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른대로 얌전히 있었느냐.” 달빛 비치는 여제의 침소, 장갑에 싸인 기다란 손가락이 의자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던 볼모의 턱을 들어올렸다. 억지로 고개를 들게 된 안나는 눈 앞의 여인ㅡ여제에게 적개심을 숨기지 않았다. 여제는 자신을 향한 꿰뚫을 듯한 시선을 보고 피식 웃음지었다. 우습다기보다는, 가소로움에 가까운 웃음이었다.
날카로운 파열음이 침소의 얼어붙은 공기를 울렸다. 있는 힘껏 볼모를 후려친 여제의 손이 공중에 붙박여 있었으며, 옆으로 고개가 휙 돌아간 볼모의 뺨이 점차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여제는 볼모의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 손을 쥐어, 얻어맞은 뺨에 가져다 붙이고선 그 손등에 자신의 손을 겹쳤다. 여제는 손을 조심스레 움직이며 자신이 후려친 이의 뺨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어찌 그런 눈으로 나를 보느냐. 기분이 심히 좋지 않구나. 다음부터 그러한 실책을 범하지 말아주었으면 하느니라.”
볼모, 안나는 입술을 꾹 깨물며 눈을 치켜떴다. 절대로 이 미친 여인에게 굴복하지 않을 셈이었다. 안나가 입을 천천히 열자, 여제-엘사는 무표정한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 엘사는 한 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무엇이라? 잘 들리지 않는구나.” 안나는 여전히 소곤거리고 있었으며 그것은 여제를 상당히 짜증스럽게 만들었다. 엘사는 깊은 심호흡을 한 후, 안나의 입가에 귀를 가져다 대었다. “무엇이라 했느냐?”
다음 순간 따악 소리가 침소를 울렸다. 지금은 단단히 맞물려 있는 안나 공주의 잇새에서 터져나온 소리였다. 엘사는 여전히 감정 없는 얼굴로 안나를 바라보며 손을 올렸다. 방금 오른쪽 귀를 잃을 뻔했다.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황급히 빼내었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여제는 속에서 분노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화산의 용암처럼 마구 터져나오며 주변을 태우는 것이 아닌, 설산의 빙하처럼 천천히 미끄러져 내려오며 마주치는 것을 깊은 압박 속으로 가라앉혀버리는 분노를. 여제는 이를 다문 채 천천히 호흡하는 볼모의 눈동자 속에서 적개심이 아닌, 긴장과 공포를 포착했다. 공주의 관자놀이에서 흐른 땀 한 방울이 목덜미를 타고 내달려 옷깃을 짙게 물들였다.
여제는 흐음 소리와 함께 깊은 날숨을 내쉬었다. 여전히 볼모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여제는 천천히 몸을 돌려 거울을 향했다. 거울 속에 비친 제 뒤편의 공주가, 그 흰 목덜미가 긴장으로 꼴깍 침을 삼킨 듯 잠시 움직이는 것을 본 여제는 거울 앞에 놓여 있던 사기 그릇을 손에 들어 작은 뚜껑을 잡아 열었다. 고급스러운 초콜릿이 가득 담겨 달콤쌉싸름한 향을 내뿜고 있었다. 여제는 몸을 돌려 공주에게로 한 걸음 다가갔다. 미미하지만, 공주는 여제에게서 멀어지려는 듯 잠시 허리를 뒤로 젖혔었다. 여제는 사기그릇에서 초콜릿 한 알을 꺼내어 공주의 눈 앞에 내밀었다.
“초콜릿을……좋아한다고 들었다. 먹거라.” 굳게 다문 공주의 입은 열릴 줄을 몰랐다. 한 쌍의 터키색 눈동자만이 이글대는 적개심과 약간의 공포심을 머금은 채 여제를 노려보았다. 엘사는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먹을테냐, 가 아닌 먹거라. 라고 했다. 다시 한 번 내가 한숨 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구나. 먹거라. 권유가 아닌 명령이다.” 공주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더니만 고개를 홱 돌렸다. 여제는 잠시 움직이지 않았다. 드레스에 감싸인 공주의 앞가슴이 가쁘게 오르락내리락대길 반복했다. 태연한 척 하지만, 필시 긴장하고 있으리라. 이는 과연 엘사가 손을 살짝 움직이는 순간 공주의 몸이 크게 떨림으로서 사실이 되었다.
