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갤러리

[알오버스/g!p] 애완 소녀.14

야동k 2014.09.04 17:04 조회 834 추천 9

오타존나많음. 검사기 안돌림.

애완 소녀.14

가지를 뻗어 찢겨나가는 시야에 엘사는 눈을 가늘게 했다. 하지만 여러 갈래로 조각난 형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쇠창살에 폐부를 꿰뚫린 것 처럼 숨을 헐떡인다. 쉬어도, 쉬어도 커다란 바람구멍이 난 것처럼 거칠어진 호흡은 되돌아올 생각을 하질 않았다. 허억. 들이키고 뱉는 숨은 난폭하기 그지없었다. 질끈 눈을 감아내리고서 고개를 내두른다. 퍼뜩 눈을 뜨고, 나아질 것 없는 상황에 엘사는 뿌득 이를 갈았다. 두통은 심해져 가고 있었다. 두 갈래로 찢기고, 그것들은 몸을 나누어 세 갈래로 갈라져 너울거리다 다시 겹쳐들고. 엘사는 목석처럼 굳은 채 그것들이 하나가 되길 무기력히 기다리고 있었다.

닿는다. 어린 오메가의 손이 뻗어져나와 주인의 얼굴을 감쌌다. 상반된, 따뜻한 체온. 안나는 주인의 서늘한 뺨을 엄지로 살살 문질렀다. 온기가 퍼져나간다. 불에 대인듯 화끈거렸다. 뜨끈한 통각에 흔들리는 시선이 제 뺨에 머무는 손길로 향한다. 끊어내버리고 싶다 생각한다. 날을 새우고 턱에 힘을 실은 채 이를 박아 넣는다면, 분명 어린 오메가의 여린 살점은 맥없이 패이고 뼈마디는 으스러지다 잘려나갈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번뜩이는 잇날을 드러낸 입가가 실룩이며 들썩거렸다.

안나는 차분하게도 그런 저의 알파를 응시하고 있었다. 단지 안나가 두려움과 거부감을 느끼는것은, 타 오메가를 안을 주인. 혹은 자신을 버릴 엘사였다. 손길은 더욱 대담해진다. 구겨진 미간 사이를, 초점을 잡기위해 가늘어진 눈가를, 들썩이며 위협을 나타내는 입가를 그렇게 더듬어갔다. 나직한 목울림에 움츠러들법 한데에도 어린 오메가는 거침 없었다. 엘사가 손길을 떨쳐내듯 고개를 내둘렀다. 흔들리는 시야, 하지만 그것은 집요하게도 안나를 담아내고있었다. 그래서 괜찮았다. 맹목적인 감정의 덩어리는 깊숙이 뿌리를 내려 더는 뽑아낼 수 없을 정도로 안나에게 자리하고 있었다. 안나는 홀린듯이 기분이 몽롱했다. 열대의 푸른 바다같은 두 눈은 느슨하게 풀려있었으며 쌕- 쌕, 호흡을 고르는 입술이 조심성없이 갈라졌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위협을 가하는 붉은 입술위를 지분거렸다. 얄쌍한 윗입술을 검지가 쓸고지나가고 사이로 드러난 단단한 잇세를 단정히 정리된 손톱이 살살 긁어왔다. 옅게 퍼지는 미지근한 숨결이 느껴졌다. 사방에 깔린 적막처럼 숨죽인 호흡은 고요했다. 엘사는 표정을 흐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두고보기로 한것인지 조용히, 푸른 눈을 내리깐채 안나를 바라봤다. 그, 어떠한것의 전초전과 같이 스멀스멀 날 선 잇사이에서 세어나가고 있었다. 목줄이 풀린 맹수 앞, 목이 들이밀어진 초식동물임은 진배없는것인데. 윗입술에 머물던 손가락이 아랫입술로 향한다. 금방이라도 저의 이름을 불러줄것 같았다. 안나는 채근하고 싶어졌다. 어린 아이의 시선. 단일적인 욕구와 생각머리는 처한 상황에서도 일관적으로 앞의 여자를 받아들이게 했다. 나의 주인. 그게 견딜 수 없이 좋아서 안나가 베시시 웃어왔다.

처진 눈꼬리가 처연했다. 웃는데도 슬퍼보였고 슬퍼보였지만 기쁘게 비쳤다.

