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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 어림) 수인물로 엘엘안 역키잡 보고 싶었는데

쉼터지기 2016.06.03 01:21 조회 1814 추천 12

안나는 한 25살 정도로 유명한 수인 권리 보장 뭐 그런 인권회 사람. 도시가 점점 개발되어 가고 자연 속에서 살 위치를 점점 잃어가는 수인들이 사람 사는 곳까지 흘러들어와서 블라블라 자세한 건 생략. 떡치는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님.
아무튼 그러다 안나가 친해진 늑대 수인이 있는데 그게 이둔. 수인들한텐 워낙 유명한 안나고 수인들 중에서도 꽤 높은 위치에 있는 이둔이 친해지는 건 어찌 보면 필연. 그러다 이둔이 암살 당함. 아마 반수인 사람이 한 짓이겠지. 이둔 장례식이 끝나고 수인권 단체나 수인들 존나 침울. 그러고 한 달 정도 지났나, 수사 끝에 결국 범인이 잡히고 이둔에게 어느 정도 면목이 생긴 안나가 한 달 만에 깊게 잠들고, 아침에 초인종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지.

찾아온 건 이둔의 어린 딸들, 엘사와 엘사… 편의 상 동생 엘사는 엘사주니어…
첫째 엘사가 외관 상 18살이고 둘째 엘사는 이제 막 초등학교 들어갈 법한 외관, 이지만 둘 다 수인이니까 보이는 것보다 더 어리겠지. 둘째는 보니까 태어난 지 몇 년은 됐을까. 첫째 엘사는 나름 동물귀까지 잘 감췄는데 둘째 엘사는 폭신해보이는 꼬리조차 감추지 못했지.

문을 열고 일단 눈높이가 맞는 첫째 엘사랑 눈이 마주쳤는데 이둔한테 딸이 있다는 말만 들었지 실제로 본 적은 없으니까 안나는 갑자기 찾아온 방문객에 안리둥절. 암살이나 해꼬지 위험 있어서 수인들도 안나가 어디 사는지는 모름. 근데 안나 경험 상 귀도 꼬리도 없지만 얘는 수인이고. 안나가 상황파악 안 되고 있을 때 둘째 엘사가 안나 다리를 껴안음. 그제서야 시선을 내려서 둘째 엘사 존재 깨달음. 얘넨 도대체 뭐지??? 하고 있는데 그제서야 뿌리까지 시린 파란 눈이 음울하게 안나에게 말을 하겠지.

“…엄마의 유언장을, 드리러 왔어요.”

그제서야 안나의 머릿속을 뭔가 꿰뚫고 지나가는 것 같아. 자신의 집을 거의 유일하게 알고 있는 수인, 이둔, 엄마, 유언장. 안나는 서둘러 엘사 둘을 집 안으로 들이고 사자머리처럼 이리저리 뻗친 머리를 진정시키지. 일단 둘을 소파에 앉게 하고 차라도 내오려고 부엌으로 가는데 엘사가 안나의 팔을 잡아. 순간 너무 차갑게 닿아서 안나는 소스라치며 뒤를 돌아보지.

“유언장부터 봐주세요.”

간절하기까지 한 눈빛에 안나는 침을 한 번 삼키고 엘사에게 봉투 하나를 건네 받아. 조심스럽게 봉투를 뜯으니 익숙한 이둔의 글씨체가 있었지. 안나는 생전 이둔이 생각나 눈물이 치밀었지만 입술을 꼭 깨물며 유언장을 끝까지 읽어 내려. 내용인즉 이둔은 자기가 침대에서 늙어 죽을 생은 아니라고, 혹시 자기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린 두 딸을 부탁한다는 내용이 주였고, 안나에 대한 감사나 앞으로의 수인 사회에 대해 인수인계 할 만한 것들, 이것저것 적혀 있었어.