공주는 긴장하며 여제가 눈치채지 못 하도록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자신이 그 심기를 단단히 거슬렀음이 분명한데도, 여제는 별다른 기색 없이 초콜릿을 입 안에 넣고 조금씩 조금씩 베어물어가며 먹고 있었으니. 초콜릿을 좋아하는 것은 맞지만, 이런 상황에 그깟 한 알로 자세를 무너뜨릴 정도로 자신은 그렇게 채신머리가 없지 않다. 공주는 그렇게 생각했다. 여제가 뒤로 돌아 사기그릇을 원래 자리에 내려두고 공주 자신의 앞으로 다시 걸어오기 전까지는.
둔탁한 소리가 침소를 울리고, 곧이어 부드러운 무언가가 바닥에 털썩 엎어지는 소리가 났다. 공주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어째서 고개가 급격하게 돌아갔는지, 어째서 시야가 빠르게 뒤집혔는지, 그리고, 어째서 자신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지. 간신히 고개를 든 공주의 눈에 여제가 보였다. 여제는 여전히 감정 없는 얼굴을 내보인 채 주먹쥔 오른손을 쥐락펴락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주먹으로 호되게 얻어맞은 뺨에서 둔탁한 아픔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저도 모르게 올라온 공주의 왼손이 바들바들 떨며 뺨을 감싸쥐었다. 공주는 살면서 여지껏 이러한 고통을 경험해 본 일이 없었다. 있어 보아야 달거리 때의 아픔일까. 그리고 공주는 어떠한 사실, 너무도 당연해서 깨닫지 못하고 있던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의 앞에 있는 이 여인은 원하기만 한다면 파리 목숨을 거두는 것보다 쉽게 자신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갑작스레 왈칵 공포감이 밀려왔다. 밀려온 공포감은 가슴 속에서 소용돌이치다, 얼굴을 얻어맞았다는 아픔과 슬픔을 채근하며 거대한 파도가 되어 공주를 덮쳤다. 입을 뻐끔거리던 공주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공주는 얻어맞은 얼굴을 감싸쥐고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으으, 으흑! 흐엉, 으아아앙……!” 얼굴을 감싸쥔 공주는 바닥에 널브러져 마치 어린아이처럼 목을 놓아 울기 시작했다. 무서웠다. 죽고 싶지 않았다. 볼모 따위 되고 싶지 않았다. 끌려온 자리에서마저 자신에게 모욕을 주려는 여제의 손에 의해 옷을 찢겨 그 자리에 모여있던 대신들, 더러운 늙은이들에게 가슴을 내보여야 했었다. 아무 말 않고 추락하는 자신의 역할을 받아들여야 했던 서러움이 마음 속의 둑을 산산이 부수며 터져나왔다. 공주는 그렇게 한참을 목놓아 울었고, 여제는 공주의 울음이 멈출 때까지 제자리에 가만히 선 채 공주를 내려다보았다.
“그쳐라.” 무거운 목소리가 공주를 내리눌렀고, 공주는 거짓말처럼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울음을 삼켰다. 울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끄윽, 끅 하고 흘러나오는 딸꾹질마저도 여제의 미간에 깊은 주름을 만들어, 안나는 차라리 숨을 멈추기로 했다. 여제는 안나의 결정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무감정한 얼굴이었다.
