게 욕을 퍼부은 안나가 지금이라도 찾아온게 아닐까 하며 테이블 밑에선 애먼 무릎만 쥐어뜯으며 짤짤짤짤. 이쯤되면 오로라가 엘사의 상태를 눈치못챈 게 나름 용하다. 이럴때만 눈치도 없지. 재주도 좋아.
앞에선 한껏 잰 모습을 유지하다가 화이트 데려온다고 폴짝폴짝 뛰어가는 오로라가 두 눈에서 안보이는 시점까지 다다르자, 그제사 뒤늦게 밀려오는 좌절감에 머리를 쥐어뜯었다. 빼애애앵 – 아까 받았던 전화에서 안나. 장난 아니였는데 – 생전 처음 안나가 자신에게 그렇게 화를 낸 것도 처음인데다 그렇게 찰진 쌍욕도 처음이랬더였다. 시발 시발. 받아칠수 없어 갈곳없는 쌍욕이 엘사의 머리속에서 메아리쳤다. 그 와중에 가오는 잡는다고, 혹여 쓸데없는 알파메가가 다가올까 체향은 있는대로 다 풀어대며 쇼파에 축 늘어져있으니 누가보면 거만한 우두리머 알파인줄 아시겠다.
반면 이런 엘사의 번뇌를 아는지 모르는지 알턱이 없는 오로라는 아까부터 잔뜩 들떠있었다. 곧 엘사에게 다가올 오메가에게 커다란 빅엿을 선사한다 생각하니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언제 이런 사랑과 전쟁을 겪어보겠나. 티비 속에서 벌어질법한 일을 3자가 되어 개입한다 생각하니 벌써부터 오금이 저린다. 청순한 얼굴을 하고서 우러나오는 표정은 간사하고 음흉한 마녀의 표정이다. 이러다 사고칠세라 옆에서 지켜보던 화이트가 주의를 줬지만 진작 들을 년이였던가. 일이나 크게 안벌리면 다행이게. 가면 갈수록 태산인 상황에서 오로라의 표정을보며 한숨짓던 화이트가 스리슬쩍 엘사가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러다 몸에서 사리나오는거 아닌가몰라? – 오로라의 빈정거림 사이로 보이는 엘사는 예상대로 축 늘어져있었다. 근데 늘어져있는 모양새가… 흡사 도를 닦는 기인마냥, 사뭇 정적인 자세로 흐느적흐느적 거리고있는 알파메가들을 멍하니 주시하는데 그 모습이 제법 금욕적이다. 남들이 보기엔 아무런 감흥도 없어보일 그 모습을 보며 화이트가 피식 웃었다. -저거 잔뜩고민하고 있구만? -화이트는 엘사의 상태를 보고 그녀가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빠르게 알아차렸다. 겉과 속이 다른건 아렌델 가문의 전매특허지. 비록 먼 사촌지간이이라는 남다른 지위가 있었지만 그 지위가 아니더라도 7개의 기업을 조져댄 수완가의 눈썰미로 한 고민어린 알파의 의중을 꿰뚫어보는건 누워서 떡을 먹다 던질정도로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벌써부터 어린아이 달래줄 심정으로 피식웃으며 엘사에게 다가갈 찰나에 지켜보던 오로라가 쿡쿡 옆구리를 찔러댔다. -아 왜.- 먼저 엘사한테 가 있어. 나 좀 흔들고 올래 – 그 년 참. 고새를 못참고 틈새를 공략하다니.
-그 모양새로 춤을 춘다고?
-..기..기왕 화장 지운거 실험좀 할겸…
아오. 저럴바엔 지금 없는편이 낫지. 말끝을 흐리는 오로라를 보고 질렸다는 표정으로 턱끝으로 휙휙 내저으니 그새 기가 살았는지 -오면 신호 보내! 얏호- 하며 뛰어들어가신다. 참 누군지 몰라도 오로라랑 사귀는 알파는 보살이 틀림없을거다. 아니면 성인군자던가.