유언장을 다 읽고 고개를 들어 엘사와 눈을 마주쳐. 팔자 눈썹을 하고 엘사가 조심스레 묻겠지. 무슨, 내용이 적혀 있나요. 강단이 없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죽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묻는 어린 수인의 말에 이둔의 유언장을 최초로 읽은 게 자신이고, 딸인 이 여자아이는 엄마의 유언장을 읽지도 않고 자신에게 전해준 건가 하는 생각 때문에 안나는 참았던 눈물이 흘러. 근 한 달 간 이리저리 범인 잡으려고 뛰어다녔던 거, 막 이것저것 생각나서. 머리가 과부하니까 입이 안 터지는데 다시 다리에 뭔가 무게감이 생겨. 슬픔이 동화된 건지 어린 엘사가 안나 다리를 껴안고 자기도 울먹울먹한 표정으로 낑낑대고 있었지. 안나는 결국 말이 나오지 않아서 엘사에게 유언장을 건네고, 그걸 읽은 엘사도 결국 눈물이 터져 세 사람은 그렇게 한참을 울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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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1. ㅇㅇ 2016.06.03 01:40 삭제

    이둔의 부탁 대로 엘사 둘은 안나의 집에서 생활하게 되었지. 이둔이 남겨둔 유산은 일단 킵해둬. 자기가 받을 수 있는 돈이 아니라고 생각한 안나는 엘사가 성인 됐을 때를 위해 저금이나 해놓고.

    어쨌든 같이 살게 됐는데 둘째 엘사는 아직 사람 말도 못해. 세상 물정은 모르는데 엄마가 없다는 건 알아서 그런지 어리광이 심하고, 첫째는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해서 그런지 안나가 이름만 불러도 머리카락이 쭈뼛 서면서 동공을 세로로 늘리고 완전 긴장 태세야.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지. 어쨌든 앞으로 같이 살 사이인데, 인간 비글이라고 불리는 안나는 책임감까지 느끼니 더 오버해서 살갑게 굴어. 집 어디에 뭐가 있고, 냉장고는 물론이고 화장실이고 뭐고 집에 있는 건 뭐든지 네 맘대로 써도 되니까 절대 자기 눈치 보지 말라고 엘사 손을 꼭 잡고 눈을 마주치고 말해. 엘사는 안나의 그런 곧은 시선을 오래 맞추지 못하고 피해버리지만. 안나는 당장 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멋쩍게 웃어.

    엘사 둘을 위해 방을 하나 준비 하지. 창고용으로 쓰던 곳이라 짐을 빼는 데에만 해도 시간이 오래 걸려서 며칠 동안 거실에서 셋이 같이 자. 원래는 엘사가 안나는 그럴 필요 없다고 방에서 자라고 했지만 손님, 그것도 이둔의 딸들을 거실에서 재우자니 도저히 안나 양심으로는 불가능이라 그냥 소파 구석으로 몰아놓고 합숙 온 듯이 이불 깔아놓고 꼬마 엘사 가운데에 두고 셋이 꼭 붙어서 잠. 세 밤을 그렇게 같이 자고, 마침내 짐을 다 빼고 기본 가구들을 들여놓고 대청소를 끝냈어. 문 앞에는 ELSAs 이런 팻말도 달아놓고. 근데 막상 방이 생기니까 삼일만에 정들은 꼬마 엘사는 안나랑 같이 자고 싶다고 떼를 썼지만 첫째 엘사가 단번에 송곳니 드러내면서 꼬마 엘사 끌고 가버림. 보통 인간 아이였으면 울음 터졌겠지만 엄연히 수인이고, 서열에서 짓눌린 거라 꼬마 엘사는 끼잉거리면서 엘사 손에 이끌려 감.

    “…감사해요. 안녕히 주무세요.”

    약간 사무적인 어투로 엘사는 고갯짓으로만 인사를 하고 방문을 닫아버려. 덩그러니 혼자 남은 안나는 자기도 삼일 동안 정들었나 하면서 혼자 자기 쓸쓸해하지만, 어쩔 수 없지. 지금은 타인이 없는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

  2. ㅇㅇ 2016.06.03 01:52 삭제

    엘사즈 귀여워!!!!

  3. ㅇㅇ 2016.06.03 02:16 삭제

    아무튼 첫째 엘사는 둘째 엘사에 대한 과보호가 개쩔. 위험한 짓이라도 하려고 하면 바로 송곳니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면서 위협으로 그만두게 함. 분명 수인이 인간 모습 하고 있는 건 엄청 힘들다고 들었는데 사람 말도 못 배운 어린애가 어떻게 사람 모습을 하고 있나 했더니 엘사가 하는 교육 보니까 알 만함. 엄마의 죽음 때문이라지만 그래도 아직 어린앤데. 하지만 안나가 나서서 고나리 하자니 너무 참견하는 건가 싶어서 안절부절못하면서 있는 거지.

