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갤러리

[알오/후타]꽃말 11.

유령회원 2014.10.17 03:24 조회 453 추천 16

오타주의.
안나시점.

그럼 즐감.

복잡하다. 분명 마음껏 화를 내겠다는 생각만으로 이곳에 온 것인데… 오직 그 생각과 감정만으로 온 것인데… 경비아저씨께 들키지 않기 위해 후문으로 들어와 그녀의 작업실로 오는 길. 약 이주 전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났다고 착각한 그곳을 지나는 순간 내가 기억을 잃은 이유가 떠올랐다. 그녀의 진솔한 고백과 함께. 일단은 강하게 문을 열었는데 나는 네게 어떤 감정으로 다가가야 하는 것일까. 이런 고민에 빠져있는 나에게 자리에서 일어난 엘사는 내게로 다가왔다. 다가오는 그녀의 눈은 놀람과 함께 호기심을 띠고 있다. 왜? 어째서? 엘사는 한걸음정도를 남겨둔 상태서 멈추더니 한 손을 들어 내 머리부터 시작하서 이마, 콧등, 볼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어느새 그녀의 눈에 호기심은 사라지고 놀람만이 남았다. 나는 지금 감정이 뒤섞여 혼란스러운데! 지금 엘사의 행동은 묘하게 화가 난다.

“그만해, 엘사.”

나는 손을 들어 가볍게 내 얼굴을 쓰다듬고 있는 그녀의 손을 치웠다. 손을 생각 외로 쉽게 떨어져 나왔다.

“진짜군. 헛것을 보는 줄 알았어. 방금 전까지… 네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 그래도 놀라워. 최면에서 깨어난 건가.”

이럴 땐 어떤 표정을 지어야하는 것일까. 헛것이라 생각하고 있을 정도였으면… 그런 최면을 걸면 안 되는 거 아니야!? 하지만 그 상황과 엘사의 입장에서 생각을 한다면… 아, 안되는데… 눈물이 나올 것 같다. 묘하게 이해가 되면서도 화가 나기도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기억을 잃었던 날만큼… 아니 그보다 더 혼란스럽다. 나는 엘사에게 눈물을 보이는 것이 싫어져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그저 날 바라만 볼 뿐이다.

“모르겠어, 엘사… 지금 난 그 일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널 대해야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이해하며 전처럼 살아야하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네게 불같이 화를 내고
우리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봐야하는 것일까?”

넌… 어떻게 생각해? 어찌 보면 난 지금 비겁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 스스로 해결해야할 혼란을 그녀에게 덜은 샘이니 비겁한 게 맞는 거겠지…

“안나, 고개 좀 들어봐.”

나는 그녀의 말에 따라 고개를 들어 눈을 맞췄다. 놀람으로 가득했던 그녀의 눈에는 아무 감정도 들어있지 않다. 그저 바라볼 뿐.

“혼란스러워?”

엘사의 질문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혼란스러워하지 않아도 돼. 넌 내게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어. 환각에 시달리는 널 체향으로 조종한 것은 나니까. 그리고 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할 필요도 없어. 그런 방법을 선택하고 네게 최면을 걸고… 살았다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풀지 않는 것은 나니까. 그럼 하나만 남게 되겠지.”
“그러네.”

그녀가 혼란스러워하지 말라고 한다. 자신에게 화를 내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부터 화를 내려한다. 길이 명확해지니 저절로 눈에 힘이 들어간다.

“왜 그랬어?”
“그때는 그 방법 외에는 생각나는 것이 없었어.”
“죽을 뻔했어… 알아?!”

엘사는 고개를 짧게 끄덕였다. 그녀의 말없는 짧은 대답과 아무감정도 닮지 않는 눈이 더 화를 부추긴다.

“왜?!”

화가 난다. 목소리가 절로 커진다.

“왜… 자기 자신을 그렇게 소홀이 여기는 건데?!”

어느새 고인 눈물이 얼굴선을 타며 흐른다. 왜… 그녀는 자기 자신을 아끼지 않는 것일까. 그게 너무나도 화가 나서 눈물이 흐른다. 사람이란 서로 만나며 상황에 맞는 관계를 형성해갈수록 자신은 더 이상 자신만의 것이 아니게 된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아니란 말이야 엘사! 그러니까… 그런 식의 보호는 하나도 고맙지 않단 말이야! 최면도 그래! 네가 어떤 의도로 했는지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건 아니잖아… 잃는 것보다 잊는 것이 더 괴롭단 말이야…”
“…그렇군. 잊는 것이 더…”

눈물로 인한 흐릿한 시야에 그녀의 눈 속 작은 깨달음을 보았다. 그녀도 분명 깨달은 것이다. 잃었지만 잊고 싶지 않은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하지만 내 경우는 다르다.