늪지대의 진흙따위가 목구멍을 틀어막아왔다. 그냥 그랬다. 안나가 웃는 꼬락서니를 보자니. 쉽사리 가라앉히지 못했던, 복합적인 감정이 활화산 처럼 터지는건, 절대, 이상하지 않을 순리인것이다.

건들면 안됐다. 적어도 엘사는 안나의 옷가지 따위를 무참히 찢어발기며 그렇게 생각했다. 뒤흔들면 흔드는대로 낭창한 몸뚱어리가 휘둘리고야 만다. 엘사. 엘사. 빠끔히 벌어진 입에서는 순종적인 만큼의 티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안나의 몸이 완벽한 나체가 되고서야 농간을 부리던 현기증도, 잡히지 않던 초점도 제 모습을 찾았다. 안나는 일종의 결함이 있는것처럼 굴었다. 곧 이어질 상황들은 조금만 생각해본다면 쉽사리 유추할 수 있었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지금 엘사에게서 퍼져나가는 고압적인 알파에 오메가가 두려움을 가지는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떨어댔으면서. 엘사는 기이하도록 편안해보이는 안나를 내려보며 눈가를 찡그렸다.

“안 무서워?”

이런것을 묻는것 자체가. 그래. 아. 엘사는 다시한번 어지러운 머리를 털어냈다. 그리고 안나에게 시선을 고정 시켰을때 장막이 걷힌 시야사이로 아주 잘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만신창이. 그렇게 표현해도 좋을것이다. 자신이 남긴 잇자국. 그것과 더불어진 인두와 같은 흡입자국. 그리고 오늘, 타 알파의 낙인까지. 전신이 울긋불긋 했다. 옆구리, 배면. 뚜렷하게 남은 타알파의 손길이 맹렬한 기세로 엘사의 신경을 갉아낸다. 손끝이 떨리고있다는걸 인지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필요로 했다. 주인의 손길이, 넝마가된 어린 오메가의 몸으로 향했다.

“으으응, 안 무서워요. 엘사니까, 하나도 안 무서워.”

시선을 빠르게 치켜올린 엘사가 바보스러울 정도로 순수하게 웃는 안나를 매섭게 바라봤다. 시발. 절로 욕지기가 튀어나올것만 같았다. 하지만 엘사는 굳이 그것을 입밖으로 뱉어내지 않았다. 주눅드는법없이 올곧을정도로 마주쳐오는 시선은 땅속 깊이 뿌리내린 푸른 상록수를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넝마. 혹은 걸레짝. 어떠한 표현인들 안나의 상태와 잘 부합하리라는 생각. 부산스럽게 안나의 몸 구석구석을 훑던 푸른 눈은 정확히 자신의 손으로 향했다. 그것은 아주 얌전하게 타 알파가 세긴 상흔위를 덮고 있었고 그 점은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단지.

왜. 어째서. 이렇게나. 엘사는 혼란스럽게 자신의 덜덜 떨리고있는 손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어디서 부터 뻗어져나온 감정에 자신이 이리도 동요하고 있는것인지. 이제는 그 출처를 알아내기도 지친다고, 엘사는 생각했다. -익숙치 않은건 잘라내버린다면 그만인것을.- 지금 머릿속을 배회하는 생각은 단 하나였다. 지배에 가까웠다. 혹은 본능. 그것에 수몰되고 있는 사이 작은 몸을 가두고있던 손에 점점 힘이 가증되고 있었다.

통각을 수반한 단순히 쥐어비튼다고해도 다를것 없을 엘사의 손길에 낭창한 몸이 움찔거리며 뒤틀렸다. 으으응. 안나는 빠끔이 벌어졌던 입술을 꼭 깨물고서 밝게 느껴지는 눈을 감아내렸다. 더듬더듬, 카펫따위를 짚어대던 안나가 얇지만 단단한 엘사의 팔을 붙들었다.

상처입히고 싶은걸까. 벼랑끝, 떨어질듯 말듯 아스라이 매달려있는 한줌의 생각머리가 머릿속에서 메아리쳤다. 살성이 여린 살갖은 그 사이를 못 참고 아프다 소리내지르고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그렇게 우악스러운 손길은 드러낸 이를 수그릴줄 모르고 살점을 뜯어버릴 기세를 내비쳤다. 그런데도 정작. 양팔로 꼭 가린 눈 아래 빼꼼히 드러난 입술은 어째서. 그렇게 미소짓고 있는것인지. 어린 오메가를 관철하며, 엘사는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안 아파?”