오로라를 저 멀리 뮤직박스로 떠나보내고 유유히 엘사쪽으로 걸어간 화이트가 엘사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려다 얼굴을 찡그렸다. 아우 뭐야 이거? 사방에 깔려있는 위협적인 알파의 향이 스멀스멀 주위를 배회했다. 딱보니 알파메가 경계용인것같은데, 잘못하면 엉뚱한 오메가가 꼬일듯싶을정도로 자욱한 향에 왠지 현기증이 날듯 머리속이 어질거렸다. -엘사- 엘사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툭툭쳤다. 그 행동에 반응하듯 알파메가들을 견제하기 위해 깔려있는 서늘한 체향이 몽실 하고 떠올랐다. 이놈의 체향. 어지간히 독하네. 피어오른 체향을 휙휙 밀어내듯 손사레치며 다시한번 나지막히 -엘사- 하고 이름을 부르고 나서야 고개를 들어올린 엘사가 덜떠름 반. 반가움 반인 미묘한 표정으로 화이트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경계할 필욘 없는데? 알파 좀 치워- 화이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경계를 가장한 엘사의 체향이 재빠르게 주인이 있는 곳으로 빨려들어간다. 정말이지 볼때마다 능숙한 조절이다.
-방금온거에요?
-아니 아까. 잠깐 오로라 보고 오느라 늦었어.
-그러고 보니 오로라는?
-흔들고 온데.
어린애도 아니고 – 머리가 아픈듯 이마를 쓸어내리는 사이. 화이트가 엘사의 옆으로 다가가 자리잡았다. 탁탁 – 쇼파에 베여있는 우성알파를 털어내며 체향좀 에지간히 풀어대라? 하고 시어머니마냥 풀어대는 잔소리. 같은 알파인데 왜 저리 깐깐한걸까. 잔소리를 피해 칵테일을 마시려던 손길이 일순 제지당했다. 아 왜. 하고 화이트를 쳐다보니 그새 칵테일을 빼앗아 둘러마시곤 개구진 표정을 짓는다. 왠지 폭탄이 하나 더 는것 같은 느낌은 왜 일지.
-이야기는 대충 전해들었어.
-무슨 이야기.
-네 오메가.
네 오메가란 소리에 문득 안나의 얼굴이 스쳐지나간다. 장난이랍시고 건넨 이야기마다 살 얼음길이다. 간신히 마음 추스리고 있었더니 그걸 찾아 멱살잡고 흔들어버리네. 이 양반. 화이트의 언급에 불쾌해진 엘사가 덜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수고는 덜었네요. 다시꺼내고 싶진 않은 이야기였는데.
-비꼬지마. 아무튼 네 성격상. 헤어진다는 소리를 먼저 할린 없을텐데. 분발했더라?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을 감상하던 화이트가 어깨를 으쓱하며 되받아치자 울컥했는지 찡그린 팔짜눈썹이 꿈틀. 칵테일을 집어든 화이트가 말을 이었다 -지금 자존심차릴때가 아니잖아 엘사- 뒤이어 날라오는 멘트가 아주 핵폭탄급이다. 자존심 차릴때가 아니긴 하지. 혼잣말로 웅얼거리던 엘사는 여전히 담담한 표정이였지만 -이제 어떡하죠 화이트- 하며 물어오는 목소리엔 울상이 가득했다.
-어쩌긴 뭘 어째. 엎질러진 물을 다시 주워담을 순 없는 노릇이고, 다시 새로 붓는수밖에.
-놀릴생각이라면 그만둬요. 안그래도 엄청 후회중이니까.
-널 놀릴생각없어. 갤 놀려줄 생각은 있어도.
-그게 무슨소리에요?
-무슨소릴까.
스무고개같은 대답에 엘사가 어리둥절. 그런 엘사의 반응을 즐기듯 다리를 꼬며 상황을 지켜보던 화이트가 테이블에 놓여있는 칵테일을 스무스하게 들이켰다.
-좀 있다 오로라 오면. 뭘 하든 장단에 맞춰줘. 튕겨내지나 말고.
-왜요?
-있어 그런게.
생각하면 머리아프니까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오로라의 대책을 구지 말하진 않았다. 말하는 순간 지랄발광할게 뻔할 뻔자였으므로. 애초에 이 뻔한작전이 제대로 먹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성공은 해야하는데 뒷탈이 너무 큰 계책이라, 아무래도 성공해서 엿을 먹이는 것 보다 실패하고 뒷처리를 생각하는게 더 이득인 듯 싶었다. 맨 정신으로 할수 있으련지. 칵테일을 여러잔 몇잔 더 시키며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가늠해본다. 둠둠둠둠 거리는 박자에 맞춰 춤추는 알파메가들을 보며 화이트가 사뭇 생각에 깊이 잠길 찰나, 갑작스레 풉 – 하며 마시던 칵테일을 뿜어냈다.