“왜… 풀지 않은 거야? 분명 병원에서 깨어났을 때… 풀려고 손 올린 것 아니었어?”
“맞아.”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 선명해진 상태서 본 엘사의 눈은 깨달음에서 금방 돌아와 감정이 담기지 않았다. 이건… 별게인 듯이.

“그런대 어째서?”
“넌 이곳과 어울리지 않으니까.”

듣는 순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말하는 ‘이곳’은 작업실이 아닌 그녀의 작품마다 베이스처럼 들어있는 엘사 프로즌만의 어둠이라는 것을.

“넌 모를 거야. 파티 때도 그렇고 고백했을 때도 그렇고… 널 내 곁에 붙들어 놓은 것을 얼마나 후회하는지. 안나, 이건 기회야. 내가 너를 놓고 네가 나를 두고 떠날 수 있는 기회. 난 구제불능일 정도로 어둠이 익숙한 사람이야. 그리고 넌 누구보다도 빛이 어울리는 사람이지. 안나… 내가 왜 네게 그 책들을 줬는지 알아?”

그녀가 말하는 책이라면… 그녀의 작품들을 말하는 건가? 갑자기 그건 왜? 그때 책을 주면서 엘사가 한 말을 생각해보면…

“내가 널 알아줬으면 해서? 내가 엘사에 대해 더 알고 싶기도 했고…”
“네가 날 무서워했으면 해서였어. 그래서 겁을 먹고 내 곁을 떠날 수 있도록. 난 비겁하기도 해서 직접적으로 내치는 것은 못하니까. 그저 네 스스로 떠났으면 했어. 그리고 너처럼 빛이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살기를 바랐어. 역시… 첫 만남이후 일주일동안 그랬던 것처럼 다가오는 널 무시하며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야 했어. 그저 바라보기만 하며 애태우는 정도로 끝내야했어.”

몰랐다. 엘사가 나와 만나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후회해봤자 늦었지. 다시 한 번 말할게, 안나. 이건 기회야. 감히 짐작하는데 이번기회를 놓치면 나 무슨 수를 쓰든 절대 너 놓지 않아. 그러니까 지금 떠나.”

다시금 화가 날 것 같다. 왜 자꾸 떠나라는 거야?!

“싫어, 안 떠나. 그리고 말해두는데 내게 책으로 겁을 주려했다면 완벽한 실패야. 왜냐면 다 읽은 그 책들 속에서 내가 본 것은 한 사람의 구원을 향한 외침이었거든.”

그녀가 놀랐다. 그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래서 난 그 사람에게 구원의 손을 내밀 생각이야.”

나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잠시간 바라보던 엘사가 미소 짓는다.

“그래… 이런 방법도 있었군.”

그녀가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려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곤 잡은 손을 당겨 나를 자신의 품속으로 넣듯이 안았다.

“이제 후회해도 늦었어, 안나.”
“난 절대 후회하지 않아, 엘사.”

나를 안은 그녀의 팔에 힘이 들어간다. 그리고 내 체향을 맡으려는 듯 목과 어깨사이에 코를 묻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뱉는다.

“…안나, 보고 싶었어.”
“나도 보고 싶었어, 엘사… 아!”

이걸 왜 이제야 생각해내는 건지. 나는 그녀의 품에서 나왔다. 약간 올려다본 그녀의 눈에 아쉬움이 담겨있다.

“나 각인해줘, 엘사.”
“…안 돼.”
“왜?!”
“각인하면 네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어.”