안나의 단순한 대답만큼, 엘사의 물음 또한 일차원적이었다. 사실. 어떤게 궁금해서 자신이 이렇게 입을 떠벌리고 있는건지. 으음. 잔뜩 얼굴을 일그린 엘사는 야트막이 신음을 뱉어냈다. 진공된 공간. 알파와 오메가로 덕지덕지 뒤덮여버린 이면 속. 한 마디의 말 조차 시답지 않은 장난같았다. 뻐근하게 느껴지는 목을 한번 돌린 엘사가 깜빡, 푸른 눈을 감았다 떳다.

“안, 안아파… 괘, 괜찮아요 엘사…”

확-. 커다란 손이 순식간에 안나의 얼굴앞으로 뻗어들었다.

그리고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그것은 행동을 멈췄다. 작은 머리통을 쥐어버릴 기세로 다섯 손가락이 꾸물거린다. 일순간 놀란듯 체구 작은 몸의 흉부가 들썩였다. 안나의 얼굴위 그것은 아가리를 벌린 괴물처럼 그림자를 지고있었다. 간단할것이다. 그러니까, 어린 오메가의 머리통을 쥐고 바닥에 처박아버리는 일이.

무언가가 끊어졌다고 느꼈다. 단지 그것을 느꼈을 땐 어찌 손써볼 도리가 없었다. 가늘어져 아스라이 끝을 이어가던 생각의 실타레가 힘없이 뚝 끊어진다. 퓨즈가 나가고 완벽한 암전이 찾아들었다. 움켜쥔다. 새삼스레 안나가 얼마나 작은지 엘사는 알 수 있었다. 이렇게 한손에도 으스릴 수 있을것 같은 머리통이라니. 꾸욱, 가해지는 압박감에도 다물고있는 입술에서는 찍소리하나 세어나오지 않았다. 단지 주인의 팔을 붙든 손에는 온전한 의지가 실려있을 뿐이었다. 그러쥔다는게 맞을 정도로 실리는 미약한 팔을 내려보던 엘사는 하. 탄식처럼 터진 한숨을 뱉으며 짜증스레 백금발을 쓸어넘겼다. 안 무섭긴, 시발. 벌벌거리는 사지를 멀끔히 응시하던 엘사가 입가를 비틀었다. 울듯한 표정이기도 했다. 기이하게 구부러진 눈썹이, 처연하게 휘던 어린 오메가의 눈매를 닮아있었다.

내팽겨치듯 안나의 머리를 내친 엘사가 무릎을 꿇고서 상반신을 올린채 자신의 팔을 붙든 안나의 손 또한 떨쳐냈다. 안나는 꼭 감고있던 눈을 뜨고서 그런 엘사를 올려봤다. 주인의 처음 보는 낮설은 얼굴. 이질적일 정도로 무감한 낯빛이 어린 오메가를 찍어누르고 있었다. 알파다. 그것도 최상위에서 내려보는것에 익숙한 군림하는 알파. 안나의 오메가로써의 본능이 그렇게 엘사를 인지했다. 지익. 여지것 협소한 상자 안 숨소리와 간간히 이어가던 대화와는 확연히 다른 침입자의 소리가 그것들을 갈라냈다. 엘사가 행동하는 것은 거기까지였다. 주인이 턱짓했다. 단순히 오메가로 전락한 안나는 해보지 않았던 행위도 무엇을 해야할지 아주 잘 알고 있다는듯 엘사의 다리 사이로 기어들어갔다. 버클을 풀고 주인의 바지를 스스로 내린다. 팽팽하게 부푼 속옷은 그것을 다 담아내지 못했고 주인의 것은 끄트머리가 위로 치솟아 있었다.

여지것 손대지 못하게 했던, 알파의 전유물이었다.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일련적으로 모든 상황이 흘러가고 있었다. 애초부터 이러는게 맞았다고. 그렇지? 엘사의 등뒤를 둘러싼 형체없는 그것이 나직히 속삭였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같은 목소리였다. 당연했다. 그것 또한 자신임은 틀림없으니. 스며들어오고 있었다. 단순히 주위를 배회하고 들러붙는게 아닌, 어쩌면 그저 원래의 제 자리를 찾으려드는 것일수도.

