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갤러리

(g!p/능욕/14살) 안여우랑 엘임금

마룬CK 2014.11.30 10:21 조회 17692 추천 12

동양풍 좋아하지만 쥐뿔도 모르는 관계로 간단히. 배경은 조선시대? 궁이 원작 성처럼 서양식이 아니라 경복궁 같은. 엘타. 여우는 요망하게 여우처럼 구는 게 아니라 진짜 동물 여우. 경고하자면 능욕?

간단히 소개하자면 엘사는 열네 살 때 탐관오리들의 수작으로 부모를 여의게 됐어. 높은 벼슬아치자객에게 살해당했다 하자. 성군으로 살았던 아크다르와 이둔처럼 되지 않겠다고 결심한 엘사는 돌연 이제껏 인자했던 성품을 집어던지고 폭군이 된 거야. 문란한 정치를 하고 맨날 밤마다 무희들과 놀고 말이야. 흥청망청 노는데 사실은 시시때때로 제 목을 노리는 귀족들을 방심케 유도하려는 눈속임이었어. 뒤에선 저와 손잡은 귀족과 다른 부족들에게 귀족의 사병들과 맞붙어도 거뜬히 이길 수 있을 만큼 군사력을 키우고 있었지. 열여덟이 됐을 때 대신 섭정했던 왕가의 친척을 죽이고(국왕부부를 죽게 만든 결정적인 사람이기도 함) 그와 같은 당파였던 벼슬아치들도 죄다 죽였어. 섭정왕을 죽이던 날에 맞춰 그 당파에게 아주 큰 연회를 열 거라며 꼬드기고 말이야. 독에 빠진 쥐처럼 몰아넣고 한꺼번에 죽이지. 그때 엘사는 처음으로 지독한 피냄새를 알았어.

겉모습을 간단히 말하자면 엘사는 렛잇고 머리가 아니라 헤어밴드 머린데 헤어밴드 안 했음. 검은색 속삼에다 명암이 짙은 야청색 곤룡포를 입었다 상상하면 됨. 거추장스러운 옥대는 하지 않았음. 매일 헐렁한 차림새로 심드렁하게 용평상에 앉아 정무 보고 그랬음. 불량스런 태도임에도 신하들은 제 목이 날아갈까 아무 말도 못하지. 보다못한 누군가 했지만 그 다음날 편전대령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어. 아직 미성년자지만 무자비한 살육으로 폭군의 씨앗이 태동하며 그렇게 폭군으로서 눈을 떴지.

단숨에 정권을 틀어잡은 엘사가 점차 안정이 되고 차츰 자리가 잡혀가기 시작하자 다시 은밀한 살생을 계획함. 대상은 저와 손을 잡은 깊은 산속의 나라 소속이 없는 여우 부족이었는데,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니라 있어서는 안 될 종족이라 여겼지. 어느 만화처럼 여우 부족은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꿔갈 수 있음. 다만 사람일 땐 여우귀와 꼬리까지 감출 수 없는 걸로. 총 50명도 안 되는 소수의 부족이지만 탐관오리의 속사정과 사병 상황, 그리고 그들끼리 또 갈라지는 정황 등등 아주 세세히 전해주는 통신원이기도 했었음. 정말 많은 도움이 됐어. 하지만 그뿐. 대가로 부족에게 식량과 그외 자원 등등 주기로 맹약을 맺었지만 애초부터 엘사는 왕위에 오르면 여우 부족을 몰살할 생각. 참 쓸만한 종족이지만 냅두자니 후에 골치 아플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정식으로 즉위하던 대례식 날이 되던 늦은 새벽에 여우 부족 살생을 시작하지. 여우 부족 멸살이 일종의 의식이기도 한 것. 아무튼 의식처럼 자시가 되자 검은색 면복을 입고 면류관을 쓴 엘사가 친위부대에게 내린 명령 하나로 안일할 줄 알고 긴장 놓고 있었던 여우 부족은 닥치는 데로 잡힘. 한꺼번에 죽이자니 아깝기도 하고 눈 앞에서 제 지도자가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보는 절망을 보고 싶었음. 어렸을 때 부모가 살해 당한 걸로 딱히 표적은 없는 일종의 복수랄까. 산속에서만 살았던 부족이라 세상 물정에 어둡다고 하자. 아무튼 엘사는 부족들 모조리 잡아놓고 그들 눈 앞에서 부족장을 본보기식으로 죽이려 함. 우린 도와줬는데 왜 이러냐 물으면 엘사가 기다란 길이 있는 도로의 포석 위로 무릎 꿇어놓은 부족들 높은 계단 위에 웅장하게 있는 편전 입구에서 무심하게 제 턱을 매만지며 생각하는 척 하겠지.

뒤늦게 부족을 피신시키려던 부족장을 잡아들이고, 부족장 이름을 연신 부르며 절규하는 목소리에 엘사는 일면의 쾌락을 느끼며 참수시킴. 지도자를 잃은 부족들은 자포자기한 심정이 되고 모조리 다 죽임. 한순간 새벽에 여우 부족은 역사에 남길 새도 없이 사라진…줄 알았으나.

한숨도 못 자서 대례식 하지 말까 싶었지만 엘사는 결국 행하기로 함. 여우 부족 피냄새가 배인 면복의 내음을 맡으면서 그 짜릿했던 살육을 떠올림. 제 힘으로 부모를 죽인 늙구렁이보다 사악했던 한낯 벼슬아치들과 단지 손을 빌려줬을 뿐인데 순진한 부족을 몰살을 했으니까. 그래도 애완용으로 한 마리 냅두걸 그랬나. 동물로 모습을 바꿀 수도 있으니까. 부족 몰살시키고 아침까지 침소에 가만히 앉아있던 엘사는 입맛을 다시지. 피곤함에 엘사가 잠깐 눈을 감았는데, 그간 늦은 밤과 새벽, 그리고 숨막히는 정적이 찾아올 때마다 극도로 민감해지는 엘사의 오감이 경고를 보냄. 묵직한 잠결이 확 달아남. 용안에 무례한 찬물이 끼얹어진듯한 불쾌감을 느끼며 엘사가 눈을 번쩍 뜨지.

눈 뜨자마자 보이는 건 햇병아리 같은 노란 저고리와 피가 생각나는 다홍색 치마를 입은 여자아이가 은닉한 인기척을 확연히 드러내며 제게 단도를 쥐고 달려드는 모습이었음. 누구겠어. 부족장 딸인 안나였음.

뭐 이렇게 안나가 역관광 당해서 흥헠퍽퍽하고 엘사 전용 여우가 됐음 좋겠다. 정무 볼 때 편전에서도 대신들 얘기들 흘려들으며 한 손에 폭 들어오는 작디작은 붉은 여우가 오들오들 떠는데도 쓰담쓰담 했음 좋겠다. 이제 무서울 거 없는 폭군의 손 안에 쥐어진 여우의 목엔 딸랑딸랑 울리는 방울이 달린 목걸이가 있겠지. 그리고 밤에는 소복만 입은 여자 모습으로 흐앙퍽퍽. 몸이 들썩거릴 때마다 목걸이에 걸린 방울이 딸랑딸랑 소리났음 좋겠네 으히힣. 목줄 걸어서 질질 끌고 다닌다든가.

수간 아님. 아니야.

*

< 다른 이의 3차 안여우 복붙복붙ㅎㅎ >

안나가 여우치고도 작은 체구였으면 좋겠다.

매일 아침 세안용 물과 한약을 가지고 시녀들이 들어왔을때 보이는 광경은 곤룡포?만 걸친 엘사와 그 품에 안겨 ‘뭔 짓을 하는지’ 방울소리 내며 덜덜 떠는 안나였으면 좋겠다.

이른 새벽부터 작은 여우를 안고 만족한 엘사가 느긋하게 웃으며 시녀가 몸닦는걸 허락 했으면 좋겠다.

원문처럼 궁에서 항상 안나를 데리고 다녔으면 좋겠다 ㅠㅠㅠㅠ 무서운데 파들거리는 안나 귀 뒷부분도 손끝으로 쓸어주고- 장난 스럽게 꼬리고 꾸욱 잡아보고- ㅜㅜ

술상도 안나가 접대했으면 좋겠다.

하얀 소복만 입히고 백자를 들고 엘사 잔에 따르는거지. 목줄끝은 팽팽하게 엘사 왼손에 쥐여있고ㅜㅜ 아 존나 엘임금님이 안여우 능욕했으면 좋겠다 ㅜ 술자리가 좀 무르익으면 바닥에 술 붓고

“어디 짐승따위가 사람의 식기를 쓰려하느냐. 금수의 주제를 알거라.”

그럼 안나는 복종의 의미로 귀 잔뜩 내리고 바닥에 고인 술 할짝할짝…….

+
아 막 목줄도 되게 짧게 잡아서 안나가 이리저리 끌려다니면 좋겠다!!! 흥퍽할때 후배위 자세로 “짐승이라 이 자세가 가장 어울리는구나” 하고 펔!펔!

+
두 사람? 첫 관계때 엘사가 그냥 죽이려 했다가 저한테 제압당하고 밑에 깔려 낑낑거리는 모습보고 확 흥분해서 덮친거면 좋겠다. 원래 한마리는 애완용으로 기를까 고민했으니 뭐….

*

우선 첫관계는 어떻게 시작됐냐. 엘사는 정면으로 단도 들고 달려드는 안나를 피해 홱 몸을 옆으로 날렸어. 자객도 아니었고 평범한 부족장 여식이었던 안나는 그대로 엘사 등 뒤에 있던 병풍(화백이 그린 산이 있는 진짜 병풍)에 부딪히며 몸을 못추림. 병풍 무너지고 간담이 서늘했던 엘사는 울화에 가득 차 상박과 흉곽을 크게 내쉬며 눈물 그렁그렁한 얼굴로 괴성을 지르며 안나가 귀를 뒤로 젖히고 다시 엘사한테 달려듬. 두 손으로 단도를 뒤집어 엘사 얼굴에다 내려치려는데 반사적으로 안나의 팔을 후려쳐냄. 단도는 넘어진 병풍 위로 떨궈짐. 널부러진 서슬퍼런 칼날이 바로 시야에서 번뜩이자 엘사는 어린 시절 벼슬아치들이 보낸 자객의 암살 시도를 떠올리며 그때 감각을 다시 되살리지. 뭔가 다시 살아난 느낌이야. 물론 훈련 받은 자객에 비해 안나는 진짜 상대도 안 되는 하룻강아지였음. 인기척을 끝까지 숨기지 않고 결정적 순간이라 하기에 이른 때에 드러내고. 어린 폭군이 반격할 줄 몰랐던 안나는 당황해서 다시 단도 주을 생각도 못했지. 물론 줍기도 전에 엘사가 제 몸으로 밀쳐내며 안나를 넘어뜨렸어. 반항하듯 허공에 휘젓는 두 손목을 낚아채 움켜잡고 엘사가 안나 몸 위에 올라탔음.

그제야 저를 죽이려 했던 여자아이를 자세히 내려다봐. 확연히 눈에 띄는 머리 위에 붉은 머리칼과 같은 색을 가진 털로 뒤덮인 여우의 귀가 있어. 그 아래로 저와 닮은 대양 같은 청색의 눈까지. 폭군의 쌍심지가 번쩍였지. 얼굴을 자세히 보니 콧잔등 주변으로 자잘한 주근깨까지 있네. 그럼 동물의 모습일 땐 주둥아리쪽에 점알이 있겠구나. 밑에서 울먹이는 소릴 흘리며 몸을 버둥버둥거리는데 골반을 가둔 제 다리에서 뭔가 살랑이는 게 느껴져. 꼬리였지. 엘사가 웃음.

“오호라..”

거슬리던 면관을 벗어던지고는 상체를 숙여 눈물에 뭉개진 그르렁 거리는 안나 얼굴 앞으로 엘사가 왕의 얼굴을 했어. 한낯 짐승 주제에 용안을 정면으로 보게 되다니, 성은이 망극할 줄 알아야 돼.

“잘됐군, 아직 한 마리가 남아있었더냐.”

“당신이… 당신이…”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도 안나의 거센 버둥거림도 얼마 못가고 흐느낌. 그러든 말든 엘사는 가만히 시선을 내려 안나 옷차림을 훑어보지. 이대로 목을 졸라 죽여버릴 수도 있었어. 하지만 묘한 호기심이 앞섰지.

금수도 이런 옷을 입던가. 노란색 저고리라. 시선은 거의 풀릴듯 아슬아슬한 옷고름의 매듭에 향해 있었지. 그럼 어린 처자란 말인가. 아니, 어린 짐승이다.

“짐을 암살할거면 좀 더 치밀한 계획을 세웠어야 했다.”

“놔..!”

새롭게 발견한 유흥거리에 엘사는 압박에 힘을 가하지. 발까지 파닥파닥 거리며 안나가 몸부림치는데 엘사의 악력을 이기기엔 턱 없이 부족한 힘이었음. 게다가 가족과 부족을 한꺼번에 잃었는데 누가 정신적 충격을 안 받아. 심적으로 지친 건지 몰라도 너무 힘이 나약했음. 말라비틀어진 나뭇잎 같군. 엘사는 제 밑에서 끙끙거리며 빠져나가려는 몸부림에 조금씩 흥분하지. 손목을 움켜쥔 악력을 세게 쥐면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지며 색색거리는 것도 그렇고. 땀도 흘리는 것도 그렇고. 분노로 귀가 뒤로 젖혀진 얼굴은 붉은 머리칼로 색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음. 이거, 이거. 사람의 정욕과 정복을 끌어내는 짐승이 아닌가.

“네년 부족은 어디까지 인간의 탈을 썼느냐.”

“죽여버릴거야, 놔!”

“짐승은 입 다물고 있으라.”

왼손으로 안나 목을 꽉 움켜잡음. 숨통이 조여오자 안나가 엘사 손을 떼려고 붙잡는데 눈물이 고인 안나의 푸른 눈이 경악으로 물들어졌음. 엘사가 다른 손으로 저고리의 옷고름을 단번에 풀어버린거. 너덜해진 앞섬으로 무자비한 손이 파고들어가. 치마허리끈으로 압박된 봉긋한 가슴을 짓무르며 움켜쥐었지. 동시에 목을 조르던 악귀를 놓아버림. 숨통이 갑자기 트인 안나가 정신없이 기침하는 중에 엘사의 다른 손은 치마 안을 들추며 고간을 손끝으로 들쑤심. 새된 비명을 지르며 안나가 엘사의 면복 자락을 움켜쥐며 할퀴려들지만 검은색 부드런 비단은 찢어지지도 않고 구겨지기만 했음. 그렇게 천을 덧씌워 고간을 쏘싹거리고 가슴은 한줌 모래 쥐듯 그러쥐며 조물딱조물딱. 손놀림에 안여우의 소리가 점점 묽어지지. 낑낑대며 온몸을 비틂. 짐승이라 이리도 솔직한가 싶어 엘사는 반응이 족족 오는 안나를 세심히 관찰하고 결국 죽이지 않기로 함. 특히 고간 아래 삐죽 나온 꼬리를 콱 쥐자 흐응! 젖비린내나는 몸에서 자지러진 교성이 터졌음.

“암컷이로구나.”

이미 한눈에 다 간파했으면서 엘사는 비릿하게 조소하며 말함.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고리와 치맛자락을 찢어버림. 속저고리와 속바지마저 우악스레 벗겨버리고 속속곳(지금 말론 팬티)도 허벅지 반까지만 내림. 저도 면복 바지춤과 속옷을 내리며 곤두선 남근으로 도끼질하듯 박아버림. 숫처녀인 안나는 아직 뻑뻑한데 구멍에다 쑤셔넣는 거라 쾌락보단 고통으로 뒤덮였지. 강제적인 추삽질로 억지로 적응된 안나가 희멀건 애액을 쏟아내지만 머리 위의 귀가 잔뜩 내려간 상태로 들썩거리는 엘사 아래서 같이 흔들리며 끅끅거림. 엘사 얼굴을 할퀴려던 손은 힘을 잃고 소매자락을 꾹 쥐게 됨.

여기서 엘사 물건은 흔한 장정들보다 귀물이라 합시다ㅎㅎ 사정 기미가 오니까 엘사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펔펔펔펔 짧게 박아대다 사정 직전에 뿌리 끝까지 삽입한 채 뭉그적뭉그적. 하복부로 안나한테 꾹꾹 눌러대며 비비적거리지. 엘사가 옅게 부르르 떠는 순간 안나는 제 안이 뜨거워지는 걸 느끼며 나중에는 울면서 주상에게 잘못했다며 빌지만 이미 흥분한 엘사는 시끄러운 주둥아리 닥치라고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로 입 꽉 틀어막고는 펔! 펔펔! 펔펔펔! 그렇게 안나는 덜 성숙한 자궁 안에 혈기왕성한 어린 폭군의 정액을 양껏 담고 강제적으로 절정에 3번 정도 젖고 기절. 엘사는 제 체력이 다 없어질 때까지 박아댐. 친위병은 비명소리에 침소 입구까지 달려왔다가 질척한 물소리와 끅끅대는 신음소리를 듣고는 조용히 물러남. 그렇게 대례식이 시작 전까지 엘사는 사정하지. 기절한 안나를 내버려두고 면복을 추스리며 내팽개친 면관을 다시 썼음. 대례식 시작 전에 시녀에게 침소에 애완동물이 있는데 방울이 달린 목걸이를 단단히 매어놓고 깨끗이 씻기고 묶어두라 명령함.

나중에는 서열이 확실하게 우위에 선 엘사의 말에 본능적으로 복종하는 안여우는 하루종일 엘사와 보내고 매일 밤 격정적인…교미를…

+

매일 엘사 손이 떨어지는 날이 없는 안여우는 낮엔 동물의 모습으로 있고 밤엔 여우귀와 여우꼬리가 있는 사람 모습으로 시달림. 특히 늦은 밤에 얇디얇은 소복차림으로 술상 접대. 그리고 퍽퍽질. 초반엔 안나가 반항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사람 모습으로 목걸이와 목줄에 의해 엘사에게 질질 끌려다니며 궁전 내 복도를 쓸고다녔지. 안여우는 잔뜩 움츠리고 정말 얌전해짐. 식사라고 바닥에 던져준 음식을 사람 모습으로 손 쓰지 말라고 함. 짐승이 주제 파악하라면서. 그렇다고 동물의 모습도 허락지 않음. 결국 잔뜩 귀가 쳐진 모습으로 어서 먹으라 턱짓하는 엘사 눈치보면서 바닥에 나뒹구는 음식을 입으로 먹지. 게다가 주로 주는 게 물렁한 음식 종류라(예를 들어 노른자 안 터뜨린 달걀프라이 같은) 입가에 다 묻히거나 바닥이 더러워짐. 물은 안 주고 주로 술을 바닥에다 부어주죠. 3차에서 쓰인 것 가져왔음. 개좋…

아무튼 안나가 잠드는 시간은 늦은 새벽과 이른 아침 사이임. 엘사 한손 안에서 몸을 둥글게 말고 잘 수 있는 작은 크기라 엘사가 무리없이 편전 안에까지 데리고 다니며 쓰담쓰담 주물주물 콱콱(?) 손장난하지. 특히 복슬복슬한 꼬리를 쥘듯 말듯 감싸며 묘하게 잡아당기고 귀는 집게 손가락으로 연신 만져대는데 그럴 때마다 여우 모습인 안나는 목을 움츠리며 아주 미약하게 그르렁 앓아댐. 그래도 제 손안에서 지친 몸으로 푹 잠든 안나를 부드럽게 손으로 덮어보고도 그럼. 오전 업무로 보고 받고, 신료 접견할 때도 편상에 안나 내려놓고는 옥좌에 심드렁하게 앉은 채 검지로 안나 귀 뒷면을 건드리다 모가지 아래 등의 척추뼈부터 꼬리까지 주욱 훑어보든가 그럼. 그럼 안나가 부르르 떨면 목걸이에 달린 방울 소리가 조용한 편전에 적나라하게 들리기도 함.