    게다가 방에서 일단 잘 안 나와. 방에 화장실이 붙어있었으면 더 얼굴 보기 힘들었겠어. 안나가 첫째날에 나름 집에서 생활하는 규칙 같은 걸 정해뒀는데, 그 중에 집에 있다면 식사는 같이 할 것, 이런 게 있단 말이야. 수인도 어쨌든 동물 습성이 많이 남아있으니까, 밥을 안나가 주고 있다는 것과 한 식구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함이었지. 근데 솔직히 엘사 하는 거 보면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어.

    그러다 일이 터져. 꼬마 엘사가 갑자기 고열이 나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는 거야. 당연히 인간 모습 컨트롤 안 되니까 아기 늑대 모습으로 혓바닥을 축 늘어뜨리고 헐떡대는 꼬마 엘사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엘사는 허둥대기만 하지. 엄마 떠나보낸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러다 마지막 남은 동생마저 잃는 건가 싶어서 결국 엘사는 울면서 안나를 찾아가, 도와달라고 호소해. 안나는 깜짝 놀라서 얼른 얼음팩을 준비하고 항상 비상용으로 갖고 있는 수인용 해열제를 먹이지. 이러나 저러나 병원에는 갈 수 없으니.

    안나랑 엘사는 밤을 꼬박 새워서 꼬마 엘사를 간호해. 다행히 아침해가 뜰 때쯤엔 열도 내리고 곤히 잠든 것 같아서 안나랑 엘사는 한숨 돌려. 엄마가 죽은 후로 줄곧 긴장 상태였던 엘사는 체온계에 정상 온도가 뜬 걸 보고 까무룩 잠들지. 안나는 각방을 쓰고 난 후 처음으로 엘사의 얼굴을 차근차근 볼 기회가 생겼어. 푸석한 머리카락, 몇 시간 전부터 솟아있는 동물귀, 눈 밑에는 뭘 발라놓은 것 같이 푸르댕댕해. 안나는 안쓰러워서 엘사의 볼을 살 쓰다듬는데 손에 닿는 건 여자애의 볼이 아니라 북실북실한 늑대의 털이었지. 안나는 깜짝 놀랐어. 거실에서 같이 자는 동안에도 본 적 없는 엘사의 늑대 모습을 그때 처음 봤거든. 얼마나 자신을 한계까지 몰고 있었는지 짐작도 안 갔어.

    여튼 이 일을 계기로 엘사도 안나한테 조금 마음을 열게 됨. 안나는 좀 더 참견할 수 있게 돼서 엘린이는 좀 더 자유롭게 집안을 뛰어다녔지. 그렇다고 휴지 뽑고 노는데 송곳니 안 드러내는 건 아니고.

  4. ㅇㅇ 2016.06.03 02:52 삭제

    엘린이는 안나한테 마음을 빨리 열었어. 이둔이 인간에 대해 우호적이라고 가르친 이유도 있고, 일단 엄마품이 그립거든. 엄마랑 다르긴 하지만 어쨌든 성인 여성이고, 집 밖에는 나가질 못하니 맨날 보는 건 안나 아니면 언니인데 언니는 너무 무서워. 그래서 엘린이는 안나를 무척 잘 따라. 안나가 집 밖으로 나가면 하울링하다가 엘사한테 혼나기 일쑤. 밤마다는 또 안나랑 같이 자겠다고 난리를 피는데 결국 엘사도 포기하고 그때부터는 엘사 혼자 방을 쓰게 되고 안나 방에서는 엘린이랑 안나가 같이 자게 되었지. 엘사 방 문에 달린 팻말에는 점이 하나 찍혀서 ELSA’s가 되었지. 엘사도 그때 아직 13살밖에 안 된 어린아이니까, 뭐, 귀엽게 말하면 삐친 거지.

    그렇게 3년이 지남. 안나가 인간 사회에 대해 교육도 많이 하고, 교육 쪽에 대해서는 안나가 특히나 더 모자란 것 없이 엘사들 지원 빵빵하게 해줌. 그렇다고 학교를 다닐 수 있었던 건 아니지만, 홈스터디 같은 걸로 첫째 엘사는 나날이 일취월장. 평범한 인간이었으면 장학금도 받으면서 공부할 수 있는 앤데 하면서 안나는 씁쓸했지. 물론 안나는 엘사의 그 모습에서 ‘악에 바쳤다’는 느낌을 못 느낀 건 아니야. 모종의 복수심에 근간을 둔 것 같은 학구열.