작은 입이 다 담아내기에는 벅찬 그것을 입에 물었고 어린 오메가의 습습한 입안이 느껴지자 엘사는 붉은 머리칼을 콱 붙든채 허리를 밀어 붙였다. 작은 몸뚱어리가 크게 반동하며 들썩였다. 흐웁. 안나가 신음했다. 목구멍까지 밀어붙인 그것은 숨구멍을 틀어막은 흉기에 지나지 않았다. 시발. 이번에는 육성으로 엘사는 욕지기를 뱉어냈다. 시발. 시발. 시발! 고장난 기계처럼 같은 말을 번복하고 그때마다 안나의 뒷머리칼을 움켜쥔채 거칠게 박아댔다.

“싫으면.”

“싫다고 하라고.”

퍽.

“뭐가, 대체 뭐가, 그렇게, 다 좋아!…”

퍽.

그저 도로선을 이탈한 차 처럼 처박아댈뿐. 어떠한 희열도 느낄 수 없었다. 되려 수평선을 이루던 감정만이 점점 더 격양되어간다. 안나는 엘사의 허벅지를 붙든채 파르르 떨어대고 있었다. 컥. 큽. 말로써는 형성되지못한 추접스런 파생음만이 흘러나온다. 화도 아니었다. 뭐라고 정의내릴지 몰라서 휑 덩그레 버려진 경양된 감정은 정착지를 찾지못하고 그저 방랑자처럼 떠돈다. 목석처럼 굳은 엘사는 난폭하리만치 안나의 머리통을 밀어붙였다. 타액과는 또 다른 점액질이 뒤섞여 가득 들어찬 안나의 입가로 쭈르륵 흘러내렸다.

그래도 웃는 낯짝은 변함없지. 어느 불평 하나 없지. 아프다는 말도 없지.

발정난것도 아니면서, 뭐가 그리도 좋다고 꾸역꾸역 알파를 삼켜대는지. 발정나지 않으니 되려 흉폭하게 찔리는 목구멍이 아플법한데도 그저 받아내기 위해 입을 더 벌리고, 혹여 잇세에 긁힐까 안나는 저의 잇날을 누그리는데에 급급했다. 그럴수록 무참히도 무너져내리는건 엘사였다. 시큰거리다 못해 아릿하게 느껴지는 가슴께를 죽여보려 더욱 배려없이 행동했다. 그렇게 얼마간을 반복적이게 절구질을 해댔을까. 베이지색 카펫은 안나가 삼키지 못한 점액질로 짙게 물들어있었다. 허벅지를 붙든 손은 어느 순간에서 부턴가 힘을 잃고서 아래로 툭, 떨어져있었다.

으윽. 엘사는 이를 뿌득 갈아대며 마지막으로 깊숙이 안나의 머리를 밀어댐과 동시에 허리를 들이밀었다. 바르르, 어린 오메가의 전신이 경련했다. 배려없이 처박은 그것은 직통으로 점도짙은 점액질을 쏟아냈고 목구멍의 기로로 쏟아졌다. 안나가 숨을 쉬기위해 헐떡일수록 성질이난 엘사는 가차없이 허리를 꾸욱 들이밀며 숨통을 조였다.

“…지랄맞게.”

안나는 그대로 바닥으로 내팽겨쳐졌다. 힘이들어가있지 않은 사지가 시체처럼 널부러졌다. 엘사는 축축히 젖어있으면서도 여전히 성질을 죽이지 못한 제것을 내려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오메가가 잔뜩 묻어나있다는건, 쉽사리 알 수 있었다. 신경질적으로 백금발을 흐트린 엘사가 바지를 끼워입었다. 기분이 더러웠다. 이보다 더 더러워질 수 없을거라 여겨질만큼 기분은 곤두박질쳤다.