-? 갑자기 왜그래요 화이트?
화들짝 놀란건 엘사도 매한가지. 화이트가 갑자기 뿜어내는 통에 옆으로 튕겨지듯 자릴 피했다. 아 드럽게 뭐야 – 엘사가 칭얼거리던지 말던지, 눈앞에 있는 상황을 보는 화이트의 표정이 당혹감으로 가득했다. 설마 – 하던 생각이 현실로. 미친 왜 벌써와? / 시시각각 안색이 바뀌다 못해 두 눈이 동그랗게 변하는 화이트를 보며 엘사도 왜그래요. 뭐야? 하고 덩달아 고개를 들어올릴 찰나. 홱 – 손을 들어 엘사의 턱을 낚아챈 화이트가 엘사의 얼굴을 자신쪽으로 돌리며 능숙하게 시선을 차단했다.
-워. 갑자기 왜이래?
-가만히 있어봐.
와. 진짜 왔네 왔어. 오로라 이년 돗자리 깔아야겠네. 감탄과 탄식이 입안에서 절로 흘러나왔다.
바글바글한 인파들 사이로 언젠가 멀찌감치 지켜보았던 엣된 오메가의 등장에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나왔다. 등장한 오메가는 숨겨논 꿀단지를 찾는 곰마냥 메가라와 함께 클럽을 이잡듯이 배회하고 있었다. 얼굴 하나하나를 새기듯 알파들과 오메가들을 보던 안나는 어느새 테이블자리까지 다가왔다. 억제제 먹고 오길 잘했네. 식은땀이 체향으로 변질되는 순간을 생각하니 아찔했다. 시발 뭔진 몰라도 오로라 이년 하나만큼은 탐지견 인정합니다. 설마하니 노래소리 듣고 찾아올까했는데 정말 찾아오셨다. 진짜 살다살다 이런 오메가는 처음보네.
-흐 미치겠네- 안나를 넋놓고 주시하는 사이로 들려오는 엘사의 짧은 탄식. 화이트의 안색을 살피고있던 엘사도 뒤늦게 안나를 알아챈 모양이였다.
이래서 고개를 틀어논건데 그 새를 못참고 봐버렸니? 어쩌랴. 지금은 책망하는 화이트표정보다 안나가 오는게 더 무서운 걸. 비단 안절부절 못하는건 화이트도 매 한가지였다. 다 좋은데 저 오메가를 흔들어놀 오메가가 흔들러 간 사이에 오면 어쩌자는거지? 터트릴 폭탄이 고 새를 못참고 춤추러 기어가는바람에 벌써부터 일이 오지게 틀어진다. 무안함이 뻘쭘함으로 이어졌다. 언제까지 엘사턱을 부여잡고 죙일 쳐다볼 수 없는 노릇이고, 한참 고개를 틀어놓고 둘이서 긴가민가하고있는데 클럽 요리저리 메가라와 함께 뒤적거리던 안나의 고개가 일순 두명이 자리잡은 테이블에서 잠시 멈칫하더니 그 시선의 끝에 당도한 화이트와 엘사를 발견했다. 와 미친 공포영화찍냐 재. 기괴한 무표정으로 쳐다보는 안나의 눈빛에서 안광이 번뜩였다. 이거 잘못하다간 멱살잡히다 못해 목이 따이겠는데?
-화이트 어떡하죠?
-미치겠네.
신호를 보내면 달려온다던 년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으니 정말 어쩌면 좋아. 폰으로 신호를 보내던 화이트가 이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오는 안나와 엘사를 번갈아보았다. 어쩌지 시발. 기업을 조져대던 수완가의 머리가 쓸데없는 사촌의 사랑극에 과열될 정도로 빠르게 머리가 돌아가는 순간이였다. 이대로 어물쩡하게 있다간 될일도 안되겠다 싶었다. -에라 모르겠다 – 고민하다 마지못해 결단을 내린 화이트가 엘사의 목을 끌어안고 최대한 몸을 바싹 밀착시켜 엘사의 무릎에 떡하니 올라타 자리잡는다. 앜 소리와 함께 엘사가 몸사레를 쳤다.
-아우 좀 가만히 있어!!
-미친 뭘먹고 이렇게 무거워요?