난데없이 생각난 건데 대낮 조금 휴식 시간의 점심일 때 햇살이 들어오는 텅 비고 널따란 편전에서 변덕스런 엘사가 본래 모습(?)인 안여우한테 사람의 모습으로 하라 명함. 불길한 예감이 들지만 안나는 조용히 그 말에 따름. 당연히 실오라기도 걸치지 않은 모습임. 옥좌에 앉은 엘사가 몸을 움츠리며 파르르 떠는 안나한테 이렇게 말했음 좋겠다.

“짐을 기쁘게 해보거라. 하지 못한다면 네년은 오늘밤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이야.”

울며 겨자 먹는다는 심정으로 안나는 엘사의 곤룡포 자락을 살짝 들춰내고 구강성교 했으면. 읏읏거리며 참던 엘사가 나중에는 안나 머리채 잡고 컥컥대는거 무시하고 더 안쪽으로 끌어당겨 목구멍에다 콸콸 사정. 아님 안나가 엘사 위에 앉아 알아서 접합하고 어설프게 허리 흔들거나 앙앙 댔음 좋겠다. 꼬리랑 귀는 한껏 오그라들었다가 펴지고, 다시 안쪽으로 말아들어갔다 펴지고 반복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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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2
  1. Oliveoil 2014.11.30 10:26

    아싸 일단 선 댓

  2. 히익 2014.11.30 10:28

    기다리던거 드디어 나왔다

  3. 마룬CK 2014.11.30 10:36

    댓글로 조금조금씩 추가할거. 올린 건 저번과 같은 거임! 갑작스레 일 생겨서 추가는 못하고 부분부분 수정만 했어ㅠㅠ

  4. 히익 2014.11.30 11:07

    더 나온다니 좋다

  5. ㅇㅇ 2014.11.30 12:05 삭제

    캬 캬 존나좋다ㅠ더나온다니 어예!!존좋ㅎㅎㅎㅎ

  6. 쉼터지기 2014.11.30 12:23

    자기랑 같은 처치로 만들어놓고 능욕이라니 ㅠㅠㅠㅠㅠ 트루럽은 없나요..

  7. ㅎㅅ 2014.11.30 14:21 삭제

    아오시발 존나 좋다
    현퀘스트레스때문에 편두통 오던게 싹 사라졌음ㅋㅋㅋㅋㅋㅋㅋ 댓글로 조금씩 추가된다니 좋아서 주금 ㅇ

  8. ㅇㅇ 2014.11.30 17:49 삭제

    막 저러다가 어느날밤 엘임금이 안여우껴안고 깊게 잠들었는데 자객이 또 한번 들이닥치면 좋겠다. 안나는 제 부모의 원수에 저를 능욕하는 왕이지만 매일밤 살을 섞다보니 떡정이라도 생긴것인지… 사람보다 뛰어난 육감으로 자객을 알아차렸지만 한발늦어버린거지 (매일밤 불타는 정사로 고갈된체력과, 저녁 술시중을 들다가 바닥에 엘임금이 부운 술을 핥아마셔야해서)

    안나가 눈을떴을땐 이미 자객은 바로 지척에서 엘사를향해 칼날을 내보이고있었고 안나는 반사적으로 엘사를 지키기위해 제 한몸 내던지는거. 다행이 안나가 일어나 막을걸 예상치못해서 자객이 당황해버리는 바람에 급소에서 빗나가긴했지만 안나는 등을 깊게 베여버리고, 동시에 엘사가 깨어남. 자객은 도망처버렸지만 엘사는 제몸 위에 엎어진 안나를 살피는데… 이불을 척척히 적실듯 내뿜는 피를 느낌. 엘임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안고 안나를 목놓아 부르는데 안여우는 등에서 불에타는듯한 고통과 출혈로 정신이 혼미해지는 상태에서도 엘사목소리 알아듣고는 간신히 전하… 하고 웅얼거리다가 픽 정신 잃으면 좋겠다.

    엘사는 몇날며칠째 혼수상태에 빠진 안나옆 지키면서 깨어나지 않으면 그 죄 엄중히 물을것이야… 라고 말하면서 곤히 잠들어있는 얼굴쓰담쓰담.

    물론 안나는 깨어나겠지ㅋㅋ 이런 루트를타면 달달이 가능해지지않을까ㅋㅋㅋ 안나 체력이 회복되자마자 정사를 치르는데 등에 사선으로 길게난 칼자국에 엘사가 부드럽게 입맞춰주고, 이젠 능욕보다는 온정으로 안나를 보듬는다던가 뭐그런ㅋㅋ 끼에에엑 언제오니

  9. ㅇㅇ 2014.11.30 17:53 삭제

    끼엥 3차 바벨 가나요??? 두근두근

  10. Oliveoil 2014.11.30 18:40

    이거, 이거. 사람의 정욕과 정복을 끌어내는 짐승이 아닌가.

  11. ㅎㅇ 2014.11.30 19:07 삭제

    개꾸를ㄹ… 이어줘라!!!!!!! 아아아

  12. 마룬CK 2014.11.30 21:05

    너무 졸려서 올려놓고 잠깐 낮잠 잔다는 걸 이제 일어났네;; 미안;;

    궁에선 이미 안나에 대한 소문이 파다했음. 지루하고 일관적인 궁에서의 생활을 시시콜콜한 수다로 위로하던 궁녀들이 옹기종기 모여 안나에 대해 떠들어댔지. 지금으로 말하자면 뒷담화 대상으로 딱이니까. 이른 아침마다 수라상 올리는 궁녀들이 매일 소복의 앞섶이 벌어져 어깨에 걸챠진 채 뽀얗게 드러난 반라로 임금 품에 안겨있는 안여우를 매일 보는데 모를리가. 밤마다 늦은 새벽까지 날이 갈수록 척척해지는 정사가 임금의 처소에서 들리는데 대신 신하들에게도 전해지지. 편전에서나 어디서든 옥수(임금의 손)의 일부마냥 떨어지지 않는 붉은 여우가 안 보이면 이상할 정도로 자주 보는데 소문이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었지.

    과거엔 인자하신 성품이었던 임금을 홀린 요괴라며 살의를 띈 시선도 있거니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신하들은 안나에게 연민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음. 토사구팽이라 하지. 여우 부족들 잘 이용해 먹었으면서 왕위에 오르니까 가차없이 몰살 시켰으니까.

    한편 여색만 즐기는 어린 임금에게 선택받지 못한 궁녀들이 질투와 시기로 가득한 눈초리도 있었음. 그 여우만 안으니까 궁녀는 거들떠도 안 본다고 생각하는 거야. 사실 맞음. 엘임금은 안여우가 절정에 갈 때마다 머리 위로 쫑긋 나온 귀가 파들파들 떨면서 귀끝이 올라갔다 축 쳐지는 걸 아주 좋아함. 정사 중에 제 허벅지를 감아오는 털이 뽀송뽀송한 꼬리도 좋아함. 박을 때마다 박자에 맞춰 딸랑딸랑 소리나는 방울도 그렇고. 우습게도 치마허리끈에 방울 매달고 다니는 나인들도 등장했지. 물론 엘사의 반응은 없었음. 한낯 나인들이 임금 머리카락도 보기 힘든데 마주칠리가 없었지.

    얘기 들어보니까 여우에 푹 빠진 임금이 애완동물 직접 옷 입혀주고 목욕 시켜주고 한다네.

  13. 마룬CK 2014.11.30 21:18

    오오오 이거 좋다ㅋㅋㅋㅋ 달달루트로 노선 틀 수도 있겠네ㅋㅋㅋㅋ

  14. Oliveoil 2014.11.30 21:30

    끼에엑 뽀얀 가슴드러내고 아침마다 세근거리며 자는 안여우!!!!! 시녀들 눈에 띄려고 허리춤 방울 덕질 포인트 ㅋㅋㅋㅋㅋㅋ쩐닼ㅋㅋ

  15. 흥선 2014.11.30 21:40

    펔펔하는 박자에 맞춰 방울 딸랑이는거 진ㅉ 개씹꼴포 하읔
    시기질투에 빠진 궁녀들이 안나 구박하고 그러는건 아니겠지..

  16. ㅇㅋㅇ 2014.11.30 22:24 삭제

    궁궐 핫아이템 방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안여우 개꾸울 뭔가 순하게 생긴 아리? 느낌으로 읽고 있다 하읏하읏하읏

  17. ㅇㅇ 2014.11.30 22:54 삭제

    능욕같은 것도 말머리 달아달라카더라 안여우 ㅋㅇㅇ

  18. 마룬CK 2014.11.30 23:49

    잠깐 소동이 있었는데 안나가 엘사의 애완동물이 된 지 서너밤이 지난 날이었음. 도망칠 시도 안 해본 건 아니였어. 한번 안나는 엘사가 전각에 딸린 작은 방에서 시녀들의 도움으로 목욕 준비하는 순간에 빈틈을 노려 방 문틈 사이로 동물 상태에서 내립따 달음박질쳤지. 몸집도 작아 달아나기 쉬웠어. 딸랑딸랑딸랑. 조용한 방 안에서 방울 소리가 급하게 내달리자 엘사를 포함한 모두가 소리의 근원지로 시선이 화살처럼 꽂혀졌어. 검푸른 용포를 벗고 하얀 속삼만 입은 엘사의 파란 눈에서 쌍심지가 불꽃처럼 번뜩였음. 맨밑에 문틈 사이로 스륵 빠져나가는 붉은 털이 풍성한 꼬리를 봤거든. 목줄은 안 해놔서 바로 붙잡을 수단은 없었어. 아직 사태 파악이 안 된 궁녀들이 넋두리를 놓았지. 워낙 순식간이었거든. 찬바람 일으키며 잰걸음으로 안나를 뒤쫓아간 임금 덕분에 퍼뜩 정신차리고 우르르 뒤따라갔음.

    아쉽게도 안나는 쉽게 붙잡혔음. 방을 나가면 바로 나가는 길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엄연히 임금이 목욕할 방이니까 꽤 깊숙한 곳에 있어 내부 구조가 좀 복잡했거든. 좁은 복도로 수십 개 방이 있는데 너무 급박해서 오던 길이 기억나지 않는 거야. 제자리서 발만 굴리며 우왕좌왕하다 작은 방울 소리 듣고 금세 뒤쫓아온 엘사가 뒤에서 소리없이 다가와 꼬리를 움켜잡고 들어올리는 바람에 자유를 얻으려던 안나의 시도는 1분도 가지 못하고 수포로 돌아갔지.

    캥캥-! 꼬리로 들어올려진 터라 체중을 감당하는 하중에 꼬리뼈쪽이 너무 아파서 안나가 앞발뒷발 허공을 차는데 엘사가 높이 들어올리고 동공이 거세게 흔들리는 안나랑 마주하지. 임금의 푸른눈은 노기로 뒤틀려 사납게 가라앉아있었어. 성난 범처럼 매서웠지. 마주한 순간 안나가 움직임을 뚝 멈추고 캥캥 울지도 못했어. 뒤따라온 궁녀들은 지들도 긴장한 얼굴로 힐끔힐끔 훔쳐보고 있었고.

    “……짐이 친히 네년의 분수를 뼈저리게 일깨워주마.”

    그날 정사는 불타오르다 못해 안나의 정신이 녹아버렸습니다. 작은 방에선 울먹이는 신음과 찰박찰박 흘러넘치는 물소리, 수면끼리 부딪히는 듯한 찰진 소리(목욕물에 흠뻑 젖은 살끼리 충돌하는 거), 그리고 방울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고 함. 수백년 된 통나무 파서 만든 커다란 함지박에 뜨거운 물 안에서 안나 사람 모습으로 얼굴만 내밀어 굴곡위로 펔펔. 제 다리 위에 안나 앉혀놓고 밑에서 위로 추어올리기도 하고 각종 물속 체위. 정액이 번진 물에다 안나 얼굴 뒷머리채 잡고 처넣기도 하고. 안나가 폭삭 젖은 귀를 잔뜩 내린 채 원으로 된 함지박 통 둘레를 움켜잡고 엘사는 안나 꼬리 뽑아버릴듯 당기면서 후배위로 푹푹. 4분의 3만 채워진 물이 엘사의 극렬한 추삽질에 물결이 일어나 넘쳐 바닥을 적시고. 정액과 질액으로 목욕물은 누리끼리하다가도 뿌앴음. 목욕인지 뭔지 뭔.

    물기도 제대로 안 닦은 채 바로 처소로 돌어가서 촛불도 안 켜고 선 채로 안나 옷도 안 입히고 벽에다 밀어붙임. 흐트러진 소복차림에다 하의는 거의 벗다시피한 엘사가 안나 둔부랑 허벅지 사이 움켜잡아 들어올리고 가차없이 쑤셔넣음. 입맞춤도 안 하고 거리를 두고 마주한 채 얼마나 세게 박아대는지 방울이 딸랑딸랑 울리며 안나 발이 방바닥 위로 뜨다가 가라앉고를 반복함. 도끼로 나무 찍듯 격렬하게 박아버림. 허공에 뜰 때마다 안나는 엘사 등의 옷자락을 그러잡고 발가락은 오므려지고 꼬리는 자기 허벅지 꽉 둘러감아 바들바들 떪. 철퍽철퍽이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 살 때리는 소리가 났지. 난잡한 물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리고 말이야.

    “자, 잘못, 흐응! 잘못했, 앗, 하악…!”

    깊게 밀고 들어올 때마다 쾌락보단 고통으로 뒤덮여져 안나는 끝나지 않는 정사에 정말 죽을 지도 모른다고 겁 먹음.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엘사에게 잘못했다고 다신 도망치지 않겠다고 빎. 용서를 비는 순간 엘사는 찧던 부딪낌을 멈추고 아무 말없이 이불자리에 눕히지. 적막감이 흐르는데 안나한테 지겹게만 느껴지는 방울이 한번 딸랑, 하고 적막을 깼어. 귀랑 꼬리가 힘없이 축 늘어져 있는데 엘사가 안나 위에서 조용히 말했지.

    “반성했겠지? 절대복종 하겠느냐?.”

    “보, 복종, 복종하겠습니다.”

    “다시.”

    “저-절대복종, 하겠습니다.” 아직 물기가 덜 닦아진 귀가 눈썹 아래까지 축 내려가더니 안나가 눈치보면서 덧붙였어. “…전하.”

    이 다음부턴 조금은 부드럽게 했지만 결국 중간에 안나는 기절로 나가떨어졌습니다. 음식도 제대로 섭취도 못했는데다가 물보다 술을 더 많이 마셨으니 몸 상태가 말이 아님.

  19. 마룬CK 2014.11.30 23:51

    깜빡했다! 달았음! 알려줘서 고맙고맙.

  20. 흥선 2014.12.01 00:03

    ㅋㅑ…………………. 엘임금님의 정력과 기술에 혀를 내두르게 되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밥은 먹여가면서 떡쳤으면..ㅜㅜ 엘임금님 손에 들어갈 정도면 아직 아기라 성장기일텐데 저러다 끙끙 앓을까 걱정된다ㅜㅜ
    근데 안여우 아플땐 사람으로 변할 힘도 없어서 여우모습으로 낑낑거리면서 앓으려나? 상상하니까 찌통인데 씹귀여울듯

  21. 마룬CK 2014.12.01 00:46

    안여우 나이는 열넷정도. 아직 성장기라 더 커질 수 있지만 영양이 부족해서ㅠㅠ아프면 여우모습으로 앓는거 맞음ㅋㅋㅋ 씹귀ㅠㅠ또 사람으로 둔갑?할 힘도 없으니까 되려 엘임금은 하루에 한번 이상 꼬박했다가 못하게 되니 ㅂㄷㅂㄷ 욕구불만에 쌓일듯ㅋㅋㅋ

  22. 끼에에엑 2014.12.01 00:59 삭제

    안여우 비실대는거 졸귀 커엽! 빨리 다음도 내놓으시지

  23. ㅇㅇ 2014.12.01 01:12 삭제

    열넷이면 페도도 달아야하지않나? 아니면 빠르게 자ㅏ삭함8ㅅ8

  24. 히익 2014.12.01 01:39

    비실거리는 안여우 에피소드도 재미있겠다. 정사치르고 엘사가 자고 일어나니 옆자리가 허전해서 둘러보니 안나가 조그마한 여우가 된채로 낑낑거리고 있고 엘사는 처음엔 나중에 낫겠지 하고 늘 그랬던거처럼 편전에 한손으로 들고갔는데 대신들과 회의할때도 낑낑 점심이 지나도 낑낑거리자 서서히 걱정하고

  25. ㅇㅇ 2014.12.01 01:40 삭제

    끼에에에엥 많이 나왔다!!!!하응

  26. ㅇㅋㅇ 2014.12.01 01:49 삭제

    붉은여우 실제로 봤었는데
    진짜 미친 핵귀염 ㅇ

  27. 마룬CK 2014.12.01 01:57

    늦은 새벽, 엘사는 저도 지쳐 잠들기 전까지 기절한 안나를 뒤에서 껴안고 측와위 자세로 찰팍찰팍 넣은 삽입한 상태로 부비작거렸지. 그러니까 남경이 안나 자궁 입구까지 깊게 박아 넣은 상태서 잠들었다는 거. 얼마나 힘 썼는지 땀으로 범벅된 옷자락이 몸에 달라붙음. 초가을쯤이지만 땀으로 젖은 옷이 더워 텁텁한 것도 있고 엘사는 뒤척이다 귀뚤귀뚤 밖에서 아주 조용한 곳에 울려퍼지는 귀뚜라미 소리를 기점으로 하여 문득 눈꺼풀을 들어올리지.

    직감으론 아직 일어날 시간도 아니고 문짝을 덮은 한지로 비춰지는 바깥은 짙푸른 색 하늘빛이 새어들어오고 있었음. 묘시(새벽 5시~7시) 정도 일 거라 생각한 엘사는 불현듯 제 옆이 허전함을 느꼈어. 품에 쏙 들어오던 뜨뜻한 체온이나 양물을 한껏 조여오던 번질번질한 질 내벽도 느껴지지 않아. 쭉 뻗은 팔 위로 동그란 무게가 있어야 되는데 없었음. 이게 또 도망갔더냐. 잠결이 확 달아난 엘사는 아직 깨어난 의식에 적응이 안 된 눈을 가늘게 찌푸리며 물처럼 번진 시야를 뚜렷하게 모았음. 시야에 이부자리를 벗어난 제 팔과 텅 빈 온돌바닥. 임금의 명으로 밤마다 안나에게 전해지는 깨끗한 하얀 소복이 정갈하게 접혀진 채 구석에 놓여져 있었음. 입을 틈도 없이 정사를 치뤘으니 오늘 아침 수라상 자리에서 입고 있으라 할까. 아, 지금 내 옆에 없는-.

    정말 도망갔나?

    손을 더듬거리는데 닿는 건 아무것도 없어. 다시 철렁해지며 엘사가 시선을 약간 내렸는데, 자기 팔 밑으로 익숙한 붉은 털로 된 동그란 실뭉치가 보임. 보통 안 이랬는데 지금 처음이라 엘사가 눈을 끔뻑임. 안도감을 느끼다가도 난데없이 떠오르는 의문에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지. 진짜 여우 모습인 안나가 엘사에게 등을 지고 몸을 공처럼 말아 죽은 듯이 자고 있었어. 한손에 폭 들어오는 크기였는데 저렇게 콩벌레처럼 몸을 말으니까 더 작아보였지.

    이불이 덮혀지지 않은 곳이라 안나는 제 꼬리를 이불로 삼듯 몸을 감싸 색색거렸어. 엘사는 빤히 바라보다 문득 처음 봤을 때보다 윤기가 죽었다고 깨달음. 한손으로 안나의 등을 덮어주었다가 검지로 삐쩍 마른 가죽 위로 도드라진 척추뼈를 쓸었지. 그때 끼잉, 목 안으로 앓는 소리와 함께 안나가 더 웅크렀음. 저러다 영원히 허리 안 필 것처럼 말이야. 길들이려고 일부러 먹을 건 거의 안 주고 물 대신 술을 줬다만 금세 쇄약해진 것 같았음.

    뭐 엘사 의도이니 스스로 만-족하며 냅두지. 어차피 해가 떠있는 시간동안 딱히 제 명이 아니면 여우 모습으로만 있으니까 딱히 지금 굳이 깨워 사람으로 하라 명할 필요성도 못 느꼈음. 깊이 잠든 안나를 제 손을 이불로 대신하듯 덮어주며 엘사는 아까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잠듦.