망가진 인형같다고 생각했다. 미처 다 삼켜내지 못한 희멀건 점액질은 입가를 타고 흐르고있고, 처음으로 견뎌내기 힘들 만큼의 행위에 진정되지 않는 몸뚱어리는 짓밟힌 벌레처럼 꿈틀대고 있었다. 버클까지 채운 엘사는 그저 그렇게 자신이 바닥으로 매다꽂아버린 안나를 가만히 내려봤다. 만일 몸뚱이마저 움찔대지 않았더라면 숨통이 끊겼을거라 착각했을지도 모른다. 끊어질듯 약해진 숨이 힘없이 벌어진 입사이로 뱉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초점이 흐려진채 멍하니 허공에 시선을 두던 안나가 힘겹게 엘사를 바라봤을 때, 엘사는 더는 지켜보지 못하고 두 눈을 질끈 감아내린채 고개를 돌려버렸다. 오메가 따위를 제멋대로 부리고나서, 이렇게나 버거운 심정이 들기는 처음이었다. 핏줄이 불거질 만큼 주먹을 꽉 말아쥔 엘사는 자신이 저지르고도 뒤늦게야 찾아온 후회에 비릿한 피가 세어나올 만큼 혀끝을 씹어댔다. 그래. 이럴줄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여지것 참고, 참고 그렇게 참았는데. 절대 느끼고싶지 않던 기분이었다.

훅, 숨을 몰아쉰 엘사가 그대로 바닥에 널부러진 안나의 몸을 짓밟고 올라탔다. 지탱할것이 필요했다. 무엇이든간. 엘사는 닥치는대로 살점없이 마른 안나의 옆구리 따위를 쥐어비틀며 험악하게 인상을 그렸다. 딱 맞아떨어지는 두 시선이 교차하자 안나는 다시 웃어왔다. 진절머리나게도.

“아프게 할거라고 했잖아…”

피가 역류하듯 말을 뱉어내는 목구멍이 비렸다.

“이게… 뭐야…”

고개를 젓는다. 뭐가 아닌데. 으스러질듯 이를 갈고있어 경직된 볼 근육 위로 안나의 손이 그 위를 스치다, 결국은 저의 얼굴을 가려버린다. 그 사이 허공에서 부유하는 입자따위가 있었다.

엘사는 새삼스레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가증되던 힘도, 잠시 정체된다. 허공에 부유하는 먼지입자마저 몽근하게 비칠만큼 밝은 상자 안. 서로의 엇박으로 교차되는 호흡이 아니었더라면 정말 죽은듯이 고요할 공간이었다. 그리고 아직 덮게를 덮지 않은 새하얀 피아노가 엘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저게 어째서 이 방에 놓이게 된건지 엘사는 아는게 없었다. 그저, 오랜 시간 전 부터 있었다는것만 알고 있을 뿐. 아크다르 때 부터. 아니면 그 이 상의 조부때 부터라던지. 지금 이 상황에서 딱히 필요치 않은 잡스러운 생각들이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옆구리살을 쥐어비틀던 손이 스르르, 물러났다. 양팔로 눈을 꾹 가리고 있던 안나가 팔을 내리고 살며시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어딘가로 향한 주인의 시선. 아래에서 올려다 보아야만 했기 때문에 치켜든 턱선은 그 어느때보다 더욱 날큰하게 빠져있었다.

어째서 그것에 시선을 빼았겼는지 엘사는 알길이 없었다. 아래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엘사가 고개를 숙였다. 중요한건 일괄적으로 이루어지던 모든 행동이 멈추었다는 점이었다. 말간 푸른 눈이 느리게 깜빡이고 있었다. 엘사는 안나의 뒷머리를 팔로 받힌채 상박을 내렸다. 안나는 목뒤를 꼭 안고서 엘사에게 매달려왔다. 수십번씩, 감정이 기류가 뒤집힌다는건 정말 피곤하다고 엘사는 생각했다. 뒷머리를 조심스럽게 이끄니 안나는 그대로 여주인의 하얀 목덜미에 얼굴을 폭 파묻어왔다. 간헐적인 숨이 이어진다.

목을 비틀어버릴까 생각했었다. 혹은 조막만한 머리통을 대리석 바닥에 처박아버릴까. 그대로 약한 몸뚱어리의 사지를 찢어버릴까!… … .

성적인 욕구보다. 원한다는 그것보다 발빠르게 앞섰던 가학심을 엘사는 인정했다. 그래. 사람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 법이니. 한껏 벌어진 붉은 입술이 콰득, 어린 오메가의 목덜미를 아작거렸다. 끙끙, 그렇게 나약한 짐승처럼 앓아댄다. 좋으면서도 싫었다. 어째서 단순해질수가 없을까. 살점을 파고드는 이를 물린 엘사가 금방 피멍이든 뽀얀 살결을 보며 눈썹을 구부렸다.