갑작스럽게 실린 체중에 놀란 엘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걸려오는 헤드락. -앜 화이트! 잠깐!!- 잠깐은 무슨.
-엘사 체향풀어.
-체..체향은 왜요.
-빨리 시키는대로 해.
아우씨. 망할 오로라. 순서는 틀렸지만 급한대로 이것부터. 일단 급한 불이라도 끄자.
-지금부터 정신 똑바로 차려.
도망칠 곳도 없으니 남은건 사면초가이리라
—-
안뒤졌습니다. 이거 장편될듯 시이발…죤나 질질끌어…무슨 하루가 안지나…
암튼 현퀘가 너무 오져서 한동안 못들어왔어 미안해… 씨@@@@바류ㅠㅠㅠㅠ 마무리가 덜 됐는데 급한대로 써서 올리고
월요일에 마저 더 올릴게. 기다리지 말고 그냥 몰아서 보는걸 츄천함…..재미없는데 기다려줘서 고맙습니다. 좋은하루 되셍여.
아 떡신은 다담편에 나올듯 12시간떡신 시이발…커플떡 다 쥬거라
떡신을 스포하넼ㅋㅋㅋㅋㅋ암튼어서와라ㅋㅋㅋ하도안올라와서 뒤진줄알았잖아ㅠㅠㅠ
캬 어서와라 재미가 없기는 꿀잼이구만 ㅋㅋㅋㅋㅋㅋ현퀘도 잘마무리하고 신경쓰다가 또 장염 도지지말고 건강해져서 돌아와라쥬미!
ㅇ
하드처럼 죽었니….?
살아있니…?
(기다리다 열사병으로 죽은 시체이다)
(기다리다 얼어죽은 시체이다)
–07.1 (타캐분위기주의)
모든 인간의 연애사가 획일적인 단계로 쉽게쉽게 진행된다면 이런 일따윈 별것 아닐텐데.
몸 사이 요리저리 파고들어 껴안아오는 화이트의 등살에 못이긴듯 미적거리던 엘사는 생각했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이 일련의 과정들이 꿈이였으면 하고 바라는 심정 반, 될때로 되라 반, 사실은 지극히 도망가고 싶은마음의 지분률이 80%나 되는 이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빠져나갈 것인가 궁핍한 두뇌로 궁여지책을 떠올려보지만 그 모두가 허사였다. 허사일수밖에 없다. 눈 앞에 저렇게 떡하니 버티고 있는 오메가가 계시는데 일단 도망가긴 애저녁에 글러먹은 것 같으니, 쯧 – 하고 짧게 혀를 차며 예의 모든 것을 포기한 표정을 지었다. 누가보면 도살장에 끌려가는 가축인줄 알겠다. 엘사의 덤덤한 표정 아래, 숨겨진 감정을 읽은 화이트가 괜찮아 – 하며 작게 타일렀다. 그 와중에 질척한 연기를 하며 곧 눈앞에서 소리를 지를듯 자신을 쏘아보고 있는 안나를 지그시 쳐다보는데, 시발 괜찮기는 개뿔. 자신에게 있어 생애 다가올 인생의 첫 종점이 있다면 바로 이 곳일 것이 아닐까? 이 어색함과 뻘쭘함, 대체 어떡할껀데?
– 야 너 엘사아렌델!!!!!!!!!!!
하고 소리지를줄 알았지. 아까까지만 해도 말이야.
몸소 아렌델 앞에 행차한 안나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생각과는 다르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니 떨어져도 말은 못했을것이다. 엘사를 발견한 순간부터 안나는 살면서 단 한번도 느껴보지도 못했던 분노와 몸서리를 몸소 체험중이였으니까. 메가라가 준 억제제를 먹은 덕에 생각보다? 체향이 흘러나오진 않았지만 이상하게 아까부터 서늘한 기운이 안나를 감싸듯 몸에서 치솟듯 맴도는 모양새가 식은땀이 날 정도로 예사롭지 않았다. 왜 이러지? 머리끝까지 차오른 화때문이라면 열이나야할텐데, 머리는 차갑게, 몸은 뜨겁게 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상하게 아까부터 안나의 몸은 그와 반대로 수상하게 체온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오소소 소름이 돋은 팔을 한번 쓱 문지르곤 두 눈에 힘을 주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젠 정신까지 띵-할정도로 몽롱하다. 시발. 설마 이게 말로만 듣던 홧병인가! 낮부터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으니, 지금에 와 걸려도 이상할 건 없다지만, 후 – 애꿏은 들숨날숨만 쉴새없이 주인의 콧바람에 스쳐지나갔다. 누가 연인 아니랄까봐 속으론 엘사만큼이나 눈앞에서 펼쳐진 상황이 거짓이였으면 하는 마음, 꿈이였으면 하는 마음만큼이 간절했다. 뭐, 서로 알 턱이 없었지만 아무쪼록 차라리 이 상황에서 홧병이라도 걸려 쓰러지고 싶을 정도로 안나또한 현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다. 엘사와의 질펀한 섹스로 다져진 강철체력만 아니였다면 적어도 홧병으로 골로간다는게 이런기분이구나라는 임상체험도 해봤을텐데 – 이만한 잡 생각을 가지고 사리분별하지 못할 정도로 눈앞의 펼쳐진 광경은 안나에게 있어 가히 충격적이였다.