그녀의 명확한 대답에 할 말을 잃었다. 오메가가 각인된 후 관계를 가지면… 물론 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래도 각인된 오메가의 몸에 알파의 체향이 깊게 베어 최소 반년 길면 그 사람의 체향인냥 빠지지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 히트사이클 때 엄청 곤란해진다지. 흠… 뭔가 좋은 방법 없나? 엘사 말로는 이제 날 놓는 일은 없을 거라고 했지만… 묘하게 불안하단 말이지. 이런 일이 또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 그녀는 모르는 것 같지만 솔직히 말해서 옆에 꼭 붙들고 싶은 사람은 나란 말이지. 혹시 알아? 우연한 계기로 엘사가 사실은 알파였다는 게 알려질지. 엘사야 워낙에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으니까 눈치체지 못하겠지만 이 학교에서만도 엘사 프로즌 소설의 광신도가 반이고 약 반년에 한번 학교방송으로 보여주는 엘사의 외모에 반하는 사람이 반이란 말이지. 그 안에 오메가만 해도 몇 명인데 엘사가 알파인게 알려지기만 하면… 난 분명 질투 때문에 제 명에 못 살 거야. 그러니까 확실한 연결고리가… 아!

“생물학적으로 묶을 수 없다면 법적으로 묶으면 되지?!”

엘사가 의문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나는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 보인다.

“우리 결혼하자, 엘사!”

그녀의 눈이 당황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고개를 손을 잡고 남은 손으로 턱을 쓸여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렇게까지 당황하는 엘사는 처음 본다. 너무 갑작스럽나?

“…우리가 성인이 된 후 말인가?”
“아니, 최대한 빨리.”
“나이가…”
“남녀나 특성 같은 거 떠나서 만 18세가 되면 부모동의 없이 혼인할 수 있어. 물론 미성년자인 난 부모님의 허락이 필요하지만 부모님이라면 오히려 기뻐할걸.”

와… 나 처음으로 말로 엘사를 이겼어! 그녀의 눈에는 아직도 당황했음이 보이고 입은 굳게 닫혀있다. 묘한 희열이 느껴진다. 나는 그녀가 대답할 때까지 기다렸다. 그렇다보니 의도치 않게 침묵이 흘렸다. 아, 엘사의 눈빛이 변했다. 결심이 선 모양이다.

“그래, 결혼하자.”
“고마워, 엘사!”

기뻐! 정말 기뻐! 나는 기쁨의 표시로 그녀의 품으로 들어갔다. 엘사가 옅게 웃으며 두 팔로 강하게 안아준다. 우리 죽음이 갈라놓기 전까지 함께하는 거야.

우리가 서로 갑작스러운 프로포즈를 주고 받은 지 일주일이 지난 오늘 드디어 부모님께 정식으로 엘사를 소개한다. 사실 재회한 바로 다음날 하려했으나 그녀에게는 글을 쓰는 것이 먼저였다. 놀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 엘사 프로즌이 글을 쓰는데 그렇게 애를 먹었다는 것이. 그리고 묘하게 기쁘기도 했다. 그만큼 내가 엘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기도 하니까. 여튼 그일 이후 엘사는 이틀 만에 글을 완성해서 벨에게 메일을 보냈다. 물론 글을 쓰는 동안에는 역시나 출입금지였어… 그리고 글을 완성한 엘사가 평일보다는 주말이 좋지 않겠냐고 해서 그 의견에 동의하다보니 이렇게 늦어지고 만 것이다. 그건 그렇고 엘사가 올 때가… 아! 저기 멀리서 빛에 반사돼 반짝이는 백금발이 보인다. 점점 가까워져오는 그녀는 역시나 파티 때처럼 교복을 입고 왔다. 차이가 있다면 깔끔한 춘추복차림이라는 것. 나는 그녀에게 크게 손을 흔들었고 그런 나를 발견한 그녀는 미소로 대신했다.

“어서와, 엘사.”
“역시 아렌델가문. 집이 크군.”

고개를 들며 우리 집을 살피는 그녀의 눈에서 긴강감을 읽었다. 결혼허락도 받아야하는 상황이라서 그런가? 지금 그녀의 긴장감은 나 뿐 만아니라 다른 사람이 약간만 자세히 보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엘사의 손을 잡았다. 평소보다 더 차가워진 것 같다.

“괜찮아, 엘사. 우리 부모님이라면 분명 쿨하게 허락하실 거라니까.”

내말을 들은 그녀가 시선을 나에게 옮기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에게는 미안하지만 고개를 끄덕이면서 눈에 띤 비장함에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들어가자, 부모님께서 기다리셔.”

엘사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는 집안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마자 반겨주는 분은 엄마였다. 보아하니 내가 엘사를 마중나간 시간부터 지금까지 현관 앞에서 서계셨던 것 같다. 우리 가족 중 엘사를 가장 보고 싶어 했으니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엄마는 현제 그날 일이 있어 파티에 못 간 것을 최고로 후회하고 계신다.