엘사는 졌다는듯 잠시간 눈을 감아내리고서 미동하지 않았다. 가학심과 보호심이 공존한다는건 말도 안돼는 일이었다. 애초부터 섞이지 못할것들. 그렇기에 상처입히길 원하고 그것에 따른 결과물에 회의감이 드는건 어쩔 수가 없었다. 감겨있던 눈꺼풀이 천천히 올라가고, 그 사이로 누그러진 푸른 눈이 흐릿하게 비쳤다. 나의 오메가. 너는 어떠한 것으로 나를 이다지도 흔드는것인지. 고개를 돌린 엘사가 자신의 목덜미에 얼굴을 폭 파묻고있는 안나의 귓불에 짧게 입맞췄다.

안나…

고개를 파묻고 있던 안나가 거리를 물리고서 엘사와 시선을 마주했다. 웃었다. 그래. 너의 눈. 처음 보았을 때부터 줄곧 저에게로만 향한, 어쩌면 진저리날정도로 일관적인, 푸른 눈. 가지고싶으니 갖고. 상처입히고싶으니 상처 입히고. 지키고 싶으니 지킨다. 의미 없이 그저 마음이 가는대로 하는것 뿐이었다. 언제부터 이다지도 소유욕이 커져간것일까. 엘사는 방금 전 오메가 하나를 건드렸다고 해서 알파에게 발길질 한것을 떠올리며 힘없이 웃었다. 입가에 매말라가고 있는 흔적 따위를 엄지로 훔쳐준 엘사는 그대로 자신을 끝끝내 받아들였던 어린 오메가의 입술에 잠시간 제것을 가져다댔다.

단지 이 곳에서 시간을 가늠할 수 있는건 유리창 너머로 투과되어 비치는 볕이였다. 하지만 여전히 저물어가는것 없이 바깥과 그리고 우리 둘 만이 있는 이곳은 밝기만하니, 기어이 시간이 멈춰버린건 아닐까. 해는 중천을 너머 우리의 격동과는 다른 느린 속도로 서쪽으로 기울어가고 있었다.

안나는 가까운 거리 엘사와 이마를 마주댔다.

“엘사가 와줘서 기뻤어요… 나는 엘사꺼니까… 엘사가 아니면 손댈 수 없으니까… 엘사가 아니면 싫으니까…”

조분조분 이어나가는 맥아리가 없었지만 필사적이게 느껴졌다. 조막만한 입술이 이다지도 예쁠 수가 없었다. 다시금 자신이 저지른 짓에 극도의 환멸이 치고올랐다. 하지만 엘사가 할 수 있는건 없었다. 적어도 이곳에서는.

“다… 다 알고있어. 안나.”

“으응…”

“네가.” 엘사는 짧게 숨을 들이쉬며 잠시 말을 끊었다. “잘못하지 않았다는거. 알아.” 모든걸 어린 오메가의 탓으로 돌려봤자 어떠한것도 나아질게 없으니. 엘사는 고해성사를 하듯이 그렇게 자신의 오메가를 인정했다. “네 탓이 아니야.”

그제서야, 변함없던 웃는 낯이 무너져내렸다.

서럽게도 운다. 그저 아무런 말 없이, 그토록 부르길 좋아하던 주인의 이름도 담아낼 생각도 하지못한채 안나는 숨이 넘어갈듯 엘사의 품에 기댄체 울었다. 괜찮다고 말할 수 없다. 울지마라고 말 수 없었다. 그러니 엘사가 할 수 있는것이라곤 제 가슴팍을 축축히 적셔가는 그것을 고스란히 받아내는 것만이 전부였다.

괜찮지 않았다. 모든게. 하지만, 괜찮을거라 말하면 고스란히 받아들일 안나를 알고있었다.

엘사는 말하지 않았다.

한스는 하루죙일 한탄을 늘어놓을것 같은 메가라를 한심스레 바라봤다. 눈두덩은 퍼렇게 멍이 들어서는, 쯧. 한스가 혀를 내두르자 눈두덩 위를 비비고 있던 날계란을 콱 움켜 쥘뻔한 메가라는 그것을 대신해 빽! 소리를 내질렀다.

“처음엔 처웃더니, 이젠 혀를차? 죽고싶냐?”