    언제는 이런 말도 했었지. 원래 이둔에게서 자기가 죽자마자 유언장을 안나에게 전해주라는 전언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에는 인간이란 것들을 하나 같이 믿을 수가 없어서 유언장을 찢을 생각도 했다고. 갈길 없는 분노가 들끓는데 엄마는 없고 동생은 엄마를 찾고, 그나마 이둔이라는 방패가 있어서 유지될 수 있었던 인간사회에서의 생활은 하루아침에 빼앗기고 길바닥으로 쫓겨나서 아는 수인들을 전전하며 한 달을 살았다는 말. 그래도 안나에게는 갈 수 없었다는 말. 그래도 엄마의 전언이었으니 유언장은 전해줘야겠고, 그렇다면 자신이 인정할 수 있을 만한, 최소한 안나라는 사람이 범인을 잡는다면 전해줘야겠다고 생각해서, 그날 아침에 찾아왔노라고.

    착잡하면서도 담담하게 말하는 엘사를 앞에 두고 안나만 눈물을 도록도록 흘렸더랬지. 그래도 이런 말을 해준다는 것 자체가 인간을 마냥 적대하던 게 과거형이라는 거니 안나는 나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어.

    엘린이도 많이 자랐어. 안나 허리께밖에 못 오던 아이가 품에 안기면 안나 배에 얼굴을 파묻을 수 있었지. 아직 송곳니도 귀도 못 숨기지만 귀는 뒤로 젖혀서 나름 머리카락으로도 보이고. 그래서 엘린이가 오히려 레릿엘 머리를 함. 말도 꽤 잘하게 됨. 그래도 외관과는 영 안 어울리는 언어능력이지만.

    엘린이는 사람 말이 트였을 때부터 안나를 엄마라고 부름. 안나는 감격했지만 엘사는 심정이 복잡했지. 물론 이둔의 유언장에 안나를 엄마처럼 따르라는 뉘앙스로 자신이 읽을 걸 알고 있었다는 듯 써놓은 걸 읽긴 했지만. 엘사의 입에서는 쉽게 엄마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어. 그래도 나름 단란한 가족처럼 셋은 잘 살았지. 밖으로 산책가는 걸 좋아하는 엘린이와 다르게 집은커녕 방 밖으로도 잘 안 나오는 엘사지만, 꾸준히 식사는 같이 하고 있고, 대화하는 시간도 늘어나고, 살풋 웃는 표정도 많아졌으니까. 나쁘지 않아. 하면서 안나는 꽤 뿌듯해했어.

    일이 생긴 건 엘사가 발정기 때야. 수인들하고도 별로 교류가 없던지라 엘사도 잊고 살았는데 첫 발정이 딱 터져버린 거지. 엘린이는 아직 어린애니까 많은 수인들과 교류하면서 공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어렵게 수소문해서 찾은 파비 수인의 수인들의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집에 돌아온 안나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훅 끼쳐오는 뭔지 모를 냄새에 깜짝 놀라. 익숙한 피부와 부드러운 털내음 같으면서도 어딘가 농염하기도 하고 뭔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기분이 이상해. 안나는 냄새의 근원이 뭔지 저도 모르게 못 박힌 듯 서있던 현관에서 발을 떼.

  5. ㅇㅇ 2016.06.03 04:42 삭제

    나이대랑 성격에 따라 수인 역키잡물 이거랑 저거 보고 싶은데 둘 따로 찌기엔 부담스럽고 그리고 무엇보다 샌드위치가 보고 싶어서 엘엘안으로 쪘다

  6. ㅇㅇ 2016.06.03 10:02 삭제

    ㄴ 굿 좋다 아 엘엘안이라니!!! 발정난 엘사를 어른의 안나가 잘 보듬보듬 해주다가 나중에 역키잡되서 확 잡아먹히는 전개일까 두근두근

  7. ㅇㅇ 2016.06.03 16:35 삭제

    하아… 어서 다음좀 주세여. 카페베네급으로 중요한 곳에서 끊겨버렸잖아. 늦은 밤새벽에 오겠쮜??