  28. 마룬CK 2014.12.01 01:59

    열넷이면 페도인가?ㅋㅋ 애매하다. 그냥 14짤이라 붙였음ㅇㅅㅇ

  29. 마룬CK 2014.12.01 02:00

    끼에엑 내가 생각한 스토리랑 흡사해서 놀랬다!ㅋㅋㅋㅋ

  30. ㅎㅇ 2014.12.01 02:01 삭제

    내가 찾던 엘도라도가 여기인가…!

  31. ㅇㅇ 2014.12.01 02:05 삭제

    여기가 내 유토피아다

  32. ㅇㅋㅇ 2014.12.01 02:37 삭제

    끼에ㅔㅔㅔㅔ엑 엘전하 나쁘네 ㅠ 길들일라고 ㅠㅠㅠㅠㅠ 아파서 낑낑 대는 안여우에게 자비좀 ㅠㅠ

  33. 흥선 2014.12.01 08:48

    아이고 털에 윤기도 없고 성장기인데 척추뼈가 만져질 정도면 심각하게 영양결핍상태일듯ㅜㅜ 근데 또 엘임금이 왜 안일어나냐고 꼬리 콱 쥐는거 아닌가몰라.. 반나절 넘게 콩벌래상태로 낑낑거려봐야..
    근데 콩벌레진짜 씹귀졸귀ㅜㅜ

  34. ㄹㄹ 2014.12.01 09:14 삭제

    아 불쌍해………..ㅠㅠ……….불쌍해서 못보겠다 ㅠ;;;;

  35. 쉼터지기 2014.12.01 09:32

    끙… 중간에 달달로 갈줄 알고 기대를 했긴 했으나… 불쌍하다;;;;;;

  36. 마룬CK 2014.12.01 11:28

    날이 밝고 촛불 없이도 방 안이 훤해지자 아침 세안물을 가져오는 궁녀들은 익숙한 여우귀가 있는 여자아이가 안 보이자 아주 찰나의 순간 동안 움찔함. 혹여 어젯밤처럼 또 도망갔나 싶어 임금이 노했나 눈치 봄. 그런데 엘사의 얼굴은 평소처럼 흡족한 표정이었음. 의아해 하다가 한쪽 무릎 위로 올린 채 양반다리한 엘사의 왼쩍 허벅지 넓적다리에 몸을 둥글게 말고 자는 작은 여우를 발견하고 의문이 풀려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게 들어옴. 이제까지 피곤에 물들어진 얼굴로 옷은 거의 벗겨진 상태에서 임금님 품 안에 잠들어 있었는데 말이야.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듯 함묵적으로 입을 다물고 있지만 궁금해 하는 건 마찬가지였음. 감히 임금한테 물어볼 엄두도 안 났지. 어젯밤에 여우 꼬리 움켜잡아 들어올리고 찢어죽일듯 노려보던 게 뒷모습만으로도 무시무시한 기가 범람했으니까. 캥캥 허공에서 발버둥치던 조막만한 여우도 임금과 눈을 마주치니 입을 꾹 다물고 귀가 없어질듯 뒤로 젖혀지며 귀끝이 땅으로 꺼질 듯 내려간 걸 목격한 나인들이 한두 명이 아님. 두려움으로 지진난듯 요동치는 여우의 파란 눈도 안나가 엘사에게 가지고 있는 공포를 드러내기도 했음.

    함지박이 있는 방에선 거친 물소리와 딸랑딸랑 방울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는 걸 다 알고 있었음. 여자아이의 수몰돼 얄팍한 신음도 그래. 쾌락이 아니라 고통이 더 크다는 걸 상궁들 몰래몰래 몇몇 나인들이 문짝에다 귀 바짝 붙여 목욕하는 방 안 물의 향연을 엿들어 알 수 있었지. 묵직한 무게감 있는 것이 수면을 내려치듯 첨벙첨벙하다가 아이가 콜록거리며 꺽꺽거리다 숨 넘어가는 소리 들리고, 찔꺽찔꺽 찰팍찰팍 푹푹챡챡 각종 물소리 틈에서 터져나오던 꾹 막힌 비명(엘사가 손으로 안나 입을 틀어막음)으로 말이야.

    참고로 내전에서 일하는 궁녀들은 대부분 치마허리춤에 방울 달지 않았음. 이미 안나의 사연을 암암리에 퍼진 소문으로 아는데다 왠지 임금이 알면 궁궐에서 내쫓을 거 같았지. 맞음. 계급이 낮은 나인들을 관리하는 상궁들은 주상의 귀에 방울 소리가 들어가면 분명 안 좋을 거라 직감해서 걸을 때마다 방울 소리나는 나인들 있으면 곧장 방울 압수하고 타일렀음. 궁녀들의 질투 어린 시위는 겨우 3일 만에 9개의 꼬리를 살랑이며 왕을 유혹하는 요망한 붉은 구미호로 연상된 안나에게 향함.

    하여튼 궁녀들이 아주 정성스럽고 신중한 손길로 편안히 세안한 엘임금은 아침 수라상이 나올 때까지도 양반다리한 제 왼쪽 다리 허벅지 넓적다리에서 색색 자고 있는 안나를 내려다봐. 평소보다 체온이 뜨끈뜨끈한 게 아무래도 몸살난 것 같았음. 아직 어려서 그런가, 몸이 약한 것 같군. 어젯밤 일이 있었고 그간 목줄로도 혹독하게 교육시켰으니 괜찮으려나 싶었음. 오늘은 같이 궁 안에서 산책이나 해볼까. 연꽃과 연잎을 심은 큰 연못을 가로지르는 석고로 된 다리를 떠올렸지.

    “안나.”

    두 개의 산 능선을 그린 귀가 움찔. 내려간 귀가 쫑긋 올라가며 반응. 도중에 설명하자면 두번째로 관계(대례식 끝난 직후) 가질 때 이름이 있으면 말하라고 엘사가 말했음. 안나는 덜덜 떠는 목소리로 대답했고. 사실 안나는 엘사 이름 모름. 주상, 전하. 이런 칭호로 불리다는 것만 이렇단 걸 앎. 그렇다고 저걸 이름으로 안다는 건 아니고.

    “그만 일어나거라.”

    먼저 일어난 엘사가 제 다리 위로 깊이 잠든 안나를 올려놓은 거지만 이걸 알 리가 없는 안나는 부시시 일어났다가 이불보다 푹신하면서 폭이 좁아 어리둥절. 고갤 뒤로 젖히며 왠지 커보이는 엘사와 눈이 마주하자마자 펄쩍 뛰며 깜짝 놀라 혼자 쿠당 이부자리로 떨어짐. 방울 소리가 딸랑 울리고 엘사는 묘하게 긴장한 궁녀들과 상궁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푸하핫 웃음. 웃는 엘사가 무서웠는지 몰라도 안나는 벌떡 일어났지만 꼬리로 몸을 말고 귀는 뒤로 젖힌 채 야트막하게 방울 소리가 들릴듯 말듯 오들오들 떪. 잠결에 추워 체온을 찾아 제가 임금 몸 위에 올라갔나 싶어 놀란거야.

  37. 흥선 2014.12.01 12:03

    안여우 아직 몸이 성치않은데 산책갈 생각하다니 엘임금님 너무하다ㅜㅜ 오돌오돌 떠는거 귀여운데 찌통이야ㅜㅜ

  38. 쉼터지기 2014.12.01 12:10

    펄쩍 뛰는거 ㅠㅠㅠㅠㅠㅠ 귀여운데 불쌍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39. ㅇㅋㅇ 2014.12.01 13:32 삭제

    크헝 ㅠㅠㅠㅠㅠ 작고 귀여운것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임금님 자비 읍네 찌통이다 쬐그만한데 와들 와들 떨고 있으면 ㅠㅠ

  40. 마룬CK 2014.12.01 15:11

    그래도 아파보였던게 마음에 걸렸는지 조식으로 간단하게 나온 호박죽 몇 숟갈 주기도 했어. 물론 바닥에다 떨어뜨려줬지만 안나는 여우 입으로 허겁지겁 먹었음. 물도 주고 뭐. 아침 댓바람부터 술 들이키는 불량한 임금은 아니었으니까. 여느 때처럼 조식 먹고 정복인 야청색 용포로 환복하는데 엘사 발치에서 안나는 조는 건지 골골대는 건지 다소곳 바닥에 앉아서(여우니까 앞발과 뒷발을 엉덩이와 함께 바닥에 붙이고 꼬리는 뒤로 두고) 고개가 꾸벅꾸벅 밑으로 떨어지고 있었음. 한번은 푹 떨어지다가 방울이 딸랑이고 그 소리에 안나는 저 혼자 놀라고. 누가 봐도 여우는 상태 나빠보였음.

    궁녀들의 섬세한 손길로 아주 빈틈없이 깔끔하게 곤룡포 입은 엘사는 아침 조회가 없는 날 대신 약식(정식의 절차를 생략한 간단한 방식) 조례가 있는 날임을 깨닫고 오늘은 좀 쉬어볼까 고민하지. 열여덟의 혈기왕성한 활성도 가끔은 휴식이 필요할테니. 무엇보다 매일 밤 왕의 성은을 입는데 제 아무리 본능에 충실하는 짐승이다 한들 이따금 제 풀에 지쳐 기력 회복이 있어야 되잖아. 본능에 충실한 짐승이라. 그게 저인지 안나인지 구분이 안 됐어. 하지만 임금 한낯 미물에 불과한 짐승에 비유하다니.

    제법 익숙해진 것인지 엘사가 가볍게 오른손을 내밀자 안나가 꾸벅꾸벅 졸다가 몸을 하느작거리다 평소보다 축 쳐진 발걸음으로 손바닥에 엉덩이 붙이고 안착함. 앉아있는가 싶더니 폴싹 누움. 몸을 둥글게 말고 고롱고롱 잠듦. 사실 자주 있던 일이라 엘사는 별로 신경 안 쓰지. 다른 점은 체온이 뜨겁고 체중이 축 쳐진 것 같았음.

    하지만 편전에서 간단한 약식조례 내내 죽은 듯이 잠들어있고 아죽 얄팍하게 낑낑거리자 엘사는 얘가 정말 아픈가 신경쓰이기 시작하죠.

  41. ㅇㅋㅇ 2014.12.01 16:00 삭제

    끄읔 고롱고롱 잠드는거 싱상하니까 뇌가 흐물흐물해지다 아파서 그런거 생각하니까 짠하구먼 이제 엘금님이 슬슬 걱정하고 아끼기 시작할듯하군 ㅇㅇ 좋아 바람직해!!!

  42. ㅇㅇ 2014.12.01 16:07 삭제

    호박죽 준것 까진 좋은데 바닥에 떨어트려 줬다는거에 또… 아유…불쌍해 증말…….ㅜ_ㅜ…

  43. 쉼터지기 2014.12.01 17:07

    나쁜 임금 ㅠㅠㅠㅠㅠ 짐승들 아플때 관리못해주면 금방 죽어서 진짜 찌찌가 갈림..

  44. ㄴㄴ 2014.12.01 22:25 삭제

    아직 어린앤데 엘사가 너무했고 잘못했네
    저렇다 정말 상태 안좋아져서 심장이나 덜컹ㅇ해봐라

  45. 흥선 2014.12.01 23:21

    겨우 준다는 호박죽도 바닥에 떨궈주다니ㅜㅜ 안여우 너무 괴롭히지말았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긴하는데….. 엘임금님이 크게 후회하는 결정적인 일이 터지기전까지 좀만더좀만더 괴롭혔으면 좋겠다. 안여우 오돌오돌 떠는게 너무 커여워..

  46. 히익 2014.12.02 14:25

    어휴 춥다 입돌아가겠네

  47. 마룬CK 2014.12.02 23:46

    뭐,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지. 안나에게 안타깝게도 임금은 그러려니 넘김. 혹독했던 어젯밤 때문이라고 생각함. 틀린 건 아니야. 그간 영양 상태가 엉망이라 단기간 내에 급격히 몸이 나빠지고 있었는데 고문이라 할 수 있었던 전야를 기점으로 몸이 망가진 증상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 조용한 편전에서 들리는 대신의 목소리가 엘사의 귀에 들어오지 못함. 엘사는 지금처럼 안나가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나아질 거라 여김. 엘사 손 위에 동그란 실뭉치마냥 웅크려 자는 안나는 사실 아주 얕게 잠들어 있었음. 선잠보다 못해 한지처럼 얇은 잠이야. 편전에 들어서니까 조용한데 대신의 나직하고 묵직한 저음성이 정말 크게 들려 정말 미묘하게 움찔움찔 깨기도 했어. 그럴 때마다 반사적으로 낑낑 목안으로 앓았음.

    숲에서 잘만 살 때도 몸이 아프다는 걸 모르고 자랐는데 안나는 아프면 몸이 말을 안 듣는다는 걸 지금으로써 철저히 깨달아.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비몽사몽 헤매고 있었어. 오감이 유체이탈이라도 했나. 다만 촉각 하나만이 흐릿한 연기처럼 닿을듯 말듯 느껴졌어. 제 몸 밑에서 저를 받치는 임금의 손만이. 솔직히, 이렇게만 있으면 안락한데.

    하여튼 간단한 약식조례는 왜 했나 싶을 정도로 금방 끝나지. 엘사는 조용하고 고결한 발걸음으로 편전을 나가면서 여전히 제 손 안에서 송그린 채 고로롱고로롱 거리는 안나를 흘긋 내려다봐. 짐승도 미열을 품는 구나. 임금의 가라앉은 푸른 눈은 한껏 고요한 분위기를 품겼지. 윤기가 폭삭 죽은 볼품 없는 붉은 털은 지저분해 보였어. 좋아했던 복슬복슬한 꼬리도 이젠 메마른 나뭇가지처럼 생기가 없어. 어찌 죽은 산짐승의 사체를 보는 것 같아. 불쾌하면서 동시에 뭔가 덜컥 내려앉음.

    원래 궁 안을 산책하려했던 엘사의 발걸음은 침소로 향함. 그리고 상궁에게 일러 의원을 데려오라 명하지. 임금의 명으로 곧바로 온 의원은 엘사가 손에 든 여우의 상태를 살피라하자 어리둥절. 이해 못함. 하찮은 짐승을 보라니. 궁궐 의관인데 자부심이 상하기도 하지만 주상의 명이니 어쩌겠어. 딱 봐도 임금의 손 안에서 골골 대던 여우는 영양 결핍인데다 악질적인데다 아주 거친 교합으로 일어난 몸살이야. 음식 잘 챙겨주고 푹 쉬게 하면 낫는다함.

    엘사는 아무것도 안 하고 안나가 가만히 잠만 자게 냅뒀어. 두툼하게 접은 이불 하나 가져오라하여 그 위에 내려놓고 턱을 괸 채 잠든 모습을 지켜보기만 하는데, 점심 수라상이 나와도 안나는 두툼한 이불 위에서 몸을 동그랗게 말고 쿨쿨 깊이 잠들어 있었지. 달그락달그락 식기가 부딪히고 먹음직한 냄새가 분무해도 깨어나지 못할 만큼.

    결국 정오에 국정 현안에 대해서 비슷한 내용으로 대신 관원들과 의정부 대신들과 토론할 주강에 참여하기 위해 나가지. 안나 데리고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한 궁녀에게 침소 앞을 지키고 있으라 명하고 두고 나가.

  48. ㅇㅇ 2014.12.02 23:51 삭제

    호되게 당하는 엘사좀 보여주십사…

  49. ㅇㅇ 2014.12.02 23:53 삭제

    안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엘임금님 손 위에서 푹 잠들지도 못하고 얇은 잠으로 잠들었다깼다 반복하는 안여우 때문에 찌찌가 갈린다ㅠㅠㅠㅠ
    토론하고 와도 안여우가 죽은듯이 자고 있으면 점점 불안해오려나? 임금님도 맘고생 해보셔야….

  50. 마룬CK 2014.12.03 00:58

    대전의 옥좌에 몸을 구겨앉아 한쪽 팔걸이에 턱을 괸 엘사는 간간이 대신들이 묻는 말에 유연하게 대꾸하면서도 다른 생각에 빠져 듣는둥 마는둥 했음. 못 일어날 거라 생각은 안 하지만 또 도망칠까 불안한 것. 이 손에 꽃잎처럼 폭 들어오는 몸이거늘, 궁녀의 눈을 피해 도망가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닐 테니까. 뒤늦게 데리고 올 걸 후회하면서 대신들 말마다 허점을 끄집어내 비꼬는 걸 즐기던 엘임금은 입을 닫고 있었지. 오늘따라 왜 이리 조용할까 싶었는데 단번에 깨달았음. 늘 신체의 일부마냥 들고 다니던 붉은 여우가 없었으니까. 게다가 지금 왕이 집중 못하고 있다는 것도 간파해.

    이제껏 눈칫밥으로 명맥을 이어온 벼슬아치들은 임금의 비위에 맞추지. 보통 흔히 왕에게 망신주려고 기회 놓치지 않는 신하도 있기 마련이지만 저를 도와준 부족 몰살에다 저를 반대하는 그 당파를 연회장에서 한번에 참수시킨 걸 알기에 모두 입을 다묾. 현학적인 지식을 뽐내고 그럴싸하게 화려한 언어구사로 매번 아득바득 서로 물어뜯기도 하던 국정 현안에 대한 토론을 일찍 끝내기로 마음 먹음. 입밖으로 못 내뱉지만 지들끼리 눈짓으로 무언의 신호를 주고 받으면서 말이야.

    하지만 엘사는 이런 신하의 배려(?)가 기분 나빴어. 이 몸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고 말았구나. 굳건한 자존심에 살짝 금이 감. 그러면서 곧장 여우가 있어야 되는 침소에 잰걸음으로 달려가듯 걸어가지. 이미 임금의 붉은 여우는 궁궐 내 사람이면 공공연하게 다 아는 터라 제 손에 여우가 없어 딴 생각했자는 걸 신하들이 다 알아버린 거니까 짜증나. 열분난 임금님은 이게 다 그 여우 때문이라 탓해. 그래도 하찮은 짐승의 본능처럼 솔직하기 그지 없는 사람의 본성은 어쩔 수 없어. 당장 여우가 얌전히 있었다는 걸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겠단 말이야.

    침전(임금의 침방이 있는 집을 말함, 출처 네이버 사전)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갈색머리인 궁녀가 무언가를 안고 헐레벌떡 달려온 거야. 달음박질 소리와 아주 작게 들리는 방울 소리에 엘사도, 뒤에 따라오고 있던 나인들이 모두 의아한 얼굴을 했지. 왜냐, 의복이 몸의 윤곽을 훤히 드러내고 안에 속살을 내비칠 정도로 폭삭 젖어있었거든. 전, 전하. 임금 앞에 달려와 허릴 숙이는데 발치에 물웅덩이가 만들어질 정도로 물이 얼굴과 늘어진 치맛자락에서 뚝뚝 떨어지고 있었지.

    “그 몰골은 어찌된 것이냐.”

    익숙한 방울 소리에 의문을 가진 엘사가 나직히 말하며 물에 빠진 생쥐꼴인 나인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봄. 침소 입구 문짝 앞에다 세워둔 궁녀가 아니었어. 왕이 얼굴을 살피자 고개를 수그리는데 두 팔과 두 손으로 무언가 꼭 안고 있었지. 엘사는 시녀의 팔 밑에 축 늘어진 익숙해 보이는 기다란 꼬리 같은 것에 등골이 싸해졌어.

    “안고 있는 게……혹-.”

    말을 끊었지만 임금은 다 알았어. 감히 누가 물에 빠뜨렸냐. 눈치 빠른 엘사는 안면이 잔뜩 굳어짐. 안나와 같은 몰골인 시녀는 사나운 눈빛이 제게 꽂히자 황급히 말함.

    “스-스스로, 연못에 몸을 던지셨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어.