“어서 오렴, 예들아. 네가 엘사지?”
“처음 뵙겠습니다. 엘사 프로즌입니다.”

엘사가 정중히 고개 숙여 인사한다.

“어머어머, 예는~. 그렇게 예의 갖추지 않아도 돼. 그건 그렇고 얼굴 좀 보자. 그이말로는 머리랑 눈 빼고는 이둔을 그렇게 쏙 빼닮았다며.”

엄마가 두 손으로 엘사의 얼굴을 들고 이리저리 돌리며 살피기 시작했다. 엄마는 모르시는 것 같지만 나는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녀가 매우 당황했다는 것을. 아빠도 그렇고 우리 부모님은 엘사 당황시키기의 달인인가보다.

“정말이네~. 그이 말이 사실이었어. 얼굴부터 몸매까지 정말 닮았네. 이둔이 예명을 고수하고 얼굴 없는 작가로 활동한 것도 일리가 있겠어.”
“클로에, 예들 현관에 세워두지 말고 안으로 들여요.”
“맞다! 나도 참 주책이야. 어서 들어오렴.”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엄마의 예상치 못한 정보라는 펀치를 맞은 우리는 약간 얼떨떨한 상태로 들러와 거실로 향했다. 거실테이블 위에는 깎인 과일들이 예쁜 접시에 알맞게 담겨있었다. 그리고 소파에 편하게 앉은 아빠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오서오렴, 엘사.”
“안녕하십니까.”
“하하, 네 무뚝뚝함은 알아줘야해. 어서 자리에 앉으렴.”

우리는 나란히 아빠와 마주보는 소파에 앉았다. 언제 부엌에 다녀왔는지 우리에게 코코아를 건넨 엄마는 아빠옆자리에 앉았다. 우리는 누가먼저 할 것 없이 감사인사 후 코코아를 마셨다. 부모님께서 그런 우리를 흐뭇하게 바라보신다. 정확하게는 엘사를 바라보신다. 음… 딸로서 묘하게 슬퍼진다. 먼저 입을 여신 분은 아빠였다.

“그래서… 결혼식은 언제가 좋겠나?”

또 한 번 이번엔 아빠의 예상치 못한 결혼이야기 펀치를 맞은 엘사는 코코아를 잘못 삼켜 기도로 넘어갔는지 연신 기침을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기침을 하면서 등을 두들겨주고 있는 나를 노려본다. 무서워라…

“아니, 나는… 네가 너무 긴장을 하는 것 같아서 좀 덜어주려고…”

내 말에 상황을 파악하신 부모님은 웃기 시작하셨다. 잠시간 거실을 도배한 웃음소리와 기침소리가 잠잠해지고 다시 아빠가 입을 여셨다.

“우리가 딸에게 그 말을 듣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르겠구나. 사실 너희가 그러고 싶지 않다고 해도 우리가 어떻게 해서든 너희를 이어줬을 거다. 오랜 친구와 사돈지간이 되는 것이 내 로망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엘사만큼 우리 딸에게 어울리는 알파는 없을 거고.”

와… 세상에 하루아침에 딸과 예비사위에게 이렇게 여러 번의 펀치를 날리시는 분들은 우리 부모님뿐일 것이다. 난 부모님께 엘사가 알파라는 것을 말한 적 없는데… 엘사가 나를 본다. 나는 격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 반응을 확인한 그녀는 다시 고개를 부모님께로 옮겼다. 부모님께선 한없이 선한 표정으로 엘사의 말을 기다리고 계셨다.

“…어머니께서 말씀해주신 건가요?”

이번엔 엄마가 입을 여셨다.

“그런 샘이지, 우리는 베타라서 체향을 못 맡으니까. 그이에게 들었지 내가 이둔이 너 낳을 때 도와 줬다는 거.”
“예, 들었습니다.”
“나… 솔직히 그때 아들을 낳은 줄 알았거든. 그런데 이둔이 널 여기저기 살피더니 딸이라는 거야. 그것도 극우성 알파. 그 말 들었을 때 우리가 얼마나 놀랐는지.”

옆에서 아빠가 그때는 회상하시며 고개를 끄덕이신다.