  8. ㅇㅇ 2016.06.04 03:30 삭제

    센세 여기서 끊으시면 제가 많이 곤란합니다…센세…

  9. 흥선 2016.06.05 16:40

    뭐야뭐야 여기서 끊지말아주세요ㅠㅠ 엘린이도 없겠다.. 아주 딱 좋은 타이밍인데ㅠㅠ
    중간에 엘사가 안나 찾아가기전에 고민했다고 여기저기 눈칫밥 먹는 생활한 얘기하는데 찌텅ㅠㅠ 안나품에서 마음의 짐 좀 점점 내려놓게 됐으면 좋겠다.. 맨몸으로 안나품에 안겨있으면 힐링될듯ㅋㅋㅋㅋ

  10. ㅇㅇ 2016.06.06 06:44 삭제

    아니 내가 끊고 싶어서 끊은 게 아니고 인터넷이 안 돼… ㅋㅋㅋㅋㅋ시벌 휴일이라 어케 하지도 못하고 있음…. 수욜 지나고 올게

  11. ㅇㅇ 2016.06.07 12:04 삭제

    아직도 화요일이라니

  12. ㅇㅇ 2016.06.10 00:36 삭제

    집으로 들어갈수록 냄새의 근원이 엘사의 방이라는 것에 확신이 생겨. 왠지 저도 모르게 발걸음 소리를 죽이고 살금살금 엘사의 방으로 가다 무언가 미끄러운 액체를 밟았지. 뭐지, 하고 바닥을 봤더니 빨간 물이야. 피인데. 아무리 봐도 피인데, 이거. 수인권 단체 생활을 하다 별별 긴급 상황을 다 봐왔던 안나의 머릿속은 오히려 이성적으로 변해 가. 자기가 걸어왔던 바닥을 돌아보니 피가 현관에서부터 이어져 있어. 그리고 앞을 보지. 역시 피가 끊긴 곳은 엘사의 방이야. 무슨 일이지. 혹시 수인이라고 엘사가 테러라도 당한 건가 싶어 안나는 서둘러 엘사의 방으로 뛰어 가. 노크고 뭐고 그런 매너 지킬 때가 아니야. 혹시 테러리스트가 아직 있을지도 모르니 벽으로 몸을 숨기고 문을 벌컥 열어. 찰나 확인한 방 안에는 엘사가 서있었지. 다시 한 번 방 안을 조심스럽게 확인했어. 방 안에 서 있는 엘사와, 어디서 잡아온 건지 피를 흘리며 죽어있는 고라니 같은 게 엘사의 발치에 있었지. 안나는 정리가 안 되긴 했지만 어쨌든 피의 출처는 엘사도 사람도 아니라는 걸 알고 긴장했던 몸에 힘을 풀었어.

    “…사냥이라도 갔다 왔어?”

    일단 엘사에게 설명을 요구했지. 얼굴에 아직 피가 묻어있는 걸 보면 엘사도 방금 집에 도착한 것 같아.

    “…죄송해요. 제가 정리할게요.”

    어딘가 나사 빠진 것 같이 엘사가 대답했지. 안나가 원하는 육하원칙을 지킨 설명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사냥이라는 것에는 긍정한 것 같으니 한숨 돌렸어. 그리고 엘사의 사냥감을 보며 저건 요리 해먹을 수 있는 건가, 하는 한가한 생각도 좀 하고. 그런 안나를 스쳐 지나가며 엘사가 욕실로 향해. 그리고 안나는 제가 집에 들어와서 맡은 냄새의 정체를 알 수 있었지. 땀범벅, 피범벅이 되어 돌아온 엘사의 냄새였던 거야. 아무래도 인간인 안나가 그 냄새를 맡고 바로 엘사가 발정이 났다는 걸 알 수는 없었어. 그냥 땀이 많이 나서 엘사의 체취가 세졌고 피 냄새 때문에 속이 울렁거렸나 보다, 하고 지레짐작하며 넘어갔지.

    그나저나, 얌전하던 아이가 왜 갑자기 사냥을 다녀온 거지. 안나는 엘사가 없어진 방 앞에 우두커니 서서 생각했어. 그래도 역시 혈기왕성한 수인이라 가만히 방에 앉아서 공부만 하기에는 지루했나… 실제로 안나가 알고 있는 수인들은 아무리 인간 사회에 잘 적응했다고 해도 동물적 본능 때문에 하는 몇 가지 행동에 대해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았지.