  51. ㅎㅇ 2014.12.03 01:15 삭제

    아루ㅠㅠㄹ융륭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유ㅗㅇ애 영고안 ㅠㅠㅠ

  52. ㅇㅋㅇ 2014.12.03 03:01 삭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쓰벌 죽으려고 했어 ㅠㅠㅠ 아픈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ㅇ

  53. 흥선 2014.12.03 07:36

    빼애애애애액 눈뜨자마자 이무슨 날벼락ㅜㅜ 아침부터 찌찌 쥐어뜯어야된다니ㅜㅜ 빨리 뒤 내놔 뒤…

  54. ㅇㅇ 2014.12.03 09:05 삭제

    끼엥ㅠㅠㅠ끼에에엥ㅠㅠㅠㅠ안나ㅠㅠㅠㅠㅠㅠㅠㅠ

  55. Oliveoil 2014.12.03 09:22

    뜬금없이 든 생각인데 나중에 다 해피해피 해지고 안여우가 궁내에서 새끼 강아지랑 기싸움하는거 졸귀겠다. 강아지는(뭐 이웃나라 조공품) “망!! 망망!!” 하는데 안여우는 “컹!! 컹컹!!” ㅋㅋㅋㅋㅋ 시바 절귀 ㅋㅋㅋㅋㅋㅋ

  56. ㄹㄹ 2014.12.03 10:47 삭제

    아….. 여기서 또 맘데로 죽으려 들었다고 또 괴롭히면 진짜 여기 나오는 엘사 정떨어질것같다. 설마… 그렇게 매정하진 않겠지.. 뭔가 느꼈겠지… 제발 좀….

  57. 흥선 2014.12.03 11:34

    시바 졸귀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이빨도 안난 강아지가 앙앙거리면서 물면 깨갱거리면서 엘임금님 품으로 파고들고ㅋㅋㅋㅋㅋ 나중에 강아지랑 친해져서 둘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뒹굴고 노는데 엘임금님이 그거 보고 질투폭발해서 여우모습금지시키고ㅋㅋㅋㅋㅋ

  58. ㅇㅋㅇ 2014.12.03 12:45 삭제

    ㅆㅂ 졸커 ㅠㅠㅠㅠㅠㅠㅠㅠ 안여우가 꼬리말고 엘금님 한테가면 엘금님 강아지 한테 버럭할듯 댓들 졸커네

  59. 마룬CK 2014.12.03 13:56

    끼에에에에에에엑 존나좋다 진짜ㅋㅋㅋㅋㅋㅋ댓들 존나 하드캐리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런 날이 올까 싶다만 이갈이 하는 강아지가 개껌 대신에 안나 꼬리 물면 깨갱! 비명지르고는 오돌오돌 떨며 눈망물엔 눈물이 그렁그렁하겠지ㅋㅋㅋㅋ 물린 꼬리 핥짝이다가 엘임금님이 부르면 쪼르르 달려가 품에 얼굴을 폭 묻고, 엘임금님은 그런 안여우가 너무 커여워서 강아지 혼내는 척 할듯ㅋㅋㅋㅋㅋㅋ

  60. ㅇㅇ 2014.12.03 18:02 삭제

    뒤…뒤를 내놔… 궁금해서 미쳐버리겠어

  61. 쉼터지기 2014.12.03 18:36

    궁금해 뒤져버리겠다,,, 욕들욕들

  62. ㅇㅇ 2014.12.04 00:24 삭제

    아이고 바람이 차다

  63. 마룬CK 2014.12.04 00:44

    안나가 스스로 몸을 던진 연못은 임금의 침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음. 사람에게 허리께만 닿아 높이로 얕지만 동물 모습인 안나에게 엄청 깊은 곳이었어. 게다가 빠진 것도 아니고 누가 악의적으로 빠뜨린 것도 아니라 스스로 명줄을 끊으려 했던 거야. 궁녀의 말에 엘임금은 잠깐 할 말을 잃어버리지. 스스로? 몸을 던져? 이 짐승 따위가. 어디선가 치솟는 노기에 엘사는 초가을인데도 물에 전신이 젖어 한기에 부들부들 떠는 나인에게서 빼앗듯 걸레짝마냥 늘어진 안나를 목가죽 잡고 낚아챔. 몸근육이 녹아내리라도 했나. 밀렵꾼 집에 즐비한 족제비 가죽만큼 생기가 없우. 아주 무겁고 차가웠어. 겨울에 묻어둔 독처럼 차가웠어. 혼란인지 분노인지 충격인지 선뜻 하나 고를 수 없는 심정이 응어리져 목구멍을 막아버리자 엘사는 미간을 잔뜩 구기며 숨을 죽였지. 숨 쉴 때마다 지독한 시체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안나가 죽은 건 아니야. 만약 저 나인이 아니었다면 정말 죽었을테지.

    목덜미만 잡았던 엘사가 이젠 두 손으로 앞발과 몸통 사이의 관절부분과 조막만한 엉덩이를 받쳐드는데 안진 않았음. 동공이 흔들리는 눈으로 엘사는 자신의 손아귀에 한움큼 쥐어지는 여우의 좁은 늑골을 내려다보는데 마지막 달음박질하듯 가쁘게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어. 아, 숨은 붙어있구나. 왠지 모르게 안심하면서 엘사는 다시금 콧잔등을 구겼지. 지독한 냄새. 축 늘어진 여우의 몸과 털에서 비 오듯 물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는데 이깟 때문에 임금이 손에다 이 더러운 물을 묻히다니. 이젠 불쾌함과 거북함이 뒤얽혀 속이 뒤틀렸어. 비릿한 물냄새. 그리고 덜 익은 귤처럼 시큼한 냄새. 정체야 밤마다 맡았던 거니 근원을 금방 알아차렸지. 체액의 내음이 이 여우의 몸에 절인 것마냥 배인 거야.

    오묘한 기분에 휩싸인 엘사는 당장 안나를 데리고 뜨끈한 아궁이로 방을 데워 바닥에 내려놓고 기다림. 나라의 왕이 저깟 짐승 때문에 지금 뭐하는 짓인가 회의감에 사무치면서 깨어나길 기다리죠. 왕에게 침소 입구서 자리를 지키라 명을 받았던 시녀는 쫓겨남. 알고보니 바닥 위로 쭈그려 앉아 잠든 거야. 아무튼 엘사는 안나가 일어나면 벌을 줄까 아님 버려버릴까 고민. 죽음으로써 짐을 벗어나려 했던 것인가. 미안함보다 소유물의 반항 어린 선택에 분노가 앞섰어. 엘사는 안나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이유는 촌각의 고뇌도 없이 바로 알아. 모두 입을 다물고 있지만 궁궐 내의 사람들도 다 알 거야. 아무리 입막음을 철저히 해놓는다 한들 사람의 입은 막을 수 없고 소문이야 금방 퍼지니까.

    침소 방에 단 둘이 있는데 아주 느지막한 자시(23시~1시)가 되어서야 안나가 눈을 떴지. 뜨끈뜨끈한 온도가 어미의 품처럼 안락했어. 눈 뜬 채 바닷속에 들어간 시야처럼 불분명하고 흐릿한 가장 먼저 보였던 건 그때까지 촛불 하나만 켜놓고 가부좌 자세로 앉은 채 저를 내려다보는 주인이자 왕이었어.

    “드디어 눈을 떴구나, 건방진 것아.”

    밑바닥부터 시나브로 부글부글 끓는 낮은 음성에 안나는 내가 살아있구나, 안심했어. 사실 죽음의 문턱까지 떠밀려 갔을 때 덜컥 겁이 났거든. 제 신세가 너무 한탄하고 답답해서 홧김에 선택한 종점이었건만 무서웠던 거야. 눈 앞에서 죽은 아비를 떠올리며 안나는 비참한 심정이 응고돼 속에서 북받치자 힘겹게 떴던 눈을 다시 감아버렸어. 그리고 벌을 기다렸지. 엘사와 떨어진 적이 없던 안나는 엘사를 잘 알았음. 목 움켜쥐고 흔들려나. 하지만 조용했어. 잠시 후 엘사가 부스럭거리다 훅, 촛불에 짤막한 입김을 불었지. 안나가 눈을 살짝 떴는데 아무것도 안 보임. 여우의 코로 심지를 태웠던 꺼진 불씨가 남긴 자욱한 연기 냄새가 들어왔어. 불을 끈 거야. 삽시간에 까만색 밖에 안 보이는데 안나는 사람 모습이 아닌데도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정사의 전초전을 기다리는데(자신이 어떤 상태이고 모습인지 인식 못함. 비몽사몽한 상태) 이윽고 어둠이 말하듯 다시 엘사의 목소리가 들렸어.

    “……지금은 편히 자두거라.”

    이례적인 말에 놀랄 틈도 없이 안나는 금방 잠에 빠져들지. 둘이 만난 이후 처음으로 아무 일도 없이 조용하게 잠든 날이었음.

  64. ㅇㅇ 2014.12.04 00:50 삭제

    엘임금이 안여우 엉덩이랑 앞발만 받쳐주는거 졸귘ㅋㅋㅋ

  65. 히익 2014.12.04 00:50

    안나 열때문에 온도 찾아 빠진건줄 알았는데 진짜 시도한거였네ㅠ 어서 다음 내놔

  66. ㅇㅇ 2014.12.04 01:17 삭제

    진ㅉㅏ글에약을쳐발랐나존나조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안여우능ㅋ욕당하는거찌통인데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7. 흥선 2014.12.04 09:45

    끼에에에엥 둘이 만난이후 처음으로 아무일도 없이 잔거면 그동안 안여우가 얼마나 시달렸을지 상상이 간다ㅜㅜ

  68. 마룬CK 2014.12.04 10:15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건 아닌가봐. 해가 중천에 걸려서야 안나가 부시시 일어났는데 침소 안을 훤히 비춰주는 햇볕이 눈을 찌르자 인상을 살짝 찌푸렸음. 정신적으로 나아지긴 했어. 만사 제 몸이 천근만근 무거웠었는데 한결 가벼워졌음. 안나는 두툼한 이불이 정말 폭신폭신 해서 기분 좋게 얼굴을 부비작거리며 도리질로 파고 들었지. 딸랑. 방울 소리에 두툼한 솜이불에 도리질치며 파고들던 몸짓을 멈췄어. 아. 외면하고 싶으면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현실이 들이닥쳤지. 꿈도 없이 정말 깊은 잠을 잤다만 그래도 머리를 징에다 박아버린 것처럼 띵하고 욱신욱신 통증이 있었어. 그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편히 못 잤는데 두통과 현기증이 없을 리가 없었지. 아무튼 주변이 화창한 것에 반비례적으로 너무 조용해서 반쯤 뜬 눈으로 둘러봐.

    약 3척 거리에(약 90cm쯤) 오늘 일정 모두 취소한 엘사가 쿨쿨 자고 있었음. 며칠동안 쉴 새 없이 정력을 쏟아냈으니 임금에게도 휴식이 필요했던 거임. 또 어제 안나 옆에서 일어날 때까지 계속 옆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안나가 깨어나고 나서야 저도 잠들었으니까. 그 전까지 혹여 죽을까 전전긍긍 했음.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지만 하여튼 불안한 맘으로 졸음까지 참았어. 너무 피곤하단 이유로 하루 일과를 모두 물리고 엘사는 침소에서 잠만 자기로 했지. 여우와 볼 일도 있고 말이야.

    잠든 임금을 보는 건 거의 처음이야. 매번 밤늦게 임금에게 시달리며 앙앙거리다 기절하거나 제 풀에 지쳐 도중에 잠들어버렸으니 안나가 보는 엘사는 잠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지. 눈 뜰 때마다 계속 깨어있었으니.

    후우. 숨을 크게 들이쉰 안나가 다시 고개를 이불 위로 내렸어. 잠을 그렇게 많이 잤는데도 또 졸린 거야. 이런 기회는 처음이고 앞으로도 별로 오지 않을 거니까 이때 잠을 많이 자둬야겠다고 생각해. 끄으응. 작게 목울대로 앓는 소릴 내며 다시 몸을 둥글게 말고 잠들었어. 제 꼬리를 베개처럼 두 앞발 사이에 끼워넣었는데 어째 퀴퀴하고 습한 냄새가 나지만 안나는 어렵지 않게 다시 잠들 수 있었지.

    얼마 안 지나서 임금이 살짝 눈을 떴어.

  69. 쉼터지기 2014.12.04 10:32

  70. 흥선 2014.12.04 12:09

    안여우 간만에 꿀잠자네 근데 밥도 안먹고 잠만자니ㅜㅜ 안여우 계속 잠만 자는거 보고 엘임금님 또 걱정할듯.. 건방진것 임금이 일어났는데 잠만 퍼질러 자다니 하면서ㅋㅋㅋㅋ

  71. ㅇㅇ 2014.12.04 13:53 삭제

    아… 그래도 그 상태에서 안 혼냈다는거에 감사한다 ㅠㅠㅠㅠㅠ

  72. 마룬CK 2014.12.04 18:47

    죽여버릴까, 내쫓을까, 가둘까. 엘사는 깨어나자마자 붉은 실뭉치처럼 보이는 안나를 바라보며 세 갈래를 나열했어. 짐이 제정신이 아니로군. 속으로 읊조리지. 임금이 자신의 소유물에 대해서 욕심이 많은 건 당연한 일이야. 즉위한지 1년도 채 안됐지만 형체 없는 무의미한 권력과 명예에 대한 탐욕으로 눈이 먼 탐관오리한테 부모를 여의고, 또한 저도 어린 시절부터 자객 암살 시도 때문에 밤마다 편히 잠들지도 못했으니.

    어찌보면 엘사가 3살 버릇처럼 갖고 있는 불면증은 당연한 거였어. 그러니까 밤마다 할 것을 찾아 공부를 하거나 조용한 새벽에 몸종이 잠든 처소에 찾아가 제 신세에 화풀이 하듯 박아버리고 다음날 머슴들을 시켜 쫓아냈지. 사람의 인생을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에 별 죄책감은 없었어. 여우 부족을 모조리 도살시키는데 일말의 후회가 없었던 이유이기도 해. 아니다 싶으면 바로 가차없이 사람을 버리고 죽이는데 익숙하니까.

    며칠 동안 계속 안아서 그런지 처음 길러보는 애완동물 길들이는 맛인지 몰라도 안나를 죽이는 건 고민이 돼. 저번에 도망가려다 얼마 가지도 못하고 미궁 같은 복도에서 붙잡혔을 때도 무너지는 표정이나 축 늘어진 귀나 그렁그렁 젖는 파란 눈이 아른거려. 짜릿했거든. 공포에 짓눌러 파르르 떠는 모습과 위압감에 복종하고 마는 짐승이 어찌나 귀여운지 몰라. 사람은 나중에 대들거나 복수하지만 동물은 한번 지고 나니 완전 쫄아서 꼬리를 잔뜩 안으로 말고는 미친듯이 떨거나. 도주를 시도한 죄로 숨도 못쉬게 박아버리는데 알아서 비는 처참한 모습이, 지나치게 가학심을 불러일으켜. 당장 깨워서 사람으로 하여금 깔아버리고 싶은데.

    저건 참 오래도 자는구나. 신생아가 자는 것보다 참 깊이도 자. 그만큼 피곤했던 뜻이기도 하니. 엘사는 후우, 깊게 숨을 들이쉬었지. 정오가 지났는데도 일어나지 않는 한 사람과 여우 한 마리는 자리에 누운 채 가만히 있었어. 하얀 햇볕 한장이 장지문을 가볍게 통과하여 침소 안에 드리워지고 엘사에겐 얇디얇은 뜨뜻한 이불이 되었지. 엘사는 소복차림으로 이불은 덮지 않는 채 이부자리에만 누워있었음. 눈이 따가울 정도로 세게 쬐어 임금은 눈을 감고 햇빛이 닿지 않는 천장으로 향했지. 근데 옆에서 딸랑, 방울 소리가 났어. 하얀색 햇빛에 눈을 꿈뻑이던 엘사가 안나쪽으로 고갤 돌리지. 잠결에 묵은 목소리가 나직하게 잠깐 깨버린 안나에게 향했음.

    “이제 일어났느냐.”

    귀가 쫑긋 올라가는 걸로 소리의 대답은 없었어. 뭐 동물 모습인데 대답할 수 있을리가. 그래도 알아들을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엘사가 눈 앞으로 희뿌연 잔상과 저 먼 중국의 폭죽 놀이(뮬란 본 사람들은 다 알 거임) 같은 오색을 띈 잔재가 시야를 가렸지만 엘사는 얼핏 보이는 여우의 윤곽을 잡아내며 제 옆자릴 툭툭 가볍게 쳤지.

    “이리 오너라.”

    눈 앞에서 공기의 흐름처럼 물결치던 자국의 잔상이 모두 사라지고 눈만 끔뻑이는 여우 한 마리가 온전히 엘사의 시야에 들어왔음.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으로 애완동물에 아주 적합하단 말이야. 동물이면서 사람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원하면 원하는데로 안아도 되고.

    “아무것도 안 할테니 짐의 옆으로 와라.”

    어제부터 왜 이러실까. 임금이 숨을 크게 들이쉬는 소리가 안나의 예민한 청각을 두드린 바람에 움찔하며 깨버렸거든. 이내 눈을 마주치더니 저를 그윽히 바라보면서 옆자릴 툭툭 치면서 오라고 하니까 이거 안 갈 수도 없고. 이내 딸랑딸랑 안나가 귀를 뒤로 젖힌 채 터벅터벅 걸어가 엘사의 팔과 몸통 사이에 벌어진 공간쯤에 쫄쫄 걸어가. 자리 잡고 다시 꼬리 말고 웅크리자 흡족해하는 임금님이 살살 머리를 쓰다듬어줬지. 처음에 손이 머리에 닿았을 때 안나가 흠칫했다만 봄바람처럼 유하게 쓰다듬는 손길에 절로 눈이 감겼어. 다시 둘은 고롱고롱 잠에 빠졌답니다.


    성장기 때는 잠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73. 흥선 2014.12.04 19:29

    끼에에에엥 진짜 봄바람처럼 분위기가 한층 유해진것 같다ㅋㅋㅋㅋ 그리고 안여우 성장기라니!! 안여우한테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두근두근

  74. ww 2014.12.04 21:35 삭제

    죽여버릴까 X 내쫓을까 X 가둘까 O 엘사 니 품안에 가둬뿌 ㅇㅇ…. 이제 학대 그만하고..ㅜㅜ

  75. ㅇㅇ 2014.12.04 22:48 삭제

    ㅇㄱㄹㅇ…

  76. 마룬CK 2014.12.05 10:35

    이후로 안나는 엘임금이 더 무서워짐. 왜냐, 낮밤이 모두 잠잠해졌거든. 시녀들 시켜서 동물 모습인 상태로 목욕당하고(?) 세끼 꼬박꼬박 그릇에다 챙겨주고. 또 이젠 밤마다 아무일 없이 쿨쿨 잘만 자는데 안나는 더 불안해진거야. 나쁜 건 아니야. 근데 폭풍 전야마냥 앞으로의 큰일에 대한 예고면 어떡해.

    사실 엘사는 안나가 깨어나면 함부로 목숨 버리려 했다고 혼내려 했어. 이미 그 목숨은 안나 것이 아니라 제것이니까. 단단히 벌을 줘야하는데, 엘사는 하지 않기로 했지. 대신 조용히 있기로 했어. 기분에 따라 생각이 이리저리 바뀌는 변덕스러운 임금님이라 그래. 아무래도 저 때문에 스스로 불미스런 선택까지 하려 했으니 자잘하지만 도자기 깨진 파편처럼 마음에 걸리는 건 어쩔 수 없는 도리였음. 무엇보다 여우 모습으로만 봐도 뼈에다 화선지마냥 얇은 살가죽만 뒤집어 썼는데 살이라도 포동포동 찌워놔야겠다 싶었지. 겉보기만이 문제가 아니라 건강상으로 신경 쓰이고 말이야. 저 상태로 사람의 탈을 쓴다 한들 종이인형이 따로 없을 테니까. 발 헛디뎌 넘어졌는데 뼈가 부러질 것 같았음.