“우리가 놀라는 사이에 갓 태어난 너만 바라보던 이둔이 덜컥 이 사실을 비밀로 해달라고했어. 적어도 네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그렇게 해달라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시던 아빠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둔은 작가로서 일을 하는데 예명을 고수하며 자신의 신상정보가 퍼지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지. 이유는 끝끝내 말해주지 않고서 말이다. 그래서 그녀를 아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그녀가 싱글맘이었다는 것을 지금도 모르지.”
“그렇군요.”

엘사가 옅게 미소 짓는다. 오랜만에 보는 슬픔과 그리움이 담긴 미소다. 지금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한 추억을 되새기고 있겠지. 조심스레 손을 옮겨 그녀의 손을 잡아본다. 손으로 전해지는 온기를 느낀 그녀가 고개를 내려 잡혀있는 손을 본다. 그리고 맞잡아준 후 고개를 들어 내 눈을 바라보며 방금 전과 비슷하게 보이면서도 확실히 다른 미소를 띤다. 나도 답하듯 밝게 미소를 지었다. 그런 우리를 부모님께선 만족스럽게 보고 계신다는 것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다시 본론으로 넘어가서 언제 결혼할 거니?”

서로만을 담은 우리의 눈은 엄마의 말에 모두 시선을 옮겼다. 엄마는 딱 봐도 기대가득하신 얼굴이다.

“최대한 빨리하고 싶어!”
“…다음 달이 시험기간이니 시험 끝나고 하는 것이 어떨까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늦어, 엘사!”
“늦긴 뭐가 늦니?! 엘사 생각이 맞는 거지. 그렇죠, 아크다르.”
“물론이지. 그럼 그런 걸로 알고… 엘사.”
“네… 아버님.”

엘사의 얼굴이 옅게 붉어졌다. 부끄러워하는 엘사는 정말 귀엽다. 아빠는 아버님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얼굴이 싱글벙글하신다. 하지만 곧 진지한 표정을 지으셨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다 만 네가 사실은 극우성 알파라는 것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 네 생각은 어떠니?”
“안 그래도 그럴 생각으로 결혼식을 다음 달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언론에겐 자세히 말해줄 수는 없습니다만…”
“아니다, 엘사. 그거면 돼. 힘든 결정이었을 텐데 고맙구나.”
“이건 다 안나 덕분입니다.”

그렇게 말한 엘사는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아까 그 말 무슨 뜻이야?”

결혼이야기 외에 여러 담소를 나누다보니 시간이 늦어졌고 주말이기도하고 우리 집에서 자고 더 놀다가라는 부모님과 나의 성원에 못 이겨 결국 하룻밤신세지게 된 엘사에게 손님용 베개를 건네주며 드디어 묻고 싶었던 것을 물었다. 침대에 걸터앉아 베개를 받은 그녀의 눈에서 의문을 읽었다.

“아직 성인이라 할 수 없는데 알파임을 밝힐 수 있는 이유가 내 덕분이라며. 그게 무슨 뜻이냐고.”

엘사가 미소를 띤다.

“생각해봤는데. 내가 알파여야 널 위기에서 구하기도하고 지킬 수도 있겠더라고. 여지 것 그래왔고. 무엇보다 너와 함께라면… 내가 알파라는 것이 증오스럽지 않고 오히려 마음이 놓이는 거야. 그리고 깨달았지. 알파들의 우월함은 서로간의 경쟁을 위한 것이 아닌 내가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걸. 그래서 결혼 전에 밝혀 두려고 나 이런 사람이니 내 오메가 건들 생각 말라고. 그럼 굳이 각인하지 않아도 알아서 조심하지 않겠어.”
“엘사!”
“우왓!”