    문제는 엘사도 그랬다는 거야. 평소처럼 공부하고 있는데 자꾸 기분이 이상하고 좀이 쑤시고 해서 바람이나 쐴 겸 밖에 잠깐 나갔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늑대 모습을 하고 고라니 목을 물어 뜯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지. 일단 엘사도 당황해서 경황이 없는 거야. 얼른 인간 모습으로 변해서 고라니를 안고 집까지 왔는데 생각해 보니 고라니는 또 왜 들고 왔어… 하고 방에 내려놓고 멘붕하고 있는데 안나가 온 거. 샤워를 하며 피며 흙이며 나뭇잎이며 이것저것 씻어내면서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그동안 너무 본성을 숨기고 인간으로 살아왔나 봐. 하다가 엘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어. 완벽하게 인간처럼 살자고 다짐했으니까, 그런 본성은 다 지워야 돼. 엘사의 머릿속이 다시 고요해졌지.

    다 씻고 나와보니 안나가 걸레로 바닥을 닦고 있었어. 엘사는 미안해서 얼른 안나를 도와 집 청소를 시작해

    —–

    뭘 기대했어? 쎾쓰?
    나도 기대했어

  13. ㅇㅇ 2016.06.10 01:35 삭제

    이 고자들은 이렇게 발정이라는 것을 모르고 하루… 이틀… 사흘… 보내지… 하지만 날이 갈수록 엘사 상태는 심해졌음. 체온이 미세하게 계속 올라있는 상태고 심리가 불안정함. 막 계속 뭔가 일을 치고 싶고 진정이 안 되는 거야. 움직이면 좀 괜찮아질까 싶어서 하루는 방청소를 하다 집안 대청소를 하질 않나, 산책 갔다가 산봉우리를 두 개 넘었다가 돌아오질 않나… 다행히도 안나가 먼저 엘사 상태를 알아챔. 그러고 보니 나이가 딱 발정날 시기인 거야. 이걸 말하고 싶은데 엘사가 날이 서있어서 조심스럽게 엘사? 하고 부르기만 해도 송곳니 세우고 크릉크릉 하면서 방으로 문 쾅 닫고 들어가버림. 안무룩… 하면서도 며칠 잘 지나가니 점점 말할 타이밍을 놓쳐.

    엘사가 발정난 지 한 일주일 정도 지났을까. 주말이라서 셋이 다 같이 집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생각 중이야. 간단한 브런치를 차리고 엘린이한테 방에 틀어박혀 있는 엘사를 불러오라고 하지. 엘린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햄이 잔뜩 올라간 접시를 보고 신나서 엘사 방으로 뛰어갔어. 방문을 벌컥 여니 엘사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아직 침대에 있지 뭐야. 그래서 엘사 위에 올라가서 이불을 팡팡 치며 얼른 점심 먹자고 엘사를 졸라. 엘사는 일단 차분하게 오늘은 점심 안 먹겠다고 하지. 엘린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엘사 말을 곱씹어. 하지만 밥은 다 같이 먹어야 되는데? 하면서 엘린이는 엘사를 깔아뭉갠 채로 방방 뜀. 그러니 참고 좋게좋게 말로 하려던 엘사의 핀트가 나가고… 결국 엘린이 내팽개치는데 실수로 나온 손톱이 엘린이 팔뚝에 상처를 냄. 예상 못한 갑작스러운 반응에 엘린이 바닥에 굴러떨어진 채로 멍하니 늑대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언니를 바라보기만 함. 그러다 화끈거리는 팔의 통증이 느껴지고 뒤늦게 생각이 돌기 시작해. 결국 울면서 안나에게로 가지. 엉엉 우는 동생의 울음소리와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던 눈동자나 서둘러 뛰어나가느라 도중에 한 번 미끄러지던 것까지, 순간의 흥분이 가라앉은 엘사는 죄책감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다시 이불 속으로 꽁꽁 숨어버렸어.

    반면에 부엌에서 엘린이를 달래던 안나는 이제 안 되겠다 싶어서 훌쩍이는 엘린이와 둘이 점심을 먹었지.

    다 먹고 엘린이는 잠시 산책 보냈어. 혹시 몰라서 순록 수인인 크리스토프에게 엘린이 좀 봐달라고 하고.
    그리고 엘사의 방문을 두드렸지.

  14. ㅇㅇ 2016.06.10 11:25 삭제

    이런 고자같은 엘산나 ㅠㅠㅠㅠㅠㅠ 언능 슈파팟 하고 발정나서 섹스해! ㅠㅠ

  15. ㅇㅇ 2016.06.27 02:47 삭제

    다음…! 센세 다음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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