    며칠 동안 안나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지냈음. 초반에 제 몫이 나오는 수라상에 더럭 겁에 질리고 말았지만. 어리둥절하고 아파서 사람으로도 변신(?) 못하는데 임금이 그릇채 제 앞으로 툭 건네주고 말이야. 아침은 간단한 죽으로 시작하고 점심은 고기반찬에 저녁에도 안나한테만 고기반찬이 나오는 거야. 임금의 명에 수라간이 뒤집어졌지만(임금이 먹는 것도 아닌데다 애완동물이라 소문난 여우였으니) 뭐 어쩌겠어. 밤마다 침소는 신음과 물소리로 시끄러웠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

    안나가 윤기를 찾아가며 기운을 되찾고 완전히 회복됐을 때도 엘사는 가만히 있었어. 안나가 무리없이 사람 모습으로 돌아와도 밤일은 없었지. 맨날 벗기기 위해 입으라 했던 소복 옷고름이 흐트러지자 말없이 매듭지어줬으니 말 다 했지. 팔베개 해주고 꼭 안고선 자기만 하지 정사는 없었어. 초반엔 안나가 또 시작하려나 경직된 상태로 잠들었지. 차츰 임금의 품도 익숙해지자 되려 안나가 쌀쌀해진 밤바람이 새어들어오면 엘사 가슴팍으로 도리도리 고개를 파묻으며 바짝 붙어왔으니까. 그럴 때마다 임금님이 꾹꾹 허벅지 꼬집어가며 참는 것도 모르고. 예전 같았으면 그냥 깔아뭉갰을텐데 한번 안 하니까 왠지 강박증 같은 게 생긴 거야. 또 안나가 나쁜 선택이라도 하면, 그땐 정말 뭐가 폭발할지도 모르겠어. 게다가 저번처럼 다시 한번 시녀가 구해준다는 보장도 없거니와 어찌보면 운이었으니까.

    그렇게 안나는 임금의 곁에 있는 게 예전마냥 악몽 같지 않아졌음. 잠잘 때도 제 옆으로 오라며 옆자릴 툭툭 치는 것 말고는 딱히 별 말이나 행동이 없으니 점차 익숙해지는거지. 하루종일 데리고 다녔었지만 안나를 믿는 건지 몰라도 이젠 혼자 산책해보라며 자유시간도 주고 그랬어. 그래도 뒷말은 저번처럼 그런 일 벌이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지. 이미 의식적으로 엘사를 주인으로 인식하게 된 안나는 도망갈 생각은 하지 않았어. 게다가 궁은 워낙 넓으니까 구조도 복잡하고 말이야. 혼자 누각 주변에 있는 살구나무를 벅벅 긁으며 놀기도 하고, 바닥에 수북히 쌓인 단풍잎들 위에 올라가 몸을 뒹굴거나 땅굴 파듯 앞발로 파내며 뒹굴뒹굴. 또 정원에 핀 꽃열매 먹기도 하고. 한번은 너무 밤늦게까지 놀아서 이게 또 도망갔어?! 전전긍긍하던 엘사한테 크게 혼나기도 하고. 물론 여기서 혼난다는 건 잔소리야. 마지막은 “돌아왔으니 됐다.”로 끝났으니까. 그렇게 초겨울이 다가오기까지 궁궐 안 사람이면 딸랑딸랑 방울 소리와 함께 궁궐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여우를 모르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게 되었지.

    하루 일과가 끝난 엘사가 침소 안뜰채로 들어서면 딸랑딸랑 여우가 달려와 마중오기도 했어. 늦가을엔 여우의 윤기가 처음 봤을 때보다 빛이 나고 더 풍성해진 꼬리털이나, 축 쳐진 발걸음이 아닌 총총 튀어오르듯 통통 튀는 가벼운 발걸음이었지. 그렇게 다가오면 임금이 보기 드문 인자한 얼굴을 하곤 두 손으로 엉덩이 받쳐주며 안아들기도 했어.

    뭐 이렇게 나름 잔잔해졌는데 연못 위로 살얼음이 띄는 어느 겨울날이었지.

  77. 쉼터지기 2014.12.05 10:53

    캬 인자한 임금님 통통 튀는 여우 캬

  78. ㅇㅇ 2014.12.05 11:09 삭제

    캬ㅠㅠ지금 잔잔한데 또 무슨일 나는건가 불안ㅜ

  79. ㅇㅇ 2014.12.05 12:00 삭제

    아냐 그럴리 없어….

  80. 마룬CK 2014.12.05 16:45

    경고문 새로고침: 여기서부턴 능욕x 타캐 둘 사이에 껴드는 건 아닌데 아무튼..

  81. ㅇㅇ 2014.12.05 18:44 삭제

    ㅋㅑ~~~~~~~~~~~~~~~~ 두근두근

  82. 흥선 2014.12.05 22:56

    경고문 써놓고 왜 안나와ㅜㅜ

  83. dd 2014.12.06 22:03 삭제

    추워요……얼어죽을 것 같아……

  84. ㅇㅇ 2014.12.07 00:40 삭제

    콜록콜록…ㅠ

  85. ㅇㅇ 2014.12.07 13:37 삭제

    돌아와

  86. 쉼터지기 2014.12.08 10:07

    인부(타캐)가 숙자 능욕하고 끝났답니다 모두 돌아가주세요 ㅇ

  87. ㅇㅇ 2014.12.08 17:52 삭제

    여우는 그렇게 살얼음 띄는 겨울에 매말라 죽었나 보구나….타캐란건 저승사자인가 그럼…..

  88. ㅇㅇ 2014.12.08 21:06 삭제

    파트라슈…너무 추워….

  89. ㅇㅇ 2014.12.08 22:31 삭제

    ㅋㅋㅋㅋㅋ 씨발 저승사자 ㅠㅠㅠㅠㅠㅠㅠ 극암 타캐

  90. ㅇㅇ 2014.12.08 22:32 삭제

    아이고 아이고 비니루도 다 소용없네!! 추워 죽겠어 욕씨들….

  91. 흥선 2014.12.08 22:35

    랄랄라 랄랄라 랄라라랄라랄랄라 파트라슈와 함께 걸어요~

  92. 쉼터지기 2014.12.09 07:51

    어제 공지 비슷한 댓을 본 것 같은데 얼어죽기 직전에 본 환상이었나…

  93. ㅇㅇ 2014.12.09 08:52 삭제

    나도 공지 봤는데…지워진거 보면 버려진 바벨인가바.. ㅠ0ㅠ…

  94. 눈눈 2014.12.10 22:48

    생존신고 해놓고 안오다니 기다린딘

  95. ㅇㅇㅇ 2014.12.12 17:20 삭제

    여우야 여우야~ 뭐하아니-.?

  96. 눈눈 2014.12.17 11:29

    여긴 죽었구만.. ㅠㅠ

  97. 쉼터지기 2014.12.18 15:59

    임금님 붕어하셨답니다

  98. DD 2014.12.18 20:47 삭제

    임금님 언제오시나요 ㅜㅜ

  99. ㅇㅋㅇ 2014.12.20 17:12 삭제

    둘이 사랑의 도피를 한건가 대신들이 짐승과는 혼인이 불가하옵니다러고 해서?

  100. 마룬CK 2014.12.20 19:17

    안나는 궁 생활에 제법 익숙해진 상태였음. 솔직히 털어놓자면 숲에서 살았던 때보다 재미는 없지만 편해. 사냥 안 해도 음식은 제때제때 나오고 임금님도 저를 건드리지 않으니까. 밤마다 눈물과 살갗이 찢어지는 통각으로 지샜는데 홧김에 연못에 뛰어들었던 걸 계기로 편히 잠들 수 있었어. 그렇다고 침실도 따로 마련해준 건 아니지만 죽부인마냥 꼭 끌어안고 자는 거 말고는 아무짓도 하지 않았으니까. 이제 노동에 가까웠던 정사는 안 하려나 싶어. 하지만 몸이 적응되었기 때문인지 잠들기 직전까지 뭔가 허전한 느낌에 사무쳐서 텅 빈 마음이기도 했지. 이유가 뭘까. 비단 하루도 빠짐 없이 몸을 부대꼈기 때문일까.

    마음 한켠이 황량하게 빈 듯한 허무감이 안나를 좀먹어가는데 원인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지. 가끔 꿈을 꾸기도 했었으니까. 폭군의 명으로 소수였던 부족 하나가 완전 살육당했던 날 말이야. 동양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지만 영어로 하자면 제노사이드. 부족장이었던 안나 아빠가 안나를 빼내지 않았다면 안나도 그 자리서 죽었을지도 모를 일이야. 차가운 돌 포석 위로 나뒹굴어진 아빠의 목, 망연자실해진 사람들, 저만 살아남게 돼 망령들에게 원망 어린 눈길을 한몸에 받는 악몽도 꿨었어. 과연 임금과 이렇게 지내도 될까. 이성은 “이러면 안 돼” 라고 우짖고 있었지만 본능은 달라. 어딘가 뻥 뚫리는 듯한 죄책감이 들었어.

    부족의 원수는 단연코 임금님 한 사람이야. 부족들 몰살당했던 그 날에 호신용으로 갖고 있던 단도로 임금을 죽이려 했었지.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왕에게 역전 당해서 되려 온갖 성적 수모를 당했었어. 14살 나이에 죽지 못해 산다고 하루하루 버텼으니. 돌이켜보면 호랑이가 담배 피던 시절처럼 아주 옛일로 느껴져.

    어느덧 계절이 흘러 정말 겨울이 찾아왔어. 임금님이 아침 정무를 보는 동안 연못가 산책했던 안나는 잔잔한 표면 위로 살얼음이 끼는 걸 망연히 내려다보기도 했지. 보기만 해도 날씨가 얼마나 추운 지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어. 딱히 약조는 없었으니 안나는 낮엔 여우 모습으로 잘만 다녔지. 모르는 궁녀들이나 대신들이 없을 정도니까. 그러니까 나인들이 궁에 총총총 노닐고 다니는 여우가 그저 한낯 짐승이 아니라 안나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야.

  101. 야동k 2014.12.20 19:33

    얘네도 어여 행보케져서 떡치면조켔다

  102. ㅇㅋㅇ 2014.12.20 19:45 삭제

    안나 공허해 하는거 맘아프네 으..

  103. 눈눈 2014.12.20 20:36

    여기서 타캐가 안나 위협하는건가

  104. 마룬CK 2014.12.22 12:00

    도저히 안 써진다. 바벨 종료.

  105. 마룬CK 2014.12.23 00:01

    종료했던 건 많이 성급했던 것 같다. 간단히 완결은 어떻게 되는지만 간추려서 쓸게. 정말 미안..

  106. 눈눈 2014.12.23 00:59

    ㅠ 설정 정말 좋았는데 엘산나 달달떡도 안하고 끝나는구나 ㅠ

  107. 마룬CK 2014.12.23 01:18

    안여우를 모르는 사람을 떠 빨리 찾는 게 쉬울 정도로 안나의 존재는 궁에서 공공연해져. 치마허리끈에 방울 달고 다니면서까지 여우를 질투한 나인들은 임금님 곁에서 결코 떨어진 걸 본 적이 없다가 한 계절이 지나면서도 더 이상 곁에 두질 않자 내심 기뻐했지. 드디어 전하께서 여우에게 질렀나보다, 우리도 임금의 성은을 입어 출세할 수 있는 기회가 내려졌구나. 떡 줄 사람은 줄 생각도 안 하는데 저들끼리 김칫국을 마셨어.

    물론 착각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지. 여우가 낮엔 혼자 잘만 돌아다녀도 밤엔 임금의 처소에서 잔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니까. 방자하게 사람의 모습으로 둔갑하여 사악한 꼬리를 흔들며 임금을 유혹한다고 정말 제대로 왜곡된 소문이 퍼졌어. 임금님이 지내시는 내각에 소속된 나인들은 안나의 속사정을 알고 있었지만 약속이라도 한듯 함묵하고 있었지. 자못 이미 기정사실화가 됐고 바로 고친다 한들 뒤늦게 임금이 아신다면 그 노기가 제게 향할지도 모르니까. 한 부족을 한 시진도 안 걸려서 무참히 살육한 무서운 사람이란 점을 입을 더더욱 다물게 만들었어.

    사건은 초겨울에 차디찬 눈을 끼얹어진 한겨울이 되던 시기에 일어났지. 임금님은 오전 회의로 바빠. 늘 바쁘시긴 하지만. 어찌됐든 이제 제게 잘 대해주는 임금과 함께 사는 것과 궁에서 지내는 것이 씨가 되어 죽은 부족을 향한 죄책감으로 절여진 회의감을 품은 안나는 여느때처럼 오전에 총총 튀는 걸음으로 연못가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지. 딱히 목적지가 있는 건 아니지만 겨울의 싸한 얼음바람이라도 맞아야 속이 시원할 것 같았어. 게다가 함박눈도 내려서 더 추워진 날씨로 나름 효과가 있었는데 그래도 속이 뻥 뚫린 허무감이 몸속을 기생충처럼 도사렸지. 답답해. 문득 언제까지 여기서 이러고 지내야 싶기도 하고. 죽을 때까지일까.

    몸에 기운도 없는데다 오늘따라 유난히 산책할 맘도 없어서 안나는 연못가만 한 바퀴 돌고 처소로 돌아가기로 했어. 안나의 몸엔 눈들이 쌓여있었지. 코에 눈이 닿자 킁-! 하고 고갤 수그리며 재채기했어. 함박눈을 받은 궁은 온통 하앻어. 마치 궁이 새하얀 이불을 덮은 것처럼. 하얀 눈이 수북한 연못가는 신기했어. 연못에 닿은 눈은 녹아버렸지만 군데군데 살얼음이 낀 부분은 조금조금씩 쌓였지. 그러다 얇은 살얼음은 두터운 얼음판이 되기도 했어. 연못에 발가락만 살짝 닿아도 발가락이 얼지도 몰라. 정말 뼛속 깊이 차가울 거야.

    딸랑딸랑. 등이고 발이고 눈이 잔뜩 들러붙은 여우가 연못을 가로지른 돌다리 가를 걸어다녔어. 새하얀 눈 때문인지 방울 소리가 정말 깊은 산속 도랑에서 흐르는 신선한 물처럼 투명하게 들렸지. 온통 하얀 눈에 뒤덮여 스스로 빛을 내는 듯한 광경에 눈알이 아릿할 정도였어.

    돌다리 언저리를 노닐다보니 문득 옆으로 자신의 모습이 수면 위로 비춰졌어. 거울 같아. 안나는 다리끝에서 걸음을 멈추고 고갤 갸웃거리며 제 모습을 빤히 내려다봤지. 눈에서 반사되는 듯한 빛에 여우의 털은 붉다 못해 주홍빛으로 되비쳤는데 확실히 윤기가 되살아났어. 엘사가 봤다면 좋아할 형색이야. 동물의 모습. 그리고 제 사람의 모습이 여우 형상 위로 겹쳐졌지. 저 상태로 온갖 정사를 당한 기억이 퍼뜩 떠올라 혼자 도리도리 얼굴을 세차게 저었어. 이제 안지도 않고 정말 잠만 자니까. 안나는 이제 연못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이 담겨진 시야를 막론하고 다른 차원으로 빠진 양 생각에 집중해. 그래서 잔뜩 숨 죽인 채 뒤에서 살금살금 다가오는 인기척을 감지하지 못했지. 안나는 늪처럼 깊어지고 끊어지지 않는 실처럼 이어지는 연쇄의 사고를 멈추지 않은 채 생각의 아귀로 빠져들었어. 귀는 점점 아래로 향하고 눈꼬리는 망연하게 쳐지기 시작해.

    이럴 때 도망갈 수 있는데 나는 왜 여기서 지내는거지?

    난데없이 이런 의문이 불쑥 튀어올라왔어. 점차 자기비난으로 변질됐는데 “난 배은망덕한 짐승이야” 라고 생각한 순간, 안나의 뒤에서 딸랑, 또 다른 방울 소리가 났어. 내려간 눈꼬리가 바로 올라가고 쳐진 귀끝은 쫑긋 세워졌어. 임금의 명으로 억지로 매여진 방울 달린 목걸이지만 이젠 아예 제 몸의 일부라고 느껴진 것처럼 방울 소리. 안나는 분명 돌석처럼 가만히 있었는데 방울이 울릴리가 없어. 이상해. 소리가 난 곳이 제 것이 울린 것 치고는 너무 높아. 정체를 모르는 인기척이 헙 숨을 날카롭게 삼키며 당황해. 확연한 존재감이 바로 등뒤에서 느껴지자 싸한 소름이 돋았지. 눈을 번쩍 뜬 안나가 뒤를 돌아버려는데 힘차게 달리던 야생마와 정면으로 부딪힌 듯한 강한 충격이 왔어. 아파할 틈도 없이 상황을 인지 못한 안나는 제 발이 땅에 닿아있지 않다는 것도 뒤늦게 깨달았지. 안나의 몸이 포물선을 그리며 공중으로 몸이 떠버린 건 순식간이었어.

    어떻게 된 거냐면, 치마허리끈에 방울을 달았던 궁녀가 여우를 연못 쪽으로 걷어차버렸거든.

    날아오르듯 멀어졌던 살얼음 낀 연못 수면이 파도처럼 덮치듯 삽시간에 가까워지며 첨벙-! 물소리와 함께 시야는 묽어져 흐릿해지고 가죽을 에이며 피부를 찢어가르는 듯한 한기가 뼛속 깊이 찔러들어왔지.

  108. 마룬CK 2014.12.23 01:52

    찬물이라고 단정짓기엔 정말 차원이 달라. 너무 차가워. 빠진 몸이 얼거 같아. 안나는 제가 얼은 줄 알았어. 심장이 멈추지 않았다는게 정말 대단하다 느껴질 만큼 정말 차가워. 졸립거나 복잡한 머릿속을 일깨워주는 약이 찬물이라지만 이건 깨워주는게 아니라 칼로 탁 절단시키는 수준이야.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했던 머릿속은 화선지처럼 새하얗게 덮여졌어.

    새하얗게 질린 머리와 달리 몸은 생존본능으로 버둥버둥 몸부림쳤지. 살기 위해 안나는 물속에서 앞발 뒷발에다 온갖 힘을 주며 필사적으로 위로 헤엄쳤어. 수면 위로 고갤 내밀었는데도 얼굴 가죽이 벗겨진 줄 알았지. 한겨울의 바람이 비정상적으로 미지근해. 감각이 없었거든.

    분명 저를 걷어찬 궁녀는 이미 모습을 감춰버렸어. 그 사이에 이미 도망간거야.

  109. 마룬CK 2014.12.23 02:34

    얼음의 한기를 품은 연못에 폭삭 젖은 안나는 자신의 몸을 조종하듯 발을 움직여 돌다리를 향해 헤엄쳤지. 어색한 발짓으로 돌다리 바로 옆까지 헤엄쳐 간 안나의 모습은 가관이었어. 폭삭 젖은 털이 바깥 공기를 맞이하자 얼마 안 지나서 얼어버렸거든. 근육마저 얼어버렸는지 돌다리 위로 올라가야되는데 힘이 없었어. 게다가 디딤돌 없이 다리로 뛰어오르는건 누가 봐도 무리야. 어떡하지? 심장이 튀어나올 기세로 미치게 날뛰었어. 얼굴만 간신히 내민 안나는 두려움에 휩싸였지. 이대로 얼어죽긴 싫어. 덜컥 겁이 났어. 처음 자살시도 했었을 때 괴물이 되어 나타난 죽음에 대한 공포의 감각이 되살아나. 지진난 듯 흔들리는 여우의 파란눈이 하늘처럼 높게 보이는 돌다리 지면으로 향했어. 사람이면, 사람이면 저쯤은 손쉽게 올라갈 수 있을텐데.

    아.

    잔인무도한 사냥꾼을 만난 짐승처럼 겁에 질린 여우의 표정이 아주 미약하게 화색이 번졌어. 어찌나 놀랬는지 제가 수인이란 걸 망각한거야. 지금 여기서 사람 형태를 한다면 실오라기 걸치지 않은 알몸이겠지만 우선 혹한기의 연못에서 벗어나는게 시급해. 조금만 지체하면 동사할지도 몰라. 설상가상, 정말 사자성어 그대로 싸늘해진 몸 위에 야속한 함박눈이 얹어지기도 했으니.