“일어나라.” 다시 한 번 명령이 내려왔다. 공주는 비틀거리며 일어나 남은 울음을 훌쩍이며 원래 앉아 있던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려 했으나, 여제가 눈썹을 한 번 꿈틀했다. “앉으라고 하지 않았다.” 안나는 불에 덴 듯 황급히 일어나 여제의 앞에 섰다. 여제는 마음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앞에 선 타국의 공주이자 볼모는 더 이상 방금 전까지 자신을 쏘아보던 당찬 소녀가 아니었다. 카페트 바닥을 향해 푹 숙이어진 고개, 눈물 맺힌 눈가, 빨개진 코, 옷자락을 꼭 말아쥔 양 손부터 울음의 여파가 남아있는 어깨까지. 여제의 앞에 선 공주는 더 이상 당찬 소녀가 아닌 그저 겁 먹은 어린아이일 뿐이었다.
여제가 자신을 향해 한 걸음 앞으로 내딛자 공주는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리며 뒤로 반 걸음 정도 물러났으나, 곧 대단히 큰 실수를 하고 말았단 것을 깨달았다. 호흡이 가빠왔다. 다시 한 번 심기를 거스른 이상, 죽어도 할 말은 없으리라. 공주는 바들바들 떨며 겁먹은 눈동자를 찬찬히 들었다. 놀랍게도, 여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몸을 돌려 다시 거울 앞으로 걸어갈 뿐. 자신에게 되돌아온 여제의 한 쪽 손에는 예의 그 사기 그릇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여제의 검지와 엄지 위에 트뤼플 한 알이 올라앉았다. “먹거라.”
공주는 침을 꼴깍 삼켰다. 눈 앞의 고급 트뤼플이 맛있어 보여서가 아니다. 먹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상상했을 뿐. 공주가 손을 들어올려 트뤼플을 집으려는 순간, 가늘지만 탄탄한 손이 공주의 손가락을 탁 쳐냈다. 공주는 저도 모르게 얻어맞아 얼얼한 손을 품으로 숨기며 잔뜩 움츠러든 채 여제를 올려다보았다. 여제는 여전히 눈만을 내리깔며 트뤼플을 잡은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내가 네게 손을 쓰라고 했었느냐?” 공주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여제는 다시 한 번 잔뜩 움츠러든 공주의 눈 앞에 트뤼플을 가져다 대었다. “먹거라. 베어물지 말고, 핥아서.”
여제의 눈은 농담을 하고 있지 않았다. 공주는 울고 싶은 기분을 느끼며 작은 혀를 내밀었다. 바들바들 떠는 공주의 혀가 마침내 트뤼플에 닿자, 여제는 눈을 천천히 깜빡이며 공주가 하는 행동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공주는 트뤼플의 표면을 몇 번이고 핥았다. 공주의 끈끈한 타액과 여제의 체온이 맞닿아, 초콜릿은 뜨거워지며 또한 질척해져 여제의 손을 타고 흘러내렸다.
혀를 내어 트뤼플을 몇 번이고 핥으며 공주는 잠시 고민했다. 트뤼플을 전부 먹어 없애려면 여제의 손가락을 핥아야 했기 때문에. 하지만, 하지만 과연 여제가 그것을 그냥 넘길까? 긴장으로 빳빳해진 공주의 혀가 트뤼플을 잡은 손가락에 닿았다. 여제는 움직이지 않았다. 공주의 혀는 주뼛주뼛 트뤼플과 함께 가느다란 손가락을 핥기 시작했다.
혀는 점차 대담해졌다. 이제는 처음 호두만한 크기에서 땅콩 한 알 크기로 거의 녹아 없어져버린 트뤼플은 손가락 사이에 잡혀 있기도 힘들었지만. 공주의 끈적하고 달콤한 혀는 녹아내리는 초콜릿을 따라가며 여제의 손가락 사이사이를 훑었다. 녹아내린 초콜릿과 타액, 그리고 혀가 만나며 질척이는 소리를 내었다. 공주는 저도 모르게 호흡이 가빠지며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여제의 손등을 핥고, 손가락 사이사이를 입술로 천천히 빨아올리며 마침내는 작은 진주알만해진 트뤼플을 잡은 여제의 검지와 엄지를 한꺼번에 입 안에 넣고서 혀를 오물거렸다. 손가락 사이사이로 보이는 여제의 얼굴은, 여전히 무감정했다.