“엄한데와서 괜한 화풀이 하지말라고.” 한스는 쿠키 한 조각을 아작 씹으며 말했다. “그러게 내가 뭐라했냐? 억제제 먹고 가라니까 말 안듣더니.” 과자 부스러기가 묻은 손을 털어낸 한스가 여유롭게 찻잔을 들고서 호, 뜨거운 김을 불었다.

메가라에게 들은 말은 별로 대수롭지도 않은 것들 이었다. 뭐 염두에 아예 없었던 일도 아니니. 속된말로 눈탱이 방탱이가된 메가라를 힐끔 보던 한스가 풉, 하고서 입에 머금고있던 차를 뱉어냈다. 그리고는 배를 부여잡고 다시 낄낄 웃어재꼈다. 너도 한번 죽어봐라! 한스는 득달같이 달려드는 메가라를 솜씨 좋게 피해다니며 그만하라 손을 내저었다.

소파를 가운데 두고서 대치상태를 이룬 한스가 말했다. “볼때마다 웃긴걸, 큭. 어떡하라고 나보고!” 오히려 붙은 불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었지만 한스는 할말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이쿠. 맹렬한 기세로 날아오는 하이힐을 피해 급하게 몸을 숙인 한스가 다시 키들거렸다.

이 상황은 정확히 3시간동안 지속되고 있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병문안 간다던 사람이 갑자기 들이 닥쳐서는 얻어맞은 일을 쪼르르 일러대는 꼴이란. 메가라는 철이 안들어도 한참은 덜든것 같았다. 저 정도로 심각하게 때릴 줄은 몰랐지만서도. 잠깐 타임!을 외친 한스가 비죽비죽 웃으며 재킷 주머니에 넣어둔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날은 이미 어둑해져 있었다. 곧 퇴근시간이기도 하고. 타임은 무슨. 메가라는 소파를 성큼 가로질러 넘어오려하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액정 위로 뜬 이름에 정신이 팔린 한스는 피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였다.

소파를 훌쩍 넘어와 한스의 멱살을 틀어쥐려던 메가라도 놀랐는지 득달같은 행동을 멈출 만큼, 예상치 못한. 큼큼, 목을 가다듬은 한스가 화면을 밀고서 휴대폰을 귓가로 가져다 댔다. 예의 그 얼굴에 메가라는 진저리난다는듯 입술을 삐죽였다. 보이지않는 상대방이었지만 그는 매우 신사적인 얼굴을 하고있었다.

상대방에서 먼저 여부를 묻기 전, 그는 아주 정중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어, 엘스.”

1부 빨리 마무리짓고싶다… 드디어 쓰고싶었던 장면중 한장면 넣음잼. 강제로 입에 박는ㄱ…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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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1. ㅇㅇ 2014.09.04 17:20 삭제

    헉헉헉… 숨도 못쉬겠다… 어서 다음편 좀 주세요

  2. ㅇㅇ 2014.09.04 17:26 삭제

    댓글 일빠는 내꺼다. 결국 엘사도 깨달았구만 처음 느끼는 감정이라 어색하고 생경해서 아예 잘라내버리고 편해지고 싶겠지만 이제 그럴 수 없다는 것도 알았군. 가학심과 보호본능이라니 끼에에에에에에에에엥 너무 상반된 감정이라 미칠것 같아하는 엘사라니 ㅇ

  3. ㅇㅇ 2014.09.04 17:26 삭제

    아 쓰는동안 일빠 뺏김 ㅇTL

  4. ㅇㅇ 2014.09.04 19:19 삭제

    니잘못 아니라고 하니까 우는거 왤케 짠하냐ㅠㅠㅠㅠㅠㅠ으으 벌써 일부 끝이냐?ㅜㅜㅜ하긴 안나 빨랑커야지ㅠㅠ어휴 얼른 담편 쪄와줘

  5. 야동k 2014.09.04 19:20

    아직 일부 쪼끔 멀음잼? 모르겠다. 안나 빨리커라 찌통ㅜ

  6. 자유 2014.09.06 01:54

    엘사는 바보야ㅜ 안나도 바보야ㅠㅜ 안나 언제 슉 자라나 근데 지금 상황이면 자란다해도 걱정된다 부들부들 공백기?에 무슨일 벌어질까 안심이 안되네 다음편이 필요해! 괜찮다 고 말 못해주는거 안쓰럽ㅠㅜ

  7. 후후 2014.09.06 02:17 삭제

    안나가 폭력을 당하는 동안 안나가 안타까워 보이기 보단… 개인적으로 미련하고 답답하게 보인다.;;

    안나의 심정을 짐작을 못하겠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계속해서 웃는것은, 우는건 엘사가 싫어한댔으니까 지금 모든 잘못은 안나 네탓이야. 죽어라고 까지 했는데 여기서 울기라도 하면 진짜 엘사가 자기를 버려버릴까봐 무서우니까 필사적으로 웃었고, 엘사를 웃으면서 바라보는 눈빛엔 분명 그런생각이 깃들어 있었겠지.