    그렇게 안나는 사람의 다리와 팔을 이용해 서슬 퍼런 연못에서 벗어나고 두 발이 온전하게 딱딱한 돌에 닿자마자 스스슥 작은 여우 모습으로 돌아왔지. 부르르르르르르르. 자갈길을 달리는 요란한 수레보다 더 떠는 안나는 조금이라도 열을 내기 위해 몸을 한껏 웅크렸지. 뒤늦게 공기에 닿은 몸이 너무 추워. 느긋하게 불어오는 바람도 얼음보다 차갑게 느껴졌어. 뼛속 깊이 얼음날이 파고들어 뼈마디마디가 싸하게 아팠어.

    추워.

    너무 추워.

    이대로 동상이 될지도 모른다 생각해.

    가만히 있으면 진짜 얼어죽을거야.

    순간 부족들과 아비의 얼굴이 아른거려. 하지만.

    살고 싶어.

    살고 싶다는 본능은 꺼져가던 불씨도 타오르게 하는 것 같아. 기름칠 안 한 쇠처럼 삐걱삐걱 움직이는 여우는 힘겹게 늘 아궁이를 피워놔 뜨뜻한 임금의 침소 앞까지 걸어가게했지. 침소 근방에 있던 나인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여우를 안아들었어. 눈이 쌓인 길 위로 여우의 발자국이 점점이 일정하게 푹푹 찍혀있었지. 아무튼 그 나인은 잰걸음으로 임금의 처소로 달려갔어.

    한편, 정무가 일찍 끝나 침소에서 안나를 기다리고 있던 엘사는 궁녀의 손 안에서 물에 빠진 쥐보다 처량하게까지 느껴지는 모습에 경악하지. 얼핏 그때 일이 다시 떠올라. 어찌된 거냐 물으니 걸어오시고 있었는데 이 상태였다 얼른 대답했지. 자초지총 알 수 없었지만 털끝이 고드름처럼 빳빳한게 얼은 모양이야. 엘사가 궁녀를 뜨거운 물 가져오라 명하고 안나에게 얼른 이불을 덮어주고는 제일 뜨끈뜨끈한 아랫목에다 몸을 녹이게 해줬지만 문제는 다시 스스로 연못에 빠진 거라고 오해해 버렸어. 설명할 새도 없이 안나는 차디찬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열기 속에 더욱 깊숙이 파묻었지.

  110. 마룬CK 2014.12.23 03:26

    금방 뜨거운 물을 담은 나무통과 마른 천을 갖고왔어. 궁녀가 천을 적시고 안나에게 몸을 닦아주려 했지만 엘사는 이만 됐으니 물러가라고 이르지.둘만 남은 공간에 잠깐 정적이 흐르거 축 젖은 뜨거운 천을 들었어. 손에 데일 정도는 아니야. 임금이 한낯 짐승을 위해 손에 물을 묻히는건 이례적인 일이기도 했지. 바들바들 떠는 여우에게 어찌된 거냐고 쏘아붙이듯 물었지만 대답을 못하는건지 안 하는건지 덜덜 떨었어. 그런 안여우를 내려다보며 심각한 고뇌에 빠졌어. 그 일 이후로 여지껏 안 건드리고 잘 대해줬더니만 이런 사태가 또 일어날 줄이야. 하아. 땅이 꺼져라 한숨을 토해냈지.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불씨처럼 열기를 머금은 천으로 여우 몸뚱아리를 슥슥 닦아줬어. 그러다 신경질적으로 옆에다 내팽겨쳤지.

    그래. 짐은 이 여우의 모든 가족과 벗을 죽인 사람이다. 작당질 하여 탐관오리에게 일찍 부모를 여읜 과인과 똑같게 만들었다. 짐이 그러했듯 이 여우가 살기가 가득한 복수심 품거나 체념으로 상실감에 파묻혀 스스로 세상을 등지고 싶단 생각은 수십 번 했었을 것이다. 가족에 대한 일말의 도리를 갖고 있다면 혼자 살아남은 목숨으로 사력을 다 해 원수인 과인에게 앙갚음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 아무리 잘해준다 한들 어떻게 부모의 원수를 깡그리 잊을 수 있겠단 말인가. 그것도 모자라 목에 방울 달린 목걸이를 걸게 하고 짧지 않는 기간 동안 고문에 가까운 정사로 몰아붙였다. 또한 목줄로 내달아 넘어지든 말든 질질 끌고 다니기도 했지. 길들이기 위해 굶기다시피 밥과 물도 바닥에 흘려주고, 그걸 핥아먹으라 명했다.

    다시 한번 돌이켜보니 참 극악무도한 짓을 많이도 저질렀구나 싶어. 새삼 자신의 부모를 죽였던 벼슬아치들과 제가 다른 점은 없다고 새삼 깨닫지. 부정하기엔 흡사해. 사실 안나가 정말 자의로 연못에 몸을 내던진 날 아지랑이마냥 형체 없이 느꼈지만 지금은 달라. 화선지 한복판에 검은 먹으로 짙은 확을 글은 것처럼 너무 극명하게 와닿는거 있지.

  111. 마룬CK 2014.12.23 03:59

    좌우간에 의식을 잃은 것이 아니었던 안나는 차츰 안정이 되고 더 이상 몸도 떨지 않았지. 꼭 감고 있던 눈꺼풀도 슬며시 들어올리는데 그런 안나를 빤히 관찰하고 있던 엘사가 대뜸 가라앉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어.

    “또 목숨을 버리려 하였느냐.”

    어리벙벙해진 안나는 망치 맞은 것처럼 멍 때리다 마구 도리질쳤지. 그 반동에 방울이 시끄럽게 떨어댔어. 방울. 안나는 물에 뻐지기 직전 상황이 떠올라 잠깐 멈칫했다가 아무말없는 임금에게 말을 하려는데 동물인 터라 주둥이만 뻥긋할 뿐이었어. 흠칫하더니 알아서 사람 형태로 모습을 바꿨어. 알몸이라 양손으로 움켜쥐고 이불로 몸을 싸맨 채 아니라고 말했지. 그런게 아니라고.

    “그럼 조금 전 네 상태는 왜 그랬던 것이냐. 물장난이 아닌 것쯤은 짐도 아느니라. 분명 물에 빠진 것일 터, 한치의 거짓 없이 사실대로 말하거라.”

    “그, 그것이…….”

    안나는 저를 똑바로 직시하는 임금의 눈을 피해 괜히 빈 바닥에 시선을 흘렸어. 아찔했던 그 순간이 뇌리를 일련적으로 관통하여 지나가. 제것이 아닌 방울 소리. 엄청난 충격과 일시적인 공중부양, 물에 처박히기 분촌 전에 치맛자락 부여잡고 꽁지 빠지게 도망가던 궁녀의 뒷모습, 이걸 뭐라 설명해야 돼? 경황이 없어 물에 빠져나왔을 때도 저를 연못으로 떠밀게 된 강한 충격의 근원체인 궁녀가 제게 왜 그랬는지 당최 연유를 모르겠단 말이야. 하지만 오해받긴 싫어서 안나는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만 집어내서 말했지.

    얘길 들은 임금의 쌍심지가 거뭇하게 번뜩였어.

  112. 마룬CK 2014.12.23 04:26

    아무리 애완동물이다 한들 감히 임금의 것을 걷어차는 것도 엄연히 중형에 처하는데 심지어 살얼음이 맺힌 연못 속에 빠뜨리다니. 어쩌면 죽일 의도라 해도 터무니 없는 소리는 아니야. 엄동설한인 날씨에 얼음 같은 한기를 뿜는 물웅덩이에 빠지면 정말 죽을 수도 있으니까.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을거고.

    아직 미심쩍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안나가 거짓말 꾸며낼 리도 없으니 엘사는 우선 그 궁녀를 찾기로 결심하지. 방울 소리라. 궁녀들 소지품에 방울이 달린 물건이 있나? 아니면 노리개처럼 치장하는 장식품 중에 방울이 있나? 상궁에게 물어봤는데 왠지 굳은 얼굴로 방울 달린 장신구는 없다고 말했어.

    흐음. 상궁의 말을 들은 엘사는 방울을 달고 다니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생각했어. 안나가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싶어. 무당도 아니고 왜 궁녀가 방울을 갖고 다녀? 아직 궁녀들끼리의 내부 소문을 모르는 임금이 제게 관심 받기 위해 방울을 들고 다닌다는 걸 상상하지도 못했어. 자기들이 그렇게 깎아내리는 여우에게 밀렸다고 인정하는 행동인걸 알까. 얼마나 한심한 짓이야. 허무맹랭한 미신 같아.

    저와 관련이 없거나 관심 범주를 벗어난 것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아 원체 무심한 성격이었던 엘사는 어렵지 않게 몇몇 나인들이 방울을 치마허리끈에 매단다는 사실을 알았어. 공공연하게 퍼진데다 조금만 캐내도 바로 드러났으니까. 임금을 두려워 한 상궁들이 쉽게 입을 열었지. 그동안 발견하면 즉시 압수했다는 것도. 임금은 기가 막혀 바람 빠진 얼척 없는 코웃음 치고 옆에서 들은 안나는 멍 때렸지. 소문 당사자인 안나도 전혀 몰랐거든. 친한 궁녀도 없거니와 대화 한번 나눠본 적도 없으니까.

  113. 야동k 2014.12.23 08:54

    헐 이게 다 뭐여 안죽었어?! 그래 임금님이랑 안여우랑 달달떡치는것까지만이라도 좀 써주라ㅜㅜ

  114. 쉼터지기 2014.12.23 09:08

    헐 세상에… 완결없이 끝나서 현타왔었는데 살아났네

  115. dd 2014.12.23 09:12 삭제

    죽을때가 되었나….기다리던 픽이 눈앞에 ㅇ

  116. 마룬CK 2014.12.23 10:57

    함박눈으로 하얗게 된 궁은 발칵 뒤집어졌지. 질투심을 품은 한 궁녀가 여우에게 앙금을 갖고 몰래 뒤에서 걷어차 겨울연못에 빠뜨렸다고 이번엔 제대로 된 사실이 입에서 입으로 번졌어. 역시 사람의 입은 천 리를 달리는 말보다 엄청 빠른가봐. 무슨 적토마보다 더 빠른 것 같아. 어찌나 빨리 퍼졌는지 한나절도 안 지나서 궁녀들은 저들끼리 누굴까 누굴까 목소리를 잔뜩 내리고 속닥속닥거리며 온갖 추측을 했어. 방울 달고 다니는 나인들이 순식간에 사라졌지. 그중에 범인도 있었어. 잡혔다간 곤장 맞는 걸로 끝나진 않을 것 같다고 불길한 예감이 들어 알아서 꼬리를 만 거지. 다 버렸을거야.

    참 아쉽게도 끝끝내 안나를 빠뜨린 범인은 잡지 못했어. 엘사가 암암리에 조용히 잡아내려했건만 대체 어떻게 된 건지 방울 가지고 다녔던 궁녀들이 싹 다 없어져버렸어. 혹 내부에 있는걸까. 상궁들한테 입 싸다물고 신속히 진행하라했는데 말이야. 그래서 저번에 방울 압수당한 얼굴들 중에 기억하는 년 있냐고 물어보고 당장 불려들여 추궁했지만 소용없었어. 한명을 잡아들이면 그 외 것들이 잇고 잇따르다 근원지에 닿는다지만 어찌 서로 짜기라도 했는지 결과는 제자리걸음이야. 목숨을 위협하면 없는 사실도 만들어낸다지. 하지만 그걸로 진짜를 잡을 순 없어.

    고작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머리가 꽤 피곤해진 엘사는 잠도 자는둥 마는둥 했지. 사실 안나가 스스로 명맥을 끊으려하지 않았다는 게 다행이라 생각했었어. 임금의 승은을 입지 않은 궁녀가 남은 인생을 어떻게 보내게 될지 모르는 건 아니지만 방울까지 달고 다니다니. 일종의 예속 증표라는 걸 알려나. 또 아직 뭔가 찝찝하단 말이야. 범인 잡힐 기미는 도저히 보이지 않고 그외 다른 것들도 마음에 걸려.

    “안나, 일어나보거라.”

    모두가 잠든 새벽에 엘사가 사람 모습으로 제 품에서 포옥 잠든 안나를 살짝 흔들어 깨웠어. 이 와중에 살짝 흔들리는 방울이 딸랑거렸지. 유난히 크게 들려. 저번엔 이 소리가 무척 흥겨웠는데 지금은, 글쎄.

    “네?”

    잠에 푹 찌든 목소리가 잔뜩 내려간게 정말 깊이 잠들었었나봐. 부시시 눈 뜬 안나는 누운 채 손등으로 눈가를 비비며 깨어났어. 하얀 소복이 살짝 흐트러져 있었는데 아직 어리지만 은근 색스러운게 여간이 아니야. 엘사는 끊었던 정사를 지금 하고 싶다 생각했지. 그런 욕구를 외면하듯 누워있던 몸을 일으켰어. 뒤로 젖혀진 여우귀가 더 순하게 숙이며 임금을 따라 상체를 세웠지. 이불이 스치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귓가를 긁어내렸어.

    “잠결이라 당황스럽겠지만 지금 아니면 짐이 못할 것 같더군.”

    “…무엇이옵니까?”

    허공을 바라보던 엘사가 휙 고갤 돌려 저를 바라보는 안나와 시선을 맞췄어. 말 없이 바라보다 베개 맡에 두고 자던 단도를 꺼내들었어. 임금이 됐다지만 혹시 모를 자객의 습격 때문에 호신용이었지. 검은 윤곽으로 밖에 안 보이지만 임금이 단도를 빼들었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던 안나가 눈을 크게 떴어.

    “저-전하?”

    당혹감이 순식간에 번진 얼굴이 더럭 겁 먹은 표정이었는데 저를 찌를거라 생각하는 건가. 귀가 쫑긋 세워졌다가 공포로 천천히 젖혀졌어. 그동안 억눌러왔던 가학심이 스멀스멀 되살아나. 이러지 않으려 했는데 어떻게든 표출을 해야겠어. 왼손에 단도를 쥔 채 오른손으로 안나 목을 잡고 밀어눕히지. 짧은 비명이 들리고 엘사가 그 위를 올라탔어. 두 다리 사이에 미성숙한 골반을 가뒀는데 심장이 은밀하게 뛰기 시작해.

    “왜, 왜 이러세요…!”

    “가만히, 있거라.”

    움직이면 다칠 테니. 뒷말은 삼켰지. 묘하게 숨이 가빠진 엘사가 나직하게 명령을 내리고는 단도를 안나 목에 가져다댔어. 무얼 하려는지 말로 알려주면 안나가 공포에 질리진 않겠지만 어째선지 괜히 말해주고 싶지 않은거야. 치기 어린 맘이 명치를 묵직하게 짓눌러댔지. 임금 밑에 깔린 안나는 버둥거리지도 못하고 울고 싶은 맘이 들었어. 다시 시작되려는 건가, 아니면 끊으려 한 목숨 거둬주겠다고 하는 건가. 이번엔 맹세코 아니라 말했거늘. 전적이 있으니까 말이야.

    툭. 목을 찌르는 날카로움은 느껴지지 않고 뭔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지. 목이 허해졌어. 찰그랑. 단도를 옆으로 내던진 임금이 목을 잡았던 손에 힘을 풀며 안나의 목덜미를 스윽 쓸다가, 뭔가 빼냈어. 목둘레가 시원해지고 풀려나는 느낌. 안나는 상황을 아직 받아들이지 못해 물기 어린 눈만 끔뻑였지. 딸랑. 멀지 않은 곳에서 내팽겨쳐진 방울 소리가 들렸어. 임금이 안나의 목걸이를 끊어서 방 안 어딘가로 던진거야.

    “지금, 단 한번만 기회를 주겠다.”

    고요한 바다처럼 착 가라앉은 임금의 음성이 어둠 속에서 분명하게 들렸지.

    “……떠나고 싶으면 떠나거라.”

  117. DD 2014.12.23 11:25 삭제

    엘임금님 밀당가나요 ㅇ

  118. 쉼터지기 2014.12.23 11:26

  119. 야동k 2014.12.23 12:06

    끼에엥ᆞ찌통ㅜ

  120. ㅇㅋㅇ 2014.12.23 13:57 삭제

    이제좀 친해질까 생각했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

  121. ㅇㅇ 2014.12.23 15:26 삭제

    끼엥ㅠㅠㅠㅠ

  122. ㅇㅇ 2014.12.23 17:08 삭제

    끼에에에규ㅠㅠㅠㅠ

  123. 마룬CK 2014.12.23 23:23

    여기서부터 정말 간략하게 스토리만 좌자작..

    왜 엘임금이 저랬냐면 안나가 이번엔 타인에 의해 연못에 빠졌다는 것에 안도하면서도 뒤늦게 스며들어온 죄책감으로 인해 나온 충동적인 행동이었음. 되게 이성적인 것 같지만 사실 엘임금은 굉장히 감정적이고 자신의 본능에 대해 충실히 이행하는 편. 처음엔 잘해주면 괜찮겠지 싶었지만 두번째는 오해였으나 아무 소용 없었구나 싶은 거야. 새벽 감성 때문인지 몰라도 그런 마음이 증폭한 엘사는 자다 일어나면 이러한 기분도 느낌도 싹 다 없어질지도 모른단 생각에 잘만 자고 있던 안나를 깨워서 구속의 상징이었던 목걸이를 끊어버리고 기회를 준 것. 정말 떠난다면 자신이 후회할 거란 걸 어렴풋이 짐작하면서도 안나에게 떠나고 싶음 떠나라고 말한 것. 이미 모든 가족을 잃은 안나에게 돌아갈 곳이 있을까 싶어. 있어봤자 우거진 숲이겠지. 어디 남아있을 같은 수인족에게 찾아갈지도 몰라.

    안나 위에 올라타있다가 엘사는 물러나지. 안나를 등지고 풀썩 누워.

    아무튼 떠나고 싶은 떠나라는 임금의 말에 안나는 현실감을 느끼지 못해. 목걸이를 끊어버린 것에 놀라 정신 없는데 놔준다고 말하다니. 단 한번의 기회라 말하면서 말이야. 기회. 정신 없는 와중에 안나는 조금 전 엘사의 말을 되뇌이며 엄청 망설였지. 복잡함 미로에 덩그러니 버려진 듯한 기시감이 들었지만 안나는 결국 궁에서 나감. 나가기 전에 왜 이러는 거냐고 조용히 묻지만 엘사는 묵묵부답. 괜히 화났나 싶어 안나가 눈치보는데 그 인기척을 느낀 엘사는 눈을 질끈 감고 궁에서 나가게 되면 두 번 다시 눈에 띄지 말라고 명했음. 침소 문까지 걸어갈 때조차도 나갈까 말까 혹시 내보내놓고 사냥짓 하는 건 아닐까 장난일지도 모른다고 온갖 잡생각이 인산인해한 시장 속에 파묻힌 듯 머릿속을 어지럽히지. 그리고 안나는 등을 보이고 누워있는 엘사에게 인사도 하지 못하고 침소 문을 조심히 열고 나갔어. 인사라. 과연 임금과 자신 사이에 그런 통속적인 치레가 어색하다 생각했거든.

    드르륵.

    …….

    …….

    드르륵,

    탁-.

    양쪽 미닫이 형식 문 한짝이 밀리고 숨소리도 함부로 낼 수 없는 고즈넉한 정적이 흘렀다가 조용히 닫혔지.

    한참 눈 감은 채 목석처럼 가만히 있던 엘사가 조용히 뒤를 돌아봤어. 싸하다 느껴질 만큼 조용한 기류가 침소 안을 채웠어. 어둠에 익숙해진 시야로 드러난 방 안은 아무도 없었지. 마치 애초에 안나라는 여우는 존재하지 않았단 듯 바뀐 건 단 하나도 없었지.

    나갔구나. 정말 나갔구나.

    어딘가 뻥 뚫린 상실감과 공허함에 엘사는 작은 한숨과 함께 눈을 다시 감았지. 내려앉는 눈꺼풀이 유난히 참담하게 다가와.