그 여파는 안나의 옆에서 바람잡이를 자처한 메가라에게도 당도했는데 아무래도 제3자의 입장이다 보니 이 처자의 입장에선 이래저래 가시방석이 따로 없었다. 막상 멱살을 잡고 따져야할건 안나쪽인데 오히려 자신들쪽이 멱살을 잡힐법한? 의도한 바람잡이는 커녕 풍선에서 빠지는 바람모양새가 따로없으니 미치고 팔짝뛸 노릇이지않겠는가. 아무래도 열성알파와 우성알파와의 만남(이라쓰고 기싸움이라 읽는다)이라는 부담감이 적잖게 다가왔던 메가라는 은연중 이 마지막 클럽안에 우성알파가 없었으면 하고 평소 믿지도 않는 신들을 찾아가며 마음속으로 미친듯이 빌었지만, 싹싹 빈 기도가 참으로 무색하게도 완벽하게 반대로 이루어졌다. 캬 – 시발 진짜. 기도한 내가 바보지. 평소엔 찾지도 않는 신을 이럴때만 찾았으니 예의 그 탐스런 뒤통수를 후려칠만도 했으랴.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알파로 태어난 이상 칼은 휘둘러봐야겠다 싶어 치기어린 옹졸한 마음 추스리며 뻘쭘한 분위기에 뒷목을 긁적이던 메가라가 있는 힘껏 눈치보다 스리슬쩍 앞에 앉아계신 엘사를 바라봤는데, -크 ~ 시발. 탄식과 어우러진 감탄사가 입안에서 절로 터져나왔다. 일단 망해도 애지간히 망했을뿐더러, 우성과 열성사이에서 그나마 드세울거라곤 미모였건만 그 본판에서까지 처참하게 말려도 한참을 말아드셨다. -허이구 저게 사람이야 조각이야. – 자신도 모르는 사이 혼잣말이 흘러나올정도로 앞에 앉아있는 저 우성알파는 완벽 그 자체였다.
-공들일만 하네.
안나를 한번, 눈앞에 있는 엘사를 한번 휙휙 번갈아보다 안나의 귓가에 작게 속삭이니 닥쳐 하며 작은 욕지기가 날라오는건 덤. 우성들 싸움에 열성등 터진다는 소리가 괜히 나오는게 아니라니까. 그러던지 말던지, 본래의 바람잡이 명분을 내팽게치고 혀를 내두르는 메가라를 질질 끌고 터벅터벅 – 인파들 사이를 헤쳐나온 안나가 자신의 등장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엘사의 표정을 보며 한동안 말문이 막힌듯 침묵을 유지했다.
시끄러운 음악사이로 싸하면서 지독한 박하향이 느껴졌다. 우성 알파의 체향. 아니 이건 항상 자신에게 사랑을 속삭일때마다 엘사가 내뿜어주었던 안나에게만 한정된 체향이였다. 엘사, 왜 지금 이 체향을 내뿜고있는거야? 목끝까지 터져나온 울분을 토로하고 싶은데 아까부터 실어증에 걸린 사람마냥 쉽사리 두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다. 주체하지 못한 화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감정사이로 보이는 엘사의 여자. 금방이라도 키스할 듯 한 거리에서 서로를 껴안고 있는 모습을 보며 주저앉아 울고싶다가도 당장이라도 머리구덩이를 잡고싶어졌다. 안나의 머리속에선 실낮같은 이성의 끈이 엿장수가 엿가닥치듯 톡 톡 하고 하나씩 끊켜가고 있었다.