자신의 손가락 두 개를 입 안에 한가득 문 공주의 얼굴이 발그레하게 물들고, 호흡마저 달뜨게 변해있는 것을 본 여제는 그제서야 엷은 미소를 띄우며 공주의 입 밖으로 엄지를 빼내었다. 투명하지만 끈끈한 침이 주르르 떨어지며 카펫에 얼룩을 만들었다. 그리고, 여제가 마지막으로 검지손가락을 천천히 잡아뽑는 순간, 공주의 혀가 달빛에 반짝이는 그것을 쫓아 입 밖으로 딸려 나왔다. 여제가 검지를 접자 그를 따라 고개를 쭈욱 내밀던 공주는 아쉬운듯 작게 하아, 하는 소리를 내었고, 그 소리를 들은 여제는 바닥에 무릎꿇은 채 달뜬 숨을 가쁘게 몰아쉬는 공주의 머리에 깨끗한 손을 얹었다. 여제의 입꼬리가 달빛과 함께 비틀렸다. “어디, 맛은 있었느냐.”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이는 공주의 입가에 맑은 침이 한 줄기 진득하게 흘러내렸다. 공주의 턱으로 뻗어온 여제의 손가락이 그 침을 받아, 공주의 얼굴로 손가락을 살짝 밀어붙이며 그것을 훑었다. 곧 여제는 제 손가락에 맺힌 것에 혀를 내밀어 그것을 핥아올리고, 부러 공주가 볼 수 있도록 과장되게 꿀꺽 소리를 내며 목을 움직였다. 공주는 창피함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머리 위에 얹혀 있던 여제의 손이 공주의 고개를 꾹 내리눌렀다. 억지로 바닥을 향한 공주의 시야에 여제의 구두와 그 위로 녹아 떨어진 트뤼플 방울 세 개가 보였다. “아직은 서툴구나. 깨끗이 핥거라.”
구두를 핥으라니. 공주는 바닥에 개처럼 엎드려 여제의 발등을 핥아올리는 자신을 잠시 머릿속에 그려 보았다. 그 얼굴은 붉게 물들어 있었으며, 정말이지 기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공주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자신이 아닌 자신을 떨쳐냈다. 아니, 나는 저렇게 되지 않으리라. 공주는 고개를 들어 여제의 눈을 마주보았다. “아니, 하지 않겠습니다. 아무리 볼모라도 일국의 공주. 체면을 지키ㅡ?!” 짧은 한숨이 들리고, 여제의 다른 발이 공주의 뒤통수를 밟아 바닥에 찍어 눌렀다. 공주는 자신의 뺨이 여제의 구두에 눌려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위로 떨어져 있던 초콜릿마저 제 뺨에 들러붙는 것을 느꼈다. 여제는 천천히 도리질쳤다.
“내 아까 말하지 않았더냐.” 여제는 어깨를 으쓱이고서 공주를 짓밟은 무릎 위에 팔을 걸쳤다. “내가 다시 한숨 쉬는 일은 없게 하라고.” 여제의 발에 힘이 실렸다. 공주는 덜컥 겁을 먹었다. 구두 뒤축이 머리를 부숴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너무, 너무 주제넘게 나선 걸까? 그 순간, 공주는 여제의 구두에 뒤통수가 박살난 자신을 내려다보는 환상을 보았다. 텅 빈 자신의 눈과 눈을 마주치는 그 순간, 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 공주의 다리 사이가 축축하고 뜨겁게 젖어들었다. 여제는 울먹이는 공주의 머리채를 잡아 들어올렸다. 공포로 눈을 질끈 감은 공주의 입은 용서를 빌고 있었다. 혀를 내밀어 공주의 뺨에 녹아붙은 초콜릿을 천천히 핥은 여제는 그 머리채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이를 어쩌나. 체면을 지켜주려 했지만, 일국의 공주가 여제의 방에 실례를 저지르다니.” 공주는 몸을 움츠렸다. 다리 사이를 뜨겁게 적신 소변이 참을 수 없이 부끄럽고 미웠다. 굴욕감과 수치심에 절로 눈물이 흘러나왔다. 여제는 훌쩍이는 공주에게서 몸을 돌려 침대로 다가가 걸터앉아 다리를 꼬았다.