  124. 야동k 2014.12.23 23:26

    아…내찌찌 강판에 갈린것같아 돌려내ㅜ

  125. 흥선 2014.12.23 23:29

    아시발 내찌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엄청 많이 쌓여있어서 크리스마스선물이구나!!! 했더니 이런 찌통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6. 마룬CK 2014.12.24 01:28

    그 이후로 엘사는 이전 일관적인 태도로 국정을 다스리며 정무를 보고 달라진 건 없었음. 궁에서 더 이상 붉은 여우가 보이지 않자 어떻게 된 건지 암말리에 뒤에서 추측하고 어떤 신하는 제 딸을 후궁으로 바칠 생각도 했었어. 전부터 주변에 무관심한 건 있었지만 우울증 같은 증세는 심해짐. 생각보다 안나 흔적이 너무 없어 제가 잠깐 구운몽 같은 일장춘몽을 꿨었던 게 아닐까 싶었어. 안나한테 이런저런 짐이 있는 것도 아닌데다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거라곤 몸뚱아리 뿐이었는 걸 뭐. 그 육신을 맘껏 매만지고 마음대로 했었던 제 손과 오감들만이 안나를 기억하고 있었지. 이 얼마나 추상적인 흔적이야. 아예 없었다 단정지어도 무방하잖아.

    이틀이 지났음. 오늘도 반복된 일정에 맞춰 하루를 보낸 엘임금은 여전히 이클 전에 머무르고 있었는제 고작 이틀 밖에 안 지났단 사실에 기이하다 느껴져. 시간의 흐름은 자극히 상대성이라지만 이리도 심할 줄이야. 이주일은 지난 것 같은데 말이야. 엘사는 귓전에 웅웅 울리는 대신들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아. 다 잡소리들이야. 누가누가 더 현학적인가 이런 쓰잘데기 없는 말다툼. 저 주둥이는 순종적인 그 여우보다 못하다 어렴풋이 생각했어. 저를 아니꼽게 보는 당파들도 마찬가지야. 짐승은 서열이 확연해지면 알아서 꼬리를 말기 마련인데. 쯧쯧 혀를 차며 사무치는 외로움을 잊으려했지.

    그렇게 안나가 나간지 삼일째 되던 밤이었어.

    제법 조용한 임금의 침소는 왠지 모르게 불길한 기류가 도사리고 있었지. 엘금이 본인 역시 오늘따라 등뒤가 스산하다 느껴져. 이 소름 돋는 감각은 익숙하기도 했어. 하얀 소복을 입은 엘사가 미간을 좁히며 잠시 무언가를 떠오려보려 노력했어. 얼마 안 가 깨달았어. 등골이 싸해지는 이건, 서슬 퍼런 살기가 분명해. 오래간만이라 그 감지감이 조금 무뎌져서 처음엔 저를 따라다니는 시선처럼 뒤숭숭한 거라 생각했지.

    사람의 촉은 정말 예언과도 같은 거야. 어쩌면 직감이 더 정확해.

    자객. 안나가 없는 침소의 온돌마루를 내립떠보는 임금의 푸른 눈이 거뭇하게 물들어졌지. 낯설지 않은 불청객을 떠올렸어. 오늘밤 분명, 자객이 올거라고 제 6의 감각이 본능적으로 경고하고 있었지. 임금이 되고서 처음 오는 자객이야. 누가 보낸 걸까. 저를 반대하는 당파의 우두머리인지 누군지 뭔. 아무튼 간만에 몸 좀 풀어볼까. 예리한 임금은 벌써부터 자객을 어떻게 죽일까 뇌리로 핏자국을 그려냈지. 문득 안나가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해. 같이 있었다면 봉변 당했을지도 모를 일이야. 아니면 자객을 보낸 자가 애초에 보내려 했었는데 동물의 감각을 가진 안나 때문에 암살 시도가 쉽사리 무산될까봐 안 보낸 걸 수도 있었어.

    언네든 오너라. 그 자객을 제압해서 누가 사주했는지 알아내야지. 또 자객의 투철한 정신으로 자살할지도 모르니까 사지의 힘줄을 끊거나 부러뜨리고 입엔 천이든 뭐든 쑤셔넣어야 돼. 혀 밑에다 맹독이 든 약 같은 걸 감추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이렇게 일련적으로 할 일들과 대처를 나열한 엘사는 조용히 섬나라에서 들여온 기다란 (일본)도를 하얀 손수건으로 슥슥 닦아내며 자시(23시~1시)가 넘어가길 기다렸어.

  127. ㅇㅇ 2014.12.24 02:22 삭제

    엘사 외로워하는거 찌통.. 자객이 아니라 안나였으면 ㅠㅠ

  128. ㅇㅇ 2014.12.24 02:33 삭제

    끼에엥ㅠㅠㅠㅠ안나는 가고 이건 또 무슨일이야ㅠㅠ

  129. ㅇㅇ 2014.12.24 15:09 삭제

    ㅠㅠ 개찌통

  130. 마룬CK 2014.12.25 10:53

    자세한 건 아니지만 칼푹찍+피튀김+캐릭에게 신체훼손 경고. 싫어한다면 안 읽길 권함.

    엘사의 직감은 불미스럽게도 적중했어. 모두가 잠든 느지막한 새벽에 잔뜩 숨죽이고 침소에 침입한 자객은 마치 시커먼 그림자의 일부 같았지. 어둠에서 떨어져나온 질척한 응어리 같았어. 눈만 내놓고 다 가린 검은 옷은 보호색 작용을 하는데 그걸로는 불가항력한 인기척은 죽일 수 없었어. 그래도 꽤 실력자여서 발걸음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어. 이미 눈치챈 임금이 만약 잠들었다면 당했을지도 몰라.

    자객은 뭔가 이상하다 생각했지. 주변에 호위병이나 보초병도 거의 없다시피한데다 별 무리 없이 침소 안까지 들어갈 수 있었거든. 마치 어서 오라는 듯 유도하는 기시감이 드는 거야. 하지만 이 자객은 대가로 평생 먹고 살만큼 돈을 받은데다 투철한 직업 정신이 있어 미묘한 위화감이 도사려도 이제껏 죽인 사람들 중 가장 윗사람인 임금을 암살하기 위해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지.

    촛불 하나 없는 임금의 침실은 공기가 흐를까 싶을 정도로 조용했어. 또 괴물의 입속처럼 을씨년스럽게 시꺼매서 한발자국만 들여도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아. 달빛으로 겨우 윤곽을 드러내는 바깥보다 훨씬 어두워. 방바닥이 있을까 의심이 들기도 해. 깊이를 드러내기 거부하는 어둠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은 오래 걸리진 않았지. 장벽 같은 어둠 속 안에 목표체인 임금이 있어. 이곳에 임금이 있단 말이야. 괜스레 긴장돼 마른 침을 삼킨 자객은 방 안의 가구들과 형태의 윤곽선이 잡아내는 시력에 초집중하며 아주 신중하게 발을 들였어.

    ‘ㄱ’ 모양으로 꺾여진 곳에 임금의 침상이 있었지. 어렴풋이 보이는 이불의 형태선이 불룩해. 이건 기회야. 자객에게 사주한 자가 임금은 만만치 않으니 제대로 하라 일렀었지. 괜히 시간 끌다가 죽을 수도 있어. 그래서 검을 쳐들고 불룩한 형태에 푹 찔러넣었지. 검끝에 천이 찢기는 소리와 말랑거리는 것이 느껴졌어. 한번으론 부족해. 연거푸 더 찔러보려 했지만 자객은 이미 제가 함정에 빠진 걸 알았어. 한번에 찌름으로써 제가 베개를 찔랐다는 걸 단번에 알았지. 그래, 임금이 이렇게 허무하게 당하면 안 돼. 시시하잖아.

    자객이 깨닫기 무섭게 어둠 속에 숨어있던 엘사가(가구들 틈에 숨죽이고 존재감을 은닉했음) 가면을 벗어던지듯 모습을 드러내며 시라사야(칼코등이가 없는 일본도)를 자객 정면에서 내려쳤어. 자객은 반사적으로 옆으로 몸을 재빨리 돌려 피했지.

    그렇게 챙캉, 챙캉, 칼싸움이 일어났죠. 전투씬은 못씀…

    하여튼 칭캉칭캉하는데 엘사가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어. 아무리 임금인다 한들 아직 열여덟이고 밑천은 여자이기도 하니까. 무작정 힘으로 밀어붙이기 보단 한순간에 드러나는 틈을 놓치지 않고 단번에 파고드는 기술적인 면에 강했으니까. 당연히 침소는 난장판이 됐고 가구는 자객과 엘사가 내려치고 위협적인 궤도를 그리며 어둠 속에서도 벽락처럼 번뜩이는 칼들의 춤 때문에 정갈한 모양이 망가지거나 두 번 다시 못 쓰게 부서지기도 했어.

    사주한 자가 정말 단단히 각오하고 보냈나. 엘사는 예상보다 자객의 실전 칼싸움 실력이 대단해 속으로는 당황했지. 어둠 속이라 조금만 집중하지 않아도 당할 거야. 시간 끌면 근위병이 몰려올 거야. 버텨야 되고 이겨야 돼. 땀을 뻘뻘 흘리며 쇠붙이끼리 부딪히며 돌아온 하중 때문에 손목과 팔에서 아릿한 통증이 일었어. 손목 관절이 웅웅 울리고 욱신욱신 쑤셔와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

    하지만 여기서 임금님이 지면 안 된단 말이야. 진다는 건 곧 죽는 거니까. 체력과 전략의 수법으로 이 자객을 보낸 자를 알아내려했건만 이러다 정말 질지도 몰라. 게다가 근위병들은 왜 이리 안 오는지 모르겠어. 필요할 땐 꼭 이러지. 분하지만 사로 잡긴 힘든 것 같아.

    이렇게 자신이 상황에 맞게 올바른 판단을 내린 거라 생각한 엘사는 짧은 틈을 기다리다 재빨리 자객의 목으로 추정되는 곳에다 검끝으로 푸욱 찔러버려. 목울대쪽을 정확히 꿰뚫어버려 살갗이 찢어지는 생생한 소리와 감촉이 칼끝으로 느껴져. 죽였다. 엘사는 손잡이를 두 손으로 움켜잡고 꾹 눌렀어. 커, 컥. 숨이 턱 막히고 터지는 듯한 신음이 들렸어. 조용히 가쁜 숨을 몰아쉬던 엘사의 심장이 달음박질쳤어. 검신 반 이상을 푹 찔러넣었다가, 있는 힘껏 빼버렸어. 자객의 목에서 폭포처럼 촤아아악 걸쭉한 혈액이 튀었어. 엘사는 제 얼굴에도 뭔가 묻은 듯한 것에 움찔해. 자객이 자신의 검을 떨어뜨리고는 맥아리 없이 무너져 내렸어. 쿵-! 널부러진 시체를 내려다보며 엘사가 어깨를 크게 들썩이며 숨을 골랐지.

    아무튼 끝났어.

    어둠에 먹힌 듯 새카만 방 안은 엘사의 가스러진 숨소리로 가득해. 뒤늦게 깨달았는데 칼을 쥔 손엔 땀으로 범벅이었어. 순간 기분 나빠진 엘사는 자존심도 상해 검을 거의 내던지다시피 내려놓고 옷자락에 손에 고인 땀을 닦아내지. 후각을 불쾌하게 자극하는 비릿한 피냄새가 났어. 어째선지 내장이 미식거렸지. 한두 번이 아닌데, 토할 것 같아. 엘사는 자신에게 조소했어. 익숙하고 생경스런 피비린내 때문에 머리 아파. 숨 쉴 때마다 몸 안으로 흘러들어와 독처럼 무언가가 퍼져. 여우 부족들 살생했을 때도 이러지 않았는데. 고작 자객 때문에. 원인 모를 토악질이 명치에서 꾸물거리기 시작해. 되려 피냄새 배인 옷을 그대로 입고 다니기도 했는데 말이야. 그 면복을 입고 안나를 처음 만났지. 그 자리에서 거칠게 범했고. 아, 또 떠올리고 말았어. 놔주니까 떠난 여우를.

    일순간 원망 섞인 아우성이 귓가에 울려퍼졌어. 저를 향한 우짖는 울음소리가 이리저리 뒤얽힌 공방전과 설욕전이 되어 머릿속을 헤집어놔. 저승에서 저를 부르는 망령들인가. 어둠 속에서 핏자국이 각인된 듯 선명하게 보였어. 타고 다니던 가마가 경사 급한 내리막길로 굴러떨어지는 것 같아. 우욱. 오른쪽 손등으로 콧밑을 틀어막은 엘사는 속에서 치고 올라오려는 구역질을 억눌렀지. 무릎이 꺾인 듯 풀썩 주저앉은 엘사가 눈을 질끈 감고 인상은 잔뜩 찌푸린 채 입가를 짓눌렀어.

    그때였어.

    등뒤에서 또 다른 인기척을 감지한 엘사가 고개를 번쩍 쳐들었는데 크게 떠진 푸른 눈은 경악으로 물들어져 있었어. 이럴수가. 자객은 한 명이 아니었던거야. 2명이 한꺼번에 온 것이 아니면 따로 보낸 건지 아니면 이 자객은 미끼였는지 모르겠어. 이런 생각할 틈은 없었지. 엘사가 깨달았을 때 이미 늦은 상황이었지만,

    짤막한 달음박질 소리와 함께 누가 저를 퍽 옆으로 밀쳤어.

    공기를 가르는 섬뜩한 칼을 휘두르는 소리와 함께 촤악, 엘사 얼굴로 다른 이의 피가 투두둑 튀었지. 가느다란 여자아이의 신음소리가 짤막하게 들렸어. 너무 놀란 엘사는 자신이 목숨을 부지한 것도 못 깨닫고 누군지 인지하지 못했지.

    “아윽…!”

    하지만 이윽고 들려온 목소리로 누군지 한번에 알았어.

    “도망ㄱ-, 도망, 가요..!”

    안나였어.

  131. 흥선 2014.12.25 10:56

    안나ㅠㅠ 숨어서 엘임금님 지켜보고 있었던건가? 찌찌가 아려온다ㅠㅠ

  132. ㅇㅇ 2014.12.25 11:24 삭제

    ㅇ,아악 안돼 안나ㅠㅠㅠ

  133. ㅇㅋㅇ 2014.12.25 13:08 삭제

    안여우 ㅠㅠㅠㅠ 읔 ㅠㅠ 찌통 ㅠㅠㅠ 계속 근처에 있었어 ㅠㅠㅠ

  134. ㅇㅇ 2014.12.25 14:46 삭제

    개찌통..ㅠ 안나 계속 숨어있던건가 죽지마 ㅠㅠ

  135. ㅇㅇ 2014.12.25 15:08 삭제

    끼에에엥ㅠㅠㅠㅠ안나ㅏㅏㅏㅠㅠㅠㅠ

  136. 마룬CK 2014.12.25 15:15

    위와 마찬가지로 칼푹찍+피+캐릭 신체 자상 경고

    사실 안나는 애초부터 궁에서 나간 적 없었어. 나간 건 임금의 침소뿐이지 3일간 미로 같은 궁에서 몰래 누구의 눈에 띄지 않고 지냈지.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안나는 3일 동안 임금 처소 마루 밑에 있었던 거야. 음식은 수라간이나 주방에서 몰래 훔쳐먹고 그랬어. 조막만한 여우 모습으로 용케 안 들키고 잘만 숨어다녔지. 임금이 분명 기회를 줬고 뒤쫓는 사람 붙여놓은 것도 아니고 3일 동안 안나 찾으려는 기색은 결코 보이지 않았는데 말이야. 그건 그렇고 안나는 왜 안 나갔을까. 단지 이제 돌아갈 곳이 없기 때문일까. 숲에 돌아가봤자 저 혼자니까.

    하루에 수십 번도 더 고민하긴 했어. 궁에서 나가면 모든 게 끝날 거야. 제대로 맘만 먹으면 뛰어넘을 수 있는 담벽을 넘어가면 끝나. 고향인 숲속으로 돌아갈 수 있어. 악연이라 할 수 있는 임금과 인연을 끊을 수 있겠지. 3일 동안 몰래 얼핏얼핏 잠깐이나마 지켜본 임금은 제가 없어도 똑같은 모습이었으니까 내심 서럽기도 했는데, 쉽사리 궁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어. 저를 쫓을 거란 불안감 없이 살 수 있는데 말이야. 그렇다고 다시 들어가기도 뭐하고.

    그래서 이틀째 되던 밤, 모두가 잠들었을 때 정말 궁의 담벽을 넘으려 했었지. 그리고 담 위의 평면까지 가뿐히 올라갔었어. 아무도 없고 텅 빈 길바닥에 몸을 던지면 정말 궁을 나가는 거야. 하지만 앞에 막다른 길을 만난 것처럼 발을 쉽사리 움직일 수 없었어. 미련 남은 듯 자꾸 뒤를 돌아보며 궁을 떠나지 못했지. 결국 안여우는 폴짝 궁 안으로 발을 내딛으며 조금만 더 있어보자, 생각했어. 왠지 그냥 나가기엔 찝찝해. 아쉽기도 하고. 잔재 같은 미련이 남아.

    결국 삼일 째 되던 날, 안나의 동물적인 육감으로 미묘한 기류를 느끼며 갸웃거렸지. 임금 곁을 떠나고서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하루였는데 기이하기까지 한 이질감을 동물의 촉이 까딱거린거야. 착각이려니 싶었지. 그날 밤에 엘사의 처소 마루 바닥에서 웅크리고 자고 있던 안나는 뒤늦게 칼소리를 들었던 거야. 깜짝 놀라 면전에 찬물이 끼얹어진 듯 번쩍 눈을 뜬 안나는 여우 모습으로 임금에게 달려갔지. 도움을 요청해야된다는 당연한 절차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안나가 도착했을 땐 이미 엘사가 자객의 목을 찔러 죽이고 어지럼증 때문에 주저앉은 뒤였어. 쫄쫄쫄 도랑물처럼 넘치는 피가 어두운 바닥에 고여있었지. 널부러진 시체에선 여전히 피가 흐르는데 폭죽 터지듯 피가 흘러서 그런가 침소 안을 양껏 흐르는 아찔한 피비린내가 안나의 예민한 후각을 파도처럼 훅 덮쳐들었어. 가구들은 이것저것 다 부서져 있고 내던져있고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야. 그리고 엘사 뒤로 살아있는 검은 형체가 살금살금 다가가고 있었고.

    살인. 알듯 모를 듯 기시감과 공포감이 안나를 급습했지. 여우 주둥이의 수염이 쭈뼛 빳빳해졌어. 소름 끼치는 광경에 안나는 한참 굳어있다가, 검은색 그림자로만 보이는 사람 형체가 번득이는 검을 치켜든 순간에 엘사에게 닥친 위험을 깨달았어. 싸아악 온몸에 소름이 돋았지만 안나는 못 박힌 듯 떼어지지 않던 발을 굴렸지. 잘못하면 자신이 죽을 수 있단 가능성도 떠오르지 못했어. 왜 구하려 드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그냥, 본능적으로 움직였달까.

    달려가는 도중에 사람 신체로 변모시켰지. 적절한 순간에 사람 손으로 엘사를 밀쳐내고, 왼쪽 어깨부터 오른쪽 허리께까지 대각선으로 베였어. 게다가 옷도 안 입은 전라였던 터라 적나라하게. 고스란히 싸하고 알싸한 통각을 받아냈지. 난생 처음으로 검날에 베였어. 각오할 새도 없이 달려든 터라 급습한 고통에 폐와 심장이 일순 마비된 것 같았지. 악다문 잇새에서 참을 수 없는 통증 어린 신음이 터졌어. 살갗이 벌어지고 상흔에 피가 고이기 시작해. 가느다란 인두에 지지듯 뜨거웠어. 너무 아프고 차가워. 상반되게 용암처럼 뜨겁기도 해. 검날이 베어가르고 지나가 벌어진 피부가 불에 타는 듯 뜨거워. 아파. 사포에 그을린 듯 싸해. 궁녀에게 걷어차여 살얼음 낀 연못에 빠졌던 것관 차원이 달랐어. 절골지통이 거듭 겹쳐서 해일처럼 온몸으로 퍼져. 온 신경이 오로지 고통만을 받아들이고 비명을 울부짖고 있었어.

    아직 상황파악이 안 된 임금한테 얼른 도망가라 말을 해야 하는데 턱 하관은 자갈길 달리는 수레처럼 덜덜덜 떨며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지경이었어. 초인적으로 이성을 붙잡고 간신히 말했지만 어리벙벙해진 엘사는 움직일 생각조차 못하나봐. 안나의 등장에 자객이 엄청 당황해서 주춤하며 비틀거리는 게 보였지.