    ‘엘사. 나 이렇게 웃고있어. 그러니까 나 버리지마.’

    마지막에 엘사가 자신을 인정해주니까 뭐… 기쁨? 안심? 무슨감정이라고 콕찝어서 한정된 단어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으로 눈물이 터진 거란건 알겠다만…
    그래, 안나가 저기서 할 수 있는 거라곤 엘사가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어할만한 짓을 하는것 밖엔 없었겠지.. 버려지는게 무서우니까 필사적으로 웃었을것이다..

    근데 개인적으로 안타까움 보단 답답하다…. 내가 원래 저런 캐릭터를 싫어해서 그런가? 아무런 힘도 없고 미련하리만큼 착하고 하나밖에 모르는 캐릭터. 자기한테 남는거 없이 다 퍼주는 그런 캐릭터를 별로 좋아하진 않거든..

    다만 엘사 쪽으로 치우쳐진 심리묘사를 조금만 안나에게도 분산을 해줬으면.. 답답함 보단 안나에게서 느껴지는 모습이 안타까워 보이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야… ㅋ)

    그리고 지금 엘사가 무슨생각을 하고 엘사가 왜 저렇게 안나를 학대하고 그러는진 모르는건 아닌데…
    엘사의 심리묘사 표현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네.. 난 따라가기 힘들다. ㅠㅠ 훌륭하리 만큼 엘사의 심리상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은 잘 해주긴했는데.. 난 좀 벅차네 ㅜㅜ 좀 어지러워.

    여튼 오늘도 수고했어. 잘 읽고간다.

  8. 신음경 2014.09.06 10:32

    엘사가 입안에 펔펔하는데 그거 다 받아들이고 엘사 다칠까봐 이 안세우고 그러는 안나 모습에 찌통ㅜㅜ
    저렇게하면 기도도 찌르면서 숨도 막히고 괴로울텐데 계속 괜찮다고 웃기만하고ㅜㅜ
    그래도 끝에 엘사가 안아주면서 니 잘못아니라고 하니까 펑펑 우는거 보고 망가지지는 않겠다싶어서 다행이다.
    2부에서 나올 성장한 안나의 모습이 엄청 기대됨ㅋㅋㅋㅋ
    한스 저새끼는 자궁암으로 뒤졌으면……

  9. 야동k 2014.09.06 10:46

    ㅋㅋㅋㅋ시밬ㅋㄱㅋ 읽다가 빵터졌넼ㅋㅋㅋㅋㅋㅋ사스가 자궁암….

  10. 야동k 2014.09.06 18:21

    엘사감정 표현을 읽고 어지럽다면 그게 정답이지않을까. 이편의 엘사는 감정적으로 그냥 아주 혼란의 구덩이였으니까! 어지러웠다니. 오예! 좋아해야하는게 맞나…ㅋㅋㅋ 안나는 미련할만큼 바보같고 답답한 캐릭터가 맞다. 그러므로 안나를보면서 불쌍하다고 생각하는사람도 있을것이고, 답답하다고 느끼는 사람도있겠지. 나 또한 수동적인 멍청잼 캐릭터 속터져서 싫어하는데 애완소녀가 능동적이고 뭐 그런 캐라면 안어울리지 않을까. 물론 열넷의 안나가 그렇다는거고 열여덟의 안나는 아직 성격구상중. 하지만 수동적인 캐라는건 거의 변화없음. 애완 소녀인만큼 안나가 충실한 애완견 같아야 제목값을 하는게 아닐까 싶음ㅋㅋ

  11. sldl 2014.09.06 22:16 삭제

    캬 잘읽엇다 몰입력이쩔어 안나가 좀더 괴롭고 싫어해야 가학적일텐데 시발 영고안이왜케좋지겅듀님되송해요 잘봣다 또쪄줘빨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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