“저 쪽으로 가면 욕실이 하나 있으니, 몸이라도 깨끗이 씻고 오도록 하여라.” 공주는 비틀비틀 일어나 욕실을 향해 걸어갔다.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전에는 시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걸어갔던 길을 혼자서, 그것도 자신이 내보내 버린 불쾌한 액체에 젖은 채. 비참했다. 절로 눈물이 나왔다. 혼자 몸을 씻으며 터져나오기 시작한 눈물은 그칠 길이 없었다. 새로 옷을 갈아입고 그 앞에 선 자신을 여제가 이리저리 돌려가며 바라볼 때도, 침대에 눕혀져 옷마저 벗겨진 채 거칠고 난폭한 모욕과 함께 처녀를 빼앗겨 찢길 때도 눈물과 울음은 그치지 않았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모르게 여제는 울음을 그치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공주는 더더욱 목을 놓아 울었다. 그저, 슬펐다.
“그쳤느냐.” 여제의 벌거벗긴 품에 안긴 채로, 공주는 등을 돌린 채 훌쩍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주의 목 아래에 끼어진 여제의 팔은 이미 공주의 눈물로 젖어 번들거리기 시작한 지 오래. 부스럭부스럭 이불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여제의 나머지 한 팔이 공주의 어깨를 둘러 안았다. 공주의 등에 여제의 따뜻한 알몸이 달라붙어왔다. “이상도 하지. 왜 그랬을까.” 무엇을 말씀이십니까, 라는 목소리가 공주의 목구멍에서 맴돌다 이내 사라졌다. 여제는 아랑곳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아까 내 네게 모욕을 주었을 때, 눈을 굴리던 더러운 늙은이들의 얼굴이 기억나느냐.” 공주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여제의 손이 공주의 옆머리에 살포시 얹혔다. “내가 다 기억하고 있느니라.”
다음날, 대신 열일곱이 단두대에서 무거운 칼날에 목이 떨어지거나, 교수대에서 발 굵은 밧줄에 매달려 목뼈를 부수었다. 죄명은 간단했다. 역모죄. 황제의 것을 함부로 넘보았다는 것. 볼모의 드레스가 찢기며 드러난 가슴골에 눈길을 주었던 이들 중 아홉이 살아남았다. 이들은 앞의 열일곱보다는 유능하고 똑똑했다. 앞으로 이들은 궁내에서 감히 고개를 들 생각을 하지 못 할 것이다. 황제란 그런 것이니. 여제는 공주의 얄씬한 허리를 껴안고서 뒷덜미에 그 얼굴을 파묻은 채 깊이 숨을 들이쉬다 달콤하게 내뱉었다. 이리도 달고 귀여운 아이를, 어찌 그들의 앞에서 벗길 생각을 했을까. 여제의 왼손에 들린 트뤼플이 공주의 눈 앞에 멈춰섰다. 공주는 침을 꼴깍 삼키고서, 작고 귀여운 혀를 입 밖으로 내밀어 초콜릿을 핥았다.
뒤가 짤린거 같아…;;;더내놔 엘사 존나 패기 시바 지리겠네
와 시바 이거존잼이네;;;; 끆 여제엘사 끆
캬 정리까지 고마워!!!! 이거 어제 실시간으로 읽으면서 캬 크 와 헠헠 아주 다향한 효과음으로 섞어가면서 꿀잼으로 읽었는데ㅋㅋㅋㅋㅋ 지금은 밖이라 못읽어서 우선 선추 남긴다. 이따 다시 정독하러 오겠음ㅋㅋㅋ
와….분위기서 부터 명령하는 대사 하나하나 다 소름돋네…표현도 너무 제대로 되서….아무튼 개꿀이다 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