    “도망 가-가요, 도망가..!”

    안나의 몸이 중심 없이 흔들리며 다급한 억양으로 두번 째 말했을 때 엘사가 움직였어. 안나 말대로 도망가진 않고 두 손으로 바닥을 지탱해서 회전축으로 삼고서 자객 발목쪽을 있는 힘껏 차버렸지. 두 발이 잠깐 허공에 떴다가 등부터 바닥에 처박힌 자객은 검을 놓쳐버렸어. 창그랑, 시끄러운 철소리가 나기 무섭게 엘사는 반쯤 정신 나간 상태로 행동을 이어갔지. 떨어뜨린 검을 자객이 줍기도 전에 낚아채서 손잡이를 거꾸로 쥐고 내려찍었어. 절구질 하듯 푹, 푹, 푹, 푹, 푹, 푹 쉬지도 않고 연거푸. 어디를 찌르지도 몰라. 얼굴일 수도 있고 입속일 수도 있고 목일 수도 심장쪽일 수도 있어. 찌를 때마다 천이 뚫리고 살덩어리가 쭈아악 역겨운 소리와 함께 찢어지며 자객이 비명을 질렀지. 얼마 후 비명이 들리지 않게 되었을 때도 예닐곱 번쯤 큰 동선으로 잇따라 절구질하다 우뚝 멈췄어.

    소리 없이 안나쪽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검날에 베이지 않은 오른쪽 팔로 바닥에 쓰러질려는 몸을 버텨세운 안나가 파르르 떨고 있었지. 안나한테서 피냄새가 나. 시체에게 묻은 혈흔이 아니란 걸 알아. 더운 피. 엘사는 헉헉 숨을 몰아쉬다 쿵쿵 안나에게 다가갔어. 발을 적시는 피웅덩이가 이질적인 이물질로 느껴져. 발밑으로 닿는 온돌마루가 수면 위를 걷는 듯해.

    “너가 어찌…왜, 짐을? 어째서 여기, 너……피…피가. 아, 안나?”

    두서 없이 움직이는 입술이 제 것이 아닌 것 같았어. 식은땀으로 온몸이 젖은 엘사는 살짝 도리질로 정신 차리려 했지만 둔기로 맞은 것처럼 과한 충격은 여전히 뇌리에서 회오리치고 있었지. 안나가 나갔다 돌아온건지 그저 다른 애랑 착각한건지 이런 잡생각도 안 들었어.

    더듬거리며 허공에 손을 뻗은 엘사가 몸을 움츠린 채 과호흡으로 헐떡이는 안나에게 닿자마자 와락 안았어. 오른쪽 팔로 다치지 않은 허리를 감싸안아 손으론 뼛가죽이 느껴지는 등을 그러쥐고 다른 팔로는 안나 오른 팔 밑에다 집어넣어 둔부를 받쳐들었는데 두 다리에 힘이 없어. 게다가 지나치게 가벼운 것도 그렇고 부르르 떨고 있는 몸이 극심히 뜨거워. 불덩이라도 삼켰나 안나의 몸은 너무 뜨거웠어. 악질적인 열병에 걸린 애 같아. 몸에 닿는 순간 엘사의 하얀 옷자락에 검붉은 피가 지저분하고 질퍽하게 묻어나 버렸지.

    너무 뜨거워서 안나가 재가 될까봐 저의 찬 체온을 나눠주려는 듯 엘사는 두 팔을 좁혀 당겨안아 몸에 움푹 패일 것마냥 끌어안았어. 엘사의 얼굴이 안나 목덜미에 파고 들게 됐는데 면전으로 후텁지근한 열기가 끼얹어왔지. 하지만 축 늘어진 몸은 갈수록 열감이 더 해졌어. 흐르는 피가 쪼르륵 새어나오는 소리까지 귓전으로 똑똑히 들었지. 엘사가 한쪽 소매자락으로 피가 새어나와 적시고 척척한 부위를 꾹꾹 지혈하듯 누르면서 떨리는 잇새 사이로 두려움에 휩싸인 날숨이 토막나서 터져나와. 소매가 꽤 축축해지자 덜컥 심장이 내려앉았지. 이건 꿈일까. 그저 불쾌한 악몽일지도 몰라. 차라리 악몽이었음 좋겠어.

    “아, 안나, 안나, 정신 차리거라, 죽지 말 거라…!”

    얼음의 날카로운 고드름 정점처럼 차갑고 무쇠를 녹이는 뜨거운 용광로가 공존하는 사경 속에서 헤매던 안나는 애절한 애원에 경련이 이는 오른손(베인 쪽은 왼쪽 어깨니)을 움직여 엘사의 등 위에 부드러이 올렸지. 팔만 움직이는데 오른쪽 허리가 찢어지듯 너무 아파. 내장이 나온 것도 아닌데 너무 아팠어. 차디찬 통각에 이를 악물었지. 떨고 있는 임금을 달래듯 위아래로 짧게 등을 쓸다가 스륵, 힘줄이 끊어지는 것처럼 떨궈졌어.

    “……개, 괜찮, 괜찮아요.”

    육성마저 신열을 품은 안나가 끊어질 듯 말 듯 거의 옹알이로 작게 입을 연 임금의 품에서 간헐적으로 숨을 몰아쉬었지. 귓바퀴에 닿는 숨결이 안나를 불사지를 것처럼 뜨겁기 그지 없어. 불안정한 호흡은 발음마저 흐트러지게 만들었어. 괜찮다는 말은 누가 봐도 거짓말이야. 괜찮기는 무슨, 죽을 지도 모르는데. 검날에 베인 충격이 엄청 컸던지 안나는 몽롱해지는 의식 사이로 처음 듣는 임금의 겁에 질린 음성에 동아줄처럼 이성을 붙잡고 있었지. 더 이상 음침한 불청객은 없으니 긴장이 풀려. 동시에 의식도 뿌연 안개에 잠식되는 것처럼 흐릿해져가.

    “의, 의원, 의원.”

    말을 처음하는 사람인 양 임금이 말을 더듬거렸지.

    “의원을 불러오마.”

    목청 터지게 고래고래 소리지르모 의원을 부르는 엘사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안나의 눈꺼풀이 조용히 내려갔어. 피비린내도 더 이상 맡지 못했지. 어째서 임금을 구한 걸까. 어렴풋이 떠오른 의문은 아무래도 상관 없었어.

  137. 마룬CK 2014.12.25 15:16

    참고로 안나 죽은 거 아니야ㅠㅠ

  138. 흥선 2014.12.25 15:30

    안여우 부모님이랑 인사하고 오겠구나ㅠㅠ

  139. ㅇㅇ 2014.12.25 17:28 삭제

    쥬그지마ㅡ안나ㅠㅠㅠ 안나 아파서 어떡해 억윽

  140. ㅇㅇ 2014.12.25 20:02 삭제

    안돼 안나ㅠㅠㅠㅠ끼에규ㅠㅠㅠㅠㅜ

  141. ㅇㅇ 2014.12.25 21:19 삭제

    극찌통 ㅠ안나 ㅠㅠㅠㅠ… 떠나지도 못하고 마루밑에 숨어있었구나 끕..ㅠㅠㅠ 그래도 안죽어서 천만다행이야 존재뮤ㅜㅜ

  142. 마룬CK 2014.12.26 10:11

    폭풍보다 더한 피바람이 몰아쳤던 밤이 지나가고 다음날, 엄동설한으로 추워진 궁궐은 엘사가 한 궁녀를 수색할 때보다 더 심하게 뒤집어졌지. 한밤 중에 두 자객이 임금을 암살하려했고 궁을 나간 줄 알았던 여우가 돌아와 임금을 구했다는 소문이 순식간에 퍼졌어. 게다가 여우는 현재 중상을 입어 혼수 상태라는 것도. 깨어날 가망이 있을지 없을지 의원도 짐작하기 힘들어했어. 상처는 급히 응급처치로 출혈사는 막았지만 검날에 베였던 충격이 정신적으로 크게 타격을 입었나봐. 그렇다고 자상이 얕은 것도 아니지만 말이야.

    자객을 사주한 자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기 보단 안나가 눈을 언제 뜨냐에 더 중점을 둔 엘사는 자신의 침소에다 안나를 거의 모시다시피 눕혀놓고 자리를 지켰지. 비록 동물인 여우 모습이었다만. 안나가 까무룩 의식을 잃은 순간 엘사의 품 안에서 작아지며 피칠갑 몰골로 주홍빛 기가 강한 붉은 털이 새빨개진 여우 모습으로 색색거렸거든. 피가 줄줄 새는 상처는 꿰매거나 의원이 온갖 약초 등등 써갖고 남았다하자. 결국 그 흉터는 오랫동안 남게 됨. 꼬맸다고 해야하나 어떻게 해야하나 여긴 잘 모름잼. 그 다음날 바로 자객 시체에 서찰 같은 게 있어서 벼슬아치들 중에 윗대가리 잡았다치고…. 물론 잡자마자 묻고 따질 것도 없이 참수형.

    여기서 안나가 못 깨어나면 비극으로 끝나겠지. 꼬박 이틀 후에 안나가 일어났음. 끼잉. 기력이 없어 혼절한 사이에 본래(?) 모습으로 돌아갔나. 어질어질한 머리를 두 앞발로 부여잡으며 끄으응 목울대로 울었지. 뒤늦게 임금의 침소 안이라는 걸 깨달았어. 정신 없어서 자신이 자객에게 칼부림 당했다는 것도 잊어버린거야.

    그동안 안나 옆자리에다 이부자리 펴놓고 거의 안나를 모시다시피 간호한 엘사는 안나가 깨어났을 땐 드르렁드르렁 아주 작게 코골며 자고 있었지. 임금이 코를 골다니 참 위엄이 박살나지만 너무 피곤했거든. 이틀 동안 정무 보는 일 다 미뤄두고 안나 옆에만 있었으니까. 엄연히 사람이 누워야 되는 이부자리에 여우 한 마리가 상전처럼 떡하니 있어 제 3자가 보면 혀를 차거나 푸학 웃을지도. 우선 안나가 깨어나야 한시름 놓을 수 있는 엘사는 식사나 공부나 모든 걸 침소에서 해결했지. 잠깐 자리 비운 사이에 깨어날지도 모르니까. 또 혼자 남겨진 상태에서 일어났다가 정말 궁 밖으로 나가면 어떡해. 이런 우려도 있었고.

    퉁퉁 부은 눈을 가늘게 뜬 안나가 옆에서 정자세로 코고는 임금님을 빤히 바라보다 멍하니 혼절하기 전 상황들을 떠올렸지. 어둠 속에서 봤던 형체와 위험을 등지고 주저앉은 임금, 불타올랐던 통증과 다급했던 목소리들이 귓가를 웅웅 공명하고.

    어지럽게 뒤얽히다가 밑 빠진 둑처럼 순식간에 잡념이 내려간 안나는 조용히 일어나더니 착착착 쳐진 발걸음으로 엘사에게 다가갔어.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낑낑 작게 앓았지만 단정하게 놓여진 임금의 손 지척에다 터를 잡아 몸을 웅크리고 다시 잠들었지. 아직 지끈지끈 두뇌를 찔러오는 두통과 왼쪽 어깨부터 복부를 가로질러 오른쪽 허리께까지 욱식욱신 통증 때문에 잠깐 깨어났어도 휴식이 더 필요했거든.

    엘사가 문득 깨어났을 때 바로 시선이 옆자리로 향했는데 분명 있어야 될 이부자리가 텅 비어있으니까 깜짝 놀래서 눈을 크게 뜨고 벌떡 일어나. 막 주변을 살펴보다가 오른손 끝에 스치는 털 같은 것에 움찔하지. 내려다보니 살짝 윤기가 죽은 여우가 몸을 공처럼 말고 꼬리는 끌어안은 베개마냥 두 앞발 사이에 꼭 껴놓고 고로롱 잠들어 있었어. 일어났었다는 걸 깨닫고, 또 자의적으로 제 옆에 다가와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된 엘사는 조용히, 가만히 내려다봤지. 살살 쓰다듬자 기분 좋게 그르릉 울기도 했어.

    “……고맙구나.”

    여러 의미를 담은 말이었지.

  143. 마룬CK 2014.12.26 10:35

    아 드디어 생각한 에피소드들 다 썼다. 비록 안나를 연못으로 걷어찬 궁녀는 잡지 못했지만 그 이후로 방울 달고 다녔던 시녀들은 임금이 사실을 알게 되자 누구도 방울을 갖고 있지 않게 되었고 그 궁녀는 죄책감 안고 저 혼자 불안에 떨며 살겠지. 안나의 빈 자리를 절실히 느낀 엘임금은 나중엔 안나에게 용서를 빌기도 했어. 부족을 죽인 것과 안나에게 했던 짓들에 대해서 모두. 솔직하게 안나는 잘 모르겠다고 해. 그런 죄를 어떻게 용서를 하겠어. 하지만 당신 옆에 있겠다고 말했지. 씁쓸히 자기도 어떻게 해야될지 잘 모르겠다면서 말이야.

    여기서 안나는 심경이 좀 복잡하긴 해. 솔직히 임금 곁을 떠나면 이제 갈 곳이 있나 싶기도 하고, 막상 떠나려니 먼지처럼 미련은 알게 모르게 쌓이니까. 또 임금이 죽을 위기에 처하니까 몸을 날려 구했으니까. 그저 밀친 것 뿐이지만 안나는 분명 구하려고 했어. 도망가라고 우짖었으니. 처음엔 엉엉 울면서 억지로 안겼는데 연못 사건 후로 뚝 끊겼으니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 둘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될지 내 능력에 한계가 보여서 아쉽다. 우선 안나에게 이미 돌아갈 곳이 없단 점이 크긴 컸어. 잘 대해주는 임금에게 흔들리는 것도 복합됐지.

    세월이 흐르고 안나가 열여덟이 되었을 때 숲에서보다 궁에서의 생활이 더 익숙해졌을 무렵, 사람 형태로도 귀와 꼬리를 감출 수 있게 되었어. 생활에 맞춰 진화(?)하듯이 된 거야. 정말 사람 같아서 엘사랑 시종들은 넋을 때리게 됐지. 뭐 외모도 출중하니까?ㅋㅋㅋ 안나가 14살이었으니 4년 후구나. 4년 동안 안나 일절 안 건드린 엘사는 18살 붉은 여우였던 안나의 첫 발정기(1월~3월), 긴 공백기 끝에 갖게 됩니다. 열에 달뜬 안나가 헉헉거리며 안나가 임금에게 먼저 안아달라고 그럼. 아니된다, 정식으로 첩으로 삼은 다음에 하자고 했는데도 안여우가 먼저 옷고름 끄르며 덮덮. 참은 게 있었으니 결국 엘사가 폭발해 안나 기절할 때까지 흥헉펔펔. 새카만 밤하늘이 새파랗게 샐 때까지 했답니다. 선떡후결혼.

    근데 둘이 애 낳으면 반인간, 반수인이라 해야되나? 아무튼 서로 닯은 두 딸 슝풍슝풍 잘 낳고 살았답니다. 때로 엘사는 악몽 꾸며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안나가 되려 달래주기도 하고 그럼. 용서는 못했지만 미운정, 떡정, 4년 동안 지내온 정 등등 같이 합쳐져서…

    시작은 능욕이었으나 이렇게 돼.

    끝!

  144. 마룬CK 2014.12.26 10:37

    솔직히 이거 바벨 생각하고 쓴 건 아니었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여기까지 같이 달려준 갤러들아 정말 고맙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느그들 덕분에 끝낼 수 있었어! 고마워!

  145. ㅇㅇ 2014.12.26 10:56 삭제

    캬ㅠㅠㅠㅠ좋다ㅠㅠㅠㅠ행쇼로 끝나서 다행이다ㅠㅠㅠ수고했다 끝까지 달려줘서 고맙다ㅠㅠ덕분에 진짜 재밌게 잘봤다 고마우이ㅠㅠ

  146. 쉼터지기 2014.12.26 13:57

    ㅋ ㅑ~~~~~~~~~~~~~~~~~~~~~~~~~~~~~~~~~~~~~~~~~~~~~~~~~~~~~~~~~~~~~~~~~~~~~~~~~~~~~~~~~~~~~~~~~~~~~~~~~~~~~~~~~~~~~~~~~~~

  147. 흥선 2014.12.26 19:01

    ㅋㅑ~~~~~~~~~~~~~~~~~~~~~~~~~~~~~~~~~~~~~~~~~~~~~~~~~~~~~~~~~~~~~~~~~~~~~~~~~
    엘임금님이 잠도 안자가며 안여우 지극정성으로 안여우 보살피는거 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안여우 중간에 정신차려서 엘임금님 손근처로 걸어가서 몸 말고 다시 잠드는거 씹귀졸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4년동안 안나 안건들이고 사랑으로 보듬어준 엘임금님의 인내력이란… 대단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바벨 끝까지 달려줘서 고맙고 고생 많았어ㅠㅠ 덕분에 재밌게 읽었음ㅠㅠㅠㅠ

  148. DJ먹 2014.12.28 09:16

    갑자기 찌통이 터져서 찌통으로 가는줄알고 으어엌하다 훈훈하게 끝나서 훈훈하게 잘 읽다간다. 안여우 꿀귀여움 ㅜㅡ! 끝까지 바벨 풀어줘서 고마웡!

  149. Oliveoil 2015.01.12 17:29

    다 읽은지 한참만에 귀차니즘응 이기고 댓담. 하…. 존나 좋았음.. 사극 특유의 아련함이 수인물에서 나올줄이야 ㅜㅜ 안여우 자체가 개씹취직인데 거기에 시발!!! 얼음물에 파들파들 떨면서 인간모습으로 기어나왔다가 다시!!! 여우로!!!!!! 이대로 죽어도 여한이 없을만큼 젛았음ㅎㅎㅎㅎㅎㅎ // 발정 부분 자세히 보고싶지만 이대로 적어준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하악하악 안여우 발정났을때 막 인간 형태인데 붉어지고 막막 꼬리가 평소보다 활발하게 움직인다거나 흐헤흐해하핳.

  150. Oliveoil 2015.01.13 16:17

    근데 정실부인은 …… // 안여우 18살 발정기 부분 존나 좋다 ㅋㅋㅋㅋㅋㅋ 으으으으으으 존나 좋아 ㅠㅠㅠ

  151. 마룬CK 2015.01.13 16:31

    발정났을 때 잠깐 생각나는 거 풀어보자면 이성줄이 끊어질듯 말듯 아슬아슬한 상태니까 귀와 꼬리는 못 감추고 나와버림. 완전 사람 모습으로 변모하는 건 어느정도 집중력이 필요한데 발정기 땐 그런 거 없고 농염한 색기 흘리며 폭발. 귀는 땅에 떨어질듯 축 쳐지고 꼬리는 활발하게 살랑살랑이다 엘사 허벅지를 감아 뱀처럼 똬리를 틀지.

    4년 만에 엘사 덮덮 했을 땐 아무리 임금님이더라도 당황해서 안나가 올라탄 기승위 자세였음. 얼마나 급한지 소복도 제대로 못 벗고 팔 오금에 걸치다시피 한 상태서 아랫입에 페니스 제대로 넣지도 못하고 맞댄 채 부비적부비적 비벼대며 허리를 들썩들썩 낭창하게 흔듦. 두 다리 사이에 엘사 골반을 고정시키듯 꼭 오므리고 낑낑 앓으며 안아달라고 엘사를 보챘어.

    페니스가 터질 듯 단단하게 발기해버려서 정상위에다 애액정액이 이부자리에 마구 튈 정도로 거친 굴곡위, 펠라, 딥쓰롯 다 하고 안여우랑 엘임금님 둘 다 거의 동시에 기절. 안나 뱃속에는 4년동안 묵혀진 정액으로 부룩부룩 채워졌지.

    아무튼 넣은 상태로 잠들어서 어렴풋이 깼을 때 이어진 2차전, 초반엔 격렬하지 않게 찰팍찰팍하다 잠결이 깨고 나서 퍽퍽퍽퍼거퍽퍽퍽퍽. 그렇게 한번에 임-신.

  152. 쉼터지기 2015.01.13 21:12

    정실은 정략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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