-어쩔래. 머리라도 쥐어뜯을까?
– 기다려. 아직은 아니 – ㅇ
-거기 아가들~ 우리 자기한테 무슨용건있어?
-풉 – 화이트의 엉뚱한 도발뒤켠에 갈증난 목을 축이던 엘사가 먹던 칵테일을 작게 뿜었다.
-어머 자기 괜찮아?
그렇게 놀라면 티나잖아. 이년아. 테이블에 놓여있던 티슈를 뽑아 능숙하게 엘사의 입술근처를 닦아주던 화이트가 엘사의 볼을 어루만지다 뜨겁게 이쪽으로 노려보고있는 안나와 살풋이 아이컨텍한다. 노려보고있는 눈빛이 아주 쌍라이트빔 레이져같네. 곤경에 쳐하니 본색이 드러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언제봐도 참 재미있다.
-뭐? 아가? 자기?
-그래 그쪽 아가들. 우리자기한테 무슨 용건이냐고.
-허?
-케엑, 켁, 시발 뭐라는거에요 화이트! – 아우 좀 닥쳐봐. 누군 좋아서 이래?- 엘사의 입을 진득하게 닦아주는 화이트의 능청에 얼이빠진 얼굴로 쳐다보던 안나가 말문이 막혔는지 부들부들 온몸을 떨었다. 물에젖은 강새이마냥, 저리 부들부들 떨면 어쩔껀가 싶다. 비단 부들부들 떠는건 안나뿐만은 아니였다. 껴안고있는 우성알파의 품이 바들바들 떨려오는 꼬락서니가, 마치 안마의자에 내장되어있는 진동모드가 따로없다. 다행스럽게도 클럽의 반짝이는 조명으로 인해 눈앞에 있는 오메가가 미처 파악할 길이 없었다지만 아무래도 안겨있는 자세다 보니 기분이 미묘하기 짝이없다.
-그만 좀 떨어 엘사.
이 여린것을 어쩌면 좋을꼬. 그보다 빨리 이 상황을 타개해야할텐데, 이 망할 오로치같은년은 대체 왜 이리 안와? 한손으론 오로라의 폰으로 전화해 신호를 보내는 반면 다른 한손으론 엘사의 뺨을 쓸어내리며 더욱 더 몸을 밀착시키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뭔진 몰라도 상황을 보아 오로라가 노리던 분위기가 얼추 만들어진건 확실하고 문제는 저 오메가 옆에 서 있는 멀대같은게 뭔가 하는건데. 저거 혹시 바람잡이로 데려온 알판가? 이 눈치빠른 수완가는 아무래도 우성오메가의 생각을 미리 두수 내집어 본 모양이였다. 흐음 – 아예 머리가 비진 않았네, 알파도 데려올 줄 알고. 옛말에 닮은 것 끼리 유유상종 도긴개긴이랬다. 주변에 널린 숱한 오메가들을 봐와서일까. 오메가들의 생각은 참으로 일괄적일 정도로 뻔하기 그지없었다. 물론 이 자리엔 없는 오로라의 뻔한 작전만큼은 아니였지만 저 오메가도 나름 짱구를 굴린답시고 어디 굴러다니는 알파하나 집어다가 질투를 유도하며 요리저리 엘사의 성질머리를 긁어내릴 생각이였나보다.
쉽게 넘어가 줄 인간들이 아닌 데 말야.
눈으로 상황파악을, 두뇌론 저들의 잇속을 간을 재보던 화이트가 흐흥-하고 콧바람을 흥얼거렸다.
-자기야. 재들누구야? 아는 사람이야?
어디 한번 이쪽에서 신명나게 긁혀보시길.
—-
시발 내가 만든 관짝은 내가 부신다.
하드복구 둘째치고 교통사고나서 입원하느라 까먹고있엇어.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지난글 읽어보는데
무슨 장염생존일기인줄ㅋㅋㅋ;; 다들 잘들 지냈니. 보는사람 없을것같은데 은밀하게 올려둬야징
헐? 살았어!?
하….얼마만이야ㅜㅜㅜ엄청기다려쓴ㄴ데!
몸은 괜찮니
헐!!! 이거 살아났구나!!!! 존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
헐 살아나다니 대박
허 이썰뒤진줄알았는데 어서와라아아아아아아 격하게 뽀뽀해쥴게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