언제 그런 기특한 생각을! 나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쁨이 가득차서 엘사에게 날아들 듯 품속을 파고들었다. 갑작스런 어택에 그녀는 중심을 잃고 침대에 쓰러졌고 그러다보니 의도치 않게 내가 엘사를 덮친 것 같은 자세가 되었다. 우리는 둘 다 놀라 잠시간 그 자세 그대로 있었고 자세 덕분인지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왠지 부끄러워져서 상체를 일으키려는데 엘사가 내 팔을 당겼다. 덕분에 자세는 흐트러져 쓰러졌고 내입은 어느새 그녀의 입술과 맞닿아있었다. 당황할 세도 없이 그녀의 입술이 내 입술을 부드럽게 애무해가기 시작했다. 입술만으로 살짝 당기고 물었던 것은 그녀의 혀가 나오면서 타액으로 도배를 하고 도배를 하던 도배꾼은 살며시 들어와 치열을 도배하고 입을 열어 방문자를 맞아주니 입안 곳곳을 도배해가며 진한 입맞춤으로 변했다. 그리고 입안으로 알파의 체향이 들어옴과 동시에 내 온 몸을 서서히 감싸기 시작했다. 그녀의 겨울 속 물망초는 언제 느껴도 기분이 좋아지며… 색정적인 분위기와 함께 취해간다. 의도하지 않아도 저절로 내 체향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그녀보다도 내가 더 그녀를 원하게 된다. 그게 히트사이클기간 한정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그렇지 않은가보다. 그녀는 내 숨이 가빠올 때쯤 떨어져나왔다. 아쉽다… 나는 그녀의 목에 얼굴을 묻고 비비적거렸다.

“엘사… 우리 집은 방음이 잘 돼서 아무리 큰 소리를 내도 옆방에 들리지 않고… 우리 부모님은 어느 부모님보다 쿨하셔…”
“그래서?”

더욱 그녀의 목에 비비적거려본다. 아무반응이 없다. 이번엔 목을 살짝 물었다가 핥아본다. 그래도 반응이 없다. 이정도면 확실하다. 그녀는 지금 목소리로 대답하길 원하는 것이다. 많은 관계를 가져 본 것은 아니지만 경험상 엘사는 말로 원하는 것을 표현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정작 본인은 그렇지 않으면서… 불공평해. 하지만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법이다.

“하고 싶어.”
“약 있어?”
“없어도 돼. 오늘은 안정한 날이니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는 엘사는 올려다보게 되었다. 저 여리여리한 몸에서 어떻게 이런 힘이 나오는 건지. 가끔 특성이란 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네가 그렇게 원한다면… 잘 먹을게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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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점점 카오스로 빠지는 기분이군.
어쩔 수 없어! 난 해피해피한걸 좋아하니까!
그전에 기껏 후타써놓고 씬 쓴게 별로 없어가… 정확히는 하나 뿐이라…
이번에 저렇게 끝을 낸 건 다 이유가 있는 법이지.

이번에도 봐주신 님들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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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1. ㅇㅋㅇ 2014.10.17 03:59 삭제

    안나 엘티이네 좋다 좋아 ㅋㅋㅋㅋㅋ

  2. ㅇㅇ 2014.10.17 04:03 삭제

    새벽엔!!! 이거지!!! 방심하고 있을때 항상 나오는구만….끝이 보이긴 한데 별일 없이 끝나겠지? 항암!!

  3. 쉼터지기 2014.10.17 07:53

    ㅋ ㅑ~~~~~~~~~~~~~~~~~~~~~~~~~~~

    이렇게 달달한데 항암결말이 아니라면 난 죽어버릴지도…

    이번에 이렇게 끝맺음을 한 것은 다음화에 떡이 나오는건가요 센세

  4. 아이하라 2014.10.17 08:05 삭제

    으 달달하다 ㅎㅎ 씬을 보여줘 제발 ㅎ

  5. ㅇㅇ 2014.10.17 11:11 삭제

    괜히 신천지에 올라온게 아닐거라고 굳게 믿습니다^오^ 겨론이라니 캬 이제 행쇼ㅅㅅ만 남았네!!! 캬~~~담편 기대할게!!!

  6. 흥선 2014.10.17 13:57

    ㅋㅑ~~~~~~~~~~~~~~~~~~~~~~~~~~~~~~~
    안나의 lte급 추진력이란ㅋㅋㅋㅋㅋㅋ 안나네 부모님들도 좋은분들이라 정말 다행이다. 아직 엘사네 생물학적 아빠가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엘사가 행복해지는것 같아서 너무 좋다. 안나가 기억 못한채로 영고엘 만들면 너에게 포도맛 웰치스를 선물하려고 했었는데^^ 항암만세!!
    안나네 부모님은 다 아시면서도 ‘허허 우리 예비 사위?가 힘이 아주 좋구만’ ‘그러게요 호호 조만간 손주볼지도 모르겠어요’ 하면서 쿨하게 넘어가실듯ㅋㅋㅋㅋ

  7. 히익 2014.10.17 16:15

    알파인걸 밝히면 한스는 처참히 버려질려나